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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3일 18시 28분 등록
관계가 나빠지면, 웃음과 대화가 사라진다. 물어도 대꾸하지 않고, 호의를 냉소로 답한다. 직원들의 이런 분위기는 고객에게 전달된다. 내 일본어 선생님, 마에다 상은 한국에서 오래 살았다. 그녀는 백화점이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아직도 긴장한다. 점원들의 태도에 상처 받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으면서 카운터를 보거나, 손님 얼굴은 보지도 않고 영수증을 준다. 이런 행동은 참 무식하다. 반대로 내가 일본에 가면, 반대다. 일본의 종교는 도교인데, 그들의 종교는 '일'자체인 것 같다. 일터를 성역으로 생각하고, 누군가 그곳에 침범하는 곳을 허하지 않는다. 데이트를 즐기다가도 일할 시간이 되면, 일터로 간다. 상대도 아쉬워하거나 말리지 않는다. 일을 소중히 생각하고, 일을 대하는 태도에는 긴장감과 기합이 들어가있다. 전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손님의 감정과 기분을 존중해준다. 한국처럼, 돈을 내면서도 점원에게 무시 받는 경우는 없다. 

일본을 칭찬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밝고 명랑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그런 분위기의 매장에서 손님도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사장이 바라는 것은 매출이 오르는 것이다. 회사가 밝고 명랑해야 매출도 오른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생긴것이 인센티브 제도다. 특히나 판매업종에는 모두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 자동차, 구두, 화장품 모두 있다. 물건을 팔면, 매출 대비 얼마의 인센티브가 자신에게 떨어진다. 당연 더 열심히 하고, 물건을 팔때마다 신난다. 

그렇다고 인센티브가 모든 해결책은 아니다. 판매업은 관계업인데, 판매는 손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면, 매출이 발생한다. 화장품점과 음식점의 차이다. 짧은 시간동안 손님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한 손님에게만 집중해야한다. 한 손님에게 설명을 하는데, 다른 손님을 받아버리면, 앞의 손님을 놓치게 되거나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없다. 음식 사업과 틀린 점이다. 음식점은 단가가 낮고, 손님 혼자서 2인분 이상 먹지 않는다. 따라서 음식점은 조금이라도 적은 인원으로 운영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화장품은 판매원이 많이 있어야 매출도 오른다. 판매원이 적으면 손님을 놓쳐버린다. 손님과의 관계가 매출 자체다.

손님을  돈으로만 생각하고 달려든다면 어느 손님이라도 도망가 버릴 것이다. 인센티브의 한계다. 손님이 원하는 것은 기분 좋게 소비하기다. 속지 않았다. 정말 잘샀다'라는 감정을 오히려 상품 자체보다 중시한다.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판매원이다. 돈만 벌 생각이라면, 손님의 이런 기분은 신경쓰지 않고, 물건을 파는데만 급급할 것이다. 당장 매출을 오를지 모르지만, 올바른 사업은 아니다.

밝고, 명랑한 매장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사장의 일이다. 밝고, 명랑하다고, 펀경영이니, 매직이니, 보여주는 것은 오버다. 사람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트인다. 존중을 표현할때, 가장 쉬운 방법은 '듣기'다. 대화를 통해서 물어보고, 듣는다. 개인적으로 난 이것을 좋아한다. 회사 다닐때, 학생들과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이 참 좋았다. 특히나, 여성들은 문제 해결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화가 났고, 힘들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은 힘을 받는다. 신문에서 사장은 시간의 50%를 직원들에게 쏟으라고 이야기하더라. 그 말은 맞는말이다.

흔히, 사업하는 사람들은, 자기 같은 분신이 하나 더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한다. 외부 영업을 해야하는 데 밖에 나오자니, 회사안이 개판될 것 같다. 안에만 있자니, 직원들이 경직되고 사장을 답답해한다. 그런 사람은 과연 직원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가? 직원과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익을 혼자서 다 먹을라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조금이라도 덜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대화를 하면, 깊은 유대감이 생긴다. 깊은 유대감이 생기면, 그 직원은 제2의 사장이 된다. 사장의 분신을 만드는 방법은 '대화'다. 대화의 효용성은 또 있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사장과 직원이다. 대화를 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대화안에서 나온다. 대화하는 상호작용 속에서 사장도 피드백을 받고, 열정을 얻는다.

대화하기 어려울때는, 역시 매출이 떨어질때다. 매출이 떨어지면, 직원을 바라보는 눈빛도 달라진다.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고, 피해의식이 생긴다. 그래서, 핵심가치가 필요하다. 스티븐 잡스의 핵심가치는 '고객에게 최고의 물건을 파는 것'이다. 나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매출이 떨어져서 망하더라도 지켜내야할 가치는 무엇일까? 직원때문에 망한 사업은 많아도, 직원 덕분에 망한 사업은 없다. 직원에게 잘하면, 망하지는 않는다. 직원들이 하나가 되어서, 일하면 결코 망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다.

사업의 시작은 어디일까? 직원이다. 멀리 갈 필요가 없다. 경영의 구루도 필요없다. 구루에게서는 지식을 얻을지 몰라도, 힘은 얻을 수 없다.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은 내 직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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