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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일 11시 41분 등록
변화경영 연구소 3기연구원인 신종윤님이 올리신 칼럼입니다.

내용이 좋아 이곳에도 다시 올립니다




얼마 전 연구원 과제 중에 '역사 속에서 가장 경이로운 떨림으로 다가온 장면'을 찾으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얼핏 듣기에도 어려울 것 같지 않나요? 전 도무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 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과제를 발표하는 전날 밤을 꼬박 새고도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불편한 마음으로 수업에 참석했습니다. 준비한 과제를 발표하기 전에 '어떻게 그런 장면을 찾았는가'하는 방법론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의견이 오고 갔는데, 저는 그 때 들은 한 가지 방법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장면을 골라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늦은 후회 같은 것이었지요. 제가 과제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순식간에 명확해졌습니다. '경이로운 떨림'을 찾는 그 순간에 전 '가슴' 대신 '머리'를 쓰고 있었던 때문입니다. 느끼기 보단 생각하고 있었던 탓입니다. 그 전날 밤을 꼬박 새우면서 마치 퍼즐을 풀듯이 과제를 이리저리 끼워 맞췄습니다. 비교적 그럴싸한 주제를 고르고 거기에 적절히 들어맞는 역사 속의 장면들을 찾았습니다. '가슴'으로 풀어야 할 문제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으니, 처음부터 제대로 될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울어본 것이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도 최근엔 없었던 모양입니다. 전보다 행복해져서 그런 것도 같고, 가슴으로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려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요즘 리얼리티 쇼(Reality Show)라는 것이 꽤나 인기인 모양입니다. 리얼리티 쇼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실제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여러 가지 계획된 상황에 따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지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The bachelor)'나 '도전! 슈퍼모델(America's Next Top Model)' 같은 프로그램들이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바 있고, 국내의 케이블 방송국들도 앞다투어 서바이벌 형식의 데이트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리얼리티 쇼의 자극적인 소재와 작위적인 감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피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일단 보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중독성도 이런 프로그램들을 꺼리는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TV 프로그램을 고르는 순간에도 전 가슴보다 머리가 앞서는 모양입니다. 이런 제 취향에 가끔 아내는 까다롭다며 눈을 흘기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에서 발견한 리얼리티 쇼의 동영상 한 조각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 와서 박혔습니다. 'Britain's got Talent'라는 영국판 '전국 노래 자랑'의 한 출연자에 대한 것입니다. 별다른 마음의 준비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펑펑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가슴보다 머리가 앞서는 제 눈물을 쏙 빼놓은 그 감동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영국 사우스 웨일스 출신인 36살의 핸드폰 판매원, 폴 포츠(Paul Potts)의 이야기입니다.


후줄근한 양복을 입고 고개를 약간 비스듬히 기울인 채 어색하고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던 젊은이는 '무엇을 보여줄 것이냐'고 묻는 심사위원의 냉소 섞인 물음에 '오페라'라고 대답합니다. 당황한 심사위원들의 표정 사이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의 노래가 시작됩니다. 어눌하고 자신감 없는 표정의 폴 포츠는 사라지고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아리아 ‘공주는 잠못 이루고(Nessun dorma)'를 열창하는 또 다른 그가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노래가 계속되는 동안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의 과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다지 내세울 수 없는 외모와 소극적인 성격의 그가 핸드폰 판매원으로 살아왔을 고단한 일상이 그려집니다. 또 그 척박한 일상의 사이를 채우고 그를 포기하지 않게 해주었을 그의 꿈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그의 노래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그의 혼신을 다한 노래가 절정으로 달리고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냉소 섞인 질문을 던졌던 심사위원의 눈에도 눈물이 맺힙니다. 그의 목소리와 음악이 잦아들고 무대 위에 여전히 부끄러운 표정을 한, 그러나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폴 포츠가 서있습니다. 이제는 다시 이전의 그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니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바싹 말랐던 가슴이 흘러 내린 눈물로 촉촉히 젖었습니다.

우리들은 쉽사리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렇고, '돈이 없어서' 또 그렇습니다. '학벌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다고, '타고난 재능이 모자라서' 도전해볼 필요조차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36살의 핸드폰 판매원이 꾸었던 오페라 가수의 꿈에 대해선 뭐라고 이야기하시겠습니까?

세계의 정복자라 불리는 칭기즈칸의 어린 시절은 말 그대로 불행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어려서 아버지를 잃었지만 거친 벌판에서 끈질기게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결국 세상의 중심에 스스로를 세웠습니다. 이순신은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올라 두 번의 백의종군을 묵묵히 이겨냈습니다. 다산은 18년의 고통스러운 유배생활을 통해 세계가 기억하는 학자로 자신을 빛냈습니다. 고통 없는 성취가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꾸는 꿈이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고된 하루는 물려받은 재산이나 요행으로 성공한 누군가가 자서전을 위해 힘겹게 꾸며내야 하는 아름다운 과거 같은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고달픈 현실이 여러분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더욱 눈부시게 빛낼 것입니다. 폴 포츠가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했던 이야기가 계속 귓가에 맴돕니다.

"제 꿈은 제가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느껴지는 그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꿈 꾸기를 멈출 수 있을까요? 보통 사람의 위대한 드라마, 바로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IP *.254.17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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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7.03 13:07:34 *.99.189.70
다음엔 공공장소에선 이 커뮤니티를 접속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아직은 사람들 많은 곳에서 눈물흘리기가 익숙치 않아서입니다.
감동적인 글과 영상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 축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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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 송경남
2007.07.03 22:11:52 *.142.129.44
감동입니다..
덕분에 많은 위안과 힘을 얻고 갑니다..
또 한가지 사실.. 절대 꿈꾸기를 멈출 수 없다는 값진 교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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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04 10:11:48 *.75.15.205
향산아! 축하해. 네 글쓰가 편안해 지고 있다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네. 나도 내 안목을 믿어야 겠다. 그래...오늘은 과제 방해 안 하려고 휴일에 아이업고 보따리 싸들고 친정으로 피해주는 이쁜 네 댁과 아가와 즐거운 시간 보내렴. 네 댁에게 당신 정말 이쁘단다고 안부 꼭 전해주고... 사랑해~ 변.경.연 우리들의 제국의 아름다운 영웅! 밥도 한 번 쏘시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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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
2007.07.04 19:09:09 *.234.54.121
그 어떤 메세지보다 더 강하게 전해오는 소리...저를 부르는 소리...끈기없는 저의 나약함을 다시 다짐하며 감격의 심장안고 뜨거운 눈시울을 에너지로 환원하기를...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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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애
2007.07.10 00:03:14 *.102.100.158
처음 보는 한 남자가 부르는 혼신을 다한 노래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했던 나약한 변명들이 부끄러워집니다. 시간이 없어서..돈이 없어서... 학벌이 없어서..등등
제가 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느껴지는 그것을 하며 저도 살아가고 싶습니다... 제게 깨달음과 감동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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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7.07.10 13:49:12 *.244.218.8
사무실에서 울 뻔 했네요 ^^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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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7.07.10 20:45:36 *.252.102.80
정말 감동입니다. 잘 읽고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파일을 복사해 갈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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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7.10 21:11:55 *.109.97.238
폴 포츠는 올해 나이가 36세로 평범한 휴대폰 판매원입니다. 대회에 참가하기 8년전에 노래를 부르는 게 너무나 즐겁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남보다 훨씬 늦은 28세의 나이로 자비를 들여서 이탈리아까지 건너가 두 차례, 단기과정 오페라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그런 그는 어린 시절부터 쟁쟁한 교육을 받고 자라온 화려한 테너들이 수없이 경쟁하는 프로의 세계로 뛰어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충수파열, 종양 그리고 결정적으로 2003년에 쇄골을 부러뜨려 성대에 결정적인 타격을 준 오토바이 사고를 겪으며 쓰러졌습니다. 그 이후로 폴은 음악가로 살아가는 대신 생계를 위해 휴대폰 판매원으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는 꿈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재능 있는 사람을 뽑는 'American Idol'의 영국판인 'Britain’s Got Talent'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에 출연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감동적인 예선을 치른 그는 남은 토너먼트에서도 최선을 다한 끝에 결국 최후의 우승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꿈이 막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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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7.10 21:16:30 *.109.97.238
많은 분들과 감동을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앨리스님~ 동영상 화면을 누르시면 동영상이 게시된 youtube로 연결됩니다. 거기 가시면 링크할 수 있는 주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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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7.12 21:13:35 *.18.196.34
한 마디로 멋있네요. 그리고 감동적입니다.

누구는 위대한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위한다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이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살 맛이 나곤합니다.

좋은 글, 좋은 영상 잘봤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더운 여름 잘지내길 빕니다.

3기 연구원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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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
2007.07.13 06:48:09 *.102.143.55
눈물나네요.
나도 모르게 아침부터 울어버렸어요.

위대한 드라마가 먼 곳에 있는게 아니군요.
우리들 가슴에 하나씩 다 살아있는 거였어요.
좋은 글, 좋은 영상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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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2007.07.13 12:05:47 *.248.117.3
점심식사 전에 보고 목이 메어서 밥을 제대로 잘 먹을까
고민입니다. 감동입니다.
제주는 비가 오는데 그 감동은 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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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정이
2007.07.26 09:34:36 *.41.82.5
노래를 먼저 접하고 내용을 보자니 마음이 여려 갈래로 교차함을 느끼네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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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지혜
2007.07.31 17:16:31 *.148.192.35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어 바보같이 울어버렸습니다. 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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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생각
2007.07.31 22:41:56 *.133.133.118
살아가는데 더욱 힘이 됩니다. 화이팅입니다. 항상 건강~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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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마아빠
2007.08.07 22:43:45 *.176.25.131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세상을 살아볼만 하네요

다른 좋은 싸이트에 퍼갈께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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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8.12 14:16:45 *.131.127.120
왜 자꾸 자꾸 보고 또 보고 하는거지?
가슴 가득한 그건 뭐지? 왜 그럴까?
밤을 새워 또 보고 또 보며
바보처럼 울고 웃으며 환호하는 이유는?

그의 아름다움이 변치 않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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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2007.08.13 13:24:59 *.110.57.69
여러가지 상황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참 많은 위로가 되네요.
사람에게 가장 큰 위로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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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2007.08.14 21:35:14 *.216.132.5
마~~악 울고싶어지고있습니다.
TV에서 스쳐지나가듯 본장면인데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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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운
2007.08.22 11:57:25 *.134.133.71
형이랑 밥 먹고 싶은데, 왠일인지 전화 연락이 안 되어 형이 쓴 이 글을 이제서야 읽어보았네 그려. 폴 포츠 영상은 보고 또 보아도 감동이야. 형의 글도 마찬가지구 말야. 12시가 다 되었네. 히잉~ 밥은 물 건너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장면을 골라라." 내가 한 말인데, 형이 표현을 다듬어 주니 이렇게 멋있어지네. 나 얼마 전에 또 울었던 장면이 하나 생겼어. 물론, 인류사는 아니지만 말야. 형이 먼저 귀국하던 날에 눈시울이 붉어진 한 남자를 보았지. 나중에 형과 그 사람을 생각하니깐 눈물이 나려 하더라. 허걱.. 남자 때문에 울다니! 그만 쓸래. 이상하다. 오늘 내가 반말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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