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 정야
  • 조회 수 146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7년 1월 31일 18시 16분 등록


치열하지 않으면 변화가 아니다




변화는
달콤한 과정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 속에는
늘 피의 냄새가 난다.


형태상으로 아주 부드러운 변화도 있다.
코코 샤넬은 화장품의 개념을 바꿈으로써
부드럽고 향기로운 혁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든,
혁명은 언제나 기존의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것은 당황스럽고 길을 잃게 하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 과정에서 늘 과거와의
분쟁이 그치지 않는다.


사랑만큼 우리를 달라지게 하는 것도 없다.
사랑에 빠지면서 눈조차 멀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야말로 많은 흥분과 미움과 증오와
눈물로 짜여진 옷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변화는 자신에 대한 치열한 사랑이다.
치열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휴머니스트, 336



IP *.73.69.169

프로필 이미지
2017.02.01 18:07:28 *.120.85.98


거미 / 이면우 

 

오솔길 가운데 낯선 거미줄

아침 이슬 반짝이니 거기 있음을 알겠다

허리 굽혀 갔다, 되짚어 오다 고추잠자리

망에 걸려 파닥이는 걸 보았다

작은 삶 하나, 거미줄로 숲 전체를 흔들고 있다

함께 흔들리며 거미는 자신의 때를 엿보고 있다

순간 땀 식은 등 아프도록 시리다.

 

그래, 내가 열아홉이라면 저 투명한 날개를

망에서 떼어 내 바람 속으로 되돌릴 수 있겠지

적어도 스물아홉, 서른아홉이라면 짐짓

몸 전체로 망을 밀고 가도 좋을 게다

그러나 나는 지금 마흔아홉

홀로 망을 짜던 거미 마음을 엿볼 나이

지금 흔들리는 건 가을 거미의 외로움임을 안다

캄캄한 뱃속, 들끓는 열망을 바로 지금, 부신 햇살 속에

저토록 살아 꿈틀대는 걸로 바꿔 놓고자

밤을 지새운 거미, 필사의 그물짜기를 나는 안다

이제 곧 겨울이 잇대 올 것이다.

 

이윽고 파닥거림 뜸해지고

그쯤에서 거미는 궁리를 마쳤던가

슬슬 잠자리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허리 굽혀, 거미줄 아래 오솔길 따라

채 해결 안 된 사람의 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창비,2007


*  보내주신 시(時), 몇번이나 읽었는데... 좋습니다!

    '밥'을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 '거미'가 처연하고, 애닮게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밥은 사부님 말씀대로 치열하고, 진지한 것 같습니다.

   

    암튼 잠자리든, 파리든... 많이 잡고 싶은 세속적 욕망이 꿈틀거리네요.

    요즘 왜 이리 안잡히는지... 잠자리채 하나를 새로 구입해야겠습니다...ㅋ

프로필 이미지
2017.02.03 21:41:15 *.174.136.49

여기서 이 시를  만나니 반갑네요.

테마가 있으니 시읽기가 더욱 즐겁고 

더불어 유익하여 좋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꿈의 직업 프로젝트 - 창조놀이 [14] 부지깽이 2009.10.19 23696
34 [먼별 베이스캠프 3탄: 꼬레마켓 창조놀이 기획서] [7] 수희향 2011.07.04 5826
33 [꼬레마켓 1- 그 후, 한달이 지나고..] [2] 수희향 2011.09.06 5248
32 [꼬레마켓 2 - 엉뚱한 판매처] [10] 수희향 2011.09.06 5562
31 [꼬레마켓 3 -시드니에서의 첫 판매: 아주, 아주, 아주 작은 출발] [4] [1] 수희향 2011.09.19 5509
30 [꼬레마켓 4- 매월 비누 100장, 10년간 MOU 체결] [4] [2] 수희향 2011.10.04 5350
29 [꼬레마켓 5- 1인기업가들= 사장+ 모든 잡일까지 다 하는 사람들] [1] 수희향 2011.11.04 5006
28 [꼬레마켓 6- 비누이벤트 두둥~] file [33] [3] 수희향 2011.11.28 5511
27 [꼬레마켓 7- 비커밍 마이셀프 모집] [8] [2] 수희향 2011.12.21 4822
26 [꼬레마켓 8- 꼬레로드: 천복에서 천직으로] [2] [3] 수희향 2011.12.31 5424
25 [꼬레마켓 9 - 2012년 비즈플랜] [1] 수희향 2012.01.01 5016
24 100일 창작(6차) - 1번째 모임 후기 file 한정화 2013.06.16 2927
23 100일 창작 (6차 3번째) 모임 후기 file 한정화 2013.06.29 3427
22 100일창작 (6차 4번째) 모임 후기 file 한정화 2013.07.16 3165
21 100일 창작 8차 - 같이 할 멤버 모집합니다 file 타오 한정화 2014.02.12 2473
20 [리멤버 구사부] 제 세상 하나 가진 자 정야 2017.01.24 1106
» [리멤버 구사부] 치열하지 않으면 변화가 아니다 [2] 정야 2017.01.31 1463
18 [리멤버 구사부] 샘처럼 고이는 시간, 카이로스 정야 2017.02.06 1193
17 [리멤버 구사부] 행복해 지는 법 정야 2017.02.13 1199
16 [리멤버 구사부] 삶이라는 실타래 [5] 정야 2017.02.25 1483
15 [리멤버 구사부] 그대의 타오르는 욕망은 무엇인가 정야 2017.02.27 1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