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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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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7일 17시 47분 등록

그라민 은행의 성과
1983년 10월에 설립된 그라민 은행은 그 동안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우선, 규모면에서 보면 이 은행은 2003년 기준으로 1200개 지점에 2만 명이 넘는 직원과 3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대형은행으로 성장했다. 그라민 은행의 직원들은 매주 300만 가량의 사람들을 집으로 방문한다. 매달 그라민 은행이 융자해주는 금액은 3,500만 달러를 넘으며, 같은 기간 거의 동일한 액수의 돈이 상환된다. 이제까지 그라민 은행이 융자해준 총 금액은 43억 달러를 넘는다. 그라민 은행의 융자 프로그램은 방글라데시를 넘어 58개국에 퍼져 나갔으며, 국내에도 2000년 6월 그라민 은행 한국지부가 ‘신나는 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설립 되었다.

그라민 은행의 원금 회수율은 98%를 넘는다. 돈을 빌려간 100명 중 98명이 돈을 갚는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 농업은행과 산업개발은행의 원금 회수율이 각각 30%와 1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라민 은행의 98%라는 회수율이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여기에 그라민 은행이 빈민층에만 융자를 해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더욱 빛나는 성과이다.

그라민 은행이 추구하는 목표는 ‘융자를 받은 회원들이 즉각적인 수익을 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을 도와주고 그들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그라민 은행은 융자를 받은 회원들이 비회원들에 비해 주택 보유율, 영아 사망률, 피임기구 사용, 위생 시설 확보 등 전반적인 삶의 질 면에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다. 여러 언론과 그라민 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은행의 융자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주거환경과 삶의 질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그라민 은행이 제공하는 주택 융자를 통해 1997년까지 45만 가구가 자기 집을 갖게 되었고 15만 가구는 살고 있던 집을 보수할 수 있었다.

그라민 은행의 높은 원금 회수율과 융자를 통한 회원들의 삶의 질 개선은 이 은행이 이룩한 전체성과 중 일부에 불과하다. 그라민 은행은 방글라데시의 수십만 가정의 운명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라민 은행이 외부에 의뢰하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그라민 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융자를 해준 사람의 3분의 1을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또한 3분의 1은 가난의 문턱을 넘어서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그라민 은행은 한 가정이 가난에서 벗어났는지를 판단하는 간단하고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 식구들이 비가 새지 않는 집에서 살고,
- 집에 위생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 깨끗한 물을 쓸 수 있어야 하고,
- 매주 300타카(8달러)를 상환할 수 있어야 하고,
- 학령에 든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다녀야 하고,
- 모든 식구가 하루 세 끼 밥을 먹어야 하고,
- 식구들이 정기적으로 의료검진을 받아야 한다.

융자를 받은 어느 가정이 돈을 잘 활용하여 수익을 늘리고 이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그 가정은 가난에서 벗어난 것이다. 다음은 그런 가정 가운데 한 집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에라 베굼 여인은 1959년 생으로, 다카 주(州) 모노하르디 군(郡)에 있는 키라티 카파시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농사일을 하였는데, 딸자식 여섯을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다가 지참금을 마련할 수 없어 그녀를 어느 장님에게 시집보냈다. 하에라 연인과 그녀의 남편은 허드렛일을 하면서 살았는데, 너무 간난해서 아이들 셋을 제대로 먹이질 못했다. 어느 날 하에라 여인은 자기 남편에게 그라민 은행에서 융자를 얻으면 어떻겠느냐고 했는데, 남편은 그라민 은행이 이슬람을 말살할 목적으로 세운 은행이라고 하면서 은행과 거래를 하면 당장 이혼하겠다고 위협을 하였다.

하지만 하에라 여인은 몰래 이웃 마을로 가서, 그라민 은행 사람들이 은행의 규칙과 운영방식에 대해 알리는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하에라 여인은 그룹을 지은 여자들이 처음으로 그라민 은행 규칙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물어 보는 구두시험을 치르는 동안 몹시 불안해하였다. “저는 일생동안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어요. 어릴 적에는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부모님께 재수가 없다는 소릴 들었어요. 부모님은 지참금이 한 푼도 없었거든요. 어머니는 내가 태어났을 때 살려 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얘기를 항상 하셨어요. 전 감히 융자를 받을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돈을 갚을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함께 그룹을 지은 여인들이 아니었더라면, 하에라 여인은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마침내 이 여인이 2,000타카(50달러)의 융자를 받았을 때,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에라 여인과 같은 그룹의 여자들이 그녀에게 그 돈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사서 키우고, 묘판을 사서 심으라고 권하였다. 이리하여 그녀의 아버지가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서 그녀의 집에 왔을 때, 이 사실을 안 그녀의 남편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이혼을 하겠다고 했던 말을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그 로부터 일 년 후 하에라 여인은 원금을 갚았고, 두 번째 융자를 얻어서 땅을 빌리고는 거기에 바나나 나무 60그루를 심었다. 나머지 돈으로는 두 번째 송아지를 샀다. 오늘날 하에라 여인은 저당이 잡혀 있긴 하지만 땅을 소유하고 있고, 염소와 거위, 닭을 키우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요즘 하루에 세 끼를 모두 먹어요. 아이들이 배를 곯는 일도 없어요.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기도 먹는 걸요. 저는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내고, 중 • 고등학교, 대학교에도 보내서 저처럼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제가 지금 그라민 은행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세요? 그라민 은행은 저에겐 어머니 같은 존재예요. 아니죠, 그 정도가 아니에요. 어머니 ‘같은’게 아니라, 저희 어머니예요. 새로운 생명을 주었거든요.”

자, 이것이 그라민 은행의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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