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409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마흔 살의 개혁 , 2006년 6월, 21세기 북스
마흔이 넘어 10년이 지나고 이미 쉰을 넘어섰다. 돌이켜 볼 때 그동안 가장 마음에 드는 흡족한 성취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마흔 살 10년 동안 코너에 몰린 나를 구했다는 것이고, 쉰 살이 넘어서는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흔이 넘어 발견한 나의 모습은 성숙한 모습이 아니었다. 밥벌이에 지친 한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에 넉넉지 못한 생계형 월급쟁이, 그래서 미래가 초조한 중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조차 알지 못하는 바보, 그것이 마흔 살 즈음의 내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를 바꾸는 개혁을 시도했고 첫 번째 전환에 성공했다. 마흔은 혁명을 시도하기에 꽤 괜찮은 나이다. 늦었지만 가장 적합한 시기일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시기인 것이다.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그러나 위기이전에 미래의 위기를 현재로 불러 들여 미리 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현명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마지막 기차를 타게 마련이다. 마지막 까지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되고, 그때 서두르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나도 간신히 마지막 차를 타고 새로운 세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흔은 개혁의 시기라고 부르길 좋아한다.
마흔 살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성공요소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현재의 자신을 철저하게 증오하는 것이다. 그럭저럭 어제에 포획되어 살고 있는 자신의 뺨을 힘차게 후려치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에 분노하지 않고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없다. 개혁은 청산해야할 오래된 것을 참지 못함에서 비롯된다. 이것을 ‘현재에 대한 분노’라고 부른다. 분노야 말로 가장 중요한 혁명의 에너지다.
두 번 째는 이 분노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익한 힘으로 전환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대로 두면 매사에 불만과 좌절을 가져오는 파괴적 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노에 방향을 잡아줌으로써 창조적 에너지로 바꿔 주어야 한다. 분노라는 에너지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 방향을 잡아주는 과정을 나는 ‘비전 만들기’라고 부른다. 그동안 일상을 지배해온 ‘다른 사람만큼 살면 된다’는 소시민적 동질화 속에서 위안을 찾는 허위의식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처럼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 속에서 작은 영웅하나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해야한다. 영웅에게는 늘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삶의 궤적을 하나의 감동적인 ‘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 위한 밑그림이 바로 비전화 작업이다. 나는 마흔 살 초반에 내 비전의 몇 가지의 뼈대를 생각해 두었었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지 말 것, 내게 주어진 시간이 바로 내 자유의 크기이므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일 것, 본업을 통해 기여할 것, 이것이 내 삶의 후반부를 이루는 뼈대였고 나는 이 위에 제 2의 인생을 건설했다. 그렇게 하여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는 내 워크 비전 work vision 이 만들어 졌다. 이 비전은 '평범하지만 조금 다른 내 길'을 가는 데 훌륭한 등대역할을 해 주었다.
사실 마흔이 되어도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 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설사 하고 싶은 일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가진 돈이 모자라서 못하고, 밥벌이가 못되는 취미라서 못하고, 하고는 싶지만 재능이 따르지 못해 주저앉고, 하고는 싶지만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 두려워 못하면서 과거에 매몰되기 십상인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는 자신의 손목을 끌고 미리 자신의 장례식장으로 데려 가기를 권한다. 관에 못이 박히고 사람들이 흐느끼는 가운데, 땅에 묻히는 그 순간 정말 살고 싶었던 삶이 무엇이었는지 물어 보는 것이다. 마흔은 원하는 삶을 찾아 ‘위대한 선회’를 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인 것이다. ‘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가’라고 묻고 도전하기 꼭 좋은 시기다.
마흔살 개혁의 성공을 결정하는 세 번 째 관건은 아직 생각 속의 비전을 현실로 바꿔주는 마법의 힘을 내 편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다. 꿈을 이루게 하는 마법의 힘, 그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새로운 삶은 생각 속에 머물다 실천을 미루는 게으른 주인의 곁을 떠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마흔살 개혁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비전에 무제한 량의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이것은 각오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다. 혁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비전의 달성을 모든 것에 우선 하는 인생 최대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혼신의 힘을 다하게 되고 이윽고 성공한다. 자신에게 무제한 투자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가 생겨나면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가야한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빼내려면 우선순위가 분명해야한다. 나는 먹고 사는 일에 가지고 있는 시간의 1/3 정도만 썼다. 그리고 1/3 정도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지냈다. 그리고 나머지 1/3은 나에게 다 썼다. 흠뻑 놀고 흠뻑 자고, 흠뻑 여행하고 흠뻑 산에 오르고 흠뻑 책을 읽고, 흠뻑 글을 썼다.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하는 시간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했다.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돈을 버는 시간보다 우선 시켰다. 그러자 나에게 쓸 시간이 빠져 나왔다.
우리는 마치 식물과 같다. 크고 화사한 꽃을 보고 싶다면 두 가지 태도를 견지해야한다. 하나는 예뻐해 주는 것이다. 예뻐하면 잘 자라게 되어 있다. 또 하나는 오래 기다려 주는 것이다. 언젠가 나의 꽃도 피리라고 믿어주는 것이다. 그 꽃이 얼마나 예쁠지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그 꽃은 그 유일함 때문에 빛날 것이다. 자신에 대한 가장 믿음직한 스폰서가 되어 주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가 제 2의 인생을 조금 다른 삶으로 만들어 내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IP *.116.34.221
마흔이 넘어 10년이 지나고 이미 쉰을 넘어섰다. 돌이켜 볼 때 그동안 가장 마음에 드는 흡족한 성취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마흔 살 10년 동안 코너에 몰린 나를 구했다는 것이고, 쉰 살이 넘어서는 다른 사람에게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마흔이 넘어 발견한 나의 모습은 성숙한 모습이 아니었다. 밥벌이에 지친 한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에 넉넉지 못한 생계형 월급쟁이, 그래서 미래가 초조한 중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조차 알지 못하는 바보, 그것이 마흔 살 즈음의 내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를 바꾸는 개혁을 시도했고 첫 번째 전환에 성공했다. 마흔은 혁명을 시도하기에 꽤 괜찮은 나이다. 늦었지만 가장 적합한 시기일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시기인 것이다. 더 일찍 시작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그러나 위기이전에 미래의 위기를 현재로 불러 들여 미리 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현명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마지막 기차를 타게 마련이다. 마지막 까지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되고, 그때 서두르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나도 간신히 마지막 차를 타고 새로운 세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흔은 개혁의 시기라고 부르길 좋아한다.
마흔 살 개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성공요소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현재의 자신을 철저하게 증오하는 것이다. 그럭저럭 어제에 포획되어 살고 있는 자신의 뺨을 힘차게 후려치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에 분노하지 않고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없다. 개혁은 청산해야할 오래된 것을 참지 못함에서 비롯된다. 이것을 ‘현재에 대한 분노’라고 부른다. 분노야 말로 가장 중요한 혁명의 에너지다.
두 번 째는 이 분노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익한 힘으로 전환해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대로 두면 매사에 불만과 좌절을 가져오는 파괴적 힘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노에 방향을 잡아줌으로써 창조적 에너지로 바꿔 주어야 한다. 분노라는 에너지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 방향을 잡아주는 과정을 나는 ‘비전 만들기’라고 부른다. 그동안 일상을 지배해온 ‘다른 사람만큼 살면 된다’는 소시민적 동질화 속에서 위안을 찾는 허위의식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처럼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 속에서 작은 영웅하나를 찾아내는 작업을 시작해야한다. 영웅에게는 늘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삶의 궤적을 하나의 감동적인 ‘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 위한 밑그림이 바로 비전화 작업이다. 나는 마흔 살 초반에 내 비전의 몇 가지의 뼈대를 생각해 두었었다.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지 말 것, 내게 주어진 시간이 바로 내 자유의 크기이므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일 것, 본업을 통해 기여할 것, 이것이 내 삶의 후반부를 이루는 뼈대였고 나는 이 위에 제 2의 인생을 건설했다. 그렇게 하여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다’는 내 워크 비전 work vision 이 만들어 졌다. 이 비전은 '평범하지만 조금 다른 내 길'을 가는 데 훌륭한 등대역할을 해 주었다.
사실 마흔이 되어도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 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설사 하고 싶은 일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가진 돈이 모자라서 못하고, 밥벌이가 못되는 취미라서 못하고, 하고는 싶지만 재능이 따르지 못해 주저앉고, 하고는 싶지만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 두려워 못하면서 과거에 매몰되기 십상인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는 자신의 손목을 끌고 미리 자신의 장례식장으로 데려 가기를 권한다. 관에 못이 박히고 사람들이 흐느끼는 가운데, 땅에 묻히는 그 순간 정말 살고 싶었던 삶이 무엇이었는지 물어 보는 것이다. 마흔은 원하는 삶을 찾아 ‘위대한 선회’를 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인 것이다. ‘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가’라고 묻고 도전하기 꼭 좋은 시기다.
마흔살 개혁의 성공을 결정하는 세 번 째 관건은 아직 생각 속의 비전을 현실로 바꿔주는 마법의 힘을 내 편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다. 꿈을 이루게 하는 마법의 힘, 그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새로운 삶은 생각 속에 머물다 실천을 미루는 게으른 주인의 곁을 떠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마흔살 개혁에 성공하려면 자신의 비전에 무제한 량의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이것은 각오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다. 혁명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비전의 달성을 모든 것에 우선 하는 인생 최대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혼신의 힘을 다하게 되고 이윽고 성공한다. 자신에게 무제한 투자한다는 마음가짐과 각오가 생겨나면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가야한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빼내려면 우선순위가 분명해야한다. 나는 먹고 사는 일에 가지고 있는 시간의 1/3 정도만 썼다. 그리고 1/3 정도의 시간은 가족과 함께 지냈다. 그리고 나머지 1/3은 나에게 다 썼다. 흠뻑 놀고 흠뻑 자고, 흠뻑 여행하고 흠뻑 산에 오르고 흠뻑 책을 읽고, 흠뻑 글을 썼다.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하는 시간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했다.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돈을 버는 시간보다 우선 시켰다. 그러자 나에게 쓸 시간이 빠져 나왔다.
우리는 마치 식물과 같다. 크고 화사한 꽃을 보고 싶다면 두 가지 태도를 견지해야한다. 하나는 예뻐해 주는 것이다. 예뻐하면 잘 자라게 되어 있다. 또 하나는 오래 기다려 주는 것이다. 언젠가 나의 꽃도 피리라고 믿어주는 것이다. 그 꽃이 얼마나 예쁠지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그 꽃은 그 유일함 때문에 빛날 것이다. 자신에 대한 가장 믿음직한 스폰서가 되어 주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가 제 2의 인생을 조금 다른 삶으로 만들어 내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6 | 당신의 상사에게 투자하라 [3] | 구본형 | 2006.07.24 | 3963 |
175 | 변화, 저항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 [2] | 구본형 | 2006.07.24 | 4438 |
174 | 피트드러커 소사이어티, 구본형 재단 [2] | 자로 | 2006.07.01 | 4125 |
173 | 무예를 익히듯 변화의 길을 가라 [3] | 구본형 | 2006.06.23 | 3973 |
172 | 나는 늘 나에게 제 1 의 연구 대상이다 [2] | 구본형 | 2006.06.23 | 3775 |
» | 마흔 살의 개혁 [3] | 구본형 | 2006.06.23 | 4092 |
170 | 고객을 영웅으로 만드는 법 | 구본형 | 2006.06.23 | 3671 |
169 | 목표 중독증에서 벗어나 실험을 즐기는 법 [5] | 구본형 | 2006.05.28 | 4315 |
168 | 올해 안에 자랑스러운 업적 하나를 만들어 내는 법 [2] | 구본형 | 2006.05.28 | 4352 |
167 | 9부 능선 [2] | 자로 | 2006.05.11 | 3273 |
166 | 연구원 활동... [3] | 이종승 | 2006.05.08 | 3147 |
165 | 10막 10장 ③ - 이젠 법인으로 [2] | 박노진 | 2006.05.07 | 2939 |
164 | 변화는 어떻게 찾아 오는가? | 꿈꾸는간디 | 2006.05.10 | 3026 |
163 | 10막 10장 ② - ‘최초’라는 브랜드 | 박노진 | 2006.04.30 | 3133 |
162 | 10막 10장 ① - 홀로 서기 [2] | 박노진 | 2006.04.28 | 3205 |
161 | 관리자 혁명 1 - 그들에게 춤 출 무대를 주자 | 구본형 | 2006.04.23 | 3138 |
160 | -->[re]관리자 혁명 2 - 스폰서가 되라 | 구본형 | 2006.05.08 | 2985 |
159 | 20년짜리 변화경영 펀드 [4] | 자로 | 2006.04.22 | 3023 |
158 | 포구 [5] | 박노진 | 2006.04.07 | 2905 |
157 | 야쿠르트 아줌마입니다. [7] | 이혜숙 | 2006.04.05 | 43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