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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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0일 14시 33분 등록

“너희들 의외로 유치하구나”



머리에 깃털을 꽂고 앉아있는 유끼들에게 던진 사부님의 첫마디였다. 여보언니가 특별 제작한 헤어밴드! 사이즈도 색상도 깃털 모양까지도 각각의 컨셉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만하다. 역시 여보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부다. ^^

삽시간에 인디언 마을로 변한 회의장에 유끼가 사부님께 드리는 진지하고도 코믹한 영상편지가 흐르고..아이들까지 동원해 정성스레 담아온 스승의 날 노래도 울리고..특별 제작한 ‘본형 酒’에 예술성 넘치는 와인홀더까지..이렇게 아기자기한 세레모니 패키지가 끝나자 흐뭇하게 지켜보던 인디언 현자는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말씀하셨다.

“아주 좋은 시작이다. 이렇게 웃고 울며 그러다 보면 일년이 간다. 그렇게 하자.”

                                                                       그렇게 유끼의 참으로 유끼스러운 첫수업은 시작되었다.

【최우성】
* 무사이 신화
* 수로부인의 신화



상현 : 언제부터 예술가로서의 삶을 생각하게 되었는지요?

우성 : 아직 예술가라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예술가의 삶를 업으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업이 되면 즐거움이 없어질 것 같아서요...제가 저를 알거든요.

상현 : 그게 아니라 삶의 정체성으로서 예술가를 선택하신 것을 말하는 거예요.

우성: 삶의 정체성이라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것,  그것이 예술가라 생각해요. 삼십대 중반때부터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는데..연구원을 왜 하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으로 대신할께요 . 상황은 전혀 아닌데 왠지 지금이 아니면 못 할거라는 절박함이 있었는데 그안에 바로 예술가로서의 삶, 자신의 삶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싶다는 욕망과 그리움이 숨어있었어요. 자기를 좀 떨어져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을 찾고 싶고 그것의 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웃으며 갈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 졸업 후 , 첫 입사지원서에 ‘내가 웃으면 주위가 웃고, 주위가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가 좌우명이라고 썼었는데 , 살면서 실제로 그리 많이 웃지를 못한 거 같았어요. 더 많이 웃으며 살고 싶어요

상현: 최근 탐험가라는 표현을 쓰셨는데..특별히 그 표현을 선택한 취지가 있다면요?

우성: 가끔 놀랄때가 있어요. 직장 동료들이 보는 나. 가족이 아는 나. 또 나도 모르는 나 등 다양한 나를 보면서 정체가 뭐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한때는 노래보다 요리를 재미있어 하기도 했는데 아마 창의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또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여하튼 새로운 나를 계속 만나는데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이다’라고 단정지으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탐험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행복했던 순간 좋았던 순간을 적어 놓는데 요즘은 그게 재미있어요.

선형 : 연구원들이 함께 악기를 연주하는 걸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요?

우성: 본인이 원하는 사람만 가능하지요. 가을 쯤되면 선생님께 기타를 가르쳐드려 볼까 생각해요.(원하시면..ㅎㅎ) 노래의 어원이 ‘놀다’ ‘놀이’에서 온거에요.. 노래나 놀이도 혼자하는 것보다 같이 노는 것이 재미있어요.

미옥 : 여러 자기모습을 발견하고 만나고 있다고 했는데..우연히 발견되는 것도 있지만 자신이 능동적으로 꼭 해보고 싶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여러 역할중 1개를 선택해서 하루를 살아야 한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으세요?

우성 : 요즘은 부쩍 가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만 주어진다면 '내 아들의 아버지, 내 딸의 아버지, 내 아내의 남편' 으로서 하루를 잘 보내고 싶어요.

은주 : 삶에 재미와 의미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본인이 생각하시는 의미란 주로 어떤 것인지요?

우성 : 그걸 찾으러 여기 들어온 거겠죠? 연구원 생활을 하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은주 : 대학이후 웃음이 없어졌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봤나요?

우성 : 준거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제가 젋었을 때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그런 집단이 없었어요. 그리고  분별력이 없어서 비싼 수업료를 치루었지요...삶이 너무 방치된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걸 극복하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연구원에 들어온 것도 그 느낌을 벗어버리고 싶어서 였던 것 같아요.

인건 : 처음 뵈었을 때 오픈된 느낌을 받았어요. 사람들이 찾아와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같은 느낌..가상의 박물관을 여러개 갖고 계신데 만약 무한한 자원이 있다면 실재로 만들고 싶은 박물관은 무엇인가요?

우성 : 그냥 책 박물관을 만들고 싶어요. 커다란 건물에 책을 가득 채우고 은주가 와서 요가 명상을 할 공간도 만들고 싶고요.

연주 : 1만시간의 법칙을 다시 체험한다면 어떤 분야를 택하시겠어요?

우성 : 그림을 하고 싶어요. 중학교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받은 기억이 있어요. 몇 년 전 두달 정도 사람을 그리는 것을 배운 적도 있어요. 아니면 가야금 배우기...

사부님 : 첫 번째 박물관이 무엇이었지?

우성 : 기획 박물관, 직업관련 아이디어 등을 모은 박물관입니다.

사부님 : 우리의 과제는 기본적으로 ‘나에 대해 더 알아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책이든 칼럼이든 내 생활과 접목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내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고 어떤 충동을 가지고 있는지..하는. 그리고 나머지 1년은 나만의 것을 가지고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세상에 들려주는 것이다.

발표자에 대한 커멘트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발표자의 내용에 대한 커멘트이지만 결국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자 커멘트가 되어야 한다.

스토리를 만들어 다오. 내가 좋아하는 신화는 어떤 것이었는지. 창작 신화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지금 컨셉을 중심으로 발표했는데 내가 원한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였다. 2년의 수련기간은 스토리를 연습하는 기간이다.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연습, 풀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탐험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적절한 커멘트라 생각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이야기를 하다가 순간순간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이것은 절망의 행위이다. 과거의 자신을 파묻고 자신이 익숙하고 알고 있던 모든 것을 파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는 사라지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것, 이것이 바로 탐험이다.

다음은 재미와 의미에 대해서다. 논란의 문제가 있다. 러셀의 철학사를 보아도 의미, 인생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 캠벨은 의미 중요하지 않다. 매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떨림을 느끼면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반면 의미를 아주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빅터 프랭크 같은 사람. 의미를 찾아야겠다. 의미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하는 목적론자들이다. 진화론자들? 비합리주의자, 베르그송 같은 사람들은 눈이 없던 상태에서 무언가에 부딪치면 그것이 열망을 낳고 그 열망이 쌓이고 진화하면 눈이 생긴다고 믿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사고를 즐기고 그 것을 통해 나를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즐기지 못하면 책을 읽는 효과가 없다.

어느 한 곳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책을 읽을 수 없다. 내 사고의 틀이 너무 견고해서 다른 사람의 책을 읽어보았자 내 벽을 넘어오지 못하고 내 생각과 사고의 폭을 키우지 못한다.

의미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자신의 철학이다. 그런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에머슨 책, 읽어볼만 하다. 에머슨은 성공의 자신의 정의가 있다. 그것은 의미가 있는 삶이다. 지금의 시점에서 나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의 언어, 자신의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큰 것이 아니어도 좋다.

우성이는 써봐라 내가 생각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의미는 무엇인지 써보라.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운..성공하려면 운이 좋아야한다고 말하고 자신의 영역밖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걸 운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할 수는 없지만 나의 어떤 행동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건 우리가 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것을 하나씩 심어둘 필요가 있다. 운은 대부분 사람에게서 오는데 이는 나의 이런 믿음을 더 확고히 해준다.

그리고 1만시간의 투자, 올해와 내년은 텍스트에다 써라.
우성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상현】
북유럽의 크바지르 신화
외무늬 지렁이 까꿍이의 모험



우성: 혼자 돌아가는 os에서 개방형 플렛폼이 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해본 적 있나요?

상현: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정작 가까운 가족들은 완전히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변화로는 감동을 안 해요. 내가 한계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변화시켜주기를 바래요. 개인적으로 위안으로 삼는 것은 나는 하루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설사 하루가 실패했다고 하더라도 나에겐 또 다른 하루하루가 남아있지 않느냐..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래야 지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루라는 짧은 시간으로 쪼개서 그 안에서 작은 성취를 지켜내는 걸 생각하고 있어요. 어쩔 때는 먼 곳을 바라보면 힘이 빠지는 것 같아요.

선형 : 아름다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면요?

상현 :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건 삶의 체취에 대한 얘기입니다.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글이나 그림을 통해서요. 내 감정과 생각. 내가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어요. 또 한편으로는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칠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은주 : 지렁이 이야기는 자신의 어떤 이야기인가요?

상현 : 태몽이 용꿈이었다는데 지렁이를 한자로 하면 지룡이잖아요. 용은 상상의 동물이라서 현실의 동물인 지렁이로 탈바꿈을 시켰습니다. 가장 가까운 어머니가 꾼 용꿈을 현실에서 어떻게 찾을지는 내가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은주 : 지금 머리띠를 한 모습 귀여워요. 그 모습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상현 : 지금 이 모습을 아내가 보면 가증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선형 : 표현이나 글의 느낌이 관념이 강한 인상입니다. 이런 오빠의 모습이 현실의 문제를 안고 있는 언니에게는 싫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상현 : 그렇다고 현실에서 무기력한 건 아니구요. 아내와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 나름대로 자기틀이 강한 면도 있구요. 아내가 원하는 걸 하는 게 아내를 기쁘게 하는 것이겠죠.

우성 : 혹시 배꼽이 빠질 정도로 깔깔 웃어본 적이 있는지요?

상현 : 있긴 있는데 구체적으로 기억은 안나네요. 웃는 웃음을 굳이 표현 한다면 ㅎㅎ 정도가 아닐까요?

연주 :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것이 수면에 올랐다고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대한 대책이 있으신지요?

상현 : 당사자끼리 이야기했으면 아예 체념하니까 피해가는데 매개자가 있으면 터지는 경우가 있어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내가 먼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게 관계를 풀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인건 : 어린 시절 기억이 비슷해요. 전 일찍 포기를 하는 편인데 형은 굉장히 바꾸려고 노력하고 계신다는 느낌입니다.

상현 : 저도 많이 포기했는데 가족관계가 원만치 못하면 마음이 어렵습니다.

인건 : 형의 느낌은 견고함인데 형의 어린시절이 현재의 삶에 끼친 결핍의 영향은 무엇인가요?

상현 : 결국 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릴 적에 채워지지 않으니까 겉늙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아이들이 내가 어렸을 적 느낀 것을 느끼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해요.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이 좋잖아요. 저는 나를 돌아보면서 그것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이 함께 얘기를 나누면 좋은 점이 사람들 속에서 보면 내가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겁니다. 사람들은 겉으로 대단해 보이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황량한 경우가 많아요. 모두 비슷하구나. 그런 연민이 결국 내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뻗게 하는 동력이 되요. 그전엔 내가 불행하고 선택받지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손을 뻗게 되었습니다.

우성 : 유끼가 함무너져봐 조인데 진지 모드잖아. 우린 앞으로도 계속 쑥스러울까?

상현 : 지은이 서문이 이미 쓰여진 것 같아요. 우리 나름대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동서남북으로 갈 수 있을 만큼 달려 각자의 깃발을 꽂으면 우리는 훨씬 넓은 땅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미 판이 꾸며졌으므로 그런 것들을 키워 나가자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미옥 : 문제의식이 가정내에 있는 느낌인데 서로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빠입장에서 언니에게 가장 아쉬운 점과 언니 입장에서 오빠에게 바라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얼까요?

상현 : 와이프한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가장 아쉬워요. 아내는 제가 가정내에서 주도적이지 못 하다는 것이 불만인데 저는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아내에게는 흡족하지 않고 그러면 아내는 노력한 만큼을 인정해주기 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편이죠. 살아보니 내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내가 하는 것이 더 먹힌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제가 노력해야죠.

사부님 : 살아보니까 집에서 인정받는 남편은 없어..한국인들에게 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물어보면 7,80%는 가족을 끝까지 못 버리는 거 같아.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는 문화적으로 엄청나게 큰거야 어릴 때부터 다른 걸 다 포기해도 가족은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미국인들은 뭘 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같아? 시간이야..그만큼 문화가 다르다는 거야 그래서 실질적으로 가족에서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아. 바로 그래서 인지 모르지만 굉장히 많은 상처가 가족에서 나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심리학적인 지적들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는 점이 많은 것 같아. 가족내에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좌절하지 말고 그냥 살아.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 같아. 치료하려고 애를 쓰게 되면 피곤해 져. 새로운 세계에서 그 아이를 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이런 생각들이 훨씬 요긴한 지도 몰라. 나는 아내와 늘 소통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를 갈등의 해소라고 이해하면 수없이 불편해지는 것 같아. 몇가지 원칙을 가지면 훨씬 편해질 수 있어.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되 이 이원성이 어느 지점에서 긍정적으로 만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거야. 분명 겹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이를 증폭시키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어떨까? 나는 기쁨을 나눌 수 있다면 슬픔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데 기쁨을 나누지 못하면 짜증스럽기 시작하지. 심리학적 도구의 출발은 차이에서 시작하지만 사람은 원래 다 달라. 역사적으로 가장 이원성이 강했던 시기가 중세야. 일원적으로 통합되어 보이지만 실은 매우 이원적인 세계였어. 그런데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살펴보면 그렇게 비관적이었던 것도 아닌 것 같아. 나도 참 가난하게 살았는데 그게 그렇게 큰 영향을 끼쳤던 거 아닌 거 같아. 그정도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힘들이 있으므로 비관적으로 살 필요 없다. 너무 엄살부리지 말자.

상현 : 사부님이 구사하시는 가정에서의 필살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사부님 : 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아내는 아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고 10분 정도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 신혼에는 안 그랬다. 참는다. 몇 번 참다가 폭발한다. 그리고 며칠 동안 말을 안 한다. 나는 말 안하는 것은 잘하는데 아내는 못 참는다. 그러면 내가 이겼다 생각했다.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이 싸우는데 짧게 간다. 암묵적으로 다음날로 끌고 가지 않는다는 것이 생겼다. 함께하는 기쁨이 축적되면서 신뢰가 쌓이면 차근차근 나아지는 거 같다. 아이에 관해서는 참 어려운 문젠데..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주려고 해보자. 내 친구 하나도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이것 저것 해보다가 애가 뭔가 잘 만드는 재주가 있는 걸 발견하고 좋은 선생을 골라서 그 밑에서 도제처럼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이 아이는 그거 하나 잘하면 다른 것을 좀 모자라도 살아갈 수 있는 거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이게 큰 힘이잖아. 생각할 줄 아는 부모는 아이에게도 힘이 될거야.

다음은 변화..나의 일관성의 부재 때문에 오는 두려움이 있는데 근데 변화자체가 그런거야. 그런 일관성의 단절이 변화야. 이게 긍정적이면 이건 좋은 변화인거지. 평생의 일관성만 찾는다면 그게 뭐야. 장성우는 ‘선비’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선비의 중요한 점은 괄목상대야. 삼일을 만나지 않으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변화하는 것. 변화하지 못하는 게 두렵지 변화는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선형】
아프리카 수단의 ‘카시 파괴의 전설’
산의 호수, 신의 샘물



상현 : 소녀가 선형씨인가요?

선형: 네

상현: 저기는 물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선형: 저는 그런 샘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목적론적 삶으로 살아왔는데 그것이 현실지향적인 것과 결합되었어요. 어린시절..그 때는 다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저도 아버지가 평범한 분은 아니었어요. 어머니는 마음과 정신과 몸이 굳건한 사람이셨는데 가정이 흐트러지지 않고 잘 유지된는 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공이었죠. 어머니는 의무로 평생을 사신 분이세요. 그것이 몸과 마음에 주입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에 아이다와야 정상인데 저와 저희 형제는 매우 현실적이었어요.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학과를 선택할 때도 현실적인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죠. 언니를 보면 같은 환경에서 자랐어도 다 동일하게 반응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나는 늦게까지 남아 결혼할때까지 갔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까지 칼날같은 이미지였다고 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또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모난 부분이 많이 깍여 지금은 날카롭다는 소리를 많이 안 들어봤어요.

대학을 선택하고,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하고 7년 직장. 2개월동안 쉬었다가 다시 회사에 7년있다 나왔으니 전반적으로 보면 그냥 평탄하게 살았어요. 그러나 마음속에는 항상 의문이 있었죠. 처음에 나를 눌렀던 1차적 욕구가 해결되면서 좀 더 내인생의 의미가 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2008년 6월에 꿈벗여행을 갔는데 그때는 돌아와서 그냥 현실로 매몰되었어요. 하지만 그때 느낌이 작은 불씨가 마음속에 있어서 조금만 여유가 있을 때 마다 꺼내서 보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내인생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2009년7월에 사표를 냈어요. 1번째에서 실패를 했던 이유가 깔끔히 정리를 못하고 한쪽발을 걸치고 있었던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뛰어내렸어요. 뭔가 새로운 다른 것을 찾고 있는 지금의 상태가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뭘 할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몇가지 이미지는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상현: 어차피 여정은 시작되었고 특유의 현실감각을 이용해서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먼저 샘물의 맛을 보고 그 걸 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 같은데..구체적으로 뭘 할 수 있을 것 같은지...

선형 : 저도 지금 변화단계라 자신은 없지만..여기서는 제가 굉장히 성실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는데 제가 원래 그러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여기서 저의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미지는 실은 노력으로 만들어진 부분도 많답니다.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울 수 있는 분들을 돕고 싶어요. 직장생활 14년간 여자분들이 많은 회사를 다녔는데.. 다들 같은 곳에서 넘어지시는 것 같아요. 육아․일․꿈 이것들의 불협화음에서 말이죠.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제가 할 수 있다면 그런 부분을 돕고 싶어요.

우성: 본인에게 있는 당위니 의무에 관해 말해주세요. 그리고 자신의 신화에 누가 물을 가져다 주었는지 몰라도 괜찮다고 했는데,,원래 겸손해서 그런 것인지?

선형: 캠벨의 책을 보면서 제일 와 닿았던 부분이 ‘할지니 용’을 죽여라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전형적으로 당위에 묶여사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게 저만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요구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또 두 번째 질문은 제가 천성이 겸손한 것 같지는 않고요. 그렇게 보인다면 후천적으로 훈련된 것일 겁니다.

상현 : 평범과 무난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형 : 다 독특할 수 없지만 한가지는 독특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상현 : 오만해서가 아닌가요. 이미 원하는 모습을 실천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무난하다고 평가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성 : 격렬한 욕망에 휩싸여 본적이 있나요?

선형 : 없었던 것 같아요. 감정적인 편은 아닌데 제가 이야기하면 중립적이라 공감간다고 칭찬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그런데 이건 제 스스로 감정이입이 안 되서 그런 거예요. 그나마 저에 대해 생각할 때는 가장 감정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라는 화두로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게 내 스타일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기복이 없는 대신 깊다고 믿어요.

미옥 : 사부님으로부터 유끼의 가드역할을 명받으신 후 사명을 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나름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한데 스트레스는 없으신지요? 아니면 양떼를 모는 목자처럼 그 역할이 그냥 편안하게 느껴지시는지 알고 싶어요.

선형 : 작년에 상담수업에서 반장을 자처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 때는 목표의식이 확실히 있었죠. ‘내가 사람에 대해 너무 약해서 이번 기회를 나를 훈련시킬 계기로 삼아야 겠다.’고 마음먹었었거든요. 다르게 살아야겟다고 결심했던 것이 알고지내는 사람은 많으나 깊은 친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였어요. 그 자리를 벗어나면 친구라고 할 사람이 없는 거예요. ‘내가 잘 못 살았구나. 일을 떠나니 남는 사람이 없구나. 내가 관계가 약하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책보고 글쓰고 하는 훈련도 있지만 연구원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여기오면 그럴 가능성이 있겠구나 생각했으니까요. 한번 씩 스쳐갔는데 못 했던 것들을 해보고 싶은데 저로선 지금으로도 충분히 그것을 해소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옥 : 언니에게 느껴지는 탁월한 균형감감과 조화감각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선형 : 현실에서 단련된 것이 아닐까요? ㅎㅎㅎ

연주 :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느끼신다고 하셨는데 그건 언제부터 였던가요?

선형 :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워낙 힘든 걸 많이 보면서 자랐으니까요. 여성운동을 하고 싶은 적도 있었어요. 학교 때 여자는 닭대가리라는 남자선배의 말에 화가 나서 삿대질을 하면서 싸웠던 기억도 있어요. 그 이후에도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없어졌으나 마음속에 나타나는 것은 여전히 남아있어요. 회사에서도 후배들이 힘든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깔리게 된 것 같아요.

상현 : 언제가 제일 평화로운가요?

선형 : 책읽을 때요. 힘들 때 책으로 도피했던 것 같아요.

인건 : 지금도 목소리가 졸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인데요. 누나는 샘이라고 하지만 깊은 옹달샘이라기 보다는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인 것 같아요. 어머니의 영향이 크신 것 같은데 어머니의 기대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선형 : 많이 받았겠죠. 어머니는 힘들게 자식들을 다 키워내시고도 박사자식 못 만드는 게 마음에 맺혀하실 만큼 교육열이 강하신 분이셨어요. 물론 강한 게 좋은 점일 수도 있고 나쁜 점일 수도 있어요. 나의 생각의 틀이 강해서...내것이 강하면 내 구미에 맞는 것만 골라서 받아들이게 되죠. 아마 어머니들은 그렇지 않으면 힘든 시간을 견디지 못했을 지도 몰라요. 그래선지 지금도 꾿꾿하게 잘 사시구요. 딸을 보면 저와는 기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느껴요. 딸을 통해서 나의 생각을 깨고 있구나 생각해요. 내가 어릴적에 너무 현실적으로 살았기에 아이에게 나이에 맞는 걸 주고 싶다하면서도 내가 새로운 규범을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하죠. 좋은 습관을 주어야 할 것도 같고 아이의 타고난 것을 살려줘야 할 것도 같고..어려운 문제죠.

은주 : 본인이 창조적이지 못하다고 말을 했는데..환경과 기질 중 어떤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나요?

선형 : 집안 영향도 있겠지만 기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제가 ISTJ인데 기질상으로 창조적이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최근에 심리강의를 듣다가 헤밍웨이와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를 들었든데 둘은 감각형과 직관형 글쓰기 스타일의 전형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감각형인 헤밍웨이의 글이 마음에 들었어요. 감각형이라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그 수업을 받고 기질에 맞는 글을 쓰면 되겠구나 용기를 내었죠.

사부님 : 선형이 코멘트는 묙이랑 함께 하기로 하자.


【박미옥】
엘렉트라 이야기
나만의 신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가이드라인



선형 : 지금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가요?

미옥 : 애가 돌도 안지났고 엄마손이 한참 필요한 시점이라 연구원은 내년이후에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1월에 모집공지를 본 순간부터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당시 승진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중이 안되면서 공부도 안되고 심지어는 몸까지 너무 아팠습니다. 혹시나 싶어 궁여지책으로 연구원 응시서류를 만들었는데 머리와 몸이 거짓말처럼 상쾌해졌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다고 판단해서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제대로 해보고 싶어 휴직까지 했는데 갑자기 친정엄마께서 쓰러지셨어요. 엄마옆에 있어드려야 할 것 같기는 한데..그러느라 이렇게나 간절한 것을 포기하게 되면 엄마를 원망하게 되지는 않을까, 간신히 회복한 엄마와의 관계가 다시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싶어 복잡하기만 합니다.

상현 : 엘렉트라의 가계도를 이야기하면서 각각의 인물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된다고 했는데 본인도 기존엔 엘렉트라로서의 관점만 있다가 이제는 다초점이 되면서 헷갈리는 것 아닌가요? 지금이 과도기인 것 같네요.

미옥 : 전 어릴때도 페미니즘에 관심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남성들의 기득권에 기생해서 단물을 누리는 걸 택하겠다는 쪽이었는데..내가 누려왔던 그 기득권이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나를 짖누르는 멍에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반부의 삶을 가불해다가 전반부의 풍요를 누려왔다는 걸 깨달은 거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구조적인 모순이라는 결론밖엔 얻을 수 없어서 이 구도를 깨려면 투쟁밖에 없는 듯 한데..투사로 살아가는 건 자신이 없고 뭐 그래서 복잡한 거 같아요.

상현 : 정확하게 포인트는 이해가 되요. 지금 생각이 복잡하겠지만 포인트를 압축해서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옥 : 이 자리에 온 초보적인 동기중 하나가 작가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아이들과 같이 보는 삶을 소재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한달 해보니까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구조는 그대로인대 내 위치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는가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지금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 잡히는 상황이라 압축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하게 느껴집니다.

우성 : 원래 눈물이 많았나요?

미옥 : 아니요. 어릴 때부터 아빠는 마초적 기질이 강하셨고, 엄마는 감정적인 분이셨어요. 직업군인이신 아빠의 직업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니느라 엄마는 마음 터놓은 친구가 없으셨고 아빠도 엄마의 감정을 받아주시기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술로 스트레스를 푸셨어요. 살얼음판 같았어요. 그 때문에 집안이 항상 무거웠죠. 저는 우리 가족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엄마가 너무 감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연히 남의 감정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스스로도 긴장을 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며 살았어요. 눈물이 많았을 리가 없죠. 남들이 슬프다고 하는 영화도 하나도 안 슬펐어요. 공감을 몰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연주 : 엄마와의 감정의 골을 풀기 위한 어떤 노력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미옥 : 엄마는 큰딸인 제게 많이 의지하세요. 그런데 엄마의 하소연을 다 받아주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전엔 엄마의 이야기는 거의 아빠가 너무 힘들게 한다였는데..아빠는 제게 영웅같은 존재셨거든요. 엄마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엄마도 맞다는 말을 해줄 만큼 비위가 좋지 않았어요. 아빠가 돌아가신 이후엔 너무 안쓰럽기도 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대부분이 제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이야기라 듣다보면 부글부글 끓어올라 많이 참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이것이 숙제죠.

은주 : 수많은 생각들 중에 지금 하고 싶은 것 딱 한가지만 고른다면 뭘까요?

미옥 : 당분간은 잊어버렸던 과거에 집중하고 싶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자기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좋은 이야기하기 쑥스러우니까 자기 험담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엘렉트라를 읽으면서 지금 제 안에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어요. 예를 들면 엘렉트라가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사람들을 난폭하게 물리치는데 이건 오히려 자신의 상처까지 흠뻑 사랑해달라는 절실한 메시지처럼 느껴지거든요. 나도 그러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이를 먹고 세상에 물들면서 점점 세련된 방법으로 자기를 고립시키는 것 같아 이쯤에선 어떻게든 풀고 가야할 필요를 느껴요. 과거여행이 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구요.

상현 : 초점도 많은 데 너무 멀리 보는 것은 아닌지、좀 잘라서 지금에 집중하는 것은 어떤지?

미옥 : 아까 상현오빠 발표하실 때 가장 감동적으로 들었던 메시지예요. 제게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한번 해 볼께요.

선형 : 자신 안으로 계속 들어가는 것이 자신에게 좋은지, 경험상 자신을 계속 생각해 보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오히려 시각을 밖으로 돌리는 것이 어떤지.

미옥 :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이 처음이 아니예요. 굳이 표현하자면 상습적인 우울증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처방도 많이 구하러 다녔는데..지금까지 제일 확실한 처방이 <카네기의 행복론>에 소개된 우울증을 2주만에 치료하는 법인데 언니말처럼 자기를 향하던 시선을 밖으로 돌려 남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라였어요. 속는 셈치고 실천해봤더니 정말로 금방 기분이 나아지긴 하더라구요. 저도 언니말에 충분히 동의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쓸데없는 고민이라 생각해서 피해다녀 왔는데 未決로 놔뒀더니 잊을만하면 나타나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만약 해결할 것이라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그래서 선뜻 약을 못맞고 있는 것 같아요.

사부님 : 미옥이 종교 있나?

미옥 : 아니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사부님 : 그럼 됐고. 무협지 식으로 이야기하면 주화입마단계다. 내공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작용이다. 어린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창조적 퇴보, 긍정적 퇴보가 있다. 무조건 외우다가 나름대로 원칙을 찾아내게 된다. 그런데 그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영어의 과거형을 익힐 때 처음에는 외우다가 대부분의 과거형이 동사에 ed를 붙여서 만들어지는 걸 알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외우지 않고 ed를 붙여서 쓰게 된다. 처음엔 잘맞는 것 같은 데 어느순간 불규칙동사를 만나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냥 외웠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원칙을 적용하려다 보니 벽에 부딪히는 거다.

사람은 상상력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다. 만약 이것이 안되면 호흡이 안 될 정도까지 갈 수 있다. 내가 써 본 방법중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내가 꾀 괜찮은 구조물이라는 확신이다. 사람이 이 정도 가지고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라. 부정적 상상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어떤 때는 굉장히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수술을 하고 깨어난 환자가 산소마스크를 의식하면 오히려 호흡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마스크가 호흡을 방해한다는 부정적 상상으로 호흡이 안 되는 것이다. 나는 원래 꿈을 안 꾸는데 칼융 책을 보다자면 꿈을 꾼다. 해석할 수없는 황당한 꿈을 꾸고 나면 ‘안 읽고도 잘 살았는데 굳이 읽고 마음의 평화를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는 잠깐 외부로 생각을 돌린다. 호흡되지 않았던 것에 집착하던 생각을 밖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재발방지를 위한 특효약은 역시 자기에 대한 믿음에 대한 재확신, 내 매커니즘은 이정도로 망가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믿음을 신에게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신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공포가 공포를 낳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도 자기 신체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어려워 보이지만 해보면 의외로 쉽기도 하다.

선형이와 함께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두 사람이 달라 보이기도 하지만 또 같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생각에는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가 있다. 엑셀레이터가 꼭 가속장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 브레이크에 대한 믿음 없이는 엑셀을 밞을 수가 없다. 밟을 수 없다면 엑셀은 더 이상 가속장치가 아니다. 엑셀을 밟을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갈 데까지 가는 것은 두려워하지 마라. 왜냐면 넌 네가 필요할 때 필요할 때 멈출 수 있을테니까.

반대로 브레이크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달릴 수 없다. 계속 브레이크만 밟으면 어디에도 갈 수 없다. 내가 너무 통제적이면 자기만큼 자기를 쓸 수 없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에게 엑셀도 있음을 기억하라. 지금은 달릴 시점이다. 하지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멈출 수 있다. 엑셀을 밟아야 하는 시점에는 두려움 없이 밟아라.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

많은 것을 생각하지 마라. 알 수 없다. 사람들은 어느 날 알 수 없는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치유에 의해 깨어날 수 있다. 여러 가지 처방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다. 나는 퇴직한후 아주 심한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있다. 책도 세권이나 썼었고 불러주는 곳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논리적으로는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별안간 그렇게 되었다. 여러 가지 처방을 써보기도 했으나 나한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 정도 안자도 죽진 안는다. 몸이 필요하면 자게 되어 있다. 어떤 동물도 불면증으로 죽지는 않는다.’라는 믿음이었다. 내가 기질적으로 인내력이 강하지 않고 섬세한 사람이라서 내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하다. ‘어느날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으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어느날 불면증으로 표출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점에 내가 앓을 수 밖에 없는 질병이었다.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처방과 자기면역력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충분히 회복된다. 말하자면 우리의 생명이 얼마나 강인한 것인지, 인류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다듬어 온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한 믿음이다.

둘 다 갈때까지 가봐라. 떨어지지 않는다. 걱정하지 말아라. 인간은 그렇게 약한 존재가 아니다.


【이은주】
시바와 우마의 신화
요기니가 된 팔삭동이



상현 : 동물이 사람이 채워주지 못하는 무엇을 채워주나요?

은주 : 동물은 배신하지 않아요. 따뜻하고 내가 베푼 것을 그대로 돌려주죠. 동물은 제게 따뜻함의 이미지예요.

연주 :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것이 있나요? 그것이 동물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되는 건가요?

은주 : 물론이죠. 어릴 때부터 사람에게 상처가 있었어요. 아버지, 가정부 언니, 선생님 등 아들하고는 너무 관계가 좋아서 오히려 떼어놓는 연습 중이예요.

상현 : 채우는 사람이 있고 비우는 사람이 잇듯이 동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은주 : 세상은 모든 사람이 있어야 세상이 운용된다고 생각해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등이 모두 존재할 필요가 있죠. 저를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고 비난하는 것이 싫어서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3년전에 ‘아니면 말고’라는 통찰이 왔어요. 이젠 다른 사람들이 뭐라하든 상관없어요.

상현 : 사람으로부터 실망은 사람으로부터 풀어야 하지 않을까요?

은주 : 예전에 동물을 좋아하고 사람을 싫어할 때는 이런 것을 말하지 못했어요. 사람도 함께 좋아할 수 있게 된 지금이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미옥 : 언니의 동물은 ‘animal'에 국한된다기 보다는 따뜻하고 신의 있는 존재를 나타내는 싱징적 표현이라는 느낌입니다. 인간도 동물에 속하는 거니까요.

은주 : 누렁이가 어릴적 부모의 역할을 했어요. 그 개가 죽은 것은 부모가 어릴 적 내앞에서 약을 먹고 돌아가시는 것을 보는 것만큼 힘들었어요. 지금은 치유가 완벽하게 되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요.

상현 : 다른 사람과 다른 정체성이 있는 듯해요. 동물과 관련된 칼럼을 쓰는 것은 어떨까요?

은주 :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싶어요. 연주가 아이들에 대한 칼럼을 쓴 것을 보면 나도 이렇게 동물에 대해 써 볼까 생각도 들었어요. 아직은 이것 저것 분야를 다뤄보고 있는 중이구요.

부분적 기억상실증이 있어요. 충격받을 때마다 기억이 끊어지는데 어린시절을 돌아보면 개에 관한 이야기만 남아있어요. 아마도 내가 기억하기 싫은 부분을 내가 지웠던 것 같은데 복원이 안 돼요.

미옥 : 상당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그 많을 일들을 소화하시는지요?

은주 : 난 전형적인 임박착수형이었어요. 그랬더니 미루는 그 동안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더라구요. 그래서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과제가 있으면 항상 말이 떨어진 그 즉시 시작해요. 그래서 이제는 너무 좋아요.

연주 : 얼마전까지는 그렇게 자유롭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 어떤 계기로 변하게 되었나요?

은주 : 3년 정도 전부터 였던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 왔어요. 그리고는 많이 애썼어요. 끊임없는 생각하고 정말 많이 버리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쌓이는 것은 명상, 음악, 아로마오일 등 좋아하는 것을 하며 순간순간 빨리빨리 풀어내려고 해요.

인건 : 작정을 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예요. 정말 즐겁기만 할까 궁금해요.

은주 : 항상 저를 열어보이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럴 수 있죠. 그리고 많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제가 한 것에 대한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아요. 내가 행복해서 한 일들이라 일을 하면서 충분한 만족을 얻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반응은 있어주면 좋지만 아니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

사부님 : 개와 사람이야기, 최재천의 동물이야기가 왜 사람들에게 잘 읽히고 종종 경영자에게도 읽히는가. 동물이야기가 사람이야기가 들어있다. 좋은 주제다. 잘 쓸 수 있는 주제다.

기쁨의 의미가 크다. 고난이 사람을 키웠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가 난 잘 모르겠다. 그러나 고난과 슬픔이 사람에게 작은 것과 작은 일에 기쁨을 느끼는 능력을 키운다.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슬픔도 즐기지 못한다. 투쟁과 극복, 내 앞에 부딪힌 고난을 투쟁의 대상으로 삼아 극복하는 것, 또 하나가 상생과 조화다.

왕의 살해에 대한 모티브가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안에는 싸움과 극복을 통해 혼돈에서 질서를 이끌어가는 서양사람들의 방법이 숨어있지. 그런데 이에 반해 동양은 똑같은 거인신화라도 싸움과 극복을 통한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조화와 상생을 통해 질서를 만들어 내지. 말하자면 동양에서는 조화와 상생을 강조하는 거지. 싸움에 의해 극복된 것이냐 싸움에 의해서 체념한 것이냐를 말했는데...이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택은 서양에서 특히 강조되는 규범일 뿐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선택은 우선 순위가 다른 것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비중일 때는 조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이 맞다.

행복이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파는 감정철학자들이다. 감정철학의 대표적인 것이 신학이다. 행복이 중요한데 행복을 위해서는 구원이라는 개념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면에 이성이 중요해서 이성적인 깨달음을 중요시하는 쪽이 있다. 나머지는 실천철학자로 사유와 실천의 합일을 중요시하는 쪽이 있다. 철학은 이처럼 같은 대상에 것을 다양하게 생각하는 스펙트럼에 대한 탐색으로 보면 좋다.

내 삶의 고통이 나의 기질을 바꿀 수 있는가?를 물었는데 기질은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질이 구름 속에 가려져 있다가 나타난다. 타고난 기질대로 살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한 것이다.

【김연주】
공자 이야기
낭만공자 따라쟁이 낭만연주의 여행~^^



상현 : 사람의 삶 속에서 仁을 구현하는 것을 이야기 했는데 仁이 구현되는 배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연주 : 결국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는 사람? 예전엔 결혼이란 숙제를 빨리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그동안 가졌던 기준들이 아니었구나 싶어 이름앞에 ‘낭만’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우성: 여러 가지 배웠는데 그중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연주 : 나랑 안맞는다고 느낀 것은 스윙댄스였어요. 재즈댄스를 배웠는데 3개월 정도가 됐는데 늘지 않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말한 6개월이 되니까 자연스럽게 경지에 도달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혼자 하는 재즈 댄스 이후 파트너가 있는 스윙댄스를 배웠는데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것, 또 배려하는 것이 아직 쉽지 않았아선지 일년정도 배우다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맞았던 것은 조각보인데요.다. 바느질 한번 안 해보던 저였지만 의외로 집중이 되더라구요. 몰입의 즐거움, 나에게 이런 면이 있다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아직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은주 : 누구나 밝은 면, 어두운 면, 두 가지 면을 가지고 있는데, 연주는 누구, 어떤 성향의 사람에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나요?

연주 : 논리적인 사람이 아니라, 감정에 이끌린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정도는 아닌데 그 감정이 항상 옳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상현 : 아이들에게는 어떤 이미지의 선생님인가요?

연주: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약간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었는데, 근데 올해는 중 1을 맡아선지 학교에 어록이 떠돌아 다니는 것 보면 코믹한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인건 : 영성교육에 대한 관심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연주 : 대안교육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다 같아요. 저는 종교는 없지만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잘하지만 인간적인 아이들이 성과를 내는 것을 같아요. 공부도 잘하고 아이들과 선생님이 다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는데 가만히 보면 하나님의 큰 틀 안에서 자신이 있다는 확신이 그 아이를 자연스럽게 공헌에 대해 눈을 뜨게 한 것 같아요.

미옥 : 부모들이 다 궁금해 하는 그런 화두네요. 능력있고 매력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연주 : 아이들은 다 인간관계에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부모, 선생님, 친구들... 그런 관계를 풀어가는 방법, 기준 필요할 듯 해요.

미옥 : 연주 선생님은 어떤 아이에게 정이 가세요?

연주 : 지금은 남자 학교라서 운동 잘하는 아이가 좋아요. 공부만 잘해서는 세상을 잘 살아가지 못하는 걸 아니까요. 그 시절은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남자아이는 운동이 될 수 있고 여자라면 악기정도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부모는 중학교때가 되면 모든 것을 다 끊고 공부만 하라고 하죠. 그러나 중학교때는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것을 배워우고 연습해야 해요. 그래야 고등학교때가서 공부에도 집중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우성 :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나랑 닮은 아이를 만나기도 하나요?

연주 : 나와 닮은 아이도 있고, 남친이랑 닮은 아이도 있고. 기질적인 면, 가정 환경 등등 왠지 싫은 아이도 있는데 또 들어가 보면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더라구요.

미옥 : 스윙 댄스가 상대에 따라 즐거움의 정도가 다르다고 했는데 스윙 댄스는 남자가 리드하는 춤이라던데 그렇게 신경쓸 필요 없지 않았을까요?

연주 : 그래서 더 피곤했어요. 남자가 리드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 아주 피곤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잖아요. 선택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추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그만두었죠.

미옥 : 만나는 사람의 집단, 모임에 따라 보여주는 모습이 다를 것 같기도 한데 어때요?

연주 : 내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되면 나서지 않아요. 그런데 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 생각이 들면 나서요.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오버를 하기도 해요.

상현 : 연구원 유끼 안에서 본인의 자리를 어떻게 잡고 있어요?

연주 :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선형 :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연주 : 연습은 하는데 잘 안되요. 지금까지 그게 많이 문제가 되기도 했구요. 친구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해 물어보면 그때는 대답을 하는데 먼저 이야기를 하진 않는 편이예요. 많이 노력하고 또 좋아지기도 했는데 아직 부족하죠.

사부님 : 지금은 학교 외 하는게 또 뭐가 있니?

연주 : 대체의학을 배우는데 평일에 하루 주말에 하루 정도 시간을 씁니다.

사부님 : 연구원 활동에 시간을 내야 할 것이다. 시간을 내지 않으면 퀄리티가 나지 않는다.연구원에 떨어진 친구가 있다. 왜 떨어졌는지 물어봐서 대답을 해주었다. 그대가 쓴 리뷰와 칼럼 속에는 시간과 애정의 양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적다. 그것이 네가 떨어진 이유이다. 한참 후 다시 청강을 하겠다고 신청을 해서 원칙을 지켜서 하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포기를 했다. 성실한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농부가 밭에 물을 줄때 뿌리가 젖을 때까지는 물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프로젝트면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뿌리가 젖을 때까지 물을 주어야 한다. 생각해 봐라.

영성교육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것도 생각해 봐라. 도그마라고 하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다. 종교의 순기능도 있지만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성직자라고 하는 보수적 집단이 있다. 교리 해석도 자유롭지 않다. 도그마의 폐쇄성이다. 아직도 이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 아까 예로 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사회적 욕망이 강요되어 자신의 욕망을 알지도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식의 영성교육이 필요한가 생각해 봐야 한다.

공자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공자가 한 말중에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고 한 공자의 말은 사회를 편가르기하는데 논리적 근거를 작용하기도 했다.

교육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자. 교육은 어디까지 유용한 것인가, 가족, 학교, 법규범 등이 사회화 기능을 한다. 그것으로 평균적 인간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것은 개인의 창조성을 누르기도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아이들 이야기, 아주 좋은 주제이고 이야기다. 선생이 현장에서 하는 업무 일지 필요하다.그런데 어떤 관점으로 이야기를 쓰고 아이들을 보는 가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마천의 시각에 따라 내용이 아주 달라진다. 그런 관점을 훈련하는 것에 50권의 책이 아주 필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관점, 깊이 들을 익히면서 옳은 관점을 훈련해야 좋은 선생님, 좋은 글이 나올 것이다.

지금 읽는 책을 일주일만에 다 소화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평생 옆에 두고 읽을 책을 찾는 훈련이다. 일주일 동안은 충분히 집중해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김인건】

카산드라의 저주
작가로서의 삶



선형: 현장을 쓰고 싶다는 것은 알겠는데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쓰고 싶은 것인가요?

인건 : 지금 퇴직자들이 굉장히 많아요. 한국에선 회사에서 나오면 자영업을 시작 특히 외식업을 하는데 무턱대로 덤비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쉽게 생각되지만 장사를 위한 마인드를 갖기는 의외로 어렵운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을 위해 가이드가 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미옥 : 그런 종류의 책은 많이 있을 텐데 본인의 차별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인건 : 현업에 있다는 프로필이요. 매뉴얼이 아니라 체험수기같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상현 : 내가 실직해 찾아간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요?

인건 : 보통 책에서는 치밀한 계획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맛있기 때문에 손님이 오는 것이 아니라 맛있다는 소문 때문에 오는 거죠. 이런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을 현장에 있는 사람이 이야기 해주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성 : 홍보가 맛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외식업을 많이 하는데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체험이랑 노하우를 취할 수 있는 소스는 꽤 있는 것처럼 보여요. 시장이 좁은데 차별성이 있을까요?

선형 : 회사를 얼마나 다녔나요?

인건 : 여행사 3년, 디자인 회사 2년 이렇게 6년 정도 다녔습니다.

미옥 : 저랑 연배가 비슷하셔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는 자신의 경험을 설득력있게 발표하기에 삼십대 중반은 좀 이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구원 레이스중에 보여주신 인터뷰 글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 쪽으로 포커스를 잡아보는 것은 어떤가? 외식업 대가들을 동종 업계에 있는 초년병의 입장에서 리서치할 수 있다면 독자가 감정이입하기도 좋을테고 그 과정 자체가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한데요.

우성 : 이상호 기자의 <한국의 부자들> 책을 써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호응이 좋았어요. 이처럼 외식업을 하면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하면서 여러 가지 관점과 생각을 담아내고 자신의 현장 경험을 담아내면 어떨까요?

상현 : 자기에 맞는 형식을 찾아내는 것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려라는 책이 자기계발서인데 소설식으로 풀어 더 반응이 좋았던 예도 있구요.

은주 : 인터뷰를 하면서 표정이 바뀌고 본인의 관계성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나요?

인건 : 셀카를 찍으면서 놀랬어요. 참 많이 변했구나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기도인 것 같아요. 처음엔 연구원 활동하면서 내 생업을 침범하면 어쩌나 걱정했으나 오히려 시간의 밀도가 높아진 것 같아요. 오늘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내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까 ‘사랑한다’고 문자 보내고 왔어요. 제 아내는 연구원 생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등 제 생활의 에너지원이라는 것을 알겠어요. 제 인생의 두가지 미스테리가 좋은 회사를 갑자기 퇴사한 것과 와이프랑 결혼한 것인데 둘 다 원인은 알 수가 없으나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부님 : 요즘 인건이 유포시키고 있는 안 좋은 것이 하나 있다. 너무 다초점이다. A4 한 장 정도의 글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과 인용이 너무 많이 나올 경우 초점이 흐려진다. 다른 사람의 글을 가져오는 목적은 명확하다. 하나의 맥을 잡아 쭉 이어 쓸 수 있어야 한다. 짧은 글을 쓰면서 단락이 자꾸 나누어진다는 것은 메시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지 않다. 토해내는 정도의 글은 상관없지만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전달하려면 한페이지 이상 쭉 이어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것은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 신화의 이야기도 그렇다. 카산드라의 이야기는 아주 조금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 수필 내지 에세이 내지는 기사류의 글, 그리고 다음은 문학과 소설에 대한 이야기 이다.

나는 작가라는 표현을 쓰기 참 어려웠다. 지금 17권의 책을 냈는데, 작가는 문학류의 책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난 경영 중에서 변화경영이라는 특별한 영역에서 책을 써왔다. 그렇게 나를 변화경영전문가라고 부르다가 10년 정도 책을 내고 나서야 비로소 작가라는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인건이 쓴다면 문학은 아닐 것이다. 그럼 정보의 전달, 노하우 전달을 위한 스타일이 필요하다. 그런데 외식업, 식당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책을 안 읽는다. 쓰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읽는 사람도 별로 없다. 확실한 정보를 전달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초점이 더 중요하다. 무슨 이야기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쓰고 있는 문체는 가상 독자와 괴리가 있다. 좀 더 포커스를 가지고 사례를 줄이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 3명의 청강생도 함께 했는데 참 답답할 것이다. 여름 여행전에는 결정을 내릴 생각이지만 지금은 답답해도 어쩔 수 없다. 이것도 수련에 포함된다 생각하고 잘 따라와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좋은 수업이었다. 좋은 질문들도 많이 나왔고 커멘트에서는 서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시간이 넉넉지는 않았지만 6월 오프수업은 일박이일이니 그땐 더 충분히 시간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수고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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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유끼 첫 수업에서 우리는 방금 한 김오르는 흑미밥과 정성어린 나물 반찬으로 맛있는 점심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예쁜 떡케익과 손맛이 묻은 과일까지, 정성이 깃든 왕후의 찬이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먹느라고 사진도 제대로 없지만 함께 나눈 그 식사만큼 우리의 애정은 맛있게 익어갈 것입니다. 

온갖 천연 나물과 반찬을 이고지고 날라와 예술적 솜씨를 한껏 발휘한 여보언니,    
따끈한 밥을 나누기 위해 수원에서 밥통을 싸들고 온 왕언니,
맛있는 치즈와 과자와 와인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 묙,
노오란 떡케익과 본형주로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 연주,
와인을 들고 과일을 예쁘게 깍아 오느라 땀 뻘뻘 흘렸을 상현 오빠,
맛있는 커피를 주기 위해 전주에서부터 준비해온 진철 오빠,
예쁜 꽃다발과 함께 깜짝 선물, '스승의 은혜'노래를 준비해온 인희 오빠,
유끼의 자랑, 멋진 동영상을 위해 밤잠 지새운 빨간 토끼눈의 인건,
그리고 음악으로 우리를 화합시켜주는 우성 오빠 
저는 맛있는 제육볶음과 호박죽을 준비했지요 ^^

앞으로도 유끼는 서로 다른 자신의 강점을 한껏 발휘하고 그것으로 하나를 이루어 함께 가는,
그런 유끼가 될 것입니다!



참, 빠질 수 없는 감사!
직접 오셔서 유끼 첫 수업을 격려해 주신 5기 선배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와인과 호두과자와 떡 너무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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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5.10 14:48:34 *.146.69.178
오...훌륭해. 이야기 들으면서, 타이핑하기가 어려운데....나도 연습해야겠어.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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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0 15:20:12 *.53.82.120
현장기록은 80%이상 선형언니와 연주에게 의존했음을 분명히 해둬야겠다.  ^^
난 아무래두 설렁설렁파라는 걸 두사람 타이핑보고 다시 절감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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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연주
2010.05.10 14:51:16 *.203.200.146
이렇게 활자로 정리하여 보니까 수업의 느낌이 다시 되살아나는 군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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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0 15:21:23 *.53.82.120
연주야..너의 스무페이지도 넘는 기록에 나야말로 감동하고야 말았다.
근데 어깨는 쪼꼼 아프다..
담에 만남 확실한 캐어 플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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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2010.05.10 16:09:25 *.219.109.113
현장감이 그대로 살아나네.

세상에 혼자 빛이 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 또 혼자 빛을 내려고 노력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 빛은 오히려 빛을 바라게 된다. 우리 유끼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신이 맡은 것을 해내어서 우리로 빛을 잃지 않고 계속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정말 나는 사람의 능력은 제각기 타고 난다는 것을 이번에 더 절실하게 느꼈어.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내가 자신 없고 부족한 부분을 이렇게 완벽하게 해 주는 동기들이 있어 아무 걱정도 힘이 든 것도 없어. 이것도 내 복이다 싶은 생각이 들어.

시간도 많이 부족할 텐데....... 열과 성의를 보여준 동기들~~~ 우리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며 일 년 열심히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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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0 16:44:25 *.106.7.10
멋진 유끼, 화이팅!
유끼의 저력을 보여준 첫 수업이었습니다!
ㅎㅎㅎ 자화자찬 ^^
벌써 6월 수업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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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0 17:41:48 *.30.254.28
아고야..고생했다..
오전에 내가 내용을 좀 수정했었는데, 사진이 추가되면서, 다 지워졌네? ㅎㅎㅎ
다시 고쳤어...고맙다..수고했어..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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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2010.05.10 18:51:11 *.236.3.241
말을 하는 건 쉬운 데 주워서 정리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숙제 때문에 마음이 바쁠텐데 기꺼이 고생해준 우리 묙이~
선형이, 연주 고생 많았다~

복 받을 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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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엽
2010.05.10 23:50:12 *.166.98.75
첫 수업 축하드립니다. 모두들 좋은 수업 되었기를 바랍니다. 

첫문장에서 빵! 하고 터졌습니다.

“너희들 의외로 유치하구나” ㅋㅋㅋ

갑자기 동요한곡절이 떠오릅니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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