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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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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5일 07시 46분 등록
지난 여름의 치열한 바쁨을 헤치고 이제서야 제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잠시 중단되었던 '재미있는 전략이야기'시리즈를 사알짝 재개할까 합니다.
이번에는 지긋지긋한 전쟁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의 세계로 들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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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비즈니스라고 하는 것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굳이 역사기록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신석기 시대 농업혁명이 일어나 잉여생산물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부터 본격화된 물물교환이 기원이 되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론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주체가 기업이라는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1900 미국의 경제사학자 데이비스 이러한 의문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시작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등장한 것은 사회적 요구에 대한 진화론적 반응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령 19세기 미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에 따른 사회적 요구로 대형 산업체가 생겨났다. 국가는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정착지를 연결하고 국가개념을 확립시키기 위해 철도가 필요했고, 여러 기업가들이 철도 건설에 나섰다. 철로와 다리를 건설하기 위해 강철이 필요하자, 앤드류 카네기가 강철을 제공했고  새로운 내연기관에 필요한 연료는 D.록펠러가 공급했다.

다른
사회적 요구들이 존재했던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기업이 탄생했을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중요한 시회적 요구는 종교적 신념이었다. 그에 대해 카톨릭 교회는 대형 수도회 교단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을 설립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17세기 경에는 화약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전쟁이 보다 값비싸고 복잡해졌다. 이때는 선구적인 군사 지휘관이 군대 조직에 기업적인 양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기업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1000 경을 전후해 이탈리아 항구 도시에 새로운 무리의 중개상이 나타나면서부터이다. 그들은 북부와 서부 유럽으로 운송되는 비단, 향신료, 염료, 약재 동양물품의 교역에 관여했다. 교역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은 실로 막대했다. 베네치아의 상인들은 척이 차례로 침몰해서 싣고 있던 화물이 모두 바다 속에 가라 앉는다 해도 , 다섯 번째 배만 무사히 항구로 들어온다면 손해를 보상하고 남을 만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들은 다른 비즈니스에 재투자되었다. 그들은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물품에 손을 대는 비즈니스 다각화를 도모했는데, 여기에는 일용품(, 소금), 무기, 갑옷, 종교, 공예품 등이 포함되어 이었으며 특히 옷감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들은 오래지 않아 더욱 불어난 잉여금을 광업, 제조업, 금융업에 투자했다.

중세
기업 활동이 가장 활성화된 시기는 15세기 중반이었다. 피렌체의 작은 가문이었던 메디치 가는 세대 동안 무역업과 금융업을 통해 번영을 누렸다. 코지모 메디치가 가업을 맡을 무렵에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기업체로 성장했다. 메디치 가가 손댄 비즈니스로는 비단과 모직 옷감을 생산하는 대규모 직물 제조 사업, 알루미늄 광산( 당시 알루미늄은 옷감 염색에 사용하는 귀한 필수품이었다)개발을 비롯한 각종 광업, 밀라노, 로마, 피사, 베네치아, 아비뇽, 브뤼주, 제네바, 런던에 있는 사업소와 서부 유럽, 중동, 북북 아프리카에 산재한 대리점을 통한 해외 무역업, 인도 서부에서 벌인 거액 대출 보험, 벤처 캐피탈에 이르는 당시 최대 규모이자 가장 파격적인 금융 서비스업 등이 있다.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메디치 가는 아이슬란드에서 중국에 이르는 드넓은 지역에서 사업을 벌였다. 

상대적으로
초기에는 비즈니스는 교환 거래와 이를 위한 부수적 서비스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 무역업이나 금융이 주된 비즈니스이었고 기업들도 무역을 하기 위한 조직들인 경우가 많았다. 메디치처럼 무역업 외에도 제조업, 광업 등으로 다각화한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주력사업인 무역업을 더욱 잘하기 위해 제조업이나 광업에 투자한 경우로 있다. 그러나 과학이 탄생하고 이것이 18세기 계몽주의 사상에 의해 세상을 풍미하게 되자, 과학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준다는 신념이 커져갔다. 자연스럽게 비즈니스를 포함한 인간 생활의 모든 방면에 과학이 응용될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이러한 생각은 세계 최초로 기계화된 방적공장을 설립한 영국의 리처드 아크라이트에 의해 구현되었다. 산업 혁명의 시초로 알려져 있는 리처드 아크라이트의  업적에서 대량생산체제와 관리 기법의 전파보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과학을 비즈니스와 경영에 실질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에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하였다
 
제조업에서 기계적 기술을 이용하는 역사상 그와 대적할 만한 인물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의 공장시스템 전체를 특허 출원한 그는 경쟁자들이 법원에 청원해 특허권 무효 판결을 받아낼 때까지 6-7 동안 기술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있었다. 기간 동안 아크라이트는 경쟁 우위를 확보했고, 이후에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개선하여 언제나 경쟁자들보다 낮은 가격과 높은 능률로 옷감을 생산했다.
경쟁자보다 높은 품질을 가격에 제공할 있다는 것은 당시 그에게는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그가 인지했건 아니건 간에 훗날 전체 비즈니스와 기업에 미친 영향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아크라이트는 전체적인 제조 프로세스를 제어할 있었고, 글자 그대로 품질 규격화할 있었다. 이러한 개념을 이론화하여 전세계로 퍼뜨린 것은 200 나타난  20세기 품질 관리 권위자 데밍과 유란이지만, 개념은 분명히 아크라이트의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라 있다. 이러한 개념이 비즈니스의 중점을  교환을 통한 가치 창출에서 제조를 통한 가치 창출 옮기게 되었다.

제조를
통한 가치창조의 철학은 더욱 발달되어, 1895 필라델피아 미드베일 철강공장의 현장 주임이었던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는 미국기계학회에 <성과급 시스템>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연구에서는 훗날 테일러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론을 제시하는데,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필요한 최적 시간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테일러는 분업의 원칙을 최대한 활용했다. 연구활동을 했던 모든 공장에서 그는 공정을 세분화하고, 공정을 다시 세부과업들로, 세부 과업들을 다시 세세한 과업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직무의 구성부분들이 논리적으로 이상 세분될 없을 때까지 계속 나누었다.

다음 시계를 이용하여 종업원이 하부 과업을 수행하는 시간을 측정한 , 자료들을 분석하여 최적시간을 추산했다. 그리고 시간을 차례로 더해 감으로써 직무를 합한 전체공정의 최적시간을 계산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과학적이라는 용어는 접근방식을 뜻하는데, 측정과 분석이 적절히 결합되었다는 의미이다. 모든 행동은 측정에서 출발해야 하며 효과적인 측정이 이루어진다면 효과적으로 제어할 있다는 당시 과학적 신념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제조에서의
생산성 혁신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창출은 1900 헨리 포드에 의해 정점에 이르게 된다. 헨리 포드가 유명해진 이유는 당시 고가인 자동차를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중저가의 보급형으로 만들 냈기 때문이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가 일리노이 주에 세운  하이랜드 파크의 조립라인때문이다.
공장은 그때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조립라인이었으며, 여태까지 시도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생산 속도를 통해 자동차 생산량을 증대시키고자 세밀한 엔지니어링이 이루어졌다. 기존 방식으로는 자동차 완제품 조립에 12-14시간이 걸리는 반해 T 모델은 이미 완성된 부품을 이용하여 1시간 30분이면 조립을 완료할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초기 비즈니스는 경쟁상대를 염두에 전략보다는 내부적 운영방법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의 증대만으로도 충분히 승자의 반열에 오를 있었다. 전쟁전략의 역사로 보자면 군대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승리를 얻을 있었던 고대 마케도니아, 로마 등의 경우와 같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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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10.11.24 20:43:52 *.67.223.154
박학다식한 크레피오,
전에 써놓은 크레피오의 글들도 다시 찾아서 읽어야겠어요.
이젠  비지니스, 전략, 경영...이런  개념들이 전처럼 , 무섭고 멀기만 한 건 아니네요.

점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매주 잊지말고 계속 좋은글 좀 올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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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pio
2010.11.30 07:39:23 *.205.29.66
이렇게 왕림하셔서 손수 댓글을 남겨주시니 실로 영광입니다.
dry한 글이지만 일단은 처음이니까 너그러이 봐주시구요...^^

열심히 하겠슴다.
이번 주 일요일 호랑이 미팅 잊지 않으셨죠?
드디어 범해선생님의 실력 발휘가 기대되는 stage로 접어들게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조촐한 송녀회도 할거구요.

그 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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