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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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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7일 09시 03분 등록
11일째부터 15일째까지 이생각 저생각을 하면서 기록해 둔 것들 모음입니다.
이번에도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반을 넘어선 지금 제가 제대로 가고 잇는 것인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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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째 - 2006.10.21. 토

모임 '꿈벗 10기 <따로 또 같이> : 모임때문에 단식에 관한 스케줄이 조금 틀어졌다.
전화 - 끝
결혼식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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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일주일 분량 청소를 했다. 하고나니 집이 환하고 좋다.
낮부터 <따로 또 같이 > 멤버들 모이는 것 땜에 설렜다.

아침에 웨딩포토의 게시판에 축하메시지 남길때 '아, 둘이 서로 참 잘 어울리고 서로 닮았구나' 했다.
밤에 일과 마치고 자려고 할때, 예식에 참여했던 입사동기의 내가 축하하러 예식에 오지 않아서 서운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온다. 나를 웃게 만들었던 사람인데, '만일 내가 결혼을 한다해도 너는 아니야'라는 말로 몇번을 거절해서.. 그땐 짐작했다. 나와는 다른 조용하고 수더분한 사람하고 결혼할 것 같다라고.
그는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하고 결혼을 했다.
과거와의 결별을 위해 편지쓰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들 부부에게도 한장 써야 겠다. 물론 부치치는 않을 거다.

<따로 또 같이> 모임 중 부재중 전화 3통, 지난번에 한번 생각해 보다겠다던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해서 전화했었나 보다. 물론 그가 원하는 답과 내가 하는 답은 다르다. 내가 이미 많은 잘못을 저지른 상태라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를 다시 만나는 것은 심적으로 부담이 크고 싫어서 안만나겠다고 했다. 사부님께서 모임 중에 물으시고는 ...'나는 어제와 다른 사람이니' 덮고 만나는 것은 어떠냐고 하셨을 때, 그때, '아차' 싶었다.
'그래, 내겐 그런 용기가 없었구나.' 어제의 나는 죽고 새로 태어났으니 새사람으로 만나는 거였는데, 나 뿐만 아니라 그에게도 새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주지 않았구나. 나는 그의 몇가기 단점 때문에 못받아 들인 것만이 아니라, 나 자신도 못 받아 들였구나.

<따로 또 같이> 멤버 하나둘씩 모여 11명이 되었다. 연락책 옹박 박승오, 회장 권기록님, 모모, 옹박친구 정광영씨, 조금 나중에 도착하 신재동씨와 그의 부인, 그리고 사부님..., 그리고 정선이 언니.
두물머리 여행 후 한달은 지난듯 하다. 실제로는 20일쯤 지났는데. 자리에 같이 하지 못한 유태성씨와 송대광씨가 보고 싶다.

옹박 부럽다. 붙임성과 식성
모모가 명상 음삭을 선물로 줬다. CD표지는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자리를 일찍 뜨면서 많은 얘기 나누지 못한 것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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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째 - 2006.10.22. 일

새벽, 몸이 검붉은 색이다.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 나타나는 피부색이다. 살도 탄찬하고 몸도 가볍고 좋다.
오늘 새벽은 알람시계보다 먼저 깼다. 어제 1시간 더 늦데 잤으니 일찍 일어나기 힘들 줄 알았는데. 아니다.
이렇게 새벽에 깨어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감성은 좀 나중에 께어 주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용한 중에 깊은 생각 환영하지만, 가끔은 그 깊은 생각을 거부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같은 날이다. 그냥 이것저것 싹 한데 묵어두고 그중 하나에만 몰두학 싶은데... 나를 감싼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아우성 칠때는 이성과 감성 중 둘 중 하나만 깨어 있었으면 한다. 둘다 고조되있는거 감당 못하겠다.

목욕탕에 갔다. 몸무게 48.6kg 평소의 몸무게에 5kg이 빠진 셈이다. 며칠전부터 몸이 축적하는 힘이 강해졌다.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려 하는 것 같다. 몸이 현재를 거부하고 복원하려고 한다.

비오는 오후 집에서 잠을 즐겼다. 백수에겐 시간이 더디간다. 너무 긴 시간에 잠도 즐기만한게 못된다. 한숨자도 일어나도 아직도 긴 시간이 남은 게 백수라고 한다는 말을 절감한다. 소설책이 필요하다. 이생각 저생각에서 나를 불러내서 단 하네에 몰두 시킬 뭔가가 필요하다. 나를 사로 잡고 있을 만한것. 이것을 안에서 끄집어 내지 못해서... 밖에서 구하려고 한다.
오후늦게 종로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 부제가 '한겨레 신문 10년 이야기'이다. 바꾼다는 말에 끌려, 대출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상견례도 하지 못한 채 빌려왔다. 다른 책 하나는 <코리아니티 경영>이다.

직장, 직업이란 것이 빠져버린 지금의 나에게도 유혹이란 것, 이끌림이란 것이 있어쓰면 좋겠다. 그것이 몰두로 이어지고, 그것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아깝께 여기게끔 만들어 주었으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래층의 김치찌게 끊이는 냄내는 너무 좋다. 먹는 게 사람사는 맛인데, 우리집엔 먹을 사람이 없다. 혼자 있는 자취방에선 내게 말 걸어 주는 사람이 없다. 방송국에서 일방적으로 보내주는 소리, 테이프에 녹음 것에서 재생되는 소리. 안부를 묻는 전화소리가 없다. '밥 먹어라'라는 어머니의 소리가 그립다.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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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째 - 200610.23. 월

배가 고프지 않고 뱃속에 뭔가 찬 느낌이어서 4시 포도는 걸렀다. 7시에는 먹었다. 뱃속이 시원하지는 않다. 평소에는 방귀가 자주 나왔는데, 방귀 뀌는 게 시원찮다.
오늘은 힘니 남아서 뛰어다닐 정도였는데, 뱃속은 묵직했다.
무걱운 가방을 메고도 무겁게 느껴지지 앟았다.

뱃가죽이 늘어지고, 여전히 뱃에는 불필요한 지방이 많이 쌓여있다.

나는 왜 단식하나? 다시 질문해 보았다.
1. 건강해지기 위해서, 한달 후에는 진통제를 안먹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잘 안된다는 말은 이제 그만. 신체 23, 감성 28, 지성 33일 주기라는 것이 내게도 들어맞았으면.
2. 이번 기회에 끝까지 가볼까? 언제 해보겠나, 좋은 기회다. 현재 48kg. 45kg 정도 되면 몸이 후둘거릴까? 예전엔 잠 못자고 소화안되고 근심걱정이 많아 몸이 아프면서 말랐었는데, 그땐 후둘거렸었다. 이번엔 과연 어떨까? 평소 52kg을 20년 넘게 유지해왔었는데...그거 균형이 깨지고 어느 점에서 건강한 균형이 맞아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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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째 - 2006.10.24 화

왼쪽 앞이마 머리가 지끈거리다. 오후 들어서면서 열이 있고 편두통이 있다. 어제는 날씨가 추웠었다. 그 이유때문에 바람을 쐬서? 오늘 오전에 너무 열심히 사이버 강의를 들어서? 이것들이 편두퉁으로 이어진걸까?

어제보다는 몸은 묵직하고 뱃속은 훨씬 시원하다. 방귀도 뀌었다. 뱃살은 여전히 한웅큼씩 잡힌다. 단식 마치고 나면 매운 거, 열내는 음식 열심히 먹어야지.

벌써 14일째다 황당하다. 별로 변한게 없어보인다.
시작할때 목표가 뭐였지?
새삶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과거와의 결별을 위해서
한달동안 평생 갖고 살 습관을 몸에 붙이려고...
이거 잊고 지내다가 가끔 생각한다.

나와의 약속한 시간이 반이나 지나갔다. 그리고 이번달 계획 한 것중 아직 손도 안댄 거 있다. 잡스런 일 하지 않하도 되는 일에는 시간을 내는 데, 정작 중요한 일은 뒤로 미루고 있는 거다.

편지 쓸 사람들 목록을 적어놓고 보니, 사랑보다는 가슴하프게 한 사람들이 더 많다. 이들과는 애증으로 묶여 졌으면 한다. 잊혀지는 사람들이지만 34년이라는 내 인생의 탑을 쌓는데 같이 한 인연들이니까.

맨 먼저 어머니, 아버지께 편지를 썼다. 부치지 않을 거니까 하고 싶은 말 다 써야지 했지만 역시 아쉬웠던 이야기보다는 앞으로 더 사랑하겠다는 것이 주다. 나는 여전히 아버지와 어머니의 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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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째 - 2006.10.25. 수

오전, 머리아프다는 핑계로 방안에 대자로 벌러덩 누워 이마에 물수건 올려놓고 이 생각, 저 생각.

올드보니 오대수가 생각났다. 올드보이는 유명하는 이유를 들어 비디오가게에서 집어 들어, 그 깊은 슬픔에 매료되어 3번이나 본 영화다.
오대수와는 달리 내겐 군만두대신 포도다, 그리고 노트 대신 일기장이 있다.
오대수(오늘만 대충 수습하자)와는 달리 나는 강제로 이유도 모른채 갇힌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3평 되는 방에 누워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오대수가 할게 없어 노트에 자신의 과거를 기록하기 시작했듯이, 내 시간은 어쩌면 길고 무료하다. 오대수의 TV이는 선생님이고 애인이며, 가질수 없는 욕망의 덩어리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게 컴퓨터는 사이버 선생님이며, 사회와의 통료다. 내 컴퓨터, TV도 욕망들을 보여준다. 나는 갇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나갈 수 있다.

TV로 보여진 욕망은 마음만 먹으면 해버릴 수도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두자. 내가 넘나들수 있는 경계들은 나를 구속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를 보호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지금 새로운 습관 들이기를 하려고 몇가지 제약을 둔 그것들이 나중에는 나를 보호하는 벽이 되어줄 것이다.
그 몇가지는 찾아보자.
그리고, 그것들을 호기심이란 이름으로, 객기를 부려서 부수지는 말자.

오대수의 갇힌 시간은 고독이며, 재교육의 시간이며, 복수의 시간이며, 또 복수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나의 시간은 고독이며, 자신을 알아가야 하는 재정립의 시간이며, 자신과 과거와 사회와 결별이며 또한 화해의 시간이다.
오대수처럼 자신과 많이 이야기하고 쓰자. 그리고, 오대수가 개인감옥에서 나와 미도를 만나서 '예전의 나였다면 미도가 좋아했을까?'라고 질문하며, 자신이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것처럼 나 또한 그렇게 달라지자. 자신을 더 좋아하도록 만들자.

주간계획표를 작성했다. 시간을 배정하는 표다. 새벽시간은 나를 위한 연구시간으로 배정하고, 저녁시간은 배우고 싶은 것을 일주일에 2일 집어 넣고, 주말 문화생활을 집어넣고고 시간이 많이 남는다. 낮동안에 직장일하는 시간으로 모두 밴다고 해도 낵ㄴ 여유시간이 참 많다라고 느겼다. 그렇게하고도 빈자리가 많다. 그동안 귀한 시간을 많이도 낭비해왔다는 것을 알았다.

왼쪽 앞이마 하루종일 미약하게 지끈거렸다. 머리가 아파서 그런지 앉았다가 누웠다가 발딱일어서면 어지럼증이 심하다. 몸은 완전히 현체제에 적응한 듯 하다. 배가 고프지도 않고, 수업시간에 졸지도 않고, 계단에서 더는 못가겠다고 허벅지가 뻐팅기지도 않는다. 몸은 참 신기하다.
왼쪽 얼굴에 약간의 경련, 많이 걸어서 그런지 가민있을 때 다리의 후둘거림 있다.
IP *.72.15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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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10.27 09:50:26 *.152.82.31
변화의 길이 시작과 달리 진행될수록 힘이 생기는 이유가 이런 것에 있었군요.
멋진 분입니다.
내일 뵙고 많은 얘기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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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2006.10.27 21:52:44 *.50.171.33
부럽습니다.
정말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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