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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11시 55분 등록

#22. 군대에서 건강하게 제대하기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안위일 것이다. 그것은 아마 지금 남과 북이 아무리 휴전인 상태라 하지만 서로 대치 중이고 아들이 있는 곳에 위험한 총이 있고 각종 실전에 대비한 훈련이 있다 보니 안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대는 내가 보고싶을 때 볼 수 없고 전화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리고 가끔 뉴스에서 나오는 군인들의 사망사고 소식에 행여나 우리 아들과 관계된 것은 아닐까 싶어 부모들은 노심초사한다. 군에서의 사망사고는 크게 안전사고와 군기사고로 구분된다. 안전사고는 고의성이 없는 불안전한 인간의 행동과 불안전한 물리적 상태 및 조건이 원인으로 작용하여 사망을 초래한 사고이며 군기사고는 군형법,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등 각종 법규를 고의 또는 과실로 위반하여 발생한 사건, 사고로서 징계 또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사고를 얘기한다. 당연히 안전사고의 경우 민간에서의 교통사고처럼 도저히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고이다. 문제는 군기사고이다. 2016년 기준 군에서의 사망자 수는 총 81명이라고 한다. 그 중 안전사고는 24(30%), 군기사고는 57(70%)이다. 놀라운 것은 군기사고 중 54(97%)이 자살이라는 것이다. 20~29세 성인남자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6년 자살자 수는 702명이다. 이를 10만명당 자살률로 보면 군은 8.2%이고 민간은 19.9%로 나타나고 있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수치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수치를 떠나 꽃다운 나이에 불가항력적인 이유가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현실이다.


과거 군대 내에서 죽음은 많은 의문을 남긴 죽음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군대 내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은폐하거나 축소할 수도 없는 분위기이다. 군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사고의 경우, 그것이 죽음이든 구타이든 무엇이든 간에 대내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군에 입대를 앞둔 사람이라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건강하게 제대하기이다. 군 입대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몸이 성치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군에서의 사망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나는 늘 안타깝다. 군대 내에서 조금만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면 그들이 그렇게 안타깝게 죽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통해 우리가 의아해하는 건 왜 이런 일들이 사전에 방지되지 못했나 하는 것이다. 군대 내에도 여러가지 신고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유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초중고 학교만 보더라도 수없이 행해지는 왕따, 학교폭력만 보더라도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사건이 발생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아마 군대도 마찬가지 이유인 것 같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학생이 아니라 성인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아무리 많은 제도와 규칙을 만들어보았자 사람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소묭 없는 일일 것이다.


군에서 자살하는 이유 역시 여러가지이다. 그런데 아마 가장 많은 이유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대인관계에서 오는 것일 것이다. 동기, 선임, 후임들과의 문제이다. 이들은 군대에서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낸다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밖에서는 보기 싫은 사람은 안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군대에서는 보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가 제대하거나 내가 제대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에야 계속해서 마주칠 수 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적 도움도 필요하지만 당사자들간에 문제해결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 말이 쉽지 이게 쉽겠나. 더군다나 계급구조를 가진 조직에서는 더한 일이다. 장교생활을 한 나역시 그런 생활을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관학교에서의 이유없이 날 싫어하던 선배의 갈굼과 무시, 부서장의 인간이하의 취급 등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정말 나도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낄 정도였다. 선배에게, 부서장에게 군인계급장을 달고 있는 사람이 감히 부당함을 얘기하기가 쉽겠나. 그러므로 이런 일을 당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주저말고 신고를 해야한다. 우리나라 사회특성상 신고라는 것에 민감하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신고를 하면 왠지 왕따를 당할 것 같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마주하기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하기가 어렵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는 동기가 있을 것이고, 각 부서에 소속된 간부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의외로 더 간단하다. 해당부대 부대장을 직접 찾아가면 된다. 오히려 부대장은 찾아온 당신에게 고맙다고 할 것이다.


그것도 안된다면 가장 쉽고 무식한 방법은 견딤이다. 그것이 일반 사병 생활이건 군 생활이건 이 생활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생활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아마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짧게는1년 길게는 2년이다. 이 기간만 참으면 해결되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그런 인간들을 상대할 이유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님 등의 가족, 친구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보면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할수 있는 최상의 복수로서 자살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럼 과연 그것이 가장 큰 복수가 될까를 생각해보자.


요즘 군대에서 제일 신경쓰는 것이 인권문제이다. 구타는 물론이고 성추행, 언어폭력 등이다. 그래서 인권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곤혹스러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타를 비롯한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주저말고 신고를 해야한다. 신고를 하면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그것조차 안된다면 가장 믿을 수 있는 조력자인 부모님이 있다. 어려워말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군에서의 2년은 무엇을 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임은 틀림없지만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신체 건강하게 제대한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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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23:23:45 *.18.218.234

전쟁터의 '살아서 돌아오기'의 군대버전이네요. '건강하게 제대하기'

한 때 '참으면 윤일병, 터지면 임병장'이라는 말이 돌았쟎아요. 

오늘 주제 좋은데요. 좀 더 건드리면 좋겠네요. 

윤일병, 임병장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안좋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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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10:01:34 *.106.204.231

조금 더 건드려야 했죠? 쓰다가 지우다 결국은 지웠네요. 아직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 하고 싶은 말은 내년으로...

그렇다 보니 그냥 나무들은 못그리고 숲만 그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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