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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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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7일 16시 48분 등록
두 번째 이야기. 칼 밀러(Carl Miller)와 열복사 건식 복사(Thermo-fax Dry Copying)의 발명
“3M의 혁신은 실용의 존중과 연구의 상상력이 짝지워져 있다. 3M에서는 혁신이 자라기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


건식 결상(dry imaging) 기술 분야에서 3M이 세계적으로 선도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은 1940년대, 칼 밀러(Carl Miller)라는 젊은 연구원이 '손으로 사본을 만드는 단조롭고 고된 방법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칼 밀러는 1940년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딴 후 3M에 입사했다. 학창 시절 밀러는 도서관에서 노트나 텍스트를 옮겨 적기 위해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 일에 지치게 되자 그는 베끼는 일을 인간 대신 해주는 장치를 꿈꾸기 시작했다. 밀러가 최초로 “유레카!”를 외친 것은 갈색 가랑잎이 둔덕에 쌓인 눈 속으로 녹아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한 겨울날이었다. 한낮의 햇볕에 눈은 녹았지만, 나뭇잎의 형태는 완벽히 보존되어 있었다. 이는 아이작 뉴턴 시대 이후 알려진 열과 색의 성질과 완전한 일관성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다. 어두운 색은 밝은 색 보다 더 많은 햇볕을 흡수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열을 보존한다. 이 경우 눈보다 어두운 색깔을 가진 나뭇잎이 눈 위에 자신의 모습을 찍어 놓게 된다.

사실, 밀러 이전의 많은 사람들이 이와 동일한 현상을 관찰했다. 그러나 밀러의 혁신적인 태도는 그 원리를 복사기에 적용할 궁리를 하게끔 했다. 그는 열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감열지(heat-sensitive paper)에 전사하는 장치의 고안에 착수했다[ 이것이 바로 ‘써모그라피(thermography)’ 라고 명명된 기술이다]. 밀러의 첫 실험은 가장 기본적 형태의 재료들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는 어머니가 그에게 선물한 캔디 상자의 셀로판 포장에다 감열성 있는 수은염을 입히고, 그것을 한 이미지 위에다 펼쳐 올려놓았다. 이 조합을 적외선 아래 두었을 때, 이미지의 보다 어두운 부분이 코팅된 셀로판에 복사되었다. 이것은 소박한 형태의 원형이었지만, 써모그라피의 탄생이기도 했다.

밀러가 상업적으로 유력한 프로세스를 개발해 내기까지는 10년 가량의 힘든 연구와 백만 달러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었다. 이 10년간 3M 내부에서는 ‘도대체 이 세계에 어디에 건식 복사가 필요하겠느냐’는 회의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사본이 하나 더 필요하다면, 비서에게 타자기에 먹지를 하나 더 넣도록 하기만 하면 될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밀러는 운 좋게도 영향력이 큰 스폰서가 있었다. 훗날 3M의 사장이 된 레이 허조그(Ray Herzog)가 밀러의 열복사 연구 프로젝트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 허조그의 신념과 밀러의 끈기는 마침내 보상을 얻게 되었는데, 1950년 밀러의 열복사 건식 복사기가 세계 최초의 편리한 복사 시스템으로 등장한 것이다.

밀러가 개발한 써모그라피 기술은 3M의 사업성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적어도 다섯 개의 제품부서가 여기서 갈라져 나왔고, 거기서 창출된 수익은 1950년대와 60년대 3M의 주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자금줄이 되었다. 그 기술은 현재 3M의 OHP 투명필름 메이커에 이용되고 있다.

밀러는 3M의 칼턴 협회(Carlton Society)의 회원이 되었다[칼턴협회는 3M 최초의 연구개발 사업 부장이자 이후 3M 회장이 된 리처드 칼튼(Richard Carlton)를 기리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3M에서 최고의 기술적 기여를 한 기술자들만 가입할 수 있다]. 그는 새로운 세대의 3M 연구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특히 세계 최초의 칼라 복사기를 발명하게 되는 3M의 연구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 참고 자료:
* 한국쓰리엠 홈페이지: http://www.3m.com/intl/kr/
IP *.147.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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