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구본형
  • 조회 수 813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3년 1월 22일 16시 50분 등록
본문패러다임( Paradigm)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사용한 사람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과학사가중의 한 사람인 토마스 쿤( Thomas Kuhn)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엄청난 물의와 혁명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평가되는 그의 저서 '과학 혁명의 구조' (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에서 그는 과학의 발전은 누적적인 개선의 결과가 아니라, 동시대의 과학자 집단이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가치와 가정 , 기존의 법칙, 즉 패러다임의 파괴와 재창조라는 혁명적 과정을 통해 이루어 졌다고 주장했다. 그후 이 용어는 과학사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과학에도 중요한 개념으로 쓰여오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기업을 경영하는 영역까지 확산되어 왔다. 매력적이지만 상대적으로 모호한 점을 가지고 있는 이 용어의 일반적 의미는 ' 동시대의 집단 속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 가치와 규범의 체계'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몇 가지 패러다임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있는 예를 들어보자. 몇 년 전, 몇몇 과학자들이 뉴기니아의 한 종족을 방문했다. 그들의 마을 앞으로 강이 하나 흐르고 있었고, 그들은 세상은 그 강에서 끝난다고 믿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강을 가로질러 건넜다. 무사히 강을 건넌 후 과학자들은 토인들을 향하여 손을 흔들어 보았다. 그러나 토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강 건너에 있는 과학자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잘못된 확고한 믿음이 사실의 인식을 가로 막아 버린 것이다.

에스키모에게는 눈을 나타내는 단어가 30가지나 된다. 아랍에는 목이 마르다는 표현이 8개나 된다. ( 말랐다. 타는 듯이 말랐다. 죽을 듯이 말랐다.. 등등...) 그들은 덥기 때문에 오히려 옷을 입는다. 그들은 또한 낙타를 부르는 단어가 백 여 개나 된다고 한다. 나이, 암수,용도에 따라 다르다. 일본의 경우에는 같은 종류의 물고기라도 크기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하는 것과 흡사하다. 배두인은 수백 마리나 되는 낙타의 얼굴을 보면 이름을 기억해 낸다. 환경에 따라 우리는 다른 언어와 문화와 관행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우리와 그들 사이의 패러다임이 다른 것이다.

조직에도 그 집단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있다. 개혁이나 혁명은 바로 이 집단이 공유하는 패러다임을 파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변화'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속이 바뀌지 않는 겉만의 변화는 화장과 같다. 그것은 변화도 개혁도 아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체계나 프로세스의 디자인을 바꾸어 주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변화이다. 이 것이 실생활에서 의도된 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패러다임을 바꾸어 주지 않으면 안된다. 바로 소프트웨어의 혁명이 없이는 조직이 새롭게 거듭날 수 없다. 조직이 소프트웨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주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것이 비전의 개발, 새로운 경영 원칙의 정립, 보상제도의 개혁, 평가 시스템의 개혁, 커뮤니케이션과 교육 체계의 개혁등이다. 주로 경영자의 비전과 의지가 분명한 리더십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든 대목들이다.

'속과 겉' 에 대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이것은 실화이다. 이 회사는 일종의 텔레마케팅을 주로 하는 유통업체이다. 전화는 이들에게 당연히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신속하게 전화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과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전화벨이 4회 울리기 전 까지 전화를 받을 것을 강조했고, 이를 평가 시스템에 넣어, 그 성과에 따라 보상을 달리했다. 직원들의 성과는 매우 좋았다. 거의 다 3회 이상 벨이 울리기 전에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고객들로부터 받은 피이드백은 내부 지표가 말하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고객들은 이 회사로 거는 전화가 자주 끊어진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직원들은 전화벨이 3회를 넘어서면, 이 전화를 받는 대신 수화기를 한 번 들었다 놓음으로서 전화를 끊어 버렸던 것이다.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 중심적 가치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와 보상 시스템을 바꾸었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역기능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 없이 직원의 행동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하며, 강력한 리더십과 개인의 가치에 연결되는 조직 비전을 가지지 못할 때 그 구성원들은 새로운 조직의 패러다임으로 무장되지 않는다. 좋은 기업은 그러므로 거의 언제나 조직의 기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이를 지키는데 냉혹하리 만큼 철저하다. 노드스트롬의 고객 서비스는 탁월하다. 그러나 아무나 노드스트롬에서 잘해 나가기는 힘들다. 고객에게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그 직원은 매우 힘든 일과를 보내야한다. 그 만큼의 자율성과 보수를 보장받고 있지만 말이다.

여기 까지 읽는 수고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몇 가지를 다시 소개하고자한다. 넌센스 퀴즈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답이 우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듣고 잊었던 것을 재생해 보자.

1. 두 아이가 있었다. 둘 다 도벽이 있었다. 그 엄마는 눈물로 애원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그 지구의 목사님을 찾아가서 그들의 도벽을 고쳐 줄 것을 간청하였다. 목사님은 아주 자신있게 자기가 고쳐 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느 날, 두 아이를 교회로 불렀다. 그리고 그 형을 먼저 자신의 밀실로 불러 들였다.

" 예야, 너는 하나님이 어디 계신지 알고 있니 ? 하나님이 어디 계시던 네가 하는 일을 모두 보고 계신단다. " 이렇게 말한 목사님은 도둑질이 나쁜 일임을 누누이 타일러 돌려 보냈다. 초조하게 형을 기다리던 동생은 형을 보자 얼른 물었다. " 목사님이 뭐래 ? "

" 몰라,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어. 아마 하나님을 어디다 잃어버리고 내가 훔쳐 갔다고 생각하나봐. 만나자마자 Where is God ? 하고 물어 보잖아 . "

2. 두 사람이 숲 속을 걷고 있었다. 그 숲에는 종종 곰이 출몰하여 사람을 잡아먹는 곳이었다. 숲의 입구에서 한 사람이 신고 있는 운동화의 끈을 다시 졸라매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물었다. " 왜, 곰이 나올까봐 그래 ? 그렇지만 운동화 끈을 졸라매도 소용없어. 너 곰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는 모양이구나." 들은 척도 않고 운동화 끈을 모두 졸라 맨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조용히 말했다.

" 나도 알아. 곰은 나보다 훨씬 빨리 뛰지. 그러나 나는 너 보다 빨리 뛰면 돼."

이 이야기는 벤치 마킹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자주 쓰는 사례다.

3. 중국의 한 유학자는 우연히 예수회 신부인 야고프스 로 ( Jacobus Rho)등이 번역한 '인체 해부학'을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심장은 인체의 왼쪽에, 간장은 오른쪽에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중국인은 전통적으로,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심장은 인체의 오른쪽에 있고 간장은 왼쪽에 있는 것으로 믿어왔다.

이 유학자는 이것을 보고 서양인은 중국인과 내장 구조가 다른 종족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눈의 색깔이 다르고, 코의 크기와 머리색이 다른 것처럼....

패러다임은 지식에 의해 교정되기 어렵다. 이것은 믿음의 문제이다.

4. 계산

손님 - 보이, 계산서 !

보이 - 여기 있습니다.(그는 연필과 수첩을 꺼낸다) 손님께서는 그러니까... 삶은 달걀 둘, 송아지 고기 하나, 완두콩 하나, 아스파라가스 하나, 버터와 함께 치즈하나, 편도하나, 커피하나, 전화 한통이죠.

손님 - 그리고 또 담배도 !

보이 - (그는 셈을 하기 시작한다 ) 그렇지요. 담배도 있죠

....그러니까 합해서....

손님 - 그만둬요 여보슈, 소용없는 일이예요.

합하는 건 불가능해요

보이 - !!!

손님 - 학교에서 배웠을텐데요 . 종류가 다른 것들을 한데 합한다는 것은 수-학-적-으-루다 불가능하다는 것 말예요.

보이 - ! ! !

손님 - (언성을 높이면서) 아니 도대체 누굴 놀리려는거요 ? ... 송아지 고기 하나에다 담배를, 담배에다 커피를,커피에다 편도를,그리구 삶은 달걀에다 완두콩을, 완두콩에다 전화를 '합하려고' 하다니 정말 제 정신이 아니시구만 그래요...(중략)

(그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안된다구요 여보슈. 우길 것 없어요.헛수고라니까요. 헛탕이라구요 헛탕. 알아들었어요 ? ...

팁 한푼까지도 안되겠어요 !

( 그리고 그는 .. (중략)... 나간다)

이것은 프랑스의 시인 쟈크 프레베르의 '계산'이라는 시이며, 고려대의 김화영 교수가 번역한 것입니다. 식당가서 실컷먹고 한번 써먹어 보십시오. At your own Risk !!!!

5. 훌륭한 낚시꾼은 물고기가 되어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사람이다. 마찬가지이다. 좋은 경영인은 고객이 되어 고객의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게 옷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이지적이고 매력적인 외모를 팔아 주세요 .

내게 보험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마음의 평화와 내 가족의 풍요한 미래를 팔아 주세요

내게 집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안락함과 나중에 되팔때 붙는 이익과 멋진 집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팔아 주세요.

내게 책 따위를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즐거운 시간과 지식이 주는 효익을 팔아 주세요.

내게 장난감을 팔 생각은 마세요 . 대신 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시간을 팔아 주세요.

내게 PC를 팔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마세요. 그 대신 재미있는 시간과 기술이 가져다 주는 기적과 같은 놀라움을 팔아 주세요.

내게 자동차의 타이어를 사라고 하지 마세요. 대신 근심스러운 일로 부터 훌훌 떠나 버릴 수 있는 자유를 팔아 주세요.

내게 비행기표를 팔지 마세요. 대신 내가 원하는 곳에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약속을 팔아 주세요.

내게 물건을 팔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새로운 생각과, 느낌과, 자긍심과 생활과 행복을 팔아 주세요.

제발 내게 물건을 팔지 마세요.

 

- 장사꾼에게 주는 어느 고객의 메시지에서
IP *.229.146.1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