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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9일 09시 40분 등록

Book 1, 간결함을 위해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서 작가를 희망하지는 못했지만 2006년 가장 큰 화두는 ‘작가’가 되어 있었다. 올 해 초에 머릿속을 채운 단어는 즐거운 백수였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1년을 보낼 수 있을까? 평생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낼 병술년을 기대하고 기다렸었다. 연구원도 잘 마치고 대학원도 가고 첫 책도 출간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변화경영진영의 새로운 교두보도 만들게 될 것이고 그래서 아주 많은 세상의 흐름들 속에서 꽤나 괜찮은, 의미 있는, 변화와 관계있는 커뮤니티 하나를 만들게 될 것이란 꿈을 꾸었다.

하지만 인간사라는 것이 계획한대로만 이끌고 가지 않듯이 내 꿈 역시 생각한 바대로 흘러가지 못했다. 다시 식당비즈니스를 하게 되었고 여전히 내 삶의 중심축은 이것을 기준점으로 해서 쳇바퀴 돌듯이 돌아가고 있다. 몇 가지 자신을 시험하는 과정이 있긴 하였지만 운명과 의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현실이 요구하는 삶을 헤엄치듯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여름, 40대의 변화이야기에 나온 멘트는 뜻밖의 ‘작가’였다. 웬 뜬금없는 작가람? 실업자처럼 보여지는 이미지는 싫었지만 작가라는 의미는 거리감을 주는 의미로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 열정적으로 쓴 글들은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때문이었을까? 허전함은 글감에 대한 갈망이었을까? 글이 내 운명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급하게 빠져 나가버린 빈 여백이 다시 채워질 수 없는 것처럼 성급한 판단은 몇 달간의 공백을 만들게 하였다. 빼먹기만 하고 채우기를 게을리 한 갈겨쓰기한 뒤틀림은 곧 겨울이 오고 추위 속에서 한 끼 양식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과 하나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흘렀을까

어당팔 형님이 가슴 절절한 마음을 가을을 북상하는 기운사이로 보내왔다. 매일 조금씩 자신의 어제보다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내게 주었다. 묵향, 자기계발, 문턱을 낮춰라, 마무리 등 그의 따스한 배려는 지쳐버린 엔진에 기름을 붓게 하였다. 다시 원고를 잡고 고쳐 쓰기를 며칠째, 감정에 휩싸인 글도 보이고 경험만이 오직 최선이라는 교만함도 보인다. 아는 것만 행한다더니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전혀 그리지 못한 어리석음을 어찌하랴.

간결함이 첫 책의 방식이어야 함을 다시 배웠다. 지난 5개월 동안의 글쓰기가 가져다 준 가르침은 쉬우면서도 직접적인 간결함이었다. 에돌아가는 것보다, 산을 가로 지르는 관통함보다 산속에 난 오솔길을 타고 가는 지혜로움을 배우라고 한 것이 아닐까. 매일 조금씩 해야 한다는 스승의 말씀을 지금처럼 진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 어디에 있던 무엇을 하던 그것으로 자신을 빛내고 남을 도울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수정과정속에서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져야 함을 느꼈다. 그것은 내 책이 세상에 나올 첫 울음이요 외식경영전문작가를 꿈꾸는 차별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성공한 외식경영인들을 홍보하는 책이나, 천편일률적인 외식산업에 관련된 창업서적류 또는 맛집기사들 보다 외식현장에서 숨쉬고 헌신하는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과정을 그려내는 기준 같은 것이다. 대중적 글쓰기와 현실적인 감각을 무기로 재미와 정보를 독자들에게 주는 외식저술가로서의 삶을 살겠다면 더 더욱 핵심정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나 그 일의 출발과 끝남은 같은 과정 속에서 지난하게 따지고 묻게 될 것이다.

독자들을 얼마만큼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첫 책의 간결한 주제다.

IP *.152.8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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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남
2006.10.19 19:55:43 *.48.35.8
노진님은 뵈면 뵐수록 알수없는 사람이란 생각입니다.
글에서만 뵈면 하루하루 내공의 깊이를 헤아릴수 없을 만큼 일취월장하시는 모습에 놀라울 지경입니다.

물론 실제모습도 엄청(?) 매력있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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