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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2일 04시 18분 등록
30년전, 두 여자가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다. 둘다 식당일은 커녕, 사회생활 자체가 처음이다. 당시에는 그랬다. 압축성장의 시기로, 많은 남편들이 현장에서 사고를 당했다. 감전 당하고, 고층에서 떨어지고, 인대가 끊어지고, 팔이 잘려나갔다. 젊은 가장들은 영문도 모른채, 쥐꼬리만한 보상금을 받고 짤렸다. 순진한 사람들이었고, 당시에는 그들을 보호해줄 것도 없었다.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남편들은 대다수 그랬다. 

두 여자중, 한 여자는 한달만에 직접 가게를 차린다. 우리 어머니다. 아직도, '신당동 떡볶이'라고 씌어진 흰봉투가 눈에 선하다. 어제 신당동 떡볶이촌을 지났다. 3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마복림 할머니로 시작해서, 종점, 우정, 약속...80년대를 풍미했던 상호의 가게들이 여전히 영업중이다. 그 신당동 떡볶이촌 맨끝에서 장사를 시작하다.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봐도 장사가 안될 것같은 입지였다. 어째 어째 어머니는 대로변으로 가게를 옮기시더니, 그곳에서 돈을 좀 버셨고, 그 다음 신당동을 떴다. 숙대, 용산, 대학로등을 전전하다가 이곳 동대문에 자리잡았다. 가게를 옮길때마다 더 큰 융자를 받았고, 몇년에 걸쳐 지독히 착실하게 원금을 갚아 나갔다. 

나머지 한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는 여전히 남의 집 식당일을 한다. 비슷한 경우는 지금도 일어난다. 우리 화장품가게의 S 판매원은 똑똑하다. 올해초 그녀를 만났다. 처음에 그녀는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몰랐다. 몇달간, 구박 받으며 열심히 물어물어 공부를 하다. 지금은 판매 일본어만큼은 원어민처럼 한다. 그녀와 달리, 공부를 안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은 역시나 몇달째 똑같다. 더 나아가 경력이 10년 넘은 판매원도 있다. 그들중 어제와 같은 오늘을 10년 동안 보내온 판매원은 신입과 급여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쪽에서 실력이란, '기술(특히 외국어) + 판매 경력'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으면, 판매경력이 많아도 많이 못받는다. 

보통 사람들은 많이 받으면 좋아한다. 하지만, 많이 받는만큼 그에 대한 기대도 커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해서, 매니져, 점장이 모두 자의반 타의반으로 매장을 나갔다. 이런 현상은 어디에나 일어난다. 회사에서도 경력은 많지만, 매일 똑같은 일만 하는 사람이 있다. 장사를 하면서도 저녁 6시면 문닫고 집에 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평생 그 자리에 그 상태로 살아간다. 수익이 늘어나지 않으며, 남이 자기 몫을 가져간다. 가만히 있으면 손님을 뺏기고, 내 수익은 줄어든다. 직장인도 정년을 맞아서 퇴직하면 할 일이 없다. 시키는 일만 해온 사람은 그렇다. 

성장의 방법은 무엇일까? 결론을 내보건대, '확장의지'에 있다. 더 많이, 더 잘'을 꿈꾸는 사람은 그만큼 성장한다. 독립적 개체로 우뚝 서고자 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정글을 상상해보자. 사자건, 토끼건, 악어건 다들 오늘 먹을 것으로 고민한다. 인간사가 정글과 다르겠는가? 차이가 있다면, 회사나 국가가 이런 고민과 두려움을 잠시 유보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장막이 걷히면, 누구나 오늘의 먹거리로 고민해야한다. 

디자인 경영은, 확장의지에서 출발한다. 좀더 손님의 눈에 띄고, 좀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좀더 수익을 올리려는 노력이다. 어제보다 더 잘하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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