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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19일 08시 16분 등록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는 모든 의견에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주장과 상업성에는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 탄핵소추건 국회가결에 대해서는 정치적 파당성을 배제한 기술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개혁이 본질적이면 저항도 비례해서 완강해집니다. 타협하지 않는 개혁은 비정치적 성격을 띄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적 타협에 의해서는 개혁을 추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항세력들에게는 이 정치적 타협의 불가능성이 위기감을 증폭시켜 평소에는 결합될 수 없는 모든 세력을 규합하여 처절한 저항을 하도록 합니다. 이번 사건은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비슷한 예들을 들 수 있습니다. 고려말 공민왕의 개혁이 그 하나입니다. 파트너였던 신돈은 처형되었고, 공민왕은 좌절 속에서 살해되었습니다. 개혁의 저항세력들은 승리한 듯 했지만, 결국 역성혁명이 일어나 이씨조선이 들어서면서 고려는 망하고 보수세력은 모든 기득권을 잃고 제거되었습니다.

이조 중종때 도덕정치를 주창하던 강직한 조광조 역시 타협이 없는 개혁에 실패하고 사사되었습니다. 후기로 들어와 왕권을 강화하고자 했던 정조의 개혁 역시 저항에 밀려 와해되었습니다. 정조 역시 독살당한 것이라는 독살설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항 세력들은 승리한 듯 했지만, 그 후 어리거나 무식한 왕을 내세운 긴 세도 정치 속에서 조선은 숨이 끊기고 끝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개혁이 꼭 필요한 자리에서 싸움에 이기지 못하면 그 결과는 모순과 부조리의 만연을 통해 사회 전체가 낙후되고 결국 국가전체가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정치적 불안정은 외교적 저자세와 군사적 무력화를 동반하게 되고 경제적 환경을 악화시킵니다. 국민이 몰아 준 힘의 공백이 정치적 리더십을 결정적으로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순신에 대한 한 평가가 생각납니다. ‘이순신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정치적 무관심이 바로 정치가 그를 두려워 한 이유였다 ’ 개혁이 개혁다운 근본성을 가지려면 비정치적이어야 합니다. 개혁의 대상들과 타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비정치성 때문에 결집된 저항세력으로부터 부당하고 잔혹한 보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개혁의 어려움입니다. 이번 대통령의 탄핵소추사건은 기술적으로 개혁과 저항 사이의 힘의 역학관계와 그 움직임을 매우 잘 관찰할 수 있게 해 준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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