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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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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9일 04시 25분 등록
정부는 실업대책으로 '1인창조 기업'이라는 캠페인을 했다. 최근에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더불어, 1인기업이 유행이다.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1인기업이건 어차피 회사를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사장 혼자다. 마누라도 이 마음을 모른다. 매출 떨어지면, 마음이 급한 것은 나뿐이라는 사실에 항상 고독하다. 직원이 1만명이건, 천명이건, 딸랑 사장 혼자건, 기업은 본질적으로 1인 기업이다. 

새롭게 오픈한 분식집은 손님이 많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컴플레인도 많았다. 주문이 꼬이고, 늦게 나오고, 엉뚱한 곳에 써빙되거나.... 직원들을 닥달했다.

사장은 직원들의 손끝만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사장은 그런 능력이 생기는 거다. 왜냐면, 모든 것이 다 내 주머니에서 나가기 때문이다. 정각에 출근해서, 정각에 퇴근하는 직원을 보면 얄미울 수 밖에 없다. 이쁜 짓하는 직원은 이뻐하고, 빌붙을려고 하는 직원은 쪼거나, 왕따시키거나, 내쫓아버린다. 어쩔때는 머리가 폭발할 것 같을때가 있다.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에 자리를 피한다. 직원들도 나를 씹겠지만, 나도 그들을 곱씹는다. 직원들끼리는 상사 욕을 하지만, 사장도 사장끼리 모이면 직원욕 한다. 

그런 생각도 든다. 직원들 없이 나혼자 회사를 꾸려나가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작업만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을텐데....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직원을 써서 돈을 번다기 보다는, 직원 먹여살리기 위해서 사업한다는 쪽이 더 어울릴 듯하다. 이쁜 애들이라면 충분히 먹여살릴 용의가 있다. 여우같이 제것만 챙기는 직원은 얄밉다. 내가 왜 그들을 위해서, 피와 살을 받쳐야 하는가?

마음을 삭이면 홧병 생길줄 알았는데, 그것만은 아니었다. 직원들때문에 속상해도, 그들이 나를 소진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이제 나는 싫은 소리도 할 줄알고, 병아리 냉가슴 앓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를 성장시켜주는 것은 좋은 직원이 아니다. 좋은 직원은 편하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직원이 많으면, 사장인 내가 그들에게 의존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사람은 무능력해지는데, 자기 일을 대신해줄 사람이 많기 때문이며, 눈치볼 사람도 적어지기 때문이다.나쁜 직원이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야 알아먹는 직원이다. 가르쳐주어도 못알아먹거나, 일부러 안한다. 이런 직원은 피곤하다. 이들과 전투를 벌인다. 전쟁과 폭풍의 끝에는 카타르시스가 있다.나쁜 직원때문에 리더십도 생기고, 사람에 대한 통찰력도 생긴다. 

다수의 사람들이 1인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람을 다루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난 반대다. 경영이란 어차피 사람을 다루어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일이란, 한계가 있다. 매출액이 크지가 않다. 혼자서 하는 가내수공업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먹고 살 수는 있어도, 성장은 없다. 기교의 성장은 있을지 몰라도, 사람에 대한 통찰이 없는 기술은 잔재주다. 혁신할 수 없으며, 내가 가격을 못부른다. 

두번째, 1인기업'이라는 말 자체에 있다.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이름 하나는 정말 잘 지었으며, 오늘도 상사와 지리멸렬한 업무로 골머리를 썩는 사람에게는 생명수 같은 단어다. 실제 1인 기업은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개인, 소수의 인원으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회사중에 수익을 내는 곳은 극히 드물다.  그래도 할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성공한 소수의 몇몇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진입장벽이 낮고, 소수의 성공자가 있는 분야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세일즈업계가 그렇고, 학원강사직, 음식점 창업이 그렇다. '1인기업'이라는 단어에는 환상과 거품이 있다. 

혼자 일하게 되더라도, 직원을 데리고 일할 생각을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여러 사람과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일할 생각을 한다. 가장 무식한 발상은, 비용을 아낀다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할려는 태도다. 사장인 나는 내부 관리와 외부 마켓팅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 1인기업, 조직을 나온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도 이것이다. 영업과 상품개발을 혼자서 동시에 해야한다는 것. 

외부 마켓팅은 과감하게 외주를 준다. 물론, 마켓팅 전체를 맡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획은 어디까지나 내가 한다. 외부에 맡기면 당연히 비용이 든다. 피터드러커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기회창출에 집중하라고 했다. 매출증대 다음에 비용절감이다. 돈이 아까우면 아무것도 못한다. 비용이 들면, 비용이 드는 만큼 더 벌려고 애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1인기업'에는 환상이 있다. 어차피 내가 사장이라면 직원이 많던 적던, 혼자다. 아무도 사장인 나만큼 사업을 신경 쓰지 않는다. 

*맑은'은 현재, 자영업자로서, 현장의 이야기만 씁니다. 현장은 포괄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해도, 근육이기 때문입니다. '실행'은, 작아도 확실합니다.'변화'의 보폭은 작습니다. 요즘은 뉴에이지가 유행이라,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자기 상품을 초인을 만들어주는 매개체인냥 선전합니다. 영화도 영웅 이야기 일색입니다. 자기경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찾기 위한 변화는 극단적이지 않습니다. 전업을 할 필요도, 회사를 관둘 필요도 없습니다. 일상을 생각없이 열심히 살면, 나는 드러날 것이고, 어느새 변해있습니다. 나를 찾겠다고 해서, 찾은 사람을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하는 소리입니다.

머리 식힐 필요 있으면, 또 글 올리겠습니다. 보아하니 매일 올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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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구름
2011.08.01 17:02:26 *.236.109.1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늘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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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3 09:16:34 *.153.37.156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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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1.08.11 19:16:56 *.30.254.21
인건이의 글이 점점 초점이 잡힌다..
네 글은 몇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세이노'의 글 같다...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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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1.08.12 00:10:04 *.111.206.9
저도 그분 글을 많이 읽었더랬지요.
현장을 바라만 보는 사람도 현장을 몰라요. 
하물며, 현장을 상상하며 쓴 글들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세이노'님의 글은 체험에서 우러나온 글이라, 거침이 없지요. 
글의 역설이라고 할까요? 실무로 성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은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 내지는 오래전 실무를 떠난 사람.
그래서, 자기 일을 하며 책을 내는 사람이 그렇게 드문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형을 만난후로, 사람을 이렇게 그리워해본 적이 없어요. 
언제, 종각에 회전초밥집 있는데, 제가 대접해드리지요. 맘껏 배터지게 먹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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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9 18:54:47 *.124.233.1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글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형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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