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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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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0월 26일 21시 42분 등록
첫번째 비밀: 현장만이 현실이다!


"꿈보다 현실이 더 좋다."
- 윈스턴 처칠 -



USA 투데이는 1993년 7월 14일 루 거스너의 IBM 취임 100일을 맞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내용은 '루 거스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루 거스너가 어서 빨리 IBM에 멋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스너는 오히려 '지금 당장 IBM에 가장 쓸모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비전'이라고 주장했다.

도대체 거스너는 100일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정말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다. 그는 현장에 있었다. 직원을 만나고 고객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눴다. 외부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거스너는 눈에 잘 띠지 않았다. 그는 언론에 잘 나오지 않았으며 인터뷰에 순순히 응해주지도 않았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에게는 언론에 나가 립서비스를 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는 '쇼에 등장하는 말'이 아니라 '쟁기를 끄는 말'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IBM과 마찬가지로 노키아와 닛산의 변혁도 현장의 파악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닛산 회생의 임부를 부여받은 카를로스 곤은 처음 3개월 동안 중견간부 600백명과 집중적인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그 결과에 바탕을 두고 닛산재건계획(Nissan Revival Plan, NRP)이 수립되었다.

1990년대 초반 노키아의 극적인 부활을 이끌었던 요르마 오릴라는 매니즈먼트 팀플레이의 교과서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젊은 최고경영팀(Top Management Team, TMT)과 함께 노키아 부활의 밑거름이 된 주요한 전략과 의사결정을 내렸다. 또한 오릴라는 일반 직원들과 함께 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며, 현장에 있는 직원들과 수시로 이메일로 소식을 교환하는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현장을 담지 못하는 리더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현장 직원이 살아있지 못하면 그 조직은 죽은 것이다. 왜냐하면 현장 직원의 활력이 경영 질의 외적 표출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는 하나의 단어이다. 바로 '고객'이다. 그리고 고객은 곧 '관계'다. '고객과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곳은 바로 현장이다. 따라서 현장만이 현실인 것이다.


두번째 비밀: 강점으로 돌아가라!


"전략의 본질은 무엇을 하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이다."
- 마이클 포터 -



노키아, IBM, 닛산 변신의 두 번째 공통점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오랜 동안 노키아는 제지, 고무, 화학, 금속, 가전, 정보통신 등에서 사업을 벌이는 다각화된 기업이었다. 1988년 위기 당시 노키아가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5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인해 경영 위기에 처해있었다. 오릴라는 부임 초기 내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힘쓰는 동시에 시장과 미래의 추세를 분석하는데 집중하였다. 노키아의 최고경영팀(TMT)은 미래의 성장 분야는 이동통신이며 이동통신 분야야말로 노키아가 최고로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확신했다. 이런 믿음에서 오릴라와 최고경영팀은 우선 노키아의 모태였던 제지 사업을 포함하여 가전, PC 등 기존의 사업 분야에서 철수하거나 자산을 매각했다. 그리고 시간과 자본 그리고 인력까지 모든 자원을 이동통신 사업에 걸었다.

다각화된 기업인 노키아가 이동통신 분야로의 집중한 것은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 그것은 철저히 계산된 신중한 도박이었다. 왜냐하면 노키아는 이미 이동통신 분야에 필수적인 강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1912년에 통신장비업체로서 첫발을 내딛었으며 1960년대에 이미 '무선통신 전송시스템' 장비를 개발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아날로그가 주류였던 시기에 이미 디지털(무선통신)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전통적으로 노키아는 시장 중심이 아닌 기술력 중심의 회사였다. 기술력이라는 강점은 경영진의 올바른 판단과 함께 어려운 시기에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IBM의 경우는 더욱 흥미롭다. 부임 초기 100일 간의 현상 파악의 시기를 거친 거스너는 IBM 속에 이미 부활을 위한 재료들이 곳곳에 널려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 IBM은 전세계 정보통신 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정보기술의 모든 분야(하드웨어, 미들웨어, 소프트웨어까지)를 커버할 수 있는 조언자였다.(이것은 또한 고객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기도 했다.) 동시에 IBM은 아주 오랜 동안 '안정성'과 '신뢰성'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이것도 역시 고객이 원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IBM은 어느 국가보다도 많은 수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전문가 집단이었다.(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IBM이 관료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린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거스너는 IBM의 이런 강점을 종합하여 '고객 중심의 토탈 솔류션 제공 업체'라는 한 문장으로 명쾌하게 표현했다. IBM 말고 어느 누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강점은 힘든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강점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해야할 것 리스트' 만큼 '하지 말아야할 것 리스트'가 중요하다. 불필요한 사업 분야에서 빠져나와야 하고 고층 건물이나 호화 예술품 같이 의미 없는 것들은 미련없이 팔아치워야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 있으면서 자신이 잘 모르는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거나 단 한 번의 인수나 합병으로 상황을 극복하려는 기업은 반드시 패한다. 나는 이것을 '경영을 통한 자살'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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