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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22일 20시 20분 등록
기업이 사용하는 언어를 비전에 일치하도록 바꿔라, 포스코, 2005년 6월

변화는 늘 ‘사고의 혁명’에서 비롯된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그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언어다. 언어는 우리의 가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투사하는 상징이며 기호인 것이다. 따라서 일상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들으면 그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공서에 가면 그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의 말을 ‘훈시’라고 표현하는 것을 흔히 듣게 된다. ‘훈시’ 라는 단어는 이 말을 사용하는 조직이 수직적 권위주의적 조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어다. 조직마다 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수직적 조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 예로 군대는 일사 분란함, 통제, 명령등이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상하의 구별이 계급으로 엄격하게 구별되어 있다. 명령이 곧 행동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조직이 어떤 조직인가에 따라 그 조직에 합당한 조직 구조와 조직 언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훈시라는 단어가 힘을 얻고 있는 조직에서는 그 반대의 대칭점에 서 있는 단어 즉 ‘수평적’, ‘자율적’, ’창의적‘, ’실험적‘ 그리고 ’다양한 사고’등은 설 자리가 없다. 이 단어들은 훈시라는 위로부터의 압박을 통해서는 살 수 없는 자유로운 공기를 요구하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사’, ‘부하직원’ 그리고 ‘관리자’라는 단어 역시 수직적인 위계가 지배하는 권위주의적 배치를 가정한다. 상사와 부하라는 말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명령을 하는 자’와 ‘명령을 듣는 자’ 로 가정한다.

관리자 역시 누구를 혹은 무엇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 대칭점에 서있는 관리 당하는 대상을 가정 하는 단어다. 관리당한다는 것은 통제되고 지시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만들려는 조직이 자유롭고 수평적이며 실험 정신이 강한 창의적 조직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에 걸맞는 조직에 대한 가정과 그 가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언어 구조를 갖추어야할 필요가 있다.

관료주의라는 말은 지금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부정적 함의를 가진 말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막스 베버가 이 말을 만들어 낼 때는 일상적 직무를 늘 같은 방법으로 조직화 하고 체계화 하는 매우 혁명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었었다. 말하자면 늘 정해진 일상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질서 유지 방안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이 단어가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이유는 지금이 ‘안정적인 질서 위에 어제가 반복되는 구조’가 아니라 ‘급속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야하는 변화와 변혁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급속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고, 나아가 변화를 주도하는 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조직이 비관료화되어야 한다. 이 말은 조직이 훨씬 더 느슨하고 경계가 유동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로자베스 모스 캔터( Rosabeth Moss Kanter) 는 세계의 기업들이 경쟁과 적대의 관계로부터 점점 더 연합(pooling), 제휴(allying), 연계(linking) 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법인과 국경을 넘어 네트워크가 만들어 지고, 위험을 공유하고,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조직 내부의 역학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중앙집권적 권력은 분산되어 현장으로 위임되고, 명령과 지시는 협력과 자율로 이행해 가고 있다.

앞으로의 조직은 다소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일터가 될 것이지만, 일상의 놀라움으로 가득한 조직을 향해 발전해 갈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창의성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기업의 목적을 재정립해가며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해 가는 혁신 기업이 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리자라는 말 대신에 리더와 리더십이라는 말을 사용하려는 추세는 이런 정신을 반영해 온 것이다. 관리자는 직무기술서에 규정한 과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해진 일을 착오없이 수행하는 효율성( Do things right)이 관리자의 미덕이다.

그러나 리더는 추종자들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해야한다. 효과성(Do the right things)이 리더의 중요한 미덕이다. 앞으로는 특히 사람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핵심이 된 사회에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폰서 ( Support them to do right thing right) 의 개념이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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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명령하지 않고 경영하고, 지시하지 않고 과업을 이루어야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이 속에서 과거를 경영하던 과거의 언어가 새로운 현재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된다. 조직의 비전을 이루는 미래의 언어를 일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언어의 쇄신을 거대한 프로젝트로 만들 필요는 없다. 아주 쉽게 ‘새로운 가치에 위배되는 10 개의 단어’를 골라 새로운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10개의 일상어로 대체하는 일‘로 부터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언어가 일상 속에서 생활화 되면 그 단어가 가지는 개념도 일상 속에 뿌리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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