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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8일 23시 39분 등록

비행기는 라이트 형제의 작품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기구를 만들고자, 어느 사업가가 라이트형제 이전에 있었다. 몇번 해보다가 돈도 안되고, 바보 취급 받는 것 같아서 그만둬 버렸다. 라이트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돈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모습을 대중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 결과 하늘을 최초로 날 수 있었다. 전자의 사업가와 라이트형제가 다른 점은 무엇일까? 

복습을 해보자. 위대한 일을 이룬 기업이나, 개인은 한가지 패턴을 보인다고 했다. 'why - how - what' 그림을 그리면 더 쉬울 것 같은데, 굳이 그리자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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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맨 안쪽의 why가 핵심가치이고, how는 핵심가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며, what은 그 결과물이다. 그래서, 애플의 예를 들었다. 애플의 비지니스 모델, 내지는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굳이 그리자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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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에서, 아이패드를 말하자면,(아이패드가 '책처럼 새긴 매킨토시'라는 것을 잡스 전기를 통해서 알다.이미 80년대부터 잡스는 아이패드의 시안을 생각중이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하고,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책같이 생긴 컴퓨터를 만들었고, 아이패드라고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삼성을 비롯 엘지, HP, 소니는....., 아이패드가 출시되자 주변 눈치를 쭈삣쭈삣 보며 개발을 망설였다. 여론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있는데, 굳이 태블릿 피씨의 필요성을 고객은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아이패드는 정신없이 팔려나갔는데, 고객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 아이패드를 구입했다. 

아이패드의 성공을 보며, 다른 업체들도 개발에 착수했다. 따라쟁이 S전자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한다. 아이패드2가 나오고 두께가 더 얇아지자, S전자 사장은 잡스의 신경질적이고, 강박적인 태도까지 따라한다. 결국 몇주만에 아이패드2보다 더 얇게 만들었다. 이때 S전자 사장의 모습을 보고, 언론은 '독이 올랐다'라고 표현했고,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제친것은 이런 한국인의 '독기'라고 씁쓸한 칭찬을 하다. 근데, 묻자. 아이패드는 스토리가 있지만, 갤럭시탭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듀얼코어, 허니콤에, 몇백만 화소의 카메라 스펙도 think different앞에서 맥을 못춘다. 

핵심가치에 대해서, 재탕하는 것은 며칠전 어느 지인이, 내가 화장품이며, 닭장사며, 순대국을 파는 사업을 하는 모습은 '안어울린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안 어울려'라고 두번이나 말했다. 나는 그를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는데, 그렇게 하면 둘다 울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았다. 물론, 이런 말은 그가 처음 한 것은 아니다. 미아리에서 닭한마리를 팔때는, 보는 사람마다 '왜 안어울리게 이런걸해요'라는 말을 첫마디로 꺼냈다. 나는 생김새도, 공무원이나 학교선생님처럼 생겼다. 이등병때 병장이 나에게 경례를 한 적이 있는데, 그는 나를 멀리서 보니, 장교로 알았다고 했다. 

장사가 나와 '안어울린다'는 것을 나도 알았는데, 그 전까지 이 직장, 저 직장 전전하다 보니, 많이 망가진 상태였고 내 자신을 스스로 신뢰하기 위해서 꾸역꾸역  출근했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장사했는 지 용하다. 별의 별 일을 다 경험하다. 특히, '미아리'라는 동네의 특수성때문에 일생 느껴볼 째째하고, 짜증나고, 꼬질꼬질함은 그때 다 느껴본것 같다. 당시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며, 내가 얼마가 그 상황에서 스스로를 설득할려고 애썼는지 처절하다.(연구원 하기전, 이 게시판의 상단부분에 잔뜩 있다.)

지금은 화장품을 팔며, 사장다운 용태를 유지하고자 애쓴다. 화장품 판다고 하면, 여고생들에게 2만원짜리 기초 화장품 파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런 경우도 있지만 매장의 컨디션을 조망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그나마 사장다운 일을 한다. 음식점 사장과 화장품 사장은 다르다. 미아리에서 내가 써빙 볼때, 손님들은 나보고 '사장님'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은 음식점 사장님을 보면, 가학의 심리가 있다. 자기들이 아는 사장님들은 모두 어려워서 제대로 말조차 못붙인다. 음식점의 사장님은 만만한 것이다. 이리저리 부리고, 말도 안되는 컴플레인도 하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낌과 동시에 스트레스도 푼다. 

언젠가 내 또래의 애 아빠가, 한번에 부탁해도 될 일을 세번에 나누어서 한 적이 있다. 생긴 것 같지 않게 깜찍하게 웃으면서 부탁했는데 그 사람이 앉아있는 테이블과 주방과 거리가 멀어서, 왔다갔다 품이 걸렸다. 3번째로, '정말 죄송한데'라는 말이 나올때 속으로 자연스럽게 'X쌔끼'라는 욕이 튀어나왔다. 

그래서 그 3년 동안 지킬려고 했던, 나의 핵심가치가 무엇인가? 뒤돌아보니,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한 것 빼고는 없어보인다. 그래도 그 3년은 내 인생에 중요했던 시기고, 그렇게 제발 생각하고 싶다. 요즘의 내 모습을 보면, 나름 불합리한 일에 대해서 항의도 하고, '이래서야 되겠습니까?'라며, 어설픈 논리도 세우곤 한다. '나도 화나면 무서워'라는 모습이 나올때면, 나 조차도 놀랍다. 물론, 험한 장사의 세계에서 비지니스를 할려면,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 

스티븐 잡스는 거울을 보며, '오늘 죽더라도 이 일을 계속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면, 나는 거울을 보면, 눈 부라리는 연습, 입으로 오물오물 거리는 연습을 한다. 이건 잘 안된다. 동네 양아치에게 멱살 잡힌 다음날, 그 양아치를 찾아갔더랬다. 그는 내 닭집 가까운 곳에서, 모자를 팔고 있었는데, 내가 나타나서 눈을 부라렸더니, 나지막히 '혼날래?'라고 말했다. 정말 무서웠다. 훗날 나도 그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취객에게 '혼날래'라고 겁을 줄려고 했더니, '니가 혼날래?'라는 대답에 당황스러웠다.
 
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3년간 닭을 팔며 공부하다.지금도 공부중이다. 나의 핵심가치는 '공부'다. 장사는 안어울려도, 장사를 공부하는 나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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