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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4일 04시 38분 등록
다양한 기회는 사람을 망칩니다.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독서율은 떨어졌지만, 문자는 더 많이 읽는다고 합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모니터나 태블릿 피씨,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를 통해 문자를 읽는 것이지요. 

그런데, 책의 문자와 단말기의 문자는 다릅니다. 단말기의 문자는 책처럼 쪼듯이 읽을수가 없어요. E북이 활성화된다고 해도, E북으로 대하소설을 못 읽습니다. 단말기의 문자는 '읽는다'기 보다는, '흘깃 본다'라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흘깃 보기'로는 제대로 인풋을 할수 없습니다. 그 결과, 어설프게 많은 정보만 머리 속에 가득차지요. 이런 예는 현시대를 상징합니다. 많은 기회와 정보가 있지만, 정작 개인은 무능력해지지요. 

엘빈토플러는, 소비자가 생산까지 하는, 프로슈머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상품과 콘텐츠가 넘치는데, 굳이 아마추어의 상품을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요? 스티븐잡스도 말했듯이,IP TV를 통해서 소비자가 보고 싶은 것은, HD급 영상물이지, 아마추어 홈비디오가 아닙니다. 

UCC가 실제로 수익을 거두는 경우는 없습니다. UCC 행사를 기획하는 프로페셔널이 수혜를 받지요. 일반인이 가수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 행사의 기획자는 역시 기성의 프로페셔널들입니다.  어중간한 상품은, 상품 자체로서의 매력때문이라기 보다는, 마켓팅 수단이 될 것입니다. 곰은 재주가 부리고, 이익은 조련사가 받지요. 산업장벽이 낮아질수록,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극은 커집니다.

우리는 참 많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돈만 있다면, 내일 저녁 지구 반대편에서 밥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 모습을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려서 알릴 수도 있습니다. 그 기회가 오히려 사람을 무능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목적없는 가능성만이 횡행하지요. 

전 요즘'능력이 출중한 사람이 왜 성과를 못낼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그 보다 못한 사람도 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하는데, 왜 그보다 잘난 사람은 좋은 의도로만 끝날까?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집중합니다. 구체적으로 좁게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 화력을 쏟아붓지요. 'only one'은 여러가지의 조합이 아니라, 깊은 한가지 입니다. 

한가지에 목숨 걸지 않으면, 내 시간과 에너지는 이리저리 분산되고 말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 한가지' 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지요. 저는 외식업에 종사합니다. 외식업에 목숨을 건다고 하면, 이 또한 대서양에서 바늘찾기처럼 막막합니다. 그 보다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손님을 끌것인가?'

외식업 마켓팅이라고 하면 마켓팅이라는 말이 멋있기는 하지만, 추상적입니다. '손님을 끈다'는 단어는 구체적이지요. '기획, CRM, 디자인...'이런 말들은 그럴듯한데, 애매합니다. 아무데나 갖다 붙일 수 있구요. '어떻게 손님을 끌것인가?'이 질문을 하면, 3박4일 쉬지 않고 이야기하더라. 이런 평가를 받기 위해, 애쓴다면 한가지에 목숨 건다 말할 수 있겠지요. 

한가지 더 예를 들겠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만화계의 거장입니다. 아카테미 시상식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습니다. 헌데, 거절하지요. 거기 갈 시간 없다는 겁니다. 그 시간에 자기 작품에 더 에너지를 쏟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만하기도 하고, 얄밉지만, 어쨌든 대단한 사람아닙니까.

거장도 자기 작업에만 몰두합니다. UCC, 프로슈머, SNS를 이용한 어설픈 관계와 능력이 사람을 무능력자로 만듭니다. 물론, 이런 시대를 서핑 타듯이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종횡무진하며, 그럴듯한 결과물도 척척 만들어내지요. 모르는 것도 없고, 최신 정보에 정통합니다. 부럽기 그지 없지만,따라하면 피봐요. 보통 사람이라면, 최신 기술에 경이로워해서는 안됩니다. 디지털은 너무 가벼워서, 마치 장난감 같습니다. 개발자가 소비자를 가지고 노는 것이지요.

디지털은 그 속성이, 엷고 넓게 퍼지기입니다. 구글의 사명은, '정보의 민주화'지요. 보다 양질의 정보를 많은 사람이 누리자는 것입니다. 훌륭한 의도입니다.  이런 성과를 가능케 하는 것은 좁고 깊은 실력입니다. 구글에는 어떤 인재가 모입니까?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노벨상 수상자도 꺼뻑 죽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습니까? 디지털의 기반은 아날로그 입니다. 왜냐면, 사람이 아날로그이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현명한 태도는 '알기만 하되, 행하지 않기' ,'구경만 하고, 사지 않기'입니다. 보이는 족족, 몸 주고, 마음 주면 내 인생도 의미없는 정보 하나로 전락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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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6 13:25:11 *.124.233.1
한 곳으로 수렴된 레이저 광선과도 같은 조절된 집중력, 곧 좁고 깊은 실력을 갖춘 프로페셔널이 되어라.
그리하여 Best One이 아닌 Only One으로 거듭나라.
좋은 글 정말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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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2011.02.27 09:27:38 *.193.43.22
Only one...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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