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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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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20일 16시 42분 등록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경영권 승계 과정


잭 웰치에서 제프 이멜트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
2001년 9월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최고경영자 겸 회장이었던 잭 웰치(Jack Welch)가 퇴임했다. 그리고 그의 자리는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현회장이 물려받았다. 잭 웰치에서 제프리 이멜트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는 오랜 시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것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학계와 업계에서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경영권 승계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추앙받는 잭 웰치에게도 힘든 과정이었다. 그는 경영권 승계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자신의 책인 ‘끝없는 도전과 용기’(Jack: Straight from the gut)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후임자를 선정하는 문제는 그 동안 내려야 했던 수많은 결정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결정보다도 힘들고 곤혹스러운 결정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후임자 문제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펐다. 그 때문에 며칠씩 뜬눈으로 밤을 새기도 했다. 적어도 일 년 동안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그 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잭 웰치의 후임자 선정 과정의 시작은 1994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58세로서 7년간의 임기를 남겨 놓고 있었다. 그는 임원개발담당 부사장인 척 오코스키(Chuck Okosky)와 1993년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임명된 빌 코나티(Bill Conaty)와 함께 자신의 뒤를 이을 후보자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상적인 CEO가 갖춰야할 자질들의 목록을 만들고 인사회의[GE 내에서 섹션 C(Session C)라고 불린다] 자료들을 검토하여 23명의 후보를 추려냈다. 후보자 명단과 함께 후보자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검증하기 위한 계획도 수립했다. 1994년 6월 웰치는 이사회의 ‘경영개발보상위원회’(Management Development and Compensation Committee)에 경영권 승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최초로 표명했다.

웰치는 후임자 선정을 담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수년 동안 23명의 후보자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시험해 보았다. 최초의 리스트를 작성한 지 4년 지난 1998년 6월 후보는 8명으로 줄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사업장들을 옮겨 다니며, 경영 능력을 평가 받았다.

1994년 6월 이사회에 최초의 공식 발표를 한 이후부터, 웰치와 담당자들은 이사회에 일 년에 두 차례 경과보고를 하고 2월과 7월에는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또한 매년 4월과 7월에 회사 외부에서 이사회 회원들과 후보자들 간의 만남을 주선했다. 경영권 승계 준비는 이런 식으로 매년 1년 내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웰치는 1999년 봄과 2000년 봄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사업부의 CEO들로부터 후임자 선정과 새로운 경영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사실, 이 방법은 전임 회장이었던 레지널드 존슨이 잭 웰치를 자신의 후임자로 선출할 때 활용한 방법을 조금 변형한 것이었다)

잭 웰치는 후보자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미 20여 년 전에 치열한 경영권 승계 과정을 경험해 본 그였기에, 정치적 싸움이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8년 말이 되면서 후보가 최종적으로 3명으로 압축되었고, 이는 매스컴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비소모적인 비방이나 정치적 움직임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후보자들 간에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후계자에 대한 매스컴의 관심은 점점 달아올랐다. 웰치는 최종 결정을 앞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명의 후보자들에게 각자 자신의 후임자를 선정하여 인수인계를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 전통적으로 GE는 철저하고 뛰어난 인사관리 시스템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세 후보는 어렵지 않게 자신들의 후임자를 선정할 수 있었다. 이 조치를 통해 GE의 전직원들은 누가 새로운 CEO가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GE의 핵심 사업부 3곳을 누가 이끌게 될 것인지는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높은 관심에 상관없이 시간이 흐를수록 웰치의 고민은 점점 깊어 갔다. 잭 웰치 시대 이전부터 GE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리더들을 육성하는 인재공장으로 유명했다. 최종 후보로 남은 3명은 인격과 능력에 있어 모두 출중한 인물들이었다. 업무처리능력, 성과, 리더십, 직원들에게 받는 신뢰, 도덕성 등 어떤 면으로 봐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후임자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위임할 수 없는 사항이었다. 웰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후임자 결저의 어려움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후임자를 결정하는 일이 그토록 어려웠던 이유는 우리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후보자가 세 사람이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GE 의료기기 사업부의 제프 이멜트, 발전설비 사업부의 보브 나델리(Bob Nardelli), 그리고 항공기엔진 사업부의 짐 맥너니(Jim McNerney)가 그들이었다. 세 사람 모두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CEO들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루어냄으로써 회사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세 사람 모두 GE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오랜 고심 끝에 웰치는 10월 제프 이멜트를 후임자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직감을 믿었고 그것이 옳은 선택이기를 바랐다.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짐 맥너리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제프를 선택했네. 만일 화를 내고 싶다면 나한테 내게. 내 사진을 벽에 걸어두고 다트라도 던지게. 그렇게 해서 자네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말일세. 나는 지금 제프를 선택한 분명한 이유조차 자네에게 설명할 수가 없네. 그저 내 직감이 그렇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네. GE에는 3명의 금메달 후보자가 있었지만, 금메달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네.”

11월 24일 이사회는 제프 이멜트를 만장일치로 GE의 차기회장으로 임명하는 데에 동의했다. 이제 세 후보 중 한 명은 GE의 제9대 회장이 되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것은 이미 정해진 원칙이었다. 이사회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고 열흘도 채 지나기 전에 짐 맥너리는 3M(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의 CEO로 스카웃 되었고, 보브 나델리는 홈디포(Home Depot)의 CEO가 되었다. 두 회사 모두 당시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기업이었다.


잭 웰치에서 제프 이멜트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1994년 23명 후보자 명단 작성, 1998년 후보자를 8명으로 압축, 1998년 말 3명의 최종 후보 발표, 2000년 11월 차기 GE 회장으로 제프리 이멜트를 선정, 2001년 9월 임명. 차기 회장을 뽑는데 걸린 시간은 6년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GE의 철저한 경영권 승계 과정은 잭 웰치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GE의 오랜 전통이었다. 잭 웰치 이미 오랜 전에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레지널드 존슨에서 잭 웰치로의 경영권 승계 과정
잭 웰치는 자신의 책에서 제프 이멜트에게 회장이 된 소식을 전하는 순간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2000년 11월의 어느 토요일 아침, 나는 ‘새로운 사람’(New Guy: New Guy는 GE의 차기 회장을 임명하는 프로젝트의 암호였다)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사람’이란 나를 이어 GE의 회장이 될 제프 이멜트였다. 나는 이멜트가 도착하자마자 힘껏 껴안으면서, 20여 년 전에 레그 존슨가 나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해주었다. ‘축하합니다, 회장님!’ 제프를 껴안는 순간 내 기억은 레그(GE의 전임 회장인 레지널드 존슨을 말한다)가 코네티컷 페어필드의 내 사무실로 걸어 들어와 같은 식으로 나를 껴안았던 그날로 거슬러 올라갔다.”


1972년 12월 15일 레지널드 존슨(Reginald Jones)이라는 인물이 제너럴 일렉트릭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었다. 그는 1939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 스쿨을 졸업하고 GE에 입사해 재무관리 부문에서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1968년 최고재무관리자(Chief Financial Officer)로 임명되기 전까지 여러 사업부를 이끌었다. 그리고 CFO가 된지 4년 만에 최고경영자 겸 회장의 직위에 올랐다.

레지널드 존슨은 최고경영자가 된지 2년도 채 안된 1974년 겨울 ‘CEO 계승을 위한 실행 지침’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함으로써 경영권 승계 절차의 첫발을 내디뎠다. 잭 웰치(Jack Welch)를 후임 CEO로 선출하기 7년 전의 일이다. 존슨은 GE의 인사 담당 직원들과 긴밀한 작업을 통해 19명의 CEO 후보자들이 기재된 최초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모두 내부에서 양성된 사람들이었다. 존슨과 인사 담당자들은 리스트를 여러 차례 수정하며 수년에 걸쳐 후보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했다. 1977년 말, 후보자는 7명으로 압축됐다. 존슨은 7명의 후보를 보다 면밀히 시험하고 관찰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섹터 총책임자’라는 새로운 직위를 만들었다. 그리고 각 후보자를 섹터별(일종의 사업부 개념) 책임자로 임명하고 GE 본사로 불러들여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이 조치는 존슨이 후보자들을 직접 관찰하고 평가하려는 의도로 취해진 것이었지만, 이로 인해 후보자들이 모두 본사에 모이게 됐고 치열한 정치적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고 외에도 후보자들은 어려운 과제 부여, 면접 실시, 에세이 제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이런 과정은 1979년 8월 최종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후에도 계속 됐다.

존슨이 사용한 평가 방법 중에는 그 유명한 ‘비행기 인터뷰’(airplane interview)도 있었다. 존슨은 자신의 전임자였던 프레드 보치(Fred J. Borch)로부터 비행기 인터뷰를 배웠다고 한다. 비행기 인터뷰는 후보자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비행기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첫 질문이 이런 식이었기 때문이다.

“당신(후보자)과 내가 함께 회사 비행기를 타고 있었는데, 그 비행기가 추락을 하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고로 우리 둘 다 사망했다. 그럴 경우에 누가 제너럴 일렉트릭의 차기 회장이 되어야 하나?”

훗날 잭 웰치는 존슨에게서 이 질문을 받았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내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GE를 맡을 수 있다고 우겼지만 레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한 나는 최고의 후보는 자신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을 회피했으나, 레그는 계속해서 답변을 재촉했다. 결국 나는 다른 후보의 이름을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면접은 수개월에 걸쳐 반복되었다. 존슨은 각 후보에게 다른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도록 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또한 그는 후보가 아닌 모든 최고경영진들의 의견도 함께 수렴했다.

1980년 겨울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고 존슨은 3명의 후보 중 후임자를 결정했다. 우리는 그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데, 바로 잭 웰치이다. 존슨은 GE가 거대한 규모와 복잡한 구조로 인해 경직성과 관료주의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GE가 외부 환경에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이런 이유로 존슨은 GE에게 필요한 것은 ‘갱신(renewal)’이며, 그 일의 적임자로 45세의 잭 웰치를 선택했다.

존슨은 1980년 12월 15일 잭 웰치에게 힘찬 포옹과 함께 GE의 회장이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날은 그가 CEO가 된지 꼭 8년 째 되는 날이었다. 레지널드 존스은 CEO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1979년과 1980년 두 해에 걸쳐서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행한 조사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포천’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1980년 조사에서도 1위에 선정됐으며, 1980년의 ‘갤럽’ 조사 결과 ‘올해의 최고경영자’로 뽑히기도 했다.


존슨은 자신이 앞으로 20년 넘게 GE를 이끌 적임자를 제대로 선택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웰치는 그의 확신이 옳았음을 임기 내내 증명해 보였다. 존슨이 그랬던 것처럼 2001년 웰치도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내가 선택한 새로운 사람(New Guy)이 GE의 적임자(Right Guy)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GE를 떠났다. GE의 철저한 경영권 승계 과정이 계속되는 한 GE의 변화와 번영은 계속 될 것이다.



● 참고 자료:
* 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Jack: Straight from the gut, 2001), 잭 웰치(Jack Welch)
*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 1997), 짐 콜린스(Jim Collins), 제리 포라스(Jerry Porras), 김영사
IP *.150.11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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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2004.12.20 22:23:26 *.61.127.159
역씨 홍선생님다운 명쾌한 요약에 감사드리며 전적으로 홍선생님 펜이 되었음을 알려드려요. 홍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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