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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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일 16시 31분 등록


흔들릴 때마다 한잔

                                                                          감 태 준


포장술집에는 두 꾼이,
멀리 뒷산에는 단풍 쓴 나무들이 가을비에 흔들린다
흔들려, 흔들릴 때마다 한잔씩,
도무지 취하지 않는 막걸리에서 막걸리로,
소주에서 소주로 한 얼굴을 더 쓰고 다시 소주로,
꾼 옆에는 반쯤 죽은 주모가 살아 있는 참새를 굽고 있다
한 놈은 너고 한 놈은 나다, 접시 위에 차례로 놓이는 날개를 씹으며,
꾼 옆에도 꿈이 판 없이 떠도는 마음에 또 한잔,
젖은 담배에 몇 번이나 성냥불을 그어 댕긴다 이제부터 시작이야,
포장 사이로 나간 길은 빗속에 흐늘흐늘 이리저리 풀리고,
풀린 꾼들은 빈 술병에도 얽히며 술집 밖으로 사라진다
가뭇한 연기처럼, 사라져야 별수없이, 다만 다같이 풀리는 기쁨,
멀리 뒷산에는 문득 나무들이 손 쳐들고 일어서서 단풍을 털고 있다




# 흔들릴 때마다 한잔 #

                                                                         이 학 용
                              

하루 수 십 번
시시때때로

나뭇가지
바람에 흔들리듯

조각배
물결에 일렁이듯

출렁거리다
가라앉는 속 좁은 마음

서있는 사람아
흔들릴 때마다 한잔을 !





1. 알돈 몇 푼이 연봉보다 마이 무서워

웃기는 짜장이다. 실직을 하게 되면 월 수 몇 백만 원의 공급이 끊기는 것보다 부담스럽고 두려워지기까지 하는 것의 정체가 건강보험료 얼마를 매달 알돈으로 내야 하는 것에 있다. 이것이 개미의 간을 달고 살아가는 나라는 사람의 경우에 한하는 일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들어오는 것이 없으면 나가는 것도 없어야 한갓지겠는데, 들어오는 것이 없어도 의당 나가야 하는 항목이 있는 것이 신경에 거슬리고 짜증스럽게 느껴지는 것이겠다. 천생 지스러기 개미족속의 넋두리가 아닐 수 없다. 어찌된 마음 덩어리인지 의당 큰 것은 당연 포기하면서도 고작 작고 하찮은 것에 매달려 구차히 근심을 하는 것을 보면, 개미 족속과 큰 손 족속들은 태생부터가 다른 종자들인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개미에게 피부로 느껴지는 실업의 체감지수란 이토록 하찮은 것에서 비롯되고 부담이 가중된다. 공연히 비중 이상의 중압감이 나타나고 과장된 부담을 느끼는 것이 개미종족인 나의 한계이다. 마땅히 대처해야 할 큰 비중에는 관심을 재껴두고 거시적 안목으로 개선을 꾀하려 들지 않으면서, 기껏 얽매이는 것이 소소한 작은 것에 매달려 집착과 긴장감을 느끼며 사소한 것에 의미를 두거나 목숨을 거는 겪이다. 참 이상한 현상의 아닐 수 없다. 이런 내가 까페라는 사업을 시작하여 잘 운영할 수 있을까?


2. 알 수 없는 무력감 가운데에

요즘 어떤 이유인지 전에 없이 별반 의욕이 없고 가슴이 뛰지 않는 것 같다. 해야 할 일들을 마냥 미뤄놓고 지내는 실정이다. 내게 일어나는 전과 다른 여러 상태들에 대해 살펴보노라면, 이상하게 육체에 나른함이 깃드는 것 같기도 하다. 낼 모레면 50줄에 들어선다는 어이없음으로 인해 심적으로 꽤나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하여튼 나는 요즘 제법 이상 징후를 느끼며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남들이 말하는 폐경기 전조증인지도 모르겠다. 한마디로 일상이 별로 재미가 없다. 조금 더 지나면 우울해지기까지 하려나? 지금의 상태와 스스로가 대처하는 반응이 종래와는 너무 달라 꽤나 당혹스럽다.

작년에 나는 우연한 사고로 근무도중 앞니에 치명적 타격을 입었는데, 그때 언뜻 드는 생각이 "이게 뭐지?" 하며 불길함이 엄습했다. 마치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사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한편, 직감적으로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혹시 직장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혹여 내 노후가 평탄하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는 두려움까지 흠씬 밀려들었다. 평소 나는 예감이 잘 들어맞는데, 직감대로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기껏 고생만 하다가 애쓴 보람도 없이 결국에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번 까페 탐구와 창업의 관심사에 대하여서 "이거다!" 하는 확실한 예감과 함께 가슴이 뛰어주면 좋으련만, 앞의 직장생활 동안 제법 끔찍하게 오래 시달린 스트레스 후유증인지 좀처럼 의욕이 잘 살아나지 않는 것이 유감스럽다. 혹여 하지 말라는 뜻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서 남들이 물으면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아직은... . 그저 탐구중이다.


3. 인생 후분에 대한 낙관과 기대감

어려서부터 평소에 나는 운명에 대해 유독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어린 나이에 운명과 팔자가 궁금하기도 해서 왕년의 한때는 종로서적 등에 가서 주역 그림책이나 당사주 라는 것을 찾아 읽어보기까지 하였었다. 어찌 보면 내게 닥친 중년 초의 고통을 우수가 깃드는 가운데에서도 낙천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일시적 고통일 뿐, 노후는 탄탄대로 일 것이라는 확신과 가정 하에 내심 자신감을 잃지 않음에 기인함이다. 50보다는 60이 60보다는 70에 이르러 더 팔자와 운명이 좋게 편다는 어느 곳엔 가에 적혀있던 글은 나의 형편을 격려하며 긍정의 기운으로 희망을 싹틔우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은근 일생의 꿍쳐둔 히든카드로 삼으며, 보석상자와 같이 심중에 고이 새겨두었더랬다. 그 보다 더한 일생의 부적은 없었을 것이요, 그보다 강력한 신심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글이 맞을지 어떨지는 살아보아야만 알 수 있는 일이고, 작가를 알 수 없으니 대면하여 따져볼 수 있는 일도 아닐 것이지만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갈 힘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로인해 현실을 인내할 수도 있었으니 다행이다. 어차피 인생에서 닥칠 일은 다 겪으며 살았을 것이고, 남은 일상들에 대해 겁을 먹고 살아가기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서 현재를 긍정하며 살고 있으니 나쁠 것도 없다. 설령 책에 적혀있던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대도 할 수는 없겠지만, 이왕에 사는 것 비관보다야 낙관이 낫고 절망보다는 희망을 품는 것이 건강하리라.

변경의 커뮤니티와 어울리며 "내 노후가 즐거울 일만 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까페 창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해보려는 이유도 마찬가지 맥락에서다. 같은 성향의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찾아와 머물 수 있을 것이고 찾아오는 사람을 즐겁게 맞을 수 있는 일이니까. 잘만 운영할 수 있다면야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나. 그래서 이들에게 따로 또 같이 철학을 나누고 학습과 꿈을 좇아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즐겁고 신나는 일이 무에 그리 많겠는가. 의도적으로 일일이 누구를 만나러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을 터인데, 장소가 있으면 오며 가며 들를 수 있고 서로의 소식을 나누기가 편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을 구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변.경과만 어울리기도 벅차고 바쁘지만, 까페를 하게 되면 글쓰기를 하는 벗들과 같은 지향의 좋은 사람들과 조금 더 즐겁게 어울려 생활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흐뭇해진다. 책을 쓰면 독자들과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어울림의 장소가 될 수 있으니 그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자칫 실의에 빠져 현실을 도피하여 살 가능성도 있다나 뭐라나. 뜬금없이 다른 책의 이 구절도 추가되어 떠오른다. 사실 기존의 삶의 방식에서 비껴나 변경에 뛰어들 때부터 자신에게 내동 이 대목의 의심을 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랜 습관과 타성에서 깨어나와 적절한 균형감을 갖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기에, 또 다른 현실성을 외면하는 도피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보다 명확한 철학과 자기인식을 통해 분명한 관점과 지혜로서 인생이 지향해야 할 확고한 일상의 방침들로 전개시켜 나가야 할 사항이다.
이번 창조놀이 까탐을 통해 창업에 관해서도 종래보다 진일보한 긍정의 모색과 창의적인 연구가 되길 바란다.


4. 이럴 때는 나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

하나, 불확실성의 미래에 대한 조급증, 알아야 면장을 하지

어쨌든 내가 다시 이런 이야기를 굳이 꺼내어 드는 이유는 하도 맥이 풀어진 듯해서 이다. 이성적으로는 판단이 서는데 가슴으로는 무덤덤하거나 나른한 감마저 없지 않을 때의 상황에서 무언가를 찾아나갈 때의 고민이다. 짚어보니 지난날의 어설픈 습관과 잘못 길들여진 버릇, 우유부단함과 자꾸만 뒤돌아보는 행위 등 내 안의 이러한 부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로서도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타고난 팔자이거나 빼도 박도 못할 오랜 습관으로 인해 기질이 되어버린 지금의 이 감정과 반응들에 부대낌이 버겁다.

현재 까탐에 대해 이전과는 달리 무엇을 해보겠다고 결정을 내리고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지 어정쩡한 상태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시간과 열정을 많이 쏟아가야 하는 실정이 염려된다. 끝내 여러 정황과 자신감 결여로 지금의 조사와 탐방을 거치며 하고 있는 작업들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미리 근심함이다. 그러니까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일을 수행해 나가는 습관이기보다, 무엇엔가 관심이 가면 곧바로 뛰어들어 합세해 나가던 이제까지의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일이어서 갑갑증이 일고, 불확실성으로 인한 조급증을 참기 어려운 까닭이다. 어떤 결론을 맺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만약에 하지 않을 일이 된다면 이렇게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이는 일이 한낱 헛수고에 지나지 않을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하기야 여태는 시간과 수고의 오류를 경험하였을지언정 직접적으로 금전적인 투입부담까지 개입된 경우는 아니어서 지금과 같은 긴장감이나 신경이 쓰였던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이 하루가 다른 연령대도 아이었고.

내심 이렇게 찌푸린 번민에 싸여 심신이 고달픈 것이다. 창업을 하지 않고 취업을 하게 된다면 나이가 많으니 구직의 시기를 늦춘 것이 유익보다는 해가 될 것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한 가지로 분명하게 선을 긋는 작업이 요구됨은 당연하다. 적어도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하겠다는 굳은 마음가짐 하나는 뚜렷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점을 갈팡질팡하다보니 시작부터가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의 어수선함을 겪어야 하는 고뇌가 만만찮다.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인 것이겠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의 순서나 마음가짐이 제대로 서 있지 않은 까닭이니 어쩌랴.

또한 주제파악을 하지 못함인지 모르겠으나 어쩐지 아직까지는 창업보다는 취업이 더 쉬운 까닭이다. 하는 일의 전문성이 그러하고 진입장벽이 다른 일에 비해 높지 않으며 자격증이라는 것의 희소성이 발휘되는 이유다. 물론 내 나이에 임상활동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조금은 남들과 다른 것이 어딜 가더라도 일자리를 얻을 정도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음이다. 그래서 취업의 가치가 저하될 수밖에는 없는 상황임이 냉철하게 인지되지 않음이기도 하다. 아님 어느덧 체념 속에서 주어지는 대로의 현실을 당연지사로 수용하며 살 작정으로, 침몰해 가는 상황에 대한 자각을 하지 못하고 무감각한 채 이성적인 판단을 잃어서일까? 물론 취업의 상태가 언제까지 어떻게 유지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그런데 그 인식이 아직 절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여건보다 어렵고 힘들 것이 여러 모로 예상되는 일을 시도하려고 하니 열정이 덜한 것인가 보다.

그러다보니 당장은 위험부담을 안고서 뛰어들어야 하는 창업보다는 구직을 생각하는 쪽이 마음 편한 것이 사실이다. 장래야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임시방편적 우선의 해결만을 생각하면 수궁이 가는 일면이기도 하다. 그래서 늘 갈등이 많고 이럴까 저럴까 근심에 휩싸이게 된다. 양손에 떡을 쥐고서 한쪽은 심드렁하고 한쪽은 위험부담으로 갈등을 느끼는 상태에서 나름 적절한 균형감을 찾고자 함이겠다. 그러면 이럴 때 정말이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까? 확고한 기준과 바탕이 있어야 결단을 내리기에 용이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문제는 일단 까페에 대해 자세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 일수밖에는 없다. 제대로 알고 판단할 수 있어야 취업보다는 까페를 할 경우의 유익과 필요성이 인식이 될 것이니까. 그런 과정들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무엇을 결정할 수 있고 의욕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지금의 탐색 과정을 차분히 이끌어 충분한 모색을 통해 선택과 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두울, 이성의 합리적 노력이 직관과 감성에 영향을 미쳐 기꺼운 합일을 이루게 될 것인가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직관이라는 것과 이성적 판단의 교차점, 즉 적절한 판단을 어떻게 구하고 찾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일단 이성적 판단에 의해 까페에 대하여 여러 가지 탐구를 해보기는 하는데, 하고 싶고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라는 것이 어떻게 찾아들지가 관건이다. 무덤덤한 현재의 상황적 이유가 그동안의 만성적 피로와 번뇌에서 자유롭게 놓여나지 못한 형편 때문으로 인지함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아직 때에 이르지 않은 것을 서둘러 억지로 노력하려 드는 허욕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또 까페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용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요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까페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주워져야 결정이 용이해질 일이다. 막연한 열정과 동경의 관심으로부터 출발했으나 반드시 실제적 진지한 탐색의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 것이기에.

또한 현재의 내 나이와 사회적 현상으로 볼 때 지금 새롭게 취업해서 다시 기반을 다져가야 하는 형편의 직장생활에 대해, 어떤 합리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이 과연 올바른 가치 판단이 될 것인가도 충분히 점검해볼 필요성이 있다. 이 경우 다른 일과는 달리 전문성이 있다는 점이 새로 시작하는 취업이라는 상황의 설정보다, 구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좁혀 보는 의식이 필요하다. 즉 창업을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취업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구직의 모든 기회를 사장시키겠다는 확실한 전제가 되어야 간결하게 결정에 힘이 주어질 것이다. 취업도 지금의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 구직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단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시설 따위에 가서 좋은 인연을 만나면 10년은 다닐 수 있고, 그렇게만 된다면 사실 작가적 삶을 준비하기에는 오히려 수월한 여건이 될 수도 있다. 계속해서 책과 글을 평생의 작업으로 가져가고 싶다면, 일단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오히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필요한 시간을 창업에 비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다. 주 5일제를 활용하여 적어도 2틀은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는 이점도 간과할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미련 역시 나이가 들수록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니 그 점에 대하여는 또 다른 대안들을 생각해나가야 할 것이겠다. 바로 이 점이 가장 큰 과제일까?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서 이성적인 판단과 직관의 참신한 교합을 마침내 어떻게 적절이 이루어 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의도적인 노력에 의해서 감정이 우러나오고 마침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여야 최상의 선택을 하는 것이 될까? 여태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여 현재의 양상을 해결해 보고자 갈등이 일었던 것이다. 그런데 역시 일은 일로서 풀어갈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발로 뛰고 샅샅이 조사를 하면 판단이 설 것이고, 해야 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의욕을 가지거나 혹은 체념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하고 탐구에 몰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까탐을 접하다 보니 학습하는 만큼의 새로운 안목이 생겨나는 것을 확실히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과 모색들이 바로 취사선택의 판단을 돕고 문제인식과 여유를 갖게 하는 요건이 됨이다. 그리고 점점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거나 수집하게 되고, 현장의 도움과 나눔을 통해 판단이 자유롭고 슬기로워지는 것을 알겠다.


5. 일상의 안정장치를 떠나는 아쉬움은 리스크일까 성장일까

우선 솔직한 미련 하나는 언제까지 일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아직 나는 원하면 직장의 일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자신감이 오히려 더 강하기에 막상 그것을 내려놓는 것에 대해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곤 한다. 섣불리 잘못 판단하였다가는 손해일 뿐만이 아니라 회복하지 못할 타격을 입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기에 쉽게 결정할 일도 아니고 당연 신중함이 깃드는 이유일 것이다. 더군다나 창업에 대해 잘 된다는 보장은커녕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의욕마저도 미비하다보니, 열정 내지 흥분보다는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언젠가 해보겠다면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고, 결국 또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 너무나도 빤하여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감응도 별반 없는데 굳이 하여서 공연히 생고생을 하거나 이도저도 다 그르칠 요량이라면 그야말로 더 늦기 전에 평범하게 직장생활이나 하다가 마감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방안 같아서 혼란이 오간다. 어째야 쓸까? 주저앉을 것이냐 도전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6. 시작도 하기 전 계륵이 되어버린 까페

굳이 까페 창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따지자면 막연히 언젠가 경영이란 것을 해보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까페라면 한동안 공상 속에서나마 자신이 있었다는 점이다. 어쩌다보니 더 이상 미룰 나이도 없는데다가 나아가 나도 한번 나답게 내 공간의 왕이 되어서 살아보고 싶다는 허영에 찬 낙관이 지배적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겨우 이 정도의 가짐으로 창업을 하겠다는 것이 너무 미약한 것 아닐까 하는 자책에서부터, 크던 작던 명색이 사업인데 과연 이런 상태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 괜찮은가 하는 상념에 싸이게 되곤 한다. 그러니까 첫 눈에 반하듯 확실하게 '이거야!' 하는 감응을 경험하고 싶은데, 좀처럼 그런 느낌을 가져볼 수 없어 스스로의 생각을 의심하는 한편 답답한 긴장감을 느끼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50에 가까워서야 겨우 이혼녀라는 딱지를 갖고서, 그나마 밥벌이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닌 마당에 여태 해온 만만한 일을 내팽개쳐버리고, 그것도 다행히 웬만큼 전문성을 띠는 관계로 인하여 취업이 가능함을 완전히 배제하며, 그저 경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공상으로나 겨우 키워온 까페라는 것으로 처음 시도해 나가려하니 막상 불안감이 엄습한다는 것이다. 하자니 어려울 것 같고 단념하자니 영 기회가 사라질 것 같은 안타까움 사이에서의 실랑이를, 어떻게 하면 건강한 중년의 진중한 활로로 대책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음이다.

먹기에 좋은 닭다리나 가슴살은 다 어쩌고 고작 닭의 갈비란 말인가. 비장한 결심으로 눈물어린 홀로의 삶을 선택하였을 때, 꿋꿋하고 자유롭게 살아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경험을 나누어주겠다던 맹서와 의지는 어디로 사라져가려 하는가. 나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7. 젖은 꿈, 신뢰할 지원자가 없다는 위기감

그런데 사실 그것도 아니다. 내게 나를 응원하는 한사람, 꼭 부르짖게 되는 큰오빠와 같은 사람 하나만 든든하게 곁에 있다면 두 팔 걷어붙이고 제대로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심사다. 이왕지사 하는 것 그것도 아주 근사 멋들어지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는 한다.

글쓰기를 통해 알게 되었고 내 인생의 소중한 존재감으로 발견된 사람, 일을 추진함에 있어 내게 가장 필요한 사람 하나를 뽑으라면 단연 큰오빠다. 나는 내가 그를 그토록 신뢰하고 든든하게 여기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어쩌면 그저 형제 중에 가장 만만한 사람 가운데 하나, 버르장머리 없이 아무렇게나 마구 굴어도 되는 사람쯤으로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14살이나 차이나는 큰오빠는 내가 20대에 이민을 떠났다. 막내인 나는 당시 큰오빠를 등 떠밀어 보내는데 앞장 선 장본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빠의 나이와 지금의 내 기억 역시 항시 그즈음의 연대에 멈추어있다. 그러다 우연히 글을 쓰게 되면서 큰오빠의 참 가치를 발견 또 발견하게 되었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내 사전에 큰오빠를 이렇게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짖으며 찬양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때 부모님도 오빠 자신도 그토록 힘들게 이국 행을 결정한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이러한데 부모님께서는 오죽하였으랴.

중년 한때의 처절한 고배로 장기간 혼돈스러웠을 때에도 큰오빠가 내 가까이에 있었다면 지금의 내가 아닌, 훨씬 경제적으로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성장하였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는 한다. 내 인생의 방황의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고 다소 연착된 데에는 아울러 큰오빠와 같은 존재 역시 그 시기에 부재한 점에 기인함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이 숙명일까? 오빠가 가까이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여건에 있었다면 나는 방황과 갈등의 시간을 좀 더 줄여 뜻한 바를 실현하며, 일에서 지금보다 나은 성공을 성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오빠가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일이고 특기이기도 하며 안목도 잘 맞고는 했으니까. 내가 관심가지는 일에 대해 좀 더 열성적으로 뛰어들어 기어이 해내고야 말았을 것이다.

그것은 경영이었고 동행자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일이었다. 큰오빠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오빠는 나와 같은 관점에서 다만 뒤에서 나를 지지해 주고는 했다. 내가 선택하고 의욕하는 사항들에 대해 동의를 표하고 성원해 주었다. 내게 뿐만이 아니라 가족 이외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가 원하는 만큼 이상의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다. 그 당장의 귀찮음과 손해와 억울함을 감당할 줄 아는 사람, 주는 것은 아낌없이 하고, 받는 것은 상대의 판단과 처분을 기다릴 줄 아는 우직하고 심지 곧은 사람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자 했을 때 내게 직접적인 해결이 아니더라도 함께 상의할 수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한걸음에 자신의 일처럼 달려와 줄 수 있는, 나 자신보다 더 믿음직한 사람이다. 역시 지금이라도 당장 큰오빠와 같은 사람만 있다면 이토록 걱정부터 하지는 않을 성 싶다. 아니 나는 무엇이건 마음먹는 일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까페를 하던 집을 짓던.

이것이 의타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변명하거나 숨기고 싶지는 않다. 뭔가 해보고 싶고 일만 하려들면 부재로 인해 그 존재감이 더 확실하고 투명하게 들어나고는 하는 큰오빠. 나는 그가 몹시 그립다. 큰오빠의 고유성과 그의 부재가 세상 누구보다 많이 깊게 사무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홀로 가야만 한다. 더 늦기 전에 혼자서도 당당히 시작하고 뚜벅뚜벅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씩씩하신 내 어머니처럼, 또 성실한 큰오빠와 같이.


8. 통과의례 본색

나는 노력이나 꾸준한 성실함보다는 허영심이 앞서고 약간 사치스러운 사람이다. 욕심도 적지 않다. 안하면 모를까 할 바에는 잘해야 하고 기왕이면 확실하게 무엇을 한 티가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감 없이 시작하기보다 탄탄한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하고 싶은데, 이런 저런 걱정들이 먼저 앞서다보니 자꾸만 갈등의 연속인 지금의 마음상태가 괴롭고 속상하다. 사실 이런 우유부단함과 갈팡질팡함이 내가 타고난 팔자라는 생각이 들고, 나 자신 몹시 힘들어 이런 내가 싫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겨먹은 것을 도저히 어찌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이런 점들을 철학을 세워 공부를 하며 개선시켜나가고 습관을 통해 바로 잡으려 해도 실상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매사 두루 적절히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곤 한다. 그것이 바로 삶이 철학적 사유를 필요로 함이라는 것을 변경을 통해 깨우치게 된다.

여하간 어떤 이유로든 까페를 할 것인가에 대해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 여러 이유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 탐색단계 이다보니 처한 현재의 상황이나 여건 등이 불투명함으로 인해 더욱 그러할 수 있을 것이기는 하다. 그래서 이것저것들의 여러 이유를 찾아 하나하나 세밀하게 더듬어 보고자 한다. 내가 지금 까페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와 사무침 등에 대해 면밀히 고찰해 보아야 하고, 또 까페의 실상에 대하여 요모조모 점검해 보아야 할 사항들이 많은 까닭이다. 당연한 일인데 어쩌면 성격과 기질상, 혹은 경험의 부재로 더욱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내 방식의 통과의례인가보다.


9. 빚과 우정

성질머리를 회복시키는 커뮤니티와 글쓰기

돌이켜봄에 변경연에 와서 그동안의 시답잖고 어쭙잖은 짓거리를 통해 내가 찾은 것 가운데 중요한 하나가 성질머리이다. 이 점을 안다. 내게 이점이 시사하는 바는 자못 크다. 제법 짧지 않은 기간을 예서 어울려 지냈다고 하는 시공간적 존재 의미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명줄에 버금갈 수 있는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내 어찌 모르랴. 사람이 자신의 성격과 기질대로 살아가는 것은 마땅함이고, 그것은 그 사람의 정체성 회복이 되는 동시에 자기실현의 바탕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오래 사장시킨 채 체념하고 울분을 삼키며 혼돈된 상태로 참아 살아오기만 하다가 변경연을 만나 글을 쓰며 내 성질머리를 찾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성장이나 성취 따위는 어쩌면 차후 문제인 것이기도 했다. 타고난 천성과 기질대로 산다는 것은 내 삶의 숨통이요 맥락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곳의 낯선 풍경과 맞닥뜨려져서 솔직히 딴엔 적잖은 고충을 많이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과 함께 제법 오랜 시간을 같이해왔다.

서로 간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심 그 점에 대해 항시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변경연에 머무르며 학습하고 배우면서 익힌 바대로, 처한 현재에서 나아가 조금 더 노력하여 주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함을 안다. 비록 특별하게 잘나지 않았더라도 현재의 자신에서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어울리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세로의 삶의 태도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때때로 나와 같은 동질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게는 내 경험과 깨달음 나누며, 또한 착하고 좋은 의지를 가진 사람들과 오래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을 것인가. 척박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오롯한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주야장천 성실히 개척해 나가는 벗들을 보노라면 감탄이 일고 그들처럼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싶어지고는 한다.

어떨 때는 내일 걱정이야 어떻게 되든 오늘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두 판 치고 선뜻 필요한 일이나 관심 가지는 일에 당장 뛰어들고픈 마음들이 시시각각 울컥거려 괴롭기까지 한 지경이다. 하지만 곰곰이 내 처지를 돌아보면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별반 힘도 없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으니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주입시켜 말리곤 한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그렇게 일부러 망상으로나 가두어 자족으로 그치거나 체념하도록 조장도 해보았다. 그렇지 않으면 혹간 일을 벌이고 말 것 같은 상태가 되고는 하여서 말이다. 가끔씩 주제도 못되면서 느껴지는 이 마음 쓰임의 번민으로 인해 공연한 심적 갈등이 일어나고는 하는데 못 말리는 주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마땅히 내가 해야 할 일도 아닌데 성질에 못 이겨 덜컥 내질러놓고 뒷감당을 못하게 될까봐 절로 솟구치는 마음들을 잡아끌어 주저앉히고는 하였다.

그런데 나의 이런 성향과 기질은 어려서부터 그래왔다. 아마도 그러한 팔자를 타고 태어난 듯하다. 웃기는 짜장은 그럴 주제도 역량도 못되면서도 그렇게 느끼곤 하여 공연히 속앓이를 해대곤 한다는 데에 있다. 정신병자처럼 괜한 일에 혼자 마음이 짠해지거나 어떤 상황에 처해 괜스레 안쓰럽고 미안한 감정 등을 느끼게 되고는 하는 것이다. 마치 내 일이기라도 한 것처럼. 혹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기라도 하듯이. 도대체 이게 무슨 인연 아니면 번뇌인지 모르겠다. 아닌 말로 내가 굶어죽게 되어도 신경 쓸 사람 하나 없는데 말이다.
까페를 하려는 의도에도 이런 감상적인 것들로 선급함과 망령됨이 적지 않아 주의가 요망된다.


10. 공존에 대한 삼류 의리

무려 2년 여 동안을, 그리고 아직도 글만 쓰게 되면 설움이 그치지 않아 펑펑 울어댈 수 있는 시공간의 변경. 내가 살은 여기는 내가 쏟아낼 수 있는 것들에 있었고, 내 안에 들어찬 부조리한 것들을 찾는 일이었으며, 또한 아직 숨겨진 나의 진정한 그 밖의 것들을 불러내오는 것들에 있을 것이다. 나는 진실로 내가 공존하는 세상의 보석이고, 존재만으로 너무 충분한 아름다운 가치이며, 누구에게도 업신여기거나 하찮게 보일 이유가 전혀 없는 고유하고 성스러운 존재 그 자체임을 내심 굳게 믿는다. 나는 진정 그런 사람이다. 오직 망상일 뿐 아직 책이 없으니 요괸가? ㅎㅎ

나는 누구를 손해 보게 한 적도 없고 악의적으로 해를 끼친 적도 없으며, 나에게 먼저 뭐라 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건에 대해 의도적으로 곤란에 빠뜨리거나 함부로 하지도 않는다. 실수가 전혀 없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사람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행동은 어떻게 나타나고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지만 내 신념은 그렇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나는 주의로부터 참 많은 상처가 되고는 하는, 딴엔 상대의 조언들을 제법 많이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수라의 현장 속에서 살아나왔다. 그것은 내가 마음이 너그러워서는 진정 아니었다. 상대의 또 다른 노력들도 있었을 테지만, 무엇보다 내 안에 나를 믿고 신뢰하는 언젠가는 진정한 써니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자존심과 심중의 오롯한 희망과 염원 때문이다.

나는 정말 잘되고 싶다. 변경의 땅에 왔고 머무는 한에는 이러한 일련의 일상들을 내 자신을 통해 증거해 보이고 싶다. 그런데 그게 왜 이리 쉽지 않은가. 요즘에 와서는 왜 날마다 무력감이 더 엄습하고 지지부진하며 감응이 일지 않는가. 용기를 내보려 하는 일에는 두려움이 앞서고 실천을 해야 하는 일은 게으르며 성실과 끈기가 있어야 하는 일에는 우직함이 부족하다. 실제로 신체는 허약하고 심신의 상태는 의지박약하며 행동은 게으르기 짝이 없는 등 한심한 인물이다. 그런데 요괴의 탈을 쓰고 아닌 양 하며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허세를 부리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웃기는 것은 제법 건강해 보이고 열정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음이요 허장성세다.

허영의 나는 때때로 공연한 정의감이 깃들기도 하고, 주제파악도 못한 채 괜스레 막연히 누군가 무엇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 누군가가 내가 되어야 하는 양 느끼기도 하는 웃기는 짜장에 처하곤 한다. 아무래도 이상한 성격이거나 기질과 팔자를 타고난 것 같다.

왜 다른 사람들, 나보다 잘나고 돈도 많고 멋진 사람들도 가만히 있는데 쓸데없이 그런 공상을 하며 사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제 앞가림 하나도 잘 못하는 주제에 껍죽거리는 꼴이라니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나. 누군가가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이런 망령된 생각을 하거나 느끼는 것이 때때로 짐스럽기도 하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이따금씩 자주 시달리다보니 팔자인가보다 체념하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아닌 말로 변경을 떠나든지 무슨 수가 나기 전에는 내내 이 업과도 같은 심적 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할 듯싶다. 다른 사람도 그런가? 그런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좀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모르겠으니 상대를 통해 알아볼 수 있으려나. 하여튼 마음이란 것의 조화가 궁금하다.


11. 시인의 참여적 명징함과 용기가 필요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못해봐서 모르겠지만, 책에까지 소개된 저자의 지인들의 말로는 자신의 송장치를 관 값 200만 원만을 남겨두고 사람들과 더불어 나눔과 도움의 삶을 살아가는 시인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도에 가서 직접 시인을 만나고 왔다. 하도 꼬장꼬장하다는 뜬소문 때문에 긴장을 하면서도, 대면하여 당조짐을 하듯 여쭐 양 이었지만 초면이어서 그런지 시인은 빙그레 웃으며 언급을 회피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거짓부렁의 턱없는 유언비어 같지는 않았다. 언제고 다시 가서 여쭐 것이다. 진짜인가 거짓부렁인가. 돈을 못 벌 것 같은 팔자라서 아예 자신의 인생과 이웃들에게 멋 부리듯 사기(?)를 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뜻한바가 있어 관 값 정도를 마련해 두려는 것인지 자초지종을 제대로 알고 싶다. 내 보기에는 관 값은커녕 송장 치른 날의 술값 밖에는 안 될 것 같은데 그리 주장한다니 말이다. 시인의 인생에 대하여 구구절절 여러 설이 많다고 얼핏 주워들었는데 아직 자세히 알아보지는 못하였다. 어쨌든 홀로 사신다. 처자식도 없고 섬겨야할 부모님도 계시지 않는 듯하다. 형제들이야 나이 들면 자기 살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니까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그래서 아예 모 아니면 도 격으로 미련도 버리고 속절없이 초탈해 버린 걸까?

외양으로는 시인과 다르지 않은 상황의 삶을 살면서도 나는 어쩌면 이리도 속물의 삶 속에서 허우적이는 걸까? 팔자인가, 성격인가, 부덕의 소치인가, 미망인가?


12. 별난 바람, 별난 까페 경영 상상

부정응의 바람 하나,

나는 내가 어떻게 까페를 경영해보겠다는 의지 이전에, 간혹 가다가 영남권 등에서 서울로 먼 나들이를 왔을 때 그냥 보내거나 하게 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또 마땅히 모일 장소도 없고 값도 비싸며,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고 받은 것을 갚으려 하지도 않고, 종종 대접은 융숭하게 받고는 하면서 야박하게 대접하여 보내곤 할 때 마음이 켕기곤 한다. 하다못해 잠이라도 재워주고 싶거나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스스럼없이 나누며 보내고 싶어지곤 한다. 물론 그런 이가 아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우리 집에 가서 자고 가. 혹은 우리 집으로 가서 밥이나 먹자." 라는 말을 못하고 사는 현실이 무겁게 느껴지곤 한다. 아직까지 우리 집을 다녀간 사람은 정화, 딱 한사람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여건이 안 돼 사람들을 초청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말이다. 어려서는 곧잘 친구들을 데려다가 솜씨 발휘도 하고 수다를 떨며 해 먹이는 것을 좋아했는데, 홀로된 이후로 살기에 바빠 오래 관심 갖지 않고 지내다보니 다 잊어버렸고 이제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

나는 왜 서울 사람들을 깍쟁이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나는 서울 사람들을 경우 바르다고 생각하며 좋아했다. 그런데 마흔이 넘어 변경연에 와서야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영남권 모임을 하고 오면서 그 점을 확실하게 깨닫고는 하였다. 영남 모임은 따뜻하다. 인심이 살아있고 많이 베푼다. 그래서 편하고 좋게 느껴지는 것일 게다. 품앗이와 십시일반의 정신이 살아있으며 자연스럽고 훈훈한 모임이다. 비교하자면 서울 모임은 늘 짜다. 살기가 힘든 곳이어서 이기도 할 테지만, 그보다 자기부터 생각하고 개인적인 성향이 짙어 더욱 그러한 것 같다. 각박하고 차가운 편이다. 참여의식과 상황의 주최가 되기보다는 미리 선을 그어놓고 정하여 참여하거나, 그저 적당히 참여하면 되는 정도의 태도로 나눔과 도움의 품앗이 정신이 덜해 보인다. 자기 역량을 다하여 제법 남부럽지 않은 영역에서 나름의 부족함 없는 경제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조차 대강 묻어서 어울리다 적당한 틈에 물러나오는 자세의 뺀질이성향들을 나타낸다. 때때로 이러한 점들이 영남권 모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영남모임은 참 잘 조직되어 흐뭇하고 배울 점이 많다. 어울림은 영남 모임이 서울의 여러 모임보다 끈끈하고 돈독하며 지혜롭게 처신함을 인정하게 되곤 한다.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부적응의 바람 둘,

연구원을 하면서는 연구원들이 마음 편히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는 했다. 이후부터는 어딜 가도 여남은이 한데 어울려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두리번거리거나 항시 마음에 두고는 하였다. 언제 어떤 곳에 가더라도 그런 장소를 보면 탐이 나곤 한다. 제 할일이나 잘할 것이지 도대체 무슨 지랄병인지 모르겠다.

3기 연구원 정화나 모모를 볼 때면 특히 그들에게 공간이 제공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정화는 요즘도 꿈 그림을 열심히 그려서 너무 예쁘고 기특하다. 때때로 그가 심취하는 것을 보며 빵이 거덜날까봐 걱정이 되어 일자리를 추천하게 되고는 하는데, 그녀는 대부분 거절을 하며 용케도 잘 버티어 나간다. 신통방통하기 짝이 없다. 내가 공간을 갖게 되면 그녀가 꿈 그림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 같다. 모모는 30평 정도의 공간을 원했었다. 그러한 공간에서 마음껏 춤추며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좋은 장소를 갖게 되겠지만.

희석이나 옹박과 승완의 강연 모임 등도 함께 나누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얼굴이야 자주 보기는 하지만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나니 함께 공부하고 어울려 열띤 토론을 벌이던 이들과의 그때의 모습들이 그립기도 하다.

부적응의 바람 셋,

때때로 나는 까페가 24시간 개방되는 쾌적한 독서실로 활용될 수 있음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대학 때에 가톨릭 의대에 다니는 친구가 있어서 그네 학교 독서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흔치 않은 시설과 쾌적한 공간으로 꾸미어져 24시간 무료 개방되고 있어서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학문탐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위해 배려된 공간이기에 무척 감동되었다. 부러워서 그랬는지 공부가 절로 될 것 같은 느낌이었고 몹시 좋아보였으며, 그러한 제공을 하는 기획과 마인드가 참신하고 아름다운 한편 현명하여 가슴이 뭉클했다. 그 기억은 심상에 멋지게 자리 잡은 채 근 3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에도 잊어지지 않고 때때로 생각 중에 명장면으로 떠오르곤 한다.

이런 식으로 까페를 24시간 개방하면 청소며, 연료비며, 피로를 감당하기 쉽지 않겠지? 그래서 이런 생각들은 상상 속에서나 혹은 망상에나 그치고 말 확률이 높겠지? 하지만 나는 무엇을 어떻게 연결하여 경영의 내실을 강화할 것인가 하는 전략적 영업 계획보다 항시 이런 맹목적 경영의 마음이 먼저 앞서는 게 탈이다. 이런 생각으로는 자선사업가처럼 다른 데서 돈을 많이 벌어다가 제공하는 기능이 되어야 가능할 것이나, 내 머리는 평소 이와 같은 생각들로만 꽉 들어 차있는 것이 사실이요 나의 한계다.

그래서 경영은 하고 싶지만 운영실적과 이윤추구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어하는 일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의 허영심에 입각한 까페 세상은 이런 모습으로 운영하고 싶어지곤 한다. 내 까페는 어떤 날은 독서실이고, 어떤 날은 자기계발 공간이며, 어떤 날은 꿈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고, 어떤 날은 노래와 춤의 공간, 어떤 날은 살풀이와 한풀이, 어떤 날은 연극과 뮤지컬 등을 하고, 어떤 날은 미술과 서예와 사진, 영화, 홈패션, 패션 등의 무대가 되고, 어떤 날은 한바탕의 웃음치료와 울음치료, 어떤 날은 사색과 음악과 시낭송, 동화읽기 등과 연극∙ 영화 감상, 또 어떤 날은 상담과 칭찬의 날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질 수 있는 다국적 다문화의 다양한 실험적 공간으로 종합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면 좋겠다. 그리하여 종합적이고 유기체적인 맥락의 치료와 교육의 공간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저잣거리에서의 장터적 필살기 통섭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할까?


에공~ 책이나 읽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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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5.03 17:59:15 *.35.254.135
써니님 까탐탐방기 관심있게 보구 있음다.
2011년에 대안문화공간 카페를 열 계획으로 기획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써니님의 아이디어에 저희가 하나 보태고 싶은 것은
체험공방도 곁들이고 싶답니다.
어떤 형태로든 시작해야할 부담감이 있는 저는
써니님의 까탐이 아주 유용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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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04 02:20:43 *.36.210.30
남자 같기도 여자 같기도?

왜 꼭 시작해야만 하는데요? 2011년에. 그때하면 좋은 일이라도 있나요?

체험 공방도 여러 가지 인데, 어떤 체험 공방을 하실 건가요?

휴가철 팬션 따위에 가면 하나 둘 씩 있는 그런 모습의 공방요?
도자기, 목걸이 등의 장신구, 비누, 가죽, 스테인드글라스, ** 페인팅  공예 등... .
아니면 족욕 등... .
쓰다가 갑자기 생각난 것인데, 서로가 서로를 주물러 주는 곳 하면 어떨까요? 마사지사가 아니라 동행한 지인들끼리. 수면실이나 산소방처럼요. 선정적이거나 퇴폐적으로 흐를까요? ㅎ

작업 공간 겸 까페를 구상 중이신가요? 그런 곳이 꽤 많더라고요.
깨질 때 깨질깝세 적당히 밥벌이하며 자유롭게 살기가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는 트랜드로 잡혀가더라고요.

같이 쓰세요. 공유해야 성장통(통하였느냐?) 을 하지요.

저는 조급했는데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보려고요. 내일 또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모르겠지만... .

억지로 보다는 순리를^^ 암튼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ㅍ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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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04 22:33:13 *.36.210.159
그러시군요. 시설장이신가요? 저도 2급 있고, 1급에 도전할까 말까(?) 생각중인데요. 근무 경력도 있고요. 사실 지난해 현장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는데, 뜻대로 하지 못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지요.

요즘에는 청소년시설 쪽에서 이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진로를 목적으로 하는 까페 창업을 많이 하고 있고, 또 여성 창업의 일환으로 미혼모나 여성 한부모 가장을 돕기 위해서도 모색되고는 하더라고요. 그리고 장애인시설 쪽에서도 자체 운영 혹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경제생활과 자활의 방편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꽤 많이 있지요. 어느 기관에서 어떤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할 것이냐에 따라 다양하게 모색될 수 있겠네요.

시작은 단순하게 했는데 빨리 완결하기보다 차분히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해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해서... . 밥벌이와 작가적 삶에 대한 추구도 지속적으로 병행하고 싶은 것이라서요.  하여튼 좀 신중히 올려야겠군요. 함께 하시는 분들께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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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2010.05.04 16:47:32 *.35.254.135
일하느라 이제야 써니님 답글을 보았음다.
참고로 저는 여자임.
구체적인 아이템은 7월정도 되어야 어느 정도 확정이 될 것 같아요
작업 공간 겸 카페를 구상중이구요
저는 social worker 라 멤버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management 역할만 합니다.
써니님의 열정과 아이디어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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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10.05.04 15:35:35 *.149.8.82
카페를 꼭 해야 할 명백한 이유와 사명감이 있는데
무얼 그리 골똘히 생각하시나요. ㅎㅎㅎ

 '카페' 현장을 깊이 살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지한 고민이 진하게 묻어나는군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 될 것 같아요.

이사하느라, 허리 뽀가지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야 인터넷 연결되어 냉큼 달려왔더니, 역시 A4 10장의 체험담이 올라와 있군요.
고생했어요.
카탐 책쓰고, 자서전 내고...카페 열고... 선배는 앞으로 할 일이 무진장 많군요.
낼은 특별 휴일이니 카탐 일정은 하루 연기하여
목요일 13시에 뵈어요.
광나루역 근처일거구요...5호선 코스랍니다.

굳세어라 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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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5.04 22:38:53 *.36.210.159
이사하느라 수고하셨네. 예전에야 회사 다녀오면 그만이었을 테지만 입장이 바뀌었으니, 고생 좀 했겠구먼.^^

목욜 일단 오케. 자네 글 인기짱이야. 좋은 글 언넝 올리시게. 근데 까탐 대원들 다 어디간 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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