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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24일 07시 31분 등록
변화, 저항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 석세스 스토리, 2006년 7월

변화는 과정이다. 그것은 목표를 향한 추구이며 도처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저항과의 싸움을 전제한다. 이 싸움에서 지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변화는 적이 많다. 한 번 지면 모든 적들이 사방에서 달려들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변화는 전쟁이며, ‘전쟁은 또 다른 방법으로 행해지는 정치이며 마지막 정치적 수단’이라는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통찰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변화에도 삶의 다른 국면과 마찬가지로 정치가 필요하다.

춘추전국 시대의 제나라 역시 늘 이웃 나라와의 싸움에 시달려야 했다. 진나라와 연나라가 쳐들어 오자 제나라는 맞아 싸웠지만 완패하고 말았다. 이 때 제나라에는 좋은 장수감이 있었다. 사마양저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지위가 낮은 서출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는 글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었고, 무예가 출중하여 전군을 장악할 수 있는 인재였다. 위기가 그에게 기회를 주었고 제나라 왕은 그를 장군으로 삼아 진나라와 연나라의 공격을 저지하게 했다. 출정하기 전에 양저가 왕에게 말했다.

“저는 원래 미천한 출신입니다. 왕께서 그런 저를 백성 가운데서 뽑아 장군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병졸들은 저에게 복종하지 않고, 백성들은 아직 저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분이 천해 권세가 미미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부디 왕께서 총애하고 모든 백성이 존경하는 신하를 뽑아 군대를 감독하게 해 주십시오”
왕은 자신이 총애하는 장고라는 신하로 하여금 양저를 도와 군을 감독하게 했다. 양저는 장고에게 다음날 정오에 군문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했다.

다음 날 양저는 군영으로 가 해시계와 물시계를 마련해 놓고 장고를 기다렸다. 장고는 원래 왕의 신임을 믿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장군이 군을 책임지고 있으니 자신은 좀 늦게 가더라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 대부들과 친지들이 준비해준 송별잔치에 가 거나하게 취했다. 양저는 정오가 지나자 해시계와 물시계를 거두고 전군에 영을 내려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저녁 때가 다 되어서야 장고가 군영에 나타났다.
양저가 장고에게 물었다
“어째서 약속시간 보다 늦었습니까 ? ”
장고가 대답했다.
“대부들과 친지들이 송별연을 열어 주어 지체하게 되었소”

양저가 말했다.
“장수가 명령을 받으면 그날부터 집을 잊어야 합니다. 군령이 내려지면 친척을 잊고, 북을 쳐 급히 나아갈 때는 자신조차 잊어야 합니다. 지금은 적국이 쳐들어 와 나라가 들끓고, 병사들은 국경에서 뜨거운 햇살과 비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왕께서는 잠자리에 들어도 잠을 편히 잘 수 없고, 음식을 드셔도 그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백성들의 목숨이 모두 우리에게 달려 있는데, 당신은 송별회를 벌여 술에 취하고 군령을 어겼습니다.”
그리고 군에서 법을 다루는 군정을 불러 장수의 영을 받고도 약속 시간을 어긴 자가 받아야할 벌이 무엇인지 물었다. 군정이 대답했다.
“ 마땅히 목을 베야 합니다”

장고는 겁에 질려 급히 사람을 왕에게 보내 목숨을 구해 달라 요청했다. 왕에게 보낸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양저는 장고의 목을 쳐, 그 목을 전군에 돌려 군법의 엄중함을 보여 주었다. 병사들이 모두 떨었다. 한참이 지나, 왕의 사면장을 가진 사자가 말을 달려 군영 안으로 들이 닥쳤다. 그러자 양저가 왕의 사자를 보고 말했다.
“장수가 군영에 있을 때는 상황에 따라 왕의 명령도 받들지 않을 수 있소.”
그리고 군정을 돌아보고 물었다.
“군영 안에서 허락없이 말을 달리면 어떻게 되는가 ?”
“목을 베어야 합니다 ”

왕의 사자가 이 말을 듣고 몹시 두려워했다. 양저가 다시 말했다.
“그는 왕의 사자이니 차마 죽일 수 없오.”
양저는 사자의 목숨을 살려 주는 대신 그가 타고 온 세 마리 말이 끄는 마차의 왼쪽 말의 목을 쳐 전군에게 돌리며 본보기를 보였다. 병사들은 양저가 어떤 사람인지 보게 되었고 누구도 그를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양저는 왕에게 보고하고 출정했다.

출정한 다음부터 전장에서 병사들과 함께 숙식을 같이 했다. 먹거리를 직접 챙기고 병든 자들의 문병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나온 음식을 모두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은 조금 먹었다. 군대의 사기는 충천했고, 적군들은 물러나기 시작했다. 양저는 군사를 몰아 그들의 후미를 공격하고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군대를 이끌고 도성으로 귀환했다. 도성에 이르러 모든 군대의 무장을 해제시키고,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다음 입성했다. 양저의 벼슬은 높아지고 나날이 더욱 존경을 받게 되었다.

양저는 자신의 자리를 정확하게 읽고 있었다. 적국의 압박은 점점 강해지고, 이 싸움에서 지면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군대가 아직 자신을 진정한 리더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싸우기 전에 정치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왕의 권위를 빌리고자 했다. 사기가 떨어져 있는 군대를 장악하고 충성을 바치게 하고 돌진하게 만들기 위해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그 사람이 잘 도와주면 좋은 일이다. 그 사람이 자신의 모자라는 권위의 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도와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자신이 스스로 권위를 보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본보기를 보일 정치적 사건을 필요로 했고, 그래서 장고는 목을 잃은 것이다. 그는 왕으로부터 장군의 지위를 얻었지만, 그 지위가 껍데기가 아니라 진짜 힘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강력한 설득의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 장고는 자신의 자리를 잘 읽지 못했다. 높은 지위에 있고 왕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서 양저를 도와 헌신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충실한 파트너로 남았더라면 서로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국 자신의 목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말았다. 왕으로부터 양저의 동반자로 임명되는 순간 그것이 매우 위험한 결정의 시기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 과거에 매인 오만이 그를 죽게 했다. 그는 싸우기 전에 승리를 위해 그의 목을 제단에 바치고 싶어하는 양저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 와 가슴에 꽂히게 되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 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시키게 되는 단어 인 것이다. 리엔지어링의 대가인 마이클 해머가 ‘변화는 중역실에서 탄생하지만, 변화의 목이 교살되는 곳도 바로 중역실’ 이며, 이때 변화를 추구하던 인물들도 그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라지게 된다. 이번에 있었던 한국의 5월 선거 역시 국민이 변화와 개혁을 이제는 잊었기 때문이 아니라 집권당이 변화와 개혁에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물어 그 정치적 생명을 거두어 간 것이다.

나는 사마양저의 이 이야기를 읽을 때 마다 변화가 가지는 정치적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변화는 반드시 피를 원한다. 변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전투가 있고, 이 전투에서 지면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싸움을 피하면 변화는 없다. 금연은 담배를 피우던 습관과 싸워야 하고, 다이어트는 식욕과 싸워야 한다. 시작할 때 이미 전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만큼 변화의 단호한 실천을 요구한다. 그것은 로맨틱한 것이 아니며, 구호가 아니며,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주역의 마흔 아홉 번째 괘는 ‘혁’(革)괘다. 변화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단어인 ‘혁’ (革)은 짐승의 가죽이다. 이것은 짐승의 날가죽 ‘피’(皮)와는 다른 것이다. 벗겨낸 날가죽은 그 자체로 그대로 쓸 수 없다. 날가죽의 털과 기름을 제거해 내는 무두질을 거쳐 가죽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쓸모 있는 가죽이 되는 것이다. 종래의 모습을 벗고 새로워지는 것이 바로 주역에서 말하는 ‘혁’이다.

짐승의 가죽을 잘못 다루면 좋은 날가죽을 망치게 된다. 실수하지 않으려면 ‘혁’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이해해야한다. 다음 3가지를 최소한 잊어서는 안된다.

1) 개혁은 때가 지난 것들은 청산하는 것이다. 구악과 폐습, 잘못된 관행과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한 때 필요해서 만든 것들이지만, 이미 시기가 지나 더 이상 새로운 환경과 조건에 맞지 않아 일상을 어렵게 하는 것들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이 일상의 건강과 성장을 어지럽히는 형국이다.

그러나 개혁을 할 때 조심해야할 것이 있다. 무두질을 통해 새로운 가죽으로 만들어 갈 때, 털의 유용성을 고려해야한다. 표범 가죽과 개 가죽의 가치의 차이는 털에 있다. 털을 벗겨 내면 표범 가죽과 개가죽이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털이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털을 벗겨내서는 안된다. 날가죽의 기름을 떼어내고, 털을 살릴 수 있도록 바꿔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나간 것들 중에서 가치있고 아름다운 것은 벗겨내서는 안되는 것이다.
2) 개혁은 믿음을 필요로 한다. 황소 가죽으로 묶어 놓은 듯 단단한 마음으로 시작해야한다. 단단한 마음이란 가려고 하는 길에 대한 자기 믿음이다. 개혁은 어려운 길이다. 그동안 살아온 터전을 허물어 내는 것이니 몸도 마음도 다 고단하고 피로하다.

그러므로 개혁을 시작한 사람은 그 정당성과 이룸을 믿어야 한다. 마음이 굳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체 게바라는 이 믿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

3) 개혁은 성과를 요구한다. 공약한 것은 반드시 이루어야한다. 다른 사람을 개혁에 참여 하도록 설득하는 것의 첫째는 약속한 것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증거를 필요로 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혁언삼취 유부’ (革言三就 有孚)라고 부른다. 즉 혁명의 공약이 세 번은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를 믿고 따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사마양저의 사례는 이 세 가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군대의 기강을 흐리게 하는 것들은 제거해 냄으로써 군령을 바르게 했다. 그러나 두렵게 만들기만 한 것이 아니라 최고의 군인이 할 수 있는 기본, 즉 병사와 동고동락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는 일시적으로 왕의 총신을 죽이고 사자를 겁줌으로써 왕의 권위에 도전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확고한 뜻을 전군에 보여 주었다. 그리고 결국 적군을 몰아냄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완성했다. 변화가 전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승리가 증거가 되어 스스로를 설득하고 다른 사람의 동의와 참여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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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30 14:16:27 *.70.72.121
고단 했지만 이제나마 사부님을 만나뵌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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