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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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지, 나는 지금 어떤 때인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 각각 진행하고 4회 수업으로 자신의 강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자신의 강점을 알고 있는 학생도 있지만 신뢰성 있는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갤럽의 강점테마 유료테스트는 비용이 발생해서 하기가 어렵겠더라고요. 그러다 VIA 강점테스트를 알게 되었고 갤럽 코칭에게 물어보니 심리학에 기반을 둔 신뢰성 있는 테스트라고 해서 사용해봤어요. 성인버젼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5개의 상위 강점이 진실성, 학구열, 희망,끈기(인내), 열정이었어요. 갤럽 강점테마와 겹치는 것이 배움, 책임, 집중, 성취였어요. 그리고 내가 공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고요.
아이들과의 수업은 왜 강점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부터 시작했어요. 강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VIA 검사를 긍정심리학이라고 했나 봐요. 둘째,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거죠. 약점보다 강점을 발휘해서 무언가를 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는 건 당연하죠. 셋째, 자신감도 커지죠.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효능감도 생겨나고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점점 커지겠죠.
스마트폰으로 링크 주소(https://www.viacharacter.org/)를 알려주고 청소년 버전으로 테스트를 했어요. 한국어로 선택하면 번역된 설문에 응답하면 돼요. 120개의 질문으로 15분 정도 소요돼요. 데이터가 없는 아이에겐 제 데이터 테더링 해서 했어요. 그중에 한 명은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이라고 해서 제가 가지고 다니는 개통이 중단된 실습용 스마트폰을 빌려줬어요. 한국어 번역이 안 되서 영어로 한 친구도 있고 한국어로 직역하다 보니 이상한 질문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며 테스트를 했어요. 영성이나 심미안이 뭐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이 몇 있었어요. 학생들이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추상어, 개념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죠.
테스트를 끝낸 아이들에게 5개의 강점을 발표하게 했는데 ‘사랑’과 ‘심미안’이 많이 나왔어요. 사랑은 이성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애의 영역으로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친밀하게 지내는 대인관계의 강점에 해당해요. 심미안은 초월성의 영역으로 삶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행위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과 세계의 연결성을 추구하는 강점이에요.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고 한참 감정이 풍부한 시기라서 대인관계와 초월성의 강점이 많이 나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 분야의 전문이 아니기에 깊이 있게 다루진 못했어요. 그리고 1시간 20분이란 시간 안에 진행되는 수업의 한계가 있고 학생들에게 이론적인 내용을 많이 설명하며 금방 지루해해요.
발표 후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자신이 생각한 강점과 다르다는 아이들도 꽤 있었어요. 아직 자신의 강점이 드러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해요. 강점들을 활용해본 적이 있는지 물었으나 별다른 대답은 없었어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못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적어보라고 했어요. 잘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결국 진로이니까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서 돈이 되는 것이 직업이고 거기서 더 나아가 세상이 필요한 일을 하면 그것은 소명이면서 천직이 되는 거란 걸 이야기해주었지만 아직 직업이 있지 않으니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었겠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앱은 멸치 앱을 설치하고 강점 5개를 영상으로 만들어보라고 했어요. 나이 제한이 있어 부모님에게 앱 설치에 허락에 대한 문자 확인이 되어야 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추상적인 단어인 심미안, 사랑이라 영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그중에 적극적인 학생은 게시판에 있는 일러스트 이미지를 촬영해서 작업하기도 하고, 직접 친구를 찍어서 영상을 만드는 학생도 있었어요. 물론 “이거 꼭 해야 돼요?”라고 물으며 안 한 학생도 있었고요. 만든 학생들의 영상을 카톡으로 받아 같이 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중학교 1학년이라 주위도 산만하고 진지한 것을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이라 너무 얕게 접근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없더라도 나는 준비를 더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보단 낫지 않았을까 위안으로 삼았어요.
다음은 죽음을 통한 재탄생으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원이면 누구나 했던 장례식과 가상 유서를 써보는 시간이에요. 학생들은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반응일지 벌써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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