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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06년 9월 11일 12시 43분 등록
2006년 9월 9일 토요일

1.
어제 컨디션 조절한다고 30분 일찍 자리에 누웠다. 그랬는데도 일어나는 시간은 똑같이 아침7시다. 오늘은 몸이 약간 부었다. 간만에 보였던 쌍거풀도 풀어지고, 몸이 무겁다는 생각을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오늘이 그날이었던 것....

벌써 11일째 배고픔을 견디고, 먹고 싶은 욕구를 참고, 먹어대는 습관을 잊었다. 아주 잘 견뎌내고 있다. 내가 무척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여자들이 힘든 이유..'매직데이'는 나에게 가장 큰 고비였다. 그런데 고비를 막넘겼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모든 상황은 그대로다. 사람들을 만나고, 생리하고, 잠자고, 그런 일상들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상을 바꾸고 싶다면 여행과 같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오래 가지 못한다. 일상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 있는 내가 변화하는 수밖에없다. 배고픔을 이기고, 식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배고픔을 견디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내가 바뀌려면 나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행동은, 결국 나의 믿음과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 나는 밤에 배고픈 상황에서 참는 법을 배웠고, 지금까지 처럼 양껏 먹지 않아도 씩씩하게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 전에는 하루 한끼라도 굶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게 대단한 변화다.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내가 바뀌는 수 밖에. 이걸 생각해낸 순간 갑자기 맘이 가벼워진다.


2.
오늘 오후엔 고대하던 연구원 모임이 있었다. 오랜만인데다, 오늘 과제가 무척 흥미로워 기대가 되었다. 부슬비를 뚫고 모두 7명의 연구원이 모였다. 그리고 1기 연구원 2명과 사부님..
책과 근황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어스름 해질즈음
문제의 '장례식'을 치뤘다. 몇명이 눈물을 보이셨다. 나도 포함해서.

내가 죽었다! 고작 24살의 나이에. 사인은 단식중 과로사나 자전거를 타다 스피드를 이기지 못하고 추락으로 잠정됨.

자신이 직접 치룬 장례식, 내 장례식에서 하는 연설은 깊은 의미가 있었다. 나는 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나를 이해할수 있게 되었다. 나는......무엇보다 100살까지는 살고 싶다는 것. ㅡ.ㅡ
모임이 끝나고 밥 먹으러 가는 대신, 나는 집으로 왔다. 장례식은 나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오늘은 왠지 팬플룻을 불고 싶다. 그래서 집에 가는 대신 근처 공원에 갔다. 그리곤 휘엉청 달빛아래 팬플룻을 불어제꼈다. 이왕 보내주는 것 더 잘가라고 속 시원해질때까지 불었다. 그랬다.
나를 위해 나는 '송곡'을 연주했다....이제 나는 죽고 없어졌다.


<오늘의 일상>
06:30 기상
07:00 숯가루, 포도 1알
09:30 바나나 1개, 포도 10알
12:30 포도 12알
16:00 포도 9알
22:00 포도 9알
22:10~22:50 관장
24:00 취침

***포도를 먹는 시간이 불규칙 한데다, 바나나를 먹어주심으로 인해 위반행위를 했다. 찔린다. 하지만, 당시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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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6.09.11 12:59:27 *.116.34.126
바나나 먹지마라. 비우는 과정에 다른 것을 넣지마라. 빼내기 힘들지 않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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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9.11 13:08:08 *.145.125.146
으음...사부님 보시면 그 뒷날도 하나 먹었습니다...ㅡㅡ;
사부님 말씀 들으니 드는 생각, 내가 왜 그랬을까? 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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