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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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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16일 22시 40분 등록
9. 열정과 좋아하는 것-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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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내게는 초등학생인 조카가 있다. 이제 9살인 조카 녀석과 목욕탕에 갔다. 이제는 너무 커서 엄마하고는 갈 수 없단다. 녀석도 뭘 아는지 이제는 남탕만 고집한다.(남자 어른들은 갈 수만 있다면 여탕만 고집할 텐데... 농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간만의 목욕인지라 둘 다 한결 훤해진 느낌이다. 기분이 좋다. 슈퍼에서 바나나 우유를 사서 빨대를 꽂으며 걷고 있다.(우린 둘 다 흰우유를 잘 못 먹는다. 먹으면 배가 아프다.)

내가 물었다.

나 : 삼촌 좋아?
조카 : 응! 좋아!
나 : 왜 좋아?
조카 : 그냥 좋아!(귀여운 녀석!)

그리곤 웃는다.

나 : 요즘 학교는 어때?
조카 : 어, 무지 좋아!
나 : 뭐가 좋아?
조카 : 그냥 좋아! (나 속으로 '이거 바보 아냐!')

그리곤 또 웃는다.

나 : 검도는 잘 다녀? 재밌어?
조카 : 어, 재밌어.
나 : 뭐가 재밌는지 삼촌한테 자세하게 말해봐!(걸렸다!)
조카 : 삼촌, 그걸 꼭 말해야해?
나 : (당황하며) 다-다-당연하지!
조카 : 그럼, 바나나 우유도 왜 맛있는지 알고 먹어야하는거야?
나 : ... (순간적으로 내가 바보라는 생각이 든다)

조카는 다시 한번 웃는다.(앞니가 다빠진 녀석의 웃음이 얼마나 이쁘던지.) 조카의 웃음은 내가 아는 최고의 웃음이다. 그런 웃음을 가진 녀석이 부럽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텐데...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시는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한 가지 약속을 한다. 조카가 커가면서 그 웃음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진심으로 지킬 수 있길 바란다), 절대로 내가 그 웃음을 깨뜨리지는 않겠다. 나는 평생 이 작지만 소중한 약속을 지킬 것이다.

왜?

"그냥 그러고 싶다!"

어릴 적 읽은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아마 이 시의 주인은 조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졌나보다. 누군가 그리고 무엇인가를 좋아하는데 꼭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다. 돈이나 명예가 목적인 사람은 언제나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머리가 아프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은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부, 사회적 지위 그리고 명성 때문에 하는 일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공자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 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 분야에서 '대가'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일과 여가를 구별하지 않고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가 존 호프 프랭클린은 말한다. "내가'기다리던 금요일일 왔구나'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 것은 금요일이 되면 이틀 동안 방해받지 않고 꼬박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명한 심리학자 도널드 캠벨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는 젊은 후학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돈에 관심이 있거들랑 과학에 뛰어들지 말라. 어떻게든 이름을 날려야 보람을 얻을 수 있겠다는 사람도 과학에 뛰어들지 말라. 명예란 것은 주어지면 고맙게 받을 일이지만, 여러분을 즐겁게 하는건 일 그 자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이 정도는 되야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모았던 온라인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 챔피언 임요환. 그는 500백만 스타크래프트 매니아의 영웅이다.(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이다. 베틀렛 서버 USW에서 아이디 management를 발견하면 한판 붙자!) 그가 세계 챔피언인 이유를 어느 신문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기 자 :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임요환 : 게이머의 인기나 돈이 목표라면 하루 빨리 다른 길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게이머로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무엇보다 게임을 좋아해야지 인기나 돈을 바란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죠.


그대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알고는 있는가? 그대는 내게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른다. "삶은 영화나 만화가 아니다.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가?" 여기서 성공은 아마 돈이나 명성 같은 것을 의미할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적어도 스스로는 만족하고 행복을 느낄 테니까. 하지만 먹고 사는 일은 진지한 것이고 생계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 (1)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되는가? (2)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난한 사람은 몇 명이나 있는가? (3) 좋아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 일로 인해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4) 좋아하는 일도 못하고 돈도 별로 못 버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이 네 가지 중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경우는 무엇일까? 네 번째일 것이다. 거의 맞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돈도 별로 못 번다. 가장 드문 경우는? 첫 번째일 것이다. 나머지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다. 그대는 어디에 해당하는가? 그대의 미래는 어디에 속하길 바라는가?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네 가지 경우에서 '행복'(만족)을 기준으로 서열을 매겨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1위는 (1), 4위는 (4) 일 것이다. 이제 두 개가 남았다. 그대는 (2)와 (3) 중 어떤 것을 2위로 뽑겠는가? 굳이 뽑아야 한다면 나는 (2)를 뽑겠다. 그대는 어떤가?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명확히 구별이 되는가? 그것은 혹시 같은 어머니의 배속에서 나온 쌍둥이는 아닐까?

나는 돈과 명성 같은 것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나 척도라고 믿는다. 돈은 좋은 것이다. 나도 안다. 돈이 있으면 편하게 살 수 있고 돈 몇 푼에 구차해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목적이 될 수 없다. 돈은 피와 물 같은 것이다. 피와 물은 건강에 필수적이다.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러나 피와 물이 삶의 필수요소이기는 하지만 삶 자체는 아니다. 돈이나 명성은 성공에 대한 척도일 수 있다. 하지만 척도가 곧 목적일 수는 없다. 야구선수에게 타율은 중요한 결과이자 척도이다. 하지만 어떤 선수도 타율을 위해서 야구를 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타율을 쫒는 선수는 경기를 망친다는 점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성공시대에 등장한 사람들은 모두 큰 돈과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랐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힘든 어려운 시절을 보냈고 그것을 극복해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했다. 나는 이들이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고 잘하는 일에 그 정도를 쏟아 붓는다면 성공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돌연변이가 아니다.


미국의 스롤리 블로토닉 연구소는 '부를 축적하는 법'을 연구하기위해 1천 5백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이십 년에 걸쳐 이들을 추적하여 조사한 적이 있다. A그룹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당장 돈에 주안점을 두고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로 전체 조사대상의 83%를 차지했다. 나머지 17퍼센트의 사람들은 돈은 나중 문제고, 하고 싶은 일을 최우선으로 두고 직업을 선택한 경우로 이들은 B그룹으로 분류됐다. 마침내 발표된 조사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20년 후 1천 5백명 중 101명만이 억만장자가 됐다.
억만장자 101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100명이 B그룹에서 나왔다.

이 연구결과가 무엇을 뜻할까?


영국의 경영사상가인 찰스 핸디(Charles Handy)는 저서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The new alchemists)에서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현대판 연금술사'들을 조사하여, 그들이 갖고 있는 세 가지 공통점을 제시하고 있다. 열정, 끈기, 남다름.


열정은 '집념', '의욕', '정열' 그리고 '강박관념'까지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열정은 자신의 일, 목적 그리고 과정에 대한 열정이다. 열정이 식으면 즐거움도 사라지고, 그러면 성공의 확률도 줄어든다. 하고 싶은 일은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강한 열정은 여지없이 끈기를 필요로 한다.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준비에는 고된 일과 하기 싫은 일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경영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면 영어 공부가 싫더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준비이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 그리고 견디기 위해서는 끈기도 필요하다. 내가 아는 한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핸디의 연금술사든 성공시대의 주인공이든 한 분야의 대가이든지 간에 이런 사람들 모두에게는 돈 없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황량한 시기가 반드시 있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드문 것은 하고 싶은 일이 돈으로 연결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너무 일찍 포기해버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남다름은 개성과 재능을 의미한다. 핸디가 조사한 연금술사들은 한결같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했다. 그들은 남다른 방식으로 일하거나 남다른 일을 하거나 남다르게 출발하는 남다른 사람들이다. 남다름은 그저 튀는 것이 아니다. 튀는 옷이 진짜 튀어 보이는 경우는 그것이 그(녀)다울 때다. 자기답지 않은 것은 아무리 튀어도 어색한 티만 난다. 남다름은 자기만의 특징이나 재능이다. 연금술사들은 한결같이 '자기만의 특징을 계발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을 거두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하는 것이 남다름이다. 새로운 통찰과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가끔은 자신의 전문 지식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혁신은 내부보다 외부에서 온다. 조직의 경우 내부에서 오는 것은 대부분 친숙한 변형일 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생활 속의 어떤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빌려다가 자신과 자신의 분야에 적용시켜 보라. 새롭고 흥미로운 아이디어도 그대로 쌓아만 두면 곧 사라져 버린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는 그것을 그대의 중심으로 여기지는 말아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은 그대의 것이 아니다.

다름은 고통과 혼란의 원인일 수도 있고 창조성과 변화를 이끄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관건은 다름을 보는 관점과 인식하는 태도이다. 다름을 혼돈과 전통성의 파괴로 인식하는 조직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름의 힘을 믿는 조직에서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헛되이 낭비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 부르고 자신의 고유한 색깔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다른 색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함께 존재할 때 창조적이고 아름다운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 가지만 더 말해두자. 그대 스스로 자신의 개성을 거부하거나 죽이지 말아야 한다. 조직이나 다른 사람이 죽이기도 전에 바로 자신이 자신의 핵심을 인정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봐왔다. 이해할 수 없다.


열정, 끈기, 남다름. 연금술사들의 공통점을 성공시대 주인공들의 공통점과 비교해보라. 차세일, 월리엄, 브래셔의 경우에 적용시켜보라. 그대에게도 한번 적용시켜 보라.

IP *.221.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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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진
2010.10.08 02:48:00 *.69.114.131
공자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 일할 필요가 없다"
이 문단 일기장에 개인소장 해놓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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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max 2011
2011.07.11 18:21:12 *.154.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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