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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9일 09시 49분 등록


퇴근 한시간전에, 둘째아이가 전화를 했다.

한 보름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아랫 이빨이 많이 흔들리고 빠질것 같다는 아이의 걱정어린 이야기가 수화기에서 너머로 들린다.


사실, 설 명절 전 하루 연가때 치과 가자고 했었는데, 둘째아이는 가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고해서(예약이 꽉 차서 와서 대기해야한다고) 안가겠다고 해서 그렇게 연휴를 보냈다. 중간중간 흔들거리는 이빨도 보여주고 또 본인의 혀로 이빨을 밀어 보이면서 얼마나 흔들거리는도 보여줬었다.


오늘은 전화가 와서, 침 삼켜도 빠질것 같다고 해서 나는 “어제도 혀로 밀어보면서 흔들린다고 보여줬으니, 지금 혀로 살짝 살짝 밀어보라”고 했더니 아이는 무섭다고 했다. 느낌이 이상하다고 하면서 무서워했다. 나는 “혀로 밀어서 빠질정도면 아프지 않을테니 해보라”고 용기를 주었고, 아이는 “안보고 어떻게 아냐고 투정을 한다”. 아프지 않을거야 라는 말과 용기 전달 이외에는 전화기로는 아빠가 더이상 해줄게 없었다. 아이도 아는지 도움은 포기하고 몇시에 집에 오는지 물어보고는 전화를 끊었다. 어쩌면 집에 도착했을때 “짜잔, 아빠 나 이빨 뺏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둘째아이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전화를 끊고, 마음속으로 한번 더 아이에게 용기를 주었다.

“경아,, 혀로 살짝살짝 밀어서 빠진다면 아프지 않고 피도 많이 안날거야. 용기내서 해보렴”


6시, 오늘은 아이 이빨 문제로 일찍 퇴근하면서 차에서 전화를 하니, "아빠, 나 이빨 빠졌어. 혀로 살짝 살짝 밀다보니 빠졌어. 피도 안나. 언니에게 보여주니 피 안난다고 지혈 안해도 된다고 해. 나 잘 했지?"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린(?) 아빠도 점점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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