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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0일 18시 43분 등록
난 도스 세대다. 컴퓨터에 내 의도를 입력할려면, 명령어를 암기해야 했고 자판을 쳐야만 했다. copy, hdisk, dir.....같은 명령어를 입력하면, 컴퓨터는 잠깐 생각하는 것 같은 분위기에 있다가 결과를 내준다. 지금 이런 방식으로 작업을 하라고 하면, 모두 컴퓨터를 버릴 것이다. 그나마 전세대의 컴퓨터에 비하면 발전한 형태였다. 전에는 천공카드로 구멍을 뚫어서, 입력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결과가 나올려면 꽤나 시간이 걸렸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입력 방식을 혁신한 것은 애플이다. 스티븐 잡스는, 제록스라는 복사기 회사에 간다. 그곳에는 PARC(팔로알토)연구소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그래픽방식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발견한다. 스티븐잡스는 그 연구실에서 미래를 발견한다. 덕분에 명령어를 암기할 필요도 없고, 마우스로 아이콘을 클릭하면 실행이 되는 컴퓨터가 나왔다. 재주는 PARC가 넘고, 재미는 잡스가 보았다. 잡스는 이것을 잘한다. 새로운 기술이 있으면, 상품으로 만들어서 돈을 번다. 훗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UI를 따라한다. 이 과정에서 게이츠와 잡스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 모르지만, 여하튼 그래픽UI의 원조는 잡스다.

애플로 복귀하면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파드....제품군을 개발한다. 그가 혁신한 것은, 감성적 디자인과 부피대비 많은 용량, 그리고 역시 UI다. 아이폰을 시연할때, 손가락으로 디스플레이의 개체들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디스플레이의 아이콘이 물리적인 터치에 반응하는 모습에 관중은 열광한다. 또 한번 잡스의 18번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터치스크린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공중에서 영상을 이리저리 배치하고, 움직이고,집어치우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영화에서처럼,본래 터치스크린 기술은 잡스가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이미 수년전에 개발된 상태였다. 단지 아는 사람만 아는 상태로만 남아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이리저리 조금씩 건드려서, 특허를 따내기는 했지만, 범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든 것은 잡스가 처음이다.

그래픽UI와 터치스크린 기술을 보면, 잡스가 기술을 상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유추할 수 있다.

'빌게이츠와 어떤 유명한 마켓터는, 돈을 벌려거든 사람들이 MUST HAVE 하는 제품을 만들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열광하면서도, 사지 않으면 안되는 제품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좀 짜증이 나는데, 그걸 몰라서 못만드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당 수천만원 강연비를 받는다면 사기다.

열광까지는 아니더라도, 쓸만한 상품을 만드는 것은, 잡스에게서 배울 수 있다. 애플은,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있다고 말했다. 여담이지만, 왜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가 생각났는지 모르겠다. 둘다 절묘해서일까? 따라쟁이 S전자는, 즉시 인문학적 소양을 겸비한 엔지니어를 모집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잠깐 웃겼는데, 기능사처럼 인문학을 자격증화 하는 것이 좀 거시기하다.  

인문학 열풍이라고 해서, 사장님들이 장자, 한비자, 논어등 몇백만원 짜리 강연을 듣는다. 그런 지식이 인문학일까? 잡스는 아이폰을 개발하는 회의중에, 손가락을 보며 자주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에게 손은, 죽음 다음으로 신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다. 손은 여러가지 작업을 할 수 있는 툴이지만, 한계가 있다. 인간은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고, 편하고, 즐거운 것을 좋아한다. 이런 '인간의 속성'을 아는 것이 인문학이다. 역사 책에도 나와있겠지만, 왜 인간은 서로 죽여가며 전쟁을 했겠는가? 자기 편하고, 많이 가질려고 싸운 것 아닌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인간이다. 두 손으로 했던것 한손으로 하고, 그거마저도 손가락 대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기뻐할 것이다. 잡스의 인문학은 이런거다. 

'인간의 속성'을 알려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당장 주변만 보아도, 쉽게 알수가 있다. 나는 사장이기 전에 인재가 되고 싶다. 나를 쓸만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매킨토시, 아이폰 같이, 잡스의 상품처럼 나를 상품으로 만들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구인 시장에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다. 구직자가 이렇게 많은데도, 쓸만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다. 내 사업체도 마찬가지다. 직장 구하기 어렵다고 뉴스에서는 나오는데, 딴 나라 이야기 같다. 사람이 너무나 급하다. 인재라고 해봤자, 대단한 기술이나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단, 내가 원하는 인재상은 하나다. 또 나도 그런 인재가 되고싶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

사람은 엄청난 역경에 부딪혀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힘으로 남극점과 히말라야를 정복해왔다. 물론 죽은 사람도 많은데, 그들이 죽은 이유는 엄청난 역경 때문이 아니라, 동료의 '이 가는 소리', 나 보다 물 한모금 더 마신 경우, 혹은 '킁 킁'거리는 짜증 나는 습관 때문이다. 

인간은 큰게 아니라, 밴댕이 코딱지 만한거에 미쳐버린다.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할때도, 우리가 실망하는 부분은 지극히 작은 것들이다. 옷을 샀는데, 실밥 마무리가 안되어 있으면, 그 순간 그 옷 입기 싫고,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 매장에게도 짜증이 난다. 예전에는 '이 정도쯤이야'라고 여기고, 넘겨 버렸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모두가 열심히 만들고, 완벽을 추구한다.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하나의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술이 완벽하면, 그에 맞는 기회가 온다. 세상이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내 팔자가 왜 이 모양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세울만한 기술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창조고, 인문학이고, 일단 접고 하나만 제대로 하자. 세상에 지금까지 없었던 무언가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이거 하나만큼은 저 사람'이라는 고객의 믿음이 먼저다. 내 일을 완벽하게 하면, 혁신이다.
IP *.48.10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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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10.21 13:00:28 *.30.254.21
거참...아는 이야기지만 재미있어.
접대 멘트 아니다.
계속 써라..

난 속도가 안 나.
너무 오래 걸려..사부님 말씀대로
내가 얼마나 느린 사람인지..요즘은 완벽하게 이해했어.ㅋㅋ
빠른 니가 부럽진 않은데
그림 잘 그리는 너는 부럽다. ㅎㅎ

난 느릿 느릿 청산도 길을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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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1 22:54:08 *.123.110.117
오잉. 저만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용...^^

그림은 요즘 눈으로만 그립니다. 좋은 작품 보고, 구상만 해요. 
그리긴 그려야할텐데...

느려도 한결같은 것이 빠르지요. 
저는 빨라도, 중구난방이에요. 그리고, 얼마전에는 이렇게 급하게 살다가 큰일 나겠다 싶더라고요.
건강 검진 받았는데, 다행히 별 이상 없었습니다. 

가끔 저좀 말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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