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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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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0일 22시 56분 등록

진로 설계 8차시 수업 중 7번째는 나의 꿈이란 주제로 했어요.

[바늘땀]의 작가인 데이비드 스몰의 성장배경을 들려주었어요.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은 수체화 느낌이 나는 전원 풍경을 표현하고 있어요. 그래서 뜻밖의 성장배경이 충격적이었어요. 어머니는 신경질적이고 다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게다가 외할머니는 정신병이 있어 실제로 집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괴이한 행동을 했어요. 어머니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기형이었어요. 또한 레즈비언이었는데 그 장면을 작가가 직접 목격하기도 했었죠.

아버지는 의사로 집안 형편은 어렵지 않았어요. 어느 날 목에 생긴 혹에 여러 차례 방사선 치료를 해서 결국 암에 걸리게 되었죠. 그마저도 수술 시기를 놓쳐 목에 길고 흉한 수술 자국을 남겼고 한쪽 성대를 잘라내어 목소리도 잃게 되었어요.

작가는 기숙 학교생활 적응을 잘 못했고 여러 번 탈출을 시도했어요. 정신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그분이 애정을 가지고 10년을 넘게 상담을 했고 작가의 재능을 발견하고 칭찬을 해주었죠. 또한 어머니가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들려주어 그걸 받아들이는 아픈 과정을 옆에서 지켜봐주었죠. 그 장면이 지금도 기억이 나요.

 

이후의 삶도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 목소리를 되찾고 그림으로 자신감을 회복했어요. 학생들에게 삶에 대해 들려주고 혹시 만약 내가 작가의 상황이라면 어떨 것 같은지 물었어요. 전혀 짐작이 되지 않는다고 답을 했어요. 하긴 작가가 겪은 한 가지의 상황이라도 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럼, 작가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극복해본 경험이 있는지도 물었어요. 작가와 비교하니 이야기할 것이 없었는지,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해서인지 발표하는 학생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의 코로나 상황이 힘들지 않냐, 마스크 쓰고 하루 종일 수업하는 것도 힘들거고, 온라인으로 수업받는 것도 힘들지 않냐며 힘들 때 어떻게 하냐고 물었어요. 그제야 맛있는 거 먹는다. 달달한 초콜릿을 먹는다, 노래를 듣는다 등의 말을 하더군요.

학교를 매일 나와야 하는 일상이 너무 힘들지 않냐며 원래 매일 등교하는 건데 그동안 안했더니 매일 학교 나오는 것 생각만 해도 싫지 않냐고 했어요. 저와 수업하는 중학생이 그런 말을 해서 알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야기를 끝내자마자 맞다며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지난번 수업에서 죽음을 통한 재탄생을 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 마음 먹지만 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데이비드 스몰의 삶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알아보고 부모가 아니어도 옆에서 도움을 주는 상담 선생님이 있었고, 사라 스튜어트 같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도움을 받기도 한다고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지금이 아닌 1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글로 써보게 했어요. 현재형으로 문장으로 10개의 풍광을 적어보라고요. 당연 잘 모르겠다고 할 걸 알고 4년 전 저의 10대 풍광을 보여줬어요. 바라는 대로 그냥 쓰면 되냐며 계속 물어보더군요. 이뤄지지 않아도 되는 거냐며. 그건 뻥이지 않냐길래 우리의 뇌는 상상과 실제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운동선수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서 꼼짝을 못하고 있었는데 계속 운동하는 생각을 했더니 실제로 운동한 것과 같은 상태였다는 것을 들려주며 이렇게 글로 쓰면 우리의 뇌는 무의식에 저장이 되어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어요. 그제야 하나둘 쓰기 시작했어요. 쉽게 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시작 못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10개는 너무 많다며 5개로 하면 안되냐고 해서 그럼 최소한 7개 이상하라고 했어요. 글로 쓴 다음 퀵이란 영상편집 앱 사용법을 알려주었고 글로 쓴 10대 풍광을 영상으로 만들건데 지금은 사진이나 영상이 없을테니 일주일 동안 자신의 10대 풍광에 해당되는 사진과 영상을 준비해오면 마지막 시간에 영상을 만들기로 했어요. 10대 풍광 글로 쓴 건 그날까지 톡으로 보내라고 했죠. 스마트폰이 아닌 학생은 영상을 만들어 오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10대 풍광 발표하는 거냐고 물어보길래 영상으로 발표할 거고 글로 쓴 걸 같이 공유하지는 않을 거라고 했어요. 항상 발표를 잘 하는 학생이 다 썼다며 발표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전기자동차 주식을 매입해서 큰돈을 벌었고, 건물주가 되었고, 집에 초콜릿 10만 개가 있다는 등 나름 재밌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내용이었어요. 듣던 학생들도 웃으며 재미있어했어요. 몇몇의 학생들이 보내온 내용을 보니 그림, 작가, 디자이너, 스튜어디스 등 다양한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어요. ‘나의 꿈이란 주제를 소개하며 꿈을 강요당하고 꿈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하지만 꿈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마지막 수업에 어떤 내용들로 발표할지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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