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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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의 연기력은 정말 놀랍지요. 수줍은가 하면 황홀경에 빠진 모습, 때로 도발에 이르기까지 자신 있게 감정을 표현하는 그녀를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린 시절의 김연아는 아주 내향적이었다고 하네요. 공연을 할 때 웃느라고 웃었는데도, 좀 웃으라는 소리를 숱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소리를 듣고 다시 실황을 보면 정말 표정이 굳어있었다구요.
그런 김연아의 연기력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데에는 안무가와 코치의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자료화면을 보다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훈련을 끔찍하다고 생각하면 성취감이 적어서 오래 가지 못합니다. 큰 성취를 이루려면 즐거워야 해요. 처음 연아를 만났을 때, 훈련보다도 연아를 웃기는 데 집중했습니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윌슨의 표정과 동작은 거의 신들린 사람처럼 과장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발맞추어 브라이언 오서 코치역시, 표현하는 데 부끄러움을 없애기 위해 주력했다구요. 이런 드림팀과의 훈련을 통해 오늘날 김연아의 명품연기가 탄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글쓰기가 두렵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저 내 식대로 꾸려나가면 되는 블로그에서도 망설여진다거나, 글을 써 보면 참 좋겠다 싶은데도 시작하는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줄까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첫째, 일기나 모닝페이지, 부치지 않을 편지 등을 쓰면서, 자기를 표현했을 때의 즐거움을 맛보라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토해냈을 때의 쾌감과, ‘어! 내가 어떻게 이런 멋진 표현을 했지?’ 하는 경이로움을 맛본다면 글쓰기가 점점 즐거워질 것입니다.
둘째, 자기표현 수위가 높으면서 만족하게 사는 사람들을 접해보자는 것입니다. 주위에서 직접 만날 수 없다면, 글을 통해 찾아보는 것도 좋겠지요. 내가 신뢰할 만한 사람 중에서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기꺼이 행복하고, 나날이 성장해가는 사람을 접한다면, 나의 표현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나의 드림팀을 찾는 것이지요.
무슨 일이든 두려움보다 즐거움이 커야 오래 갈 수 있습니다. 김연아가 스케이팅에서 만족감을 못 느꼈다면 13년간의 훈련을 거쳐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을까요? 오서코치가 지은 책 제목처럼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를 할 수 있었을까요? 만일 글쓰기나 그림이 즐겁지 않다면 우선 그 이유를 찾아서 수정해 보기 바랍니다. 저는 ‘천재란 자기가 하는 일이 좋아서 오랜 세월 몰두한 사람’이라는 말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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