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 써니
  • 조회 수 3682
  • 댓글 수 6
  • 추천 수 0
2010년 5월 18일 08시 04분 등록

책, <카페 수업> 독후감 2

카페란 카페지기의 주도성과 고객의 필요적 욕구가 어울림을 형성하는 공간이다.

요즘의 카페 창업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준비와 꿈을 가지고 임하는가에 대한 고찰

통속하는 카페는 카페가 아니다. 요즘의 카페는 카페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아니 카페라는 의미가 널리 다방면으로 확장되어 여러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카페라는 존재성의 식상한 명분만으로는 살아남기 벅찬 시대다. 제법 그럴 듯한 인테리어에 분위기 있을 법한 음악을 틀어놓고 한가한 모습으로 기다린다고 해서 지나가던 손님이 와주던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카페는 매일 변화하고 있다. 카페에 대한 추억조차 거의 획일적이다시피 했던 지난 풍경의, 그런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명맥을 유지해나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하루에도 죽어나자빠지거나 새로 진입해오는 카페가 부지기수라 한다.

이러한 카페들의 생사 현상은 빠른 속도로 사회와 문화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고, 몇 가지 요인과 더불어 소비자의 수준도 예전에 비해 상당이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인문학이 독서 시장에서 수준과 경쟁의 심화로 살아남기 쉽지 않듯, 카페도 그저 카페라는 이유만으로는 생존을 지속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2~30대 청년층의 소비자는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커피나 차를 마시지 않는다. 온라인을 통해서 미리 눈으로 맛보고, 확인 차 카페를 방문하여 진정성을 확인하려 든다. 눈으로 코로 귀를 통해 먼저 대강의 감을 잡고, 직접 부딪혀서 오감을 만족시키는지 냉정히 판단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생활화하는 젊은이들은 카페에 직접 가보기도 전에 이미 커피 맛은 어떠하며,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나아가 주위의 다른 카페와 달리 추가적으로 무엇을 더 취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이 특별하여서 감동 받게 되는지를 소상이 웹사이트를 검색한 연후나 입소문을 통해 찾아가는 경향이다. 이미 머릿속에 전시장처럼 정보에 대한 메모리가 열거 되어있어 그 중의 것을 선택하고 방문하여 오감을 만족시키는지 체험하곤 한다.

이토록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가지고 카페라는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더불어 전문성을 갖춘 카페지기로부터 유익한 경험을 획득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려고 의욕 하기도 한다. 그러니 카페지기들은 그만큼 더 부지런히 고객의 욕구에 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들 카페지기들 저마다의 모색이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성을 넘어 치열한 삶의 현장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카페지기들의 부단한 노력과 다양한 일면들을 밀착 취재하여, 독자로 하여금 취사선택의 여지와 경험해 봄직한 요소를 선발(별)하여 제공하였다.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었다. 카페라는 각 공간적 실체에 저마다 한가지 씩 유기적 결합 요소를 더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그것으로서 그 카페만의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 이들은 기본적인 음료 외에 저마다의 특징을 내세우며, 7가지 분류 형태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나름의 콘셉트를 지닌 카페들인 셈이다. 등장 카페들은 각각 고유의 특성과 생존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공, 경험, 새로운 준비 등을 동원하며 카페와 연결하였다. 7가지의 형태는 몇 개의 같은 콘셉트의 다른 모형을 제시하며 예시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들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저마다의 세부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가를 살펴보게 된다.

저마다의 카페에 대한 주요 내용은 카페지기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을 취하며, 생생한 육성으로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듯 현장성을 살렸다. 카페지기들 저마다의 취향과 선택적 결합이 어떻게 카페라는 공간과 어울리도록 하여, 상생과 융화를 이루어 나가는지를 눈여겨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창업할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tip을 제공하고, 기존의 관계자들에게는 다른 카페의 모습은 어떠하며 어떤 카페들이 출몰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와 보수교육의 역할을 한다. 책을 구입해 보면서까지 찾아가려는 고객은 많지 않겠지만, 고객 역시 사진과 글을 접하며 상상의 맛과 공간을 일차적으로 체험한 연후에, 박차고 나아가 카페로 향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요즘의 카페 창업자들은 카페라는 문화와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루트와 방식을 가지고 참여하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게 된다. 더불어 어떻게 카페라는 공간을 주도적으로 지배해 나갈 수 있으며, 무엇으로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인가에 방향성과 초점을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카페는 카페문화를 선도하는 카페지기들의 노력과 고객의 욕구가 어우러지는 균형의 접점

이 책에 소개된 많은 카페지기들은 카페 운영 이외에는 전혀 아무 할 일이 없거나, 무작정 카페에 뛰어드는 철없는 카페지기들이 아니다. 나름의 빠지지 않는 역량을 바탕으로 한 상태에 더하여 카페 운영을 목적 하거나, 자기가 꿈꾸는 일에 빛을 발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카페를 동반 목적으로 선택하였음을 보여준다. 카페만을 단순 목적하기보다 카페지기들의 꿈 혹은 재능이나 경험과의 결합으로서 카페를 경영해 나가는 곳들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대부분 저마다 더 나은 카페 경영을 위해 좀 더 구체성을 띠며 제법 성의와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의 개업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

많은 카페지기들이 국내의 여러 과정을 통해, 혹은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나 일본의 제과제빵 과정 등을 이수하며, 카페라는 경영을 좀 더 잘하기 위해 애쓴 과정을 털어놓는다. 카페를 하겠다는 단순 목적과 맛있는 커피의 제공이라는 일반적 당연함 외에, 저마다의 특색을 추가적으로 노력하였다. 그 현장들을 찾아 그곳만의 느낌과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착실하게 준비기간을 거치며, 자기 카페만의 독특한 tip을 성취하고 그것 들을 카페 경영과 잘 연결시켜 나가고자 무던히 고심하는 모습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러한 카페들의 생성은 카페지기들의 자발적 창안과 고객의 필요적 욕구가 서로 융합하는 가운데, 상생의 어울림으로 카페의 역할과 기능에 기여해 나가는 모습이다.

점차 이러한 모색을 하는 카페들의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장소에 새로운 모습의 다양한 카페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는 추세와 경향을 목격하게 됨이다. 지역적 범위가 확장되고, 다양성이 증가 양상을 띠는 점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사회 전반에 창의성에 대한 바람이 일고 있음을 나타냄이고, 이들 카페라는 문화와 환경의 공간을 통해 보다 여실이 나타남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긍정의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며 사회∙문화 저변에 확산되는 조짐이다.

작금의 이들 현상은 단순이 밥벌이를 위함이거나, 좋아하는 일의 모색에만 국한하여 카페의 기능과 역할을 한정하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의 장소에서 점차 우리 문화의 기반을 구축해 가며, 문화의 사회적 역량과 토대를 형성해 나가게 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들을 그냥 지나쳐버릴 것이 아니라, 보다 심도 있게 모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들 카페지기들의 남다른 노력과 자구책 마련의 모습들에, 이전과는 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져보게 되는 이유다.

카페라는 단순 업종의 생존을 향한 몸부림이나 돌파구 이상의, 예술을 일상의 업으로 선택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어떤 이해와 장려의 측면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합당한 여건이 지원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카페를 구상하다보니 상업성에 기인한 단순 커피 전문점 외에, 이들 청∙중년층의 예술적 창조성을 바탕으로 모색되고 있는 카페에 대해 기대와 인식이 새롭게 싹트기도 하는 탓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모색들이 일시적 방편으로 청년실업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사안에 지나지 않거나, 선심성 행정의 일회성 프로젝트에 기인한 산업 육성책의 방안적 성격에 머물지 말아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시대적 요구와 문화적 욕구 내지 소통에의 갈망이, 현실에서 카페라는 매개를 통해 해소되고 나타나는 점들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의미를 가져봄직 하지 않을까? 우리도 이들 젊은 지성의 예술인부류를 통해 삶의 필요에 어떤 아이디어나 새로운 인식과 전환, 신선한 자극을 얻고는 하니까 말이다.

이들청∙중년층에게 왜 카페가 모색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기분에 의해 한번 부딪혀 보는 식으로 첨벙 뛰어들어 직업을 선택하거나, 무턱대고 놀아보자고 달려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사색을 통해 행여 어느 누가 카페의 업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귀로에서 해답을 구하는 경우 다소 보탬이 되거나, 현시점에서의 방향성을 터득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도 하다. 또 누군가에게는 카페라는 철학적 사유와 더불어 인생을 재정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의지와 카페라는 일이 잘 부합하는지 로망과 인식을 확고히 하며,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일상에서는 또 보다 명료한 생활태도로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현실적 요소가 있지만, 무엇보다 카페는 능동의 취향적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카페지기들의 이지적 욕구와, 다양한 문화 체험을 갈망하는 소비자로서의 고객의 욕구가, 서로 맞물려 필연적 만남의 장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작금의 현상을 간과하는 카페는 적어도 이 책에서는 다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잘 알려져 있음으로 해서 반복성 때문에 제외된 경우가 아니라, 취지의 대상에서 빠진 곳들은, 어쩌면 카페를 찾게 되는 고객의 필요를 자극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한 채 도태되고 말지 모른다. 이는 작은 카페들이 취해 나가야 할 숙명적 자기 고찰이 현실에서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통해서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음이다. 아울러 확실한 아이디어와 콘셉트만이 카페의 존재성을 향한 우선적 필수 요건이 되고 있는 점을 인지하게 된다.


정직한 먹거리 풍토에 작은 카페들의 참여적 기여를 고객은 안목과 함께 즐길 줄 알아

그렇다면 먹걸이는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요즘은 웰빙이나 웰다잉의 모색과 함께 보다 근본적 대안을 찾으며 오가닉 제품이 부각되는 시대다. 맥주도 언젠가부터 하우스 맥주가, 담배도 가늘고 순한 담배로, 술도 저 알코올 함량의 포도주 등이 인기를 끈다. 사찰음식이나 자연밥상을 선호하며 생과일주스에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원액을 주문한다. 가격이나 맛보다는 건강을 생각하겠다는 인식이 늘고, 인위적 모양새나 가공의 첨가물보다는, 투박한 개성과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더 존중한다. 부족함을 치장하여 속이거나 왜곡시키지 않기를 바라며 취사선택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신용을 중시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무엇보다 정서적 안정감을 누리고자 함이다. 물론 모양까지 갖추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게 제조하여 오감을 돋우거나, 유기농 제품 등을 더욱 즐겁고 맛나게 맛볼 수 있게 함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 될 것은 당연지사다.

생태계를 지키자는 지구환경운동에서부터 가정이나 일상에서도 식문화가 대폭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카페에서 다루는 품목도 홈베이킹이나 직접 로스팅한 핸드 드립 커피 등이 유행의 대세다. 산업혁명 이래 물질만능이 일상을 지배하던 현상에서 깨어나려 노력하며, 좀 더 인간다운 삶의 질의 추구가 생활 전반에서 모색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지난 시절에 비해 갈수록 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하며, 자연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신뢰성 있는 제품을 사용하고자 의욕하고, 그러한 제품을 내 놓을 줄 아는 시장과 상도덕을 원한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작은 카페들의 순수함과 진실함을 찾아 나서는 경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 어느 때보다 카페들의 참신함과 진정성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카페의 생존 이유의 방향이 더욱 분명해 졌고, 견실함을 들어낼 수 있는 틈새가 각광받게 되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카페는 작금의 사회∙문화 양태의 현주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똑똑하다. 그런 까닭이라 해도 하나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날로 더 나은 서비스를 선택하고 지향한다. 이에 카페지기들도 속수무책으로 있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우선 일로서의 성취와 빵의 해결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지혜와 노력을 겸비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없다면 책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카페지기가 되는 방향성 및 비법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준비해 볼 수 있다. 박사보다 높은 학위이기도 하다는 장사의 달인의 경지를 터득하는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카페가 단순하게 무작정 뛰어들어도 되는 핑크빛 로망만은 아니라는 점을 내용 저변에 깔고 있다. 일일이 현장 인터뷰를 하여 카페지기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주는 삶의 철학과 치열한 모습은, 카페를 하려는 이들로 하여금 자성을 촉구한다. 카페지기들의 일상적 취향이 녹아드는 작업 공간을 겸한 카페를 주로 취재한 점에는, 카페의 현재보다는 미래를 향한 대안과 비전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작가적 견해를 내포함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이들 카페지기들의 역량을 꼼꼼히 취재하여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떻게 일상을 영위해 나가려 노력하는지, 어떤 일상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 지에 대하여, 심도 있는 고찰을 하였다. 독자는 물론 카페지기들 서로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어울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보게 하는 측면이라 하겠다. 보다 창의적인 다양한 모색으로 요모조모를 속속들이 파헤치는 가운데, 카페와 쥔장의 특기를 연결하며 신생 카페들을 소개한 점도 신선하다.

한 가지 애석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은 비단 이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에서 뿐만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카페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2년 내외의, 심지어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곳 등이 다루어진 점은 이들을 어떻게 신뢰하고 평가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의 트렌드를 알리는 따끈따끈한 정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존폐를 알 수 없고, 일종의 족집게 점쟁이가 되어야 하는 심사에 처하는 난감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우에 따라 안목이 전혀 없는 상태는 아닐 테지만, 분석력과 전망까지 독자에게 맡기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어려운 문제일 수 있겠다. 단순히 보고 베끼는 정도의 방식이거나 참고 사항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점은 무엇을 모색한다고 하더라도, 카페의 생성과 발달 및 소멸의 주기가 그 만큼 빨라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측면이기도 해서 씁쓸한 감이 없지 않다. 카페들의 자구책 마련을 위한 일련의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계에서 나타나는 조로 현상은, 카페가 생각보다 숨 가쁘게 변화하는 산업이라는 것과 매우 역동성을 필요로 함을 반증하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까? 그 시차를 지연시키는 요소는 무엇이고 그 진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보다 우리나라 카페 문화의 메카이며 선도를 하고 있는 홍대 주변만 하더라도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는 카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 누구보다 계산에 빠른 신세대들의 끈기 부족과 경솔한 시작에서 연유함일 수도 있고, 약삭빠른 행동과 민첩한 처사에 준하는 당연한 귀결 일수도 있을 것이다. 덮어놓고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만을 누리려 경제원칙을 들먹여 따지거나, 빠르고 편한 수익성 내지는 낭만적 밥벌이가 아닐 것 같으면 차라리 일찌감치 손절매 원칙에 돌입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 풍조인 것인지도 모른다. 신중한 목적에 앞서 수단과 이기적 습성만이 난무함에서 비롯되는 현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인들 열심히 하지 않았고, 의욕인들 부족했으랴.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왜 그래야만 할까? 책은 이 부분에 대하여 직접적인 주장을 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부분적이나마 다루었다. 대안과 방법적 모색을 살짝 비껴서 한 것이 그것이다. 기존의 책들에 비해 좀 더 심도 있는 관찰과 모색들을 통해 이렇게 하면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전제하에 엮어놓았음을 발견할 수 있어서다. 즉, 갤러리와 카페를 연결하거나 빵과 카페를 묶고, 꽃과 카페, 커피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카페 등으로 저마다 주력할 수 있는 방안들을 신생 카페의 소개에 자세히 팁을 얹어 놓음이다. 남보다 조금 더 노력하는 장인정신에 입각하여 경영되는 카페들은 진정성을 담아 열심히 운영하는 모습 자체로 고객을 충족시키고, 따라서 존재성과 공감대도 보다 장기적 흐름으로 형성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떻게 써볼 수 있을까?

이 책은 복병인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는 깊이 관여하지 않았다. 실제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공연한 비판과 걱정을 자아내어 주저앉아 회의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긍정의 측면에 달려들어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비전과 제안을 제시하여 독자를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이 책은 실용서적이고 따라서 그에 따라 책이 지향해야할 문제와 몫에 직시하였다. 필요한 사람들이 보고 참고하거나 적용하면 될 일이며, 그 외의 부분은 독자가 해결하고 책임져야 할 독자의 몫으로 여백을 남겨두었음이다. 주관적 관점 하에 미리 걱정한다고 해서 카페를 꼭 해야만 하는 누군가가 안 할 것도 아니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는 마당에 단편적인 사항에 치우쳐 따지거나 비판하는 것은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음이라 판단했나보다.

그러므로 작가적 견지에서의 중요 사항과 시사점을 밀도 있게 충분히 다루면 족한 일인 것이다. 하여 갈등이 될 만한 요소를 제기하며 문제를 염려하거나, 경고성 멘트를 하는 것을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시행착오나 실패들은 멀리 재껴두고서 언급을 삼갔다. 섣불리 다루며 그렇게는 책을 쓰거나 팔 수 없음을 간과하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나라면 약간의 비평을 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경험과 사회생활을 통한 연륜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창업이든 창작이든에 처해 다르지 않을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에 무엇을 어떻게 기획하고 모색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된다. 모쪼록 처음부터 신중히 구도하여 나가야 실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음은 그래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내가 쓰게 되면 특유의 필체가 들어나게 되기는 할 것이다. 하여 이러 이러한 점들은 새로이 모색함이 좋겠고, 이러 이러한 점은 반드시 주의 사항이라는 토를 달며 맥을 짚어주는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장사에 대하여 알 만한 사람들이 이들 장소에 합류하며 순수성과 성실한 일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 등이 바로 문제점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테면 터무니없이 치솟는 물가에 불황을 메우려는 시장 권위자들에 의한 폐해, 특히 상가의 주인들이 다른 곳에서 줄어든 수익이나 욕심을 높은 임대료 인상으로 메우려 든다든지, 약은 침입자들이 약 2년 정도만 쌈박하게 운영하고 권리금 등의 차익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리거나 하는 경우다. 그렇게 되면 후발 진입자들은 권리금 등의 부담을 껴안아 당연히 선발주자보다 못하고, 어려운 여건 하에서 카페 운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실정에 처하게 된다. 그럴 경우 순진한 사람들이 멍들기 십상이고, 경영적 노하우가 없으면 자칫 말려든 격이 되어 금세 악순환의 사태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후발주자들의 경우 철저한 준비와 사전 검토를 충분히 거쳐 진입하지 않으면 계속 이러한 현상은 잦아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기에 후발주자나 새로운 진입을 시도하는 카페지기들은 이러한 점들에 만전을 기하는 노력과 철저한 분석 및 고찰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매번 들고 나고 하는 현상만 일어나다 시장 전체가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후발주자든 새로운 창조자들이든 창업을 도모하는 진입의 당사자들이 똑똑해 져야 한다. 고객 또한 그 지혜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유익함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외형만 부풀리는 날림의 프랜차이즈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 하듯 하는 카페지기의 운영방식보다는, 항상성으로 신뢰를 지켜가는 참다운 카페들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카페지기들도 당당하게 고객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며, 서로가 상생의 문화와 경험을 공감하고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의 경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문득 들었던 생각의 편린들

하나, 르 꼬르동 블루가 하도 많이 등장하여 연관성이라도 있나? 하며 피알성일까 의심을 품어 보게 된다. 소개된 카페지기들이 대부분 유학파이거나, 국내외에서 기량을 닦았다고 하는 점이 은연 중 두드러진다. 카페 관련 출신 종사자들의 카페 진출이라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는 면이다. 이러 이러한 학교들이 있고 이곳 출신들이 이렇게 활약하고 있다고 하는 활약상을 보는 감이 없지 않음이다.

둘, 요즘에는 카페를 하려면 최소한 이런 정도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 이들 사이의 보편적 사항인가 하는 점이다. 이렇게 시작해야만 한다는 그들 부류만의 어떤 룰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조장하는 측면은 없는 걸까? 아니면, 나름 탄실해 보이고 제법 그럴싸한 바탕을 가지고도 저렇게 밖에는 돌파해 나갈 더 이상의 어떤 방법이나 대안들이 없다는 것이었을까? 돌연 내가 체감해온 나라는 사람의 주변 환경과 행동반경 밖의 사회적 단면의 현실에 대한 이해와 사색을 하여보게 된다. 이들에게 카페라는 일이 일상에 대한 자유로운 취향과 선택적 방식의 일환이냐, 다른 방안은 현실에서 찾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하는 모색이냐 하는 것에 대하여 진실을 파보게 된다. 한편으로 어떤 각도에서 어떻게 느끼는 가에 대하여 책의 방향을 여러 가지로 가져가 볼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해보면서.

셋, 과거 새마을 운동에서 진화하여, 젊은이들의 경제생활을 위한 21C형 카페 창업 운동은 어떠할까?
카페지기들 저마다 여러 자구책들을 모색하며, 이들이 어렵게 예술성을 지켜나가는 노력의 문화라면 인식을 달리해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생성들에 대해 장려하고 북돋우면 좋지 않겠나 하는 점이다. 더불어 잘 기획하면 테마파크 등의 형식으로 지역적 관광의 명소가 될 수도 있고, 보다 진취성을 띠며 자유롭고 낭만적인 전문화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청∙중년 예술인들에게 문화예술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어떤 제도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젊은이들이 힘차게 밥벌이와 하고 싶은 일을 영위하며, 우리 사회문화의 한 측면을 탄탄하게 기반 닦아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있다면 그도 괜찮지 않은가 말이다.

넷, 카페 탐험을 하는 거리에서 언어의 生語와 死語의 현장성을 실감하게 된다.
압구정 가로수 길을 중심으로 종일 카페 현장 수업을 하며 쏘다니다 문득 들여다보니 붙여 놓은 간판마다 죄다 카페라는 단어 일색이다. 네일 카페, 사주 카페 등... . 00가게나 00점 이라고 부르던 말들이 모조리 카페라는 이름으로 대치대고 있는 것이다. 하꼬방(일본적 뉘앙스를 풍기지만 어쩐지 정감이 가기도 한다)이나 미니슈퍼, 슈퍼 등이 한동안 동네 간판을 바꾸더니 상점 이름들이 서구풍 일색으로 변화해 있다. 압구정 가로수 길은 이런 변화의 모습이 가장 왕성하고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분위기에서부터 건물의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 등이 뉴욕인지, 유럽의 한 곳인지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간판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분위기까지도 이국적이라기보다 아예 그대로를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은 수용의 여유인가, 여전한 문화적 허기짐의 발로일 것인가? 혹은 허영심 자극을 유도함 일까, 낭만적 상상에 대한 추앙일까? 등을 생각해 보게 한다. 앞선 경험자의 제공으로 누군가 누리게 되는 새로움이 바로 문화와 풍토를 메우는 틈새시장의 성향이요, 생성과 진입이라는 환경일 것인가?

.............................................




이러한 위의 여러 생각들로 카페를 창업할까 손님할까를 두고 계속 갈등을 겪게 된다.
카페를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직은 미치지 않으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탐색을 계속하고 있다. 마치 밀린 숙제를 하는 심정으로 꾸역꾸역 하다보면, 무언가, 아! 하는 번득임이 찾아지지 않을까.

책, <카페 수업>을 리뷰하며 들었던 생각들 이모저모를 버리기 싫어 붙여놓는다. 책을 읽은 소감과 내가 저자라면의 부분을 한 페이지 분량 정도로 정리하며 상큼하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되었다. 글을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자꾸 너절한 살을 보태게 된다.

글쓰기의 선명한 세련됨이 부족하여 한쪽 구석에라도 붙어있고 싶은 단어들이, 무언가를 붙들고 힘없이 매달린 내 삶의 어느 날들 같아서, 혹은 지금의 내 모습 같아서 늘어나는 대로 붙여놓는다. 그 말이 그 말일 테지만,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 걸까 정리할 수 있을 때까지 내 손 끝에 매달리어 떠나지 못하는 내 것들이라 품기로 한다. ^-^*

 

IP *.219.168.83

프로필 이미지
이헌
2010.05.18 15:16:15 *.35.254.135
써니님의 다양한 인식과 관심이 녹아있는 글이네요.
카페 창업만 고민할 수 없는 처지와 상황이지만
카탐님들의 고민이 녹아있는 글들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써니언니 참 예쁘더라 ^ ) ^
프로필 이미지
바람처럼~
2010.05.19 09:04:04 *.149.8.82
선배의 생각과 고민을 죄다 쏘다내는 글쓰기가 맞을것 같아요.
미리서 줄이고 삭제하고 할 필요없이 일단 다 꺼내놓고 보자구요. 
(그래도 스크롤의 압박은 ㅎㅎㅎ 또 A4 10장 인겨? 그래도 부러워. 이빠이루~~~)
이렇게 꺼내놓은 글을 나중엔 한 주제 관점서 편집 들어가면서
자기 살같고, 새끼 같은 글을 과감히 쳐내면 될 것입니다.
편집자의 처참한 학살...당해보지 않으면 못 느끼는 좌절이자 분노 ㅋㅋㅋ

<카페수업> 저자가 카페할려구 이 책 쓴거아니니
(혹시 나중에 하면 잘 할 사람 가운데 하나겠지만, 저자의 우선 일은 글쓰기자나요)
이제 손님 입장서 만들고 싶은 카페의 주인을 위한 글쓰기 어때요? 하하하~~~

<카페수업> 매니아가 되셨네~


프로필 이미지
바람처럼~
2010.05.19 22:17:48 *.149.8.82
카페를 잘 들여다 보았으니, 그런 마음이 들죠.
순환도 생성도 짧은 카페 업계를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기 때문이겠지요. ^^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10.05.19 20:55:06 *.219.168.69
그 책이 그렇다기 보다 내 맴이 그런가 벼. 하루는 잘 해보고 싶다가도 하루는 별루 땡기지 않기도 하공.
그러다 보니께 요런 조런 망상만 자꾸 늘어. 뭣하자는 것인지 시방. 흐흐흑 ^-^*
프로필 이미지
이헌
2010.05.19 11:12:32 *.35.254.135
써니언니 3~4장 분량으로 올려주시면
읽는데 부담이 덜 할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매일 보고서 쓰고 읽느라
분량이 많으면 쪼금 부담이 되서요.^ ) ^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10.05.19 20:48:34 *.219.168.69
ㅋㅋ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꿈의 직업 프로젝트 - 창조놀이 [14] 부지깽이 2009.10.19 23682
» 카페, 창업할까 손님할까? [6] 써니 2010.05.18 3682
93 <단군의 후예들: 킥오프 모임 공지> file [132] 수희향 2010.05.12 4693
92 [까탐] 공간 만들기 2 ... 숭어회 한 접시 file 바람처럼~ 2010.05.12 4032
91 카페탐험대 5번째 전체 모임 갖습니다. file [8] 안소영 2010.05.11 3617
90 나비의 카페이야기- 보수동 어느 헌책방에 있는 카페 file [3] 윤태희 2010.05.11 4842
89 <단군의 후예들: 부족 분류> [44] 수희향 2010.05.11 3386
88 나비의 카페이야기- 보수동 책방 골목에 있는 카페 인 앤 빈 file [1] 윤태희 2010.05.11 3807
87 나비의 카페이야기 file [3] 윤태희 2010.05.11 3426
86 나비의 카페이야기 [2] 윤태희 2010.05.11 3475
85 써니의 까탐 리뷰/ [2] 카페 수업/ 박사보다 높은 장사 [2] [2] 써니 2010.05.11 4624
84 [까탐] 공간 만들기 1... 옥탑방의 고양이 file [20] [1] 바람처럼~ 2010.05.06 5242
83 Change2010 <단군의 후예들: 마감 및 기타 공지사항> [42] [4] 수희향 2010.05.03 4037
82 까탐 횡설수설 12마당/ 흔들릴 때마다 커피 한잔 [6] 써니 2010.05.01 3771
81 [까탐] 북리뷰...딱딱한 경영서적서 상상하기 [2] 바람처럼~ 2010.04.29 3476
80 써니의 까탐 리뷰/ [1] 창업 초보자가 꼭 알아야 할 102가지 [2] 써니 2010.04.27 4327
79 <비오는 창간의 밤: 정말 감사했습니다^^> [17] 수희향 2010.04.27 3667
78 웹진창간이벤트 <단군의 후예들> 모집! [163] 수희향 2010.04.24 12692
77 써니의 까탐 일지 4 / 100억, 웅녀의 어린 꿈! [6] 써니 2010.04.24 3650
76 웹진 <창간의 밤> 함께하세요..^^ [28] 수희향 2010.04.20 3781
75 [까탐] 4차 모임 후기..."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라" file [5] 바람처럼~ 2010.04.20 3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