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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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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3일 22시 2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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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내가 원하는 걸 얻었어요. 전부 얻었어요. 내게서 이 모든걸 가져가지 말아줘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더 이상 듣지 못 할 때까지 누워있게 하지 말아줘요."

 

회색 빛의 얼굴에 검은 눈물이 글썽입니다. 세계 챔피언이 된 날, 사고로 목 아래의 전신이 마비된 채 겨우 목숨만을 기계에 의탁한 그녀가 자신을 죽여달라고 트레이너에게 애원합니다.

 

그가 눈을 감습니다. 그녀는 서른 한 살이었고 식당 웨이트리스였습니다. 손님들이 먹다 남긴 스테이크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하는 불행 투성의 인생이었지만 단 하나, 권투는 그녀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하던 트레이너는 결국 그녀의 열정에 감복하여 훈련시킵니다. 그는 애초에 그녀를 훈련시키지 말았어야 했다고, 자신이 그녀를 죽인 것이나 다름 없다고 자책합니다. 괴로워하는 그에게 친구가 냉정한 시선으로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매일 죽는다네. 접시를 닦고, 걸레질을 하며 삶을 연명하다가 말이지. 그런 사람들은 너무도 많아. 그들의 변명이 뭔지 아나? '난 결코 한 방(my shot)을 가지지 못했어'라고 한다네. 자넨 그녀에게 그 한 방을 주었네. 내가 선수를 발견했고, 자네가 최고의 선수로 키웠어. 나는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네."

 

그녀는 기회를 가졌고 힘차게 휘둘렀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사각의 링 위에서 그녀는 영웅이었고, 전사였으며 동시에 성인이었습니다. 짧았지만 그녀는 진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녀는 삶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가 부럽습니다.

 

삶이 그저 스쳐 지나는 듯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안정된 직장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이건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견디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에 감동이 없고, 일상에 웃음이 없고, 일에는 보람이 없습니다. 평범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진정한 삶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로 뛰어드는 나방처럼 거대한 어떤 것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내 속에 있는 무언가가 나를 향해 '너는 무언가를 이룰 수 있어!' 하고 외지고 있다는 것을, 비록 그 '무언가를'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무언가를 이루지 못할까 봐 불안합니다. 그것을 찾지 못하고 영원히 상실할까 두렵습니다.

 

"전쟁에 나가면 널리 명성을 떨칠 것이지만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전쟁에 나가지 않으면 천명을 누릴 수 있겠지만 아무도 영웅으로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로이 전쟁의 최고 영웅 아킬레우스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살며 장수를 누리는 길과 장렬하게 싸우다 단명하여 불멸의 전설이 되는 길. 아킬레우스의 선택은 분명했습니다. 그는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전쟁터로 떠납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했습니다.

 

짧고 굵게 살 것인가, 아니면 가늘고 길게 살 것인가?

어려운 질문입니다. 어쩌면 이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거나, 진짜 중요한 질문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우리는 언젠가 그러나 반드시 죽을 것이고짧게 살건 길게 살건 인생은 '하루'라는 단위로 이루어진 시간의 집합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무언가를 꼭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삶이니까요.
그러나 결과든 과정이든, 무언가를 이루건 이루지 못하건, 무언가에 미친 듯 몰입하여 하루를 살지 못했다면 진정한 삶을 살았다고 하긴 어려울 겁니다. 일생에 단 하루일지라도,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한 하루가 없었다면 그건 분명 헛된 삶이었을 것입니다.

 

언젠가 '내가 원하는 걸 찾았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라고 외치는 하루가 오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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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11.24 06:41:21 *.97.72.67
아침 편지를 읽는 기분이 드네.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떨까? 그대만의 고민은 아닐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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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13:20:26 *.124.233.1
좋은 울림 받고가요 형님. ^^
영화와 접목 된 꼭지 글.. 가슴에 와 닿고 참 좋은 것 같아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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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11.28 12:25:12 *.111.216.2
그 한방..
진짜 인생...

잠깐 눈을 감아봅니다...
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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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현정
2011.03.26 08:31:11 *.223.40.75
근데요, 굶고 길게는 살 수 없는 걸까요 ? 저는 굷고 길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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