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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5일 18시 26분 등록
일본은 출판 대국이다. 별의별 사람이 별의별 내용으로 책을 출판한다. '만원 지하철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 자리에서 일어날 것 같은 사람 알아맞추기'에 대한 책도 있다. '이런 아이템도 책이 되는구나'라고 감탄할 정도로 테마가 다양하다. 또 그 테마를 회사원 부터 대학생, 교수가 각각의 시선으로 책을 쓴다. 우리 나라도 출판 시장이 커졌지만, 편향적이고, 그마저도 자료가 많지 않다. 화두를 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갈려고 해도, 자료가 없다. 

일본어로 책은 혼(本)이라고 읽는데, 이 간판이 보이면, 반가웠다. 일본은 '기술과 방법'에 관한 책이 많다. 그 중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독서술'에 관련된 책이다. '한달에 40권 읽고, 100페이지 쓰는 기술'이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은 구입한 지 10년 가깝게 되었지만, 지금도 소중히 소장하고 있다. 왜냐면, 이 책에서 말한대로 하니까, 책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썼기 때문이다. 

책은 내가 필요한 부분만 본다. 책장을 넘기다가도 필요한 부분이 나오면, 눈길이 멈춘다. 타치바나 타카시도 말했듯이, 이 현상은 신기한 일이다. 그 부분을 접고, 다시 책장을 넘긴다. 이렇게 설렁설렁 보아도, 300페이지 책을 읽을려면 2시간이 가볍게 지난다. 닭이 모이 쪼듯이 정독할려고 하면, 부담 스러워서 읽지 못한다. 게다가 사회생활하면, 정성스럽게 책읽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장소 이동간에 혹은, 약속을 기다리면서 틈틈히 읽어야지, 한창 밖에서 일할 나이에 조용한 곳에서 정좌하고 읽는다는 것은 그림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물론, 책 읽고 글 쓰는 것이 직업인 사람은 예외다.

설렁설렁 읽으면, 책과 친해진다. 사람 사이도 그렇지 않은가? 부담 있고 어려우면, 서로 보고 싶지 않다. 물론 설렁설렁 읽기만으로 끝나면, 머리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접어놓은 책장을 중심으로  좀 더 시간을 들여서 읽는다. 중요하다 싶은 부분에는 표시를 해둔다. 이 작업까지 마쳤으면, 펜을 들고 노트에 표시한 부분을 필사한다. 이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적어도 여기까지가 위 책에서 말한 순서이고, 나에게는 '책을 읽었다'는 과정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입력한다기 보다, 정보를 '찾는다'가 더 적절하겠다. 
 
필사한 노트를 반복적으로 보아야 효과가 생긴다. 효과란, 글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적절한 예문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내지는 글을 쓰라는, 뇌의 압박이다. 글쓰기 역시 넓은 의미의 독서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쓴다. 이리저리 짜맞추어 보면, 저자의 것에 내 생각까지 첨가되어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한다. 반복해서 필사한 부분을 읽으면, 그 지식은 나의 강점이 된다. 버터가 녹아서 빵에 스며들듯이 나의 의식과 하나가 된다. 

명료하게 각인된 지식은 무의식적으로 나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독서가 나를 바꾸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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