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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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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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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7일 14시 30분 등록


마지막 수업에 참여할 때까지도, 마지막 수업이라는 것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우리의 만남이 ‘마지막’이 아니라 오래 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전철시간에 맞추어 일찌감치 자리를 뜨면서도 조금밖에 서운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며칠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보다 많이 허전하다.


우선 수시로 글을 발표하던 지면을 잃은 기분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있으면, 조르르 달려가 펼쳐놓던 공간을 3기에게 양보하는 기분. 물론 2기도 글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3월을 예로 들자면, 스무 명이나 되는 1차 합격자의 지적 경쟁을 관전하는 것이 옳지, 나까지 그 틈에 엉키는 것이 옳을까 하는 기분. 말하자면, 나는 더 이상 이 홈페이지의 현역이 아니구나 하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부터 혼자 가야하는구나... 나로서는 드문 감정이다. 지나치게 독립적이라고나 할까, 누구의 지시를 듣는 것도 싫고, 누구에게 지시를 하는 것도 싫은, 타고난 아웃사이더의 기질대로 혼자 잘 살아왔던 것이다. 인간은 결국 혼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이 감정은 뭐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사회초년병이 된 기분이다.


내가 그만큼 연구원 모임에 비중을 많이 두었던게다. 그들은 ‘친구’이면서 ‘스승’이라는 내 갈망을 충족시켰고, 최선의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좋은 자극이자 격려가 되어주었다. 이 곳에서 나는 프리랜서의 꿈을 가졌고, 마음을 다 해 키우고 싶은 커뮤니티를 알았다.


1기 연구원의 출간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지식공동체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책을 가진 이후에야 정식 연구원이 되는 것이라고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좀 더 연륜이 쌓이면 공동연구와 공동저술도 가능할 것이다. 관심영역에 따라 즐거이 이합집산하는 모습, 인접학문에 대해 조언해주는 모습, 우리 연구소가 지식생산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작년 4월 8일 남해모임에서 자신보다 나이많은 연구원이 있다며 좋아하던 명수님이 떠오른다. 회사에서도 한참 바쁜 직책을 맡고 있을텐데, 꾸준한 독서로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룬 것을 축하하고 싶다. 지나치게 ‘바른생활’이 갑갑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성실은 결코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부드러워진 명수님의 문장이 그것을 증거한다.



대부분의 연구원이 너무 젊어서, 조금 심심한 적도 있었지만, 곧 괜찮아졌다. 내 아이들의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미리 훔쳐보는 기분도 괜찮았고, 나의 경험으로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처럼 젊은 나이에 연구원 활동을 했다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다. 아무쪼록 연구원 경험을 사장시키지 말고, 인생경로와 연결시켜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제 힘차게 연구원 2년차를 열어제껴야 한다. 3년은 공부해야 가시적인 성과가 보인다고 했어. 컨텐츠가 풍부하면 기회를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야. 목표를 잘게 나누라고 했지. 첫 번 째 시도는 성공해야 한다고도 했어.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그렇지! 북리뷰야. 전문가의 추천도서가 너무 어려운 적이 많았지. 이제 독자들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시대가 되었으니, 북리뷰를 가지고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녀 보자.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적절한 품격을 지닌 신뢰할만한 리뷰어가 되는거야. 나의 코멘트에 따라 특정도서의 판매고가 달라지는 장면을 상상해보면서, 첫 발을 떼는 거야. 이 일은 꾸준한 자기학습을 계속하면서, 개척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게 마음에 드는군.


그 다음, 목요일마다 쓰고 있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에 최선을 다 하자. 더러 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거나 조언을 요청하는 답글을 받을 때 어리둥절하기도 했지. 아, 이래서 기성세대가 필요한거구나, 내가 너무 평탄하게만 살았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아졌을지도 몰라, 메일링은 내가 새끼 컬럼니스트로서 글쓰기를 훈련하고, 독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야. 한 줄을 아까워하며, 한 줄도 버릴 것이 없도록, 그런 글을 쓰자!


이제 겨우 시작일뿐이야. 내게도 분명 과잉낙관주의의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살짝 늦었다고 해서 손 붙들어매고 뭐할건데? 가는 데까지 가 보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
날마다 읽고 날마다 쓰는 수밖에!








IP *.222.21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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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7.03.07 16:12:00 *.183.177.20
한선생님^^ 저도 요 며칠 휑한 느낌이 좀 들더군요.
이제부터가 진짜 공부겠죠?
저희들 흐트러지지 않게 종종 찔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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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07 18:47:58 *.222.214.3
경빈씨는 참 특이하고 귀한 스타일이예요.
신혼의 달콤한 시절에 자발적 공부를 놓지않는 사람이 많겠어요?
가끔은 내 직설화법이 부담스럽기도 했을텐데, 알맹이를 읽어주기 바래요.
퀄리티가 있으면, 책을 내고 인정받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봐요.
젊고 꾸준한 공부체질인 경빈씨로서는, 얼마든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I - brand의 길을 가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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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03.08 02:03:11 *.140.145.63
한선생님의 소회를 듣고 보니 약간 질투가 나는군요. 저에게도
2기 연구원 수업을 참관했었던 경험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하고 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꿈벗 7기와 10기처럼 2기 연구원들은
원잭과는 상대적으로 특별한 인연을 쌓은 분들이라는 생각입니다.

한선생님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새끼고수의 면모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연구원이신건
틀림없어 보입니다.

앞으로 나올 한명석식 북리뷰와 첫번째 책을 열심히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가능한 빨리 만났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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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08 07:30:47 *.226.107.77
기찬님, 작년 남해에 갈 무렵 이미 원잭은 열심히 우리 홈피에 드나들었지요. 꿈벗이나 연구원에 속하지 않은 채, 누구보다 폭넓은 참여와 교류를 하고 계시니, 기찬님이야말로 타고난 방외지사인 것같네요. ^^

과잉낙관주의의 경향 앞에서 잠시 마음이 아팠지만,
과잉이냐 적정이냐의 판단은
결과로 하는 것이 세태이더라구요.
결국은 '해낼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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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2007.03.08 18:16:29 *.192.6.25
당분간 한명석님의 섬세하면서도 물흐르는 듯한 글은 '마음을 나누는 편지'로 만족해야 하나요? ^^

리뷰어로 계속 활동하실 계획이면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드는 것을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연구원 2년차로 거듭남을 축하드리며, 출간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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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
2007.03.08 18:24:42 *.244.218.8
한선생님.
저는 지지난 모임에 과제를 완성하지 못하겠다는 말씀을 구소장님께 드린 후부터--; 인사발령으로 정신없어지기 직전까지
이미 혼자서 마음이 휑~했답니다. 주말에 할 일이 없어진 느낌 같은 거였어요....그냥, 스스로에게 많이 실망하지 말자, 자책하지 말자, 그런 생각만 했어요.
한 선생님이 정말 잘 되시길 바래요. 아는 사람의 책이 나온다는 거 정말 멋진 경험이더군요. 한선생님 책이 언제 나오시던, 저는 그 책을 들고 각 대형서점을 라운딩할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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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09 08:59:06 *.216.120.157
'바람처럼'님, 작업량이 어지간히 쌓인 후에 블로그 만드는 것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웹진에 경험이 있으시면, 언제고 도움 부탁드릴게요. ^^

소정씨, 불과 5년 전이라도 나도 인생을 즐기느라, 고리타분한 공부 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았을테니, 인생에도 주기가 있는 것같군요.
현장, 연애... 에 충실한 것이 지금 나이가 요구하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너무 멀리 가면 돌아오기 조금 힘든다는 것, 잊지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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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수
2007.03.09 13:49:27 *.57.36.34
한선생님 그동안 여러장면에서 저의 글에대해 평해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강점이 바른생활이지만
바르지 못해 고전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바른생활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같습니다.

한 달에 한번씩 만남 그리고 한주에 한번씩 글로
만나면서 한선생님의 진솔하고 담백한 글이
좋았습니다.

아마 우리 2기연구원중에서 가장 먼저 책이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건투를 빌고 항상 건강하고
활기찬 날들이 이어지길 빕니다.
그리고 아드님에게 안부전해주세요.
작년 그때 점심먹은 추억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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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7.03.11 00:02:43 *.148.103.70
한 선생님-

언제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얼마나 질투심에 불타올랐는지 모르셨을겁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선생님의 마지막 수업에 관한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가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때, 제 내면의 소리를 들으라 하시며 따뜻하게 토닥거려주신 것,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 글이 점점 현학적으로 변한다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일침(?)하셨던 것도 연구원 시절의 달콤한 엑센트로 기억됩니다.

선생님의 직설화법에 때로는 잠시 어리둥절할때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으로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솔직함에 금새 마음이 열렸습니다. 아마 선생님의 진솔함에서 우러난 힘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도 글을 쓰면 선생님께 보내 피드백도 받고 싶습니다. 제가 정신 못차리는 글을 쓸때면, 정신 버쩍나는 날카롭게 일침, 한번 놓아주실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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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3.11 22:39:46 *.102.142.177
하하하
역시 한선생님의 글의 매력은
솔직함에 있어요.

거침없이 하이킥!!

그건 완전 선생님 글느낌이라구요..ㅎ

저도 100% 동감하고 있습니다.
왠지 지면을 잃어버린 느낌.
그동안은 누군가 지켜봐주고,
오라고 재촉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혼자서 가야할 길이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마음만은 '프로'로 전향할 때인것 같습니다.

"잇쇼켄메이, 벤쿄오시마쓰!"

목숨걸고 리뷰쓰던 초창기 마음을 빌려와야겠습니다.
장기 대출이 가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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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07.03.12 10:51:56 *.111.247.32
미탄님.
언제나 글로서 힘이 되어주시는 분.
연구원 희망자로서 읽으니 기분이 정말 묘하네요.

모두들 미탄님의 직설화법을 이야기 하네요.^^
그 솔직함이 어떤 실체인지 궁금해요.
저에게도 실체를 보여주길... 바래봐요.

미탄님의 표현대로
미탄님의 코멘트에 따라 특정도서의 판매고가 달라지는
멋진 리뷰어를 기대합니다.

근데요. 이미 저는 미탄님 리뷰를 보고 몇권샀답니다.
그건 상상이 아니라 저한테 현실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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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7.03.12 11:35:11 *.216.120.150
우리 같이 놀아요.

3기 연구원 지망자들의 솜씨를 들여다보는 첫 주일. 인원이 많은데다, 첫 번 째 책이 쉽게 접하는 책이 아니었으므로, 한 바탕 격전을 보는 기분이군요. ^^
그 많은 놀이 중에서, 책과 글로써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을 환영합니다.

우리 모두 구소장님의 저서와 라이프스타일에 이끌렸다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상당히 동질적인 구석이 있을 것입니다. 직장이나 거리에서 동질적인 사람을 만날 확률을 생각해 보세요. 여기 모인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인연들인지!

오래도록 우리 같이 놀아요, 꿈과 비전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나가되, 언제나 그 출발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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