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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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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4일 00시 37분 등록
몇년 전.

서점에서 우연히 사진집 하나를 펼쳐 보고서는 사진이 왜 예술에 포함되는지를 몸소 느끼게 되고.. 한편으로 작지만 강하게 마음이 요동쳤다.

나도....
이렇게 찍을 수 있다면.....
내가 참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다라고...

당장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았지만, 욕구보다는 무조건 경제적 상황을 우선시 하던 성향 때문에 일단 마음을 꾹 눌러 버렸다.
하지만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돈이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만 오면 꼭 사진을 직접 찍어 보리라는 마음을.
최신 컴퓨터가 몇 년 뒤면 반값이 되듯 당시 막 시중에 나오기 시작했던 디지털 카메라도 언젠가는 가격이 내려갈 것이고 더군다나 필름값이 들지 않을테니 돈에 관한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몇 년이 지나니 드디어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 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눌러 왔던 욕구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아무리 가격이 내려갔어도 동네에서 자장면 한 그릇 먹듯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그런데 덥석 사놓고 나서 나중에는 장농 한 구석에 그냥 쳐박아 두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실수를 잘 용납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비싼 물건을 사두고 잘 쓰지 않는다면 너무나도 큰 죄책감을 가질 터였다. 그리고 여지껏 카메라라고는 한번도 소유해 보지 않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하나 장만한다고 할 때 그걸 가지고 과연 만족할만 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막상 기회가 오면 이런저런 구실을 만들어 그 기회를 날려 버리던 습관이 다시 찾아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렇게 행동 한다. 알게 모르게)

그래서 일단 구입했다. 대신 아주 저렴한 카메라로.
욕구는 욕구대로 풀고 행여나 우려했던 바가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면피용이기도 했다.

그것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일부러 포즈 잡고 찍는 사진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것을 좋아했다. 결과물이야 어떻든 하나하나 세심하게 찍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결과물 중 일부를 당시에 활동하던 온라인 동호회 게시판에 올려 봤다. 거기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찍은 사진에 대한 평을 듣게 되었다. 짧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평이었다.
그 분의 그 한 마디는 작은 촛불에 떨어지는 석유 한 방울 같은 것이었다. 나는 그 확하고 올라오는 불길을 꺼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 후로 얼마 뒤에 구선생님, 김기원님 등과 몽골 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여행이니 그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무엇이나마 기여하고 싶었다. 때마침 사진 찍는 재미에 빠져 있었던 터라 나는 그들에게 사진을 남겨 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여행 중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었다. 여행을 마치고 나서는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CD에 모아 함께 했던 사람들 주소를 일일이 확인하여 우편으로 보내 주었다.
그리고 또 얼마 후에는 그곳에서 찍었던 사진 중 하나가 한 시사주간지의 독자사진 코너에 뽑히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진에 대해 엄청난 재능을 가진 것으로 볼지도 모르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잘 찍는 사진보다는 실패하는 사진이 훨씬 많고 특히 아직 인물사진 쪽에는 별로 자신이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한편으로는 계속 욕심이 난다.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고 더 잘 찍어보고 싶다.
어떤 각도에서, 어느 방향에서 찍어야 더 보기 좋은 사진이 될지 순간순간 고민한다. 때로 그 고민으로 인한 결과가 만족스러울 때 짧지만 강한 짜릿함을 느끼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방법을 또 고민하고.. 그러한 과정이 삶에 작은 활력소가 되곤 한다.

지난 11월 통영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니 또 한번 잘 타고 있는 장적더미에 기름이 부어졌다. 이 불덩이도 꺼뜨리고 싶지 않다. 또 한번 활활 타오르게 해보련다.

IP *.142.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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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14 01:49:52 *.70.72.121
재동님 좋아요. 활활 타오르도록 하시어요. 그냥 막 밀어부쳐요.

난, 일찍 자야는데 또 못잤다. 잠이 안와요. 어떻게 잘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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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6.12.23 06:06:42 *.72.153.16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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