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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2일 18시 07분 등록
근처에 나이트가 있다. 저녁이 되면, 나이트 웨이터가 사탕이나 요구르트 등을 가지고 영업을 한다. 노랑머리, 중학생, 오바마...특히 '황진이'라는 여자 웨이터는 황진이 처럼 의상을 입고 영업한다. 길에 자기 별명이 새겨진 레드카펫을 깔아놓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는 가게에 들어와서 영업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그들도 내 눈치를 보고 긴장한다. 한편으로는 저렇게라도 홍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라는 생각에 내버려둔다. 매일 보니까, 이제는 가까워졌다. 손님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선 사장을 통과해야하고, 이야기 중인 손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손님이 식사중에 불쾌하지 않도록, 자기를 홍보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주변 상황도 염두하면서.

국가에는 대통령, 기업에는 사장, 가정에는 가장이 있다. 이들의 역할은 사령탑이다. 전체 상황을 살피는 '감각'과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라는 '기획력'이 필요하다. 사령탑이 상황판단을 못하면, 국가, 기업, 가정, 개인은 망한다. 제대로 된 사령탑이라면,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다. 불안과 두려움에 다리 뻗고 못잔다. 세상 속성이 불안정과 변화이기 때문이다. 개인에게 사령탑은 '앞쪽뇌'다. '앞쪽뇌'의 능력은 '듣기'나 '실행력'과 마찬가지로 훈련과 경험에 의해서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나이와 경륜이 있는 사람은 노련하기 마련이다.

웨이터와 더불어 개그맨도 앞쪽뇌가 발달했다. 만인 앞에서 타인을 웃긴다는 것은 얼마나 긴장되는 일일까? 웃기리라 생각하고 자신있게 터뜨렸는데 분위기가 냉랭하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처신을 해야할까? 개그맨 출신이 엠씨나 예능활동으로 활약하는 것은 이들의 상황분석능력과 순발력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보통 프리랜서 엠씨들은 한 회 출연에 몇천만원을 가져간다. 보통 사람 연봉을 하루 몇시간만에 가져간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넘어 약간 분노도 생긴다. 하지만, 이들 입장에서는  적게 받는 것만은 아니다. 엠씨는 녹화 현장에 있는 스텝들과 출연진 게스트, 무엇보다 시청자를 모두 염두해가면서 프로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체력이 매우 소모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힘들어하거나 안좋은 얼굴을 보이면 안된다. 쇼핑 호스트의 경우도, 매출에 따라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면, 병든다.  쉼없이 무선이어폰으로 지시가 내려오고, 매출 상황이 리얼타임으로 뜬다.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능력일까?   

내게 앞쪽뇌를 훈련할 수 있는 기회는 '주문받기'다. '주문'은 '들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받아 오는 것'이다. 비지니스 찬스인 것이다. 당연히 긴장되고, 힘들다. 손님이 들어와서 자리에 앉고, 메뉴를 본다. 자기들끼리 무엇을 먹을까 이야기한다. 자신들의 경험도 약간 오고간다. '전에 먹었는데, 괜찮았다. 그저그랬다...등' 이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언제 끼어들어야 하는가?  타이밍을 못마추고, 균형을 잡지 못하면, 장사속?이 발각된다. 

어머니는 나보다 긴장하지 않는 것 같은데, 주문은 잘 받아온다. 비단 '주문받기'만이 아니라,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한 협상이 고도의 기술이다. 어머님이 손님과만 거래했겠는가? 이런 저런 큰 거래를 해왔다.

사랑의 목적은 정신의 성장이다. 우리는 성장하기 위해서 타인이 필요하다. 앞쪽뇌를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용기를 가지고 타인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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