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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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오로지 하나 - 글쓰기 생각 3
초점,
어느 경우나 '오로지 하나'의 정신을 잊지마라. 초점을 잃으면 태울 수 없다.
종종 지식의 박학함을 자랑하고 싶어진다. 상에 가득 산해진미를 올려놓듯, 가지가지 화려한 사례와 인용을 벌려두고 싶은 잔치의 유혹이 있다. 그러나 삼가라. 사람은 한 번에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없다. 뷔페는 바이킹들이 바다에서 절인 음식만 먹다 질려 육지로 나와 한번 맘껏 배터지게 먹기 위해 차려놓은 한차례 축제였다. 매번 뷔페를 차리지 마라. 음식은 다른 것들을 죽여 먹는 것이니, 한 차례의 식사에 지나친 살육을 금하라.
간단하고 단순함 속에 당당한 지극함이 있다. 오직 렌즈의 초점이 태양을 옮겨 가슴을 태우게 해라. 활활 타오를 때, 불은 옮겨 붙고, 정신은 바람이 되어 사방이 온통 불이 된다.
그러므로 생각하라.
한 페이지에 한 개보다 더 많은 인용이 필요한가 ?
한 페이지에 한 개보다 더 많은 사례가 필요한가 ?
한 페이지에 한 번 보다 더 많은 외도가 필요한가 ?
그렇다면 그 한 페이지 속에 네 생각은 어디에 있느냐 ?
활 줄 한 번에 하나의 화살을 걸어라.
그리고 가슴을 보름달처럼 가득 벌려, 오직 네 가슴의 힘으로 붉은 홍심을 겨냥하라.
화살이 나무를 궤뚫어 다시 쓸 수 없게 하라. 쾅, 그들의 가슴 여러 개가 마치 한 개의 화살에 여러 마리의 참새가 동시에 꿰뚫리듯 하게하라. 호머가 읊은 용사들은 그렇게 싸웠다.
앞으로는 앞의 두 가지 글쓰기 생각에 더해, '글의 촛점' 을 볼 것이다.
너절함을 없애라.
( 글쓰기 생각을 '연구원 수업'으로 옮겨 오면서. 지난 2개도 여기 옮겨 둔다)
가장 짧은 거리로 무찔러라 - 글쓰기 생각 2
직선,
최단거리다. 아직 손이 빠르지 못한 자의 승부처다.
글이 유려한 강처럼 휘 돌아 감기면 멋이 있다. 그러나 최상의 고수가 아니면 쓰지 못한다. 모든 글의 졸렬함은 긴데서 연유된다. 마치 부드럽고 긴 무기를, 다루지 못하는 자가 들고 어쩔 줄 모르는 듯 하다. 나는 아직 긴 글을 잘 다루지 못한다.
배우는 자는 짧은 칼을 써라. 단 숨에 상대의 가슴 안으로 뛰어들어 심장을 찔러야 한다. 한번의 기회 밖에는 없다. 그렇게 생각해라. 한 번으로 무찌르지 못하면 기회가 없다 여겨라.
긴 문장을 둘로 자르고 혹은 셋으로 잘라라.
쾌검, 자연에 위배되나 처음 배우는 자는 직선을 선택해야한다. 군대들어간 자가 머리를 짧게 깎듯. 공력이 늘면, 조금 더 길어지고 자신에 맞는 문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처럼.
첫 문장을 채집해라- 글쓰기 생각 1
첫 줄,
글의 운명은 이미 여기서 결정된다. 승부처다.
첫 줄이 될 만한 모든 문장을 채집해 두어라.
책을 읽다가, 거리를 걷다가. 똥을 누다가, 산에 오르다가, 밥을 먹다가, 우울한 날 술을 퍼마시다, 어디든 좋다. 그대가 머무는 모든 곳에서, 좋아하는 것을 수집하듯 첫 줄을 수렵해라. 그리고 빼곡하게 비밀의 장부에 걸어두고 모아 두어라.
두 번째 컬럼부터는 첫 문장을 볼 것이다.
밋밋한 글, 맛 없는 술이다. 읽는 이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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