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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5일 23시 32분 등록
33년을 살았다. 그 동안 세 번의 소명이 날 찾아왔다. 내게 찾아 온 세 번의 소명을 우연한 기회에 정리할 수 있었다. 사부님과 연구원들과 함께 쓴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 내 안의 강점발견법’의 저자소개를 쓸 때였다. 사부님의 제안으로 일반적인 저자소개와는 다른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이른바 dream picture 컨셉. 내가 바라는 미래를 이미 일어난 형식으로 썼다. 그런데 써 놓고 보니 뭔가 아쉬웠다. 아쉬움을 없애기 위해 고민했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명(天福, calling) 컨셉으로 써보면 어떨까?’ 이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가슴이 뛰면서 미로에서 출구를 찾은 듯 기뻤다. 이 아이디어는 죠셉 캠벨의 덕이 크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 중 하나인 테세우스가 아드리안느에게서 실타래를 얻어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듯이 나는 캠벨의 ‘신회의 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유려한 저자소개를 완성할 수 있었다.

내게 온 소명에 대해 생각해봤다. 처음에는 소명을 정리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서른세 살을 살면서 세 번의 소명이 찾아왔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소명, 24살(1999년)
당시 나는 초라한 과거와 무너지는 현실 속에 갇혀 있었다. 23살부터 25살까지,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시기였다. 당시 심정을 여기에 다 적기 번거롭지만, 한 마디로 견디기는 힘들고 잘못된 길로 빠지기는 너무 쉬운 시기였다.

햇살이 아름다웠던 어느 날이었다. 책 한 권과 함께 첫 번째 소명이 찾아 왔다. 그 책이 내게 속삭였다. ‘너의 꿈을 찾아라. 거기에 너의 전부를 걸어라. 그러면 어제와 다른 하루를 만나게 될 것이다.’ 소명을 받고 처음으로 죽었다 살아났다. 그리고 꿈을 향해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십년 전인 1999년, 나는 운명적인 책을 만났다. 바로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다. 이 책과의 인연은 우연이었다. 1998년 가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사부님의 첫 책인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만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당시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나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점에서는 그냥 한 번 들었다가 놨다. ‘책 제목이 자기계발서 같지 않은데’하고 생각하면서. 돌아보면 ‘때’란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때’란 ‘자신이 준비가 된 때’이거나 ‘어떤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아닌가 싶다.

‘낯선 곳에서의 아침’과 만난 곳도 광화문 교보문고였다. 눈에 이 책이 들어왔고, 무심코 저자 소개를 봤다. 그리고 그냥 아무 데나 펴서 읽었다. 당시 어떤 내용을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느낌은 생생히 기억한다. 그 떨림.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떨렸다. 1999년 2월 연달아 두 번을 읽었다. 그리고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구해서 두 번을 이어서 달리듯이 읽었다.

당시 내 독서력은 보잘 것 없었다. 300쪽 정도의 경영서적을 읽는데 30시간이 넘게 걸렸다. 22년 살면서 교과서와 참고서, 만화책 외에는 책을 잡은 적이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사람이 나였다. 그런 내게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쉬운 책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내 가슴에 크게 울렸다. 나에게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 했던가”라는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의 말은 절묘하다. 내게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 그 ‘한 권’이었다.

이 책 이후 우연히 좋은 책 두 권을 더 읽게 되었는데, 1999년 5월에 읽은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창조기업’과 10월에 읽은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가 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다. 두 책 모두 두 번 연달아 읽었다. 두 책을 통해 기업의 힘과 경영의 매력을 맛볼 수 있었다. “책은 세상 속으로 외출한다. 신비롭게도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여행을 하다가 누군가 이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그 때에 가 닿는다. 우주적 힘이 그러한 조류를 인도한다.”는 에리카 종(Erica Jong)의 말은 옳다. 이 두 권의 책을 이 시기에 만나게 해준 ‘우주적 힘’에 감사한다.

첫 번째 소명(‘너의 꿈을 찾아라. 거기에 너의 전부를 걸어라. 그러면 어제와 다른 하루를 만나게 될 것이다.’)을 따르자 소명대로 되었다. 1999년 이후 나의 하루는 완전히 달라졌다. 매년 1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해가 거듭하면서 글을 점점 더 많이 쓸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좀 낫지만 2002년까지는 1년에 100권을 읽는다는 것은 내게 큰 도전이었다. 책 한 권 읽는데 30시간 걸리는 내가 100권을 읽기 위해서는 하루가 완전히 재편되어야 했고, 독서가 시간에 대한 우선순위의 맨 윗자리를 차지해야 했다.

수동태형 문장을 싫어하는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수동태를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소명이 나를 이끌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두 번째 소명, 30살(2005년)
평생의 스승님의 말씀과 함께 두 번째 소명이 찾아왔다. ‘첫 번째 도약을 준비하라. 너의 컨텐츠를 가져라. 그러면 어제와 다른 너를 만나게 될 것이다.’

2004년 12월, 사부님의 배려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의 첫 번째 기수로 참여할 수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나의 직업관과 직업, 내면적 자산(강점과 경험), 미래의 아름다운 풍광 10개를 정리할 수 있었다. 흩어져 있던 나에 대한 정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다음 해 3월 변화경영연구소의 1기 연구원이 되었다.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책을 읽고 정리하는 법을 제대로 배웠고, 서로에게 친구이자 스승인 평생의 사우(師友)들을 만났다. 사부님과 세나와 함께 한국무역협회의 경영혁신 과정을 정리한 ‘공익을 경영하라’의 집필 작업에 참여하면서 한권의 책이 탄생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이때의 경험은 사부님과 세나와 함께 첫 책을 쓰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두 번째 소명은 두 번째 죽음이자 재생의 과정이었다. 두 번째 소명을 받아들이자 나를 믿고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3년을 달려 변화경영연구소의 1기 연구원으로써 내 인생의 첫 책인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공저)’를 출간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도약을 준비하라. 너의 컨텐츠를 가져라. 그러면 어제와 다른 너를 만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소명은 현실이 되었다. 어제의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오늘의 나는 경영 컨텐츠 전문가였다. e러닝과 우편원격훈련, 책과 오프라인 교육을 기획하고 개발 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되었고, 온 ․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경영 및 기업 교육 컨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한 경력 역시 갖추게 되었다.

세 번째 소명. 33살
첫 번째 소명은 온지도 몰랐고 그것이 소명인지도 몰랐다. 절실했기에 그 메시지를 따랐다. 다른 대안이 없었다. 당시 상황은 힘들었지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두 번째 소명은 초대였다. 그 초대에 망설임 없이 응한 것이 다행이고 다행이다. 돌아보면 운이 많이 따랐다.

올해 1월, 영웅 신화와 함께 세 번째 소명이 찾아 왔다. ‘신화를 현실로 침투시켜라. 세상에 꽃씨와 불씨를 뿌려라. 그러면 어제와 달라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소명은 유혹이었다. 어느 일요일 저녁, 사부님과의 우연한 대화가 계기가 되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그 메시지를 나는 놓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부님의 한 마디 말씀에 내 가슴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 유혹을 놓칠 수 없어 덥석 잡았다. 나를 찾아온 세 번의 소명 모두에 사부님이 계셨다. 그러니까 나의 헤르메스는 사부님이시다.

세 번째 소명,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잘 해낼 자신은 없다. 하지만 확신은 있다. 세 번째 소명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그 떨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초조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조급해지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인 혼재된 떨림이다.

내게 온 소명의 길을 묵묵히 걷고 싶다. 햇살이 좋아 즐겁게 걷는 날도 있을 것이고, 뜨거운 햇볕에 지치는 날도 있을 것이다. 흐린 날에 우울해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이 쓸쓸함을 연주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눈 내리는 밤의 외로움도 있을 것이고 질퍽이는 눈을 거칠게 걸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온전히 겪을 것이다. 피하지 않을 것이고 무시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버하지도 않았으면 한다. 그저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시간이 흐르고 날은 바뀌고 계절 또한 변할 것이다. 그 모든 과정 속에 나는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성숙(成熟)해지기를 바란다. 좀 더 넓어지면 좋겠다. 타고난 그릇이 작더라도 조금만 더 넓어졌으면 한다. 옹졸한 나를 보는 내가 슬프고 가엽다.

인류를 빛낸 영웅들의 여정에서 배울 것이다.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도약한 이들을 매일 만날 것이다. 매일 두 가지를 물을 것이다. ‘오늘 내 가슴에 새겨진 물음표는 무엇인가?’, ‘오늘 내가 얻은 느낌표는 무엇인가?’. 질문을 품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면 나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어제 보다 나아진다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사부님의 가르침을 받은지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어려움을 알 것 같다.

세 번째 소명을 덥석 잡았지만 바로 소명을 따를 수는 없었다. 내 가슴은 너무 떨렸고 소명의 울림은 너무 컸다. 그래서 두 달 내내 책만 읽었다. 언젠가 사부님께서 말씀하셨다. “책을 읽고 정리하지 않으면 책은 바람”이라고. 나는 바람처럼 책을 읽었다. 책을 어떻게 읽고 정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물을 치지 않고 자유롭게 읽었다. 나름의 워밍업이었다. 예열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았다.

지난 두 달 동안 나와 함께 한 바람들을 대강 모아보면 이렇다. 파울료 코엘료의 책 5권, 죠셉 켐벨의 책 3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4권, 토마스 벌핀치의 책 1권, 고운기의 삼국유사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노년, 하워드 가드너의 책 2권, 체 게바라 평전, 마틴 루터 킹 관련서 2권, 헬렌 켈러에 관한 책 2권, 유일한 평전, 이순신에 대한 책 2권. 가벼운 심리학 서적 3권.

책을 읽으며 세 번째 소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계획을 세웠다. 나는 앞으로 매달 범인에서 영웅으로 도약한 인물 한 명을 정할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동안 그에 관한 것만 읽고 생각하고 쓸 것이다. 책으로 쓸 양의 100배를 읽고 책으로 나올 양보다 3배를 쓸 작정이다. 영웅과 함께 놀고 하루의 몇 시간이라도 그가 되어 살 것이다. 적어도 1년은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작업을 ‘영웅 프로젝트’라 이름 붙였다.

4월의 영웅은 ‘이순신’이다. 7년간 조선을 휩쓴 전쟁을 온몸으로 이겨낸 인물이다.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서 그 동안 그에 관해 읽은 책이 12권이다. 그런데 아직도 막막하다. 내게 이순신은 산이다. 너무나 매력적인 산이다. 이 산을 어떻게 올라야 할지 깜깜하다. 나 같이 좁고 모자란 사람이 이 위대한 인물을 품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 그래서였을까. 4월 초를 넘기며 많이 아팠다. 충분히 준비 운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었나 보다.

5월의 인물과 6월의 인물도 만만치 않기는 매한가지이다. 많이 걱정되지만 그 만큼 두렵지는 않다. 대학자인 죠셉 캠벨을 나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에게도 나와 비슷한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신화의 힘’에 따르면 죠셉 캠벨은 변변한 직업 없이 오직 ‘신화’라는 소명에 천작하던 20대 후반에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 의식이 제대로 된 의식인지, 아니면 엉터리 의식인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존재가 제대로 된 존재인지, 아니면 엉터리 존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어떤 일에 천복을 느끼는지 그것은 안다. 그래, 이 천복을 물고 늘어지자. 이 천복이 내 존재와 의식을 데리고 다닐 것이다.”

나도 이런 마음이다. 캠벨을 따라 다음과 같이 적고 싶다. 캠벨 할아버지도 귀엽게 봐주리라 생각한다.

“나의 약점과 모자람을 안다. 알기 때문에 괴롭지만 그것을 탓하고만 있지는 않겠다. 죠셉 캠벨이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라고 말한 ‘태만을 방기하는 죄악’은 저지르지 않겠다. 산 같은 영웅들을 더듬고, 바다처럼 위대한 인물들 속에 빠져보자. 그래, 이들을 물고 늘어지자. 이들이 내 존재와 의식을 이끌어 줄 것이다.”

지난 3월 31일은 두 달 간의 워밍업을 마무리하는 날이었다. 영웅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세레모니를 하고 싶었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싶었다. 아무 뜻 밝히지 않고 사부님에게 연락을 드렸는데, 감사하게도 사부님께서 함께 해주셨다. 사부님은 내게 소명을 일깨워주신 분이자 영웅 여정의 생생한 모델이시다. 사부님과 함께하는 세레모니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2008년, 영웅 프로젝트와 함께 천천히 죽고 싶다. 그렇다. 나는 지금 세 번째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잘 죽고 거듭나면 비약(飛躍)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년 후 내가 비약했는지는 두 가지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성숙함’과 ‘사부님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책 한 권’. 나의 남은 30대를 세 번째 소명에 걸 것이다. 2008년 3월 31일 이후의 삶이 아래와 같기를 소망한다.

“마흔이 되기 전에 5권의 책을 펴냈다. 칠 년 동안 내가 품은 화두는 개인과 조직의 위대한 변환이었다. 화두를 깊게 품었고 그 속에서 통찰을 얻었다. 물음표와 느낌표로 가득한 칠 년이었다. 나의 책은 개인과 조직의 위대한 변환을 위한 길잡이였고, 꽃씨이자 불씨였다. 나는 사람들에게 꽃씨를 뿌려, 내면에 깃든 잠재력을 피어냈다. 조직의 심장에 불씨를 지펴, 새로운 미래를 구워냈다. 꽃씨와 불씨를 받은 이들은 자신만의 신화를 창조했다.”

마흔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세 번째 소명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나의 30대는 도약을 담은 한 편의 시가 될 것이다.


햇살처럼 꽃씨를 뿌리고 불씨를 지폈다
개인과 조직의 변환을 위한 꽃씨와 불씨
시들고 떨어지면서
흔들리고 번지면서
작은 꽃씨가 꽃밭을 이루고
미약한 불씨가 장작불이 되었다


세 번째 소명이 왔다.
워밍업은 끝났다.
이제 출발이다.

“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다.”, 죠셉 캠벨의 말을 믿는다.
IP *.6.17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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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04.16 00:18:22 *.207.136.220
저와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과정을 겪으시고,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계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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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08.04.16 00:35:03 *.64.7.164
4월의 세번째 책 신화의 이미지 읽고 있는 중입니다.
버릇처럼 자기전에 들렀는데 顯山 선배의 글이 보였어..
왜 顯山 이라 했는지 이제사 조금 알겠네..

스스로를 두드려 쌓고 또 쌓아가는 모습에서
신화의 이미지가 顯現됨을 이렇게 확인하게 되는군.....

워밍업이 끝난 세 번째 소명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소
내 좋아하는 싯귀 하나 남기리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렵혀 지지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顯山 선배 나도 그대가 원하는 문이 열릴 것으로 믿어
아주 간절히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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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16 04:53:23 *.36.210.11
네 글을 읽으려고 일찍 깨었나보다. 징한 네 사랑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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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4.16 12:13:14 *.209.27.89
소장님과 함께 하는 영웅세레모니라니, 정말 멋지다.
서른 세 살이나 먹은 사회인이 그런 걸<!> 하고 싶어하고,
사회적으로 쟁쟁한 명사 한 분이 그 출발을 축복하셨다는거지.

하긴 승완씨는 소장님의 1호 제자이지,
어쩌면 승완씨를 보며 연구원제도를 착안하셨을지도 모르고,
언젠가 버스 안에서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듯
"늘 내 곁에 있어주려고 해서 고마운" 제자이지.

그러니 승완씨는 변경연 역사의 메모리이고
연구원 제도로 누구보다 아름다워진 사람은 바로
소장님 본인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눈밝은 기록자이지

누군가의 출판기념회에서 돌아서 눈물을 훔치며
나는 사부님의 가장 못난 제자라고 했던 승완,

"타고난 그릇이 작더라도 조금만 더 넓어졌으면 한다. 옹졸한 나를 보는 내가 슬프고 가엽다. "

이 문장에서 소문으로만 듣던 그 많은 눈물의 의미를 알겠다.


승완이 오랜 자기연민에서 몸을 떨쳐 새로운 소명을 받아들여, 몰라보게 아름다워질 것이 믿어진다. 위 글을 읽으며.

못난 제자, 잘난 제자가 어디 있겠느냐만,
소장님의, 가장 오래 되었을뿐만 아니라,
가장 빛나는 제자의 한 사람이 될 것도 믿어진다. 위 글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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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4.16 12:48:29 *.244.220.254
소명이라는 꽃씨를 찾아 새롭게 뿌리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언젠가는 뿌렸던 꽃씨로 만발한 아름다운 꽃밭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기대합니다. 걸어가셔야할 길에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문득 글을 읽는데, 계속 이 글이 생각에서 떠나지 않네요

<꽃씨를 거두며> - 도종환

언제나 먼저 지는 몇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이슬과 바람에도 서슴없이 잎을 던지는
뒤를 따라 지는 꽃들은 그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며
사랑한다는 일은 책임지는 일임을 생각합니다.

사랑한다는 일은 기쁨과 고통, 아름다움과 시듦, 화해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삶과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일이어야 함을 압니다.

시드는 꽃밭 그늘에서 아이들과 함께 꽃씨를 거두어 주먹에 쥐며
이제 기나긴 싸움은 다시 시작되었다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고 삶에서 죽음까지를 책임지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들의 사랑임을 압니다.

꽃에 대한 씨앗의 사랑임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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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2008.04.17 14:19:05 *.239.124.170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나의 아름다운 친구야, follow your bl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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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04.17 15:29:49 *.223.104.12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영웅은 없다고 하지요.
평범함과 위대함의 차이를 가르는 것은
바로 한 사람의 내면이 그 어떤 계기를 만나고,
그 계기를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그 계기에 눈뜨고,
끊임없이 요동치는 꿈을 향한 설레임과 흥분을
실천전 삶에 연결시킴으로써
어제와 다른 오늘, 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의 나를 창조한
결과가 아니겠는지요.
뜻을 세우고 뭔가를 위해 미친 듯 매진해 볼 수 있는 30대의 풍광.
물론 나이가 결코 제약이 될 수 없다고는 하지만
모든 일에는 가장 적정한 때가 있는 법.
그대의 나이에, 위대한 소명을 찾아 여기까지 오셨음에 실로 대단한 존경심이 듭니다.
'세월'이 '젊음'에게~~때로는 속삭임으로 때로는 부지깽이처럼 때로는 채찍질처럼 가르쳐 주신 것을 잘 배우고 따르고 계시군요.
'그 세월'도 너무 아름답고 고귀하며
'그 젊음'도 너무나 푸르르고 청청합니다.
구본형 선생님께서 가장 높이 사시는 인간의 덕목이 '성실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 일상의 하루를 '개편'하기 위해 조금씩, 그리고 무던히 노력은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다시 책을 잡고 또다시 책을 잡고
그 가운데 제 생각의 편린들을 잡고 또 잡고 그러고 있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아름다운 '청춘'의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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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2008.04.19 23:26:28 *.155.44.104
님의 확고한 의지가 담겨있는 참 좋은 글이였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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