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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8일 08시 01분 등록
우주 산업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소련은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유인 우주선을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 이에 자극 받은 미국도 인간을 달로 보내는 사업에 착수한다.얼핏보아도, 우주선을 만들어서 사람을 태우고 쏘아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당시 인간이 달에 갈 정도의 기술수준을, '날아가는 총알을 사람의 귀에 안착시키는 정도'로 비유한 전문가도 있었다. 

우주 프로젝트는 헤아리고 계산할 것이 매우 많다. 우주인들은 수백번 반복해서 시뮬레이션을 한다. 덕분에 실제상황과 시뮬레이션 훈련은 거의 같다고 한다. 성공할 수 밖에 없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개미 한마리 죽이고자, 폭탄을 퍼붓는 것과 같은 정도로 준비를 한다. 우주는 험난한 곳이고, 우주선은 연약하다. 작은 돌발 상황에도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난다. 

'우주사업'이라는 상징 안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농축되어 있는가? 수없는 작업과 소규모 프로젝트가 깔려있다. 일상속의 일도, 여러 요소를 조합해서 결과물을 만드다. 일자체도 복잡하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도 복잡하고, 주위를 둘러싼 상황도 예측하기 어렵다. 일이란,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갈수밖에 없다. 평범한 일이라고 간단한 것은 아니다. 

작은 일도 '보기 보다' 복잡하다.  일을 많이 해본 사람은 작은 일을 무시하지 않는다. 작은 일은 작은 일대로 만만치 않게 노력이 필요하리라는 사실을 안다. 생각보다 그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것도 안다.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일의 진행상에는 변수들이 있다. 베테랑이라면, 이런 시간적인 변수까지 작업시간에 포함시킨다. 

약속 시간에 항상 늦고, 지각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일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습관이다. 이러한 습관은 훈련을 통해서 바꾸어야 한다. '곱하기 10의 법칙'은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예상하는 노력과 시간의 양에 곱하기 10을 하는 것이다. 예상하는 사업 자금도 곱하기 10까지는 아니더라도, 2배 이상 준비하는 것이 옳다. 
예를 들면, 음식점을 창업해서 자리를 잡을려면 적어도 1년은 필요하다. 그 기간동안 흑자가 나면 괜찮지만, 적자가 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창업 초보자는 적자가 날 경우의 보전금액을 창업자금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아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돈벌려고 창업하기 때문에 적자가 날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가게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더 융자를 받아야 한다. 초기에 계산치 못했던 금액이 마구 불어난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 회사생활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스마트하게 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100만원 받으면, 120원 만큼 일을 해준다. 질도 중요하지만, 양도 신경쓴다. 사람을 쓰다보면, 이런 사람은 드물다. 대다수가 정해진 시간만큼만 일하고, 얄밉게 퇴근한다. 5분의 에누리도 없다. 이들에게는 정이 안간다. 나가겠다고 하면, 보내주고 그걸로 끝이다. 당사자에게도 그런 태도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박수 받으며 나가야, 제대로 일한 것이다. 자신감이 있어야 다음 일자리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누기'도 생각할 수 있다. '나누기 10의 법칙'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에 나누기 10을 하는 것이다. 시간은 희소자원으로 언제나 모자르다. 남아있는 시간을 10으로 나누는 순간, 마음은 진지해진다. 방해받지 않고 공부할 시간도, 회사에서 일할 시간도, 노후를 준비할 시간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시간도, 그다지 많지 않다. 

당영한 이야기지만, 일의 성공여부는 투입된 시간과 노력의 양에 비례한다.  '그 정도'는 사람과 시대에 따라 다르다. '비례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장비의 발달로, 모든지 싸고 쉬워졌다. 고가 장비를 개인도 쉽게 소유한다. 사업자체도 백화점에서 쇼핑하듯이, 사고팔기 좋게 만든다. 쉽고, 값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스마트폰과 테블릿 피씨 덕분에 삶은 편리해졌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것은, 이런 기계들이 인간의 능력을 신장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일에 투입될 노력과 시간을 가볍게 생각하기에, 마음속에 일이 많다. 일만 많을뿐, 제대로 하는 일은 없다. 전형적인 무능이다. 불가에서 명상이란, 하나의 행동에 온 마음을 다 주는 것이다. 나의 일을 우주개발하는 마음으로 한다면, 실패와 후회란 없을 것이다. 
IP *.123.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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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
2010.11.08 17:59:56 *.236.3.241
'우주 개발하는 마음으로'

훌륭한 모토가 되겠구나. 이슬 한방울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데
작은 일 하나에 우주 개발하는 정성을 담지 못할 게 없겠지^^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요즘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 고맙다.
건강 잘 관리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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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1.08 23:22:05 *.129.207.200
'다치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우 걱정해주시니, 몸둘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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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18:41:49 *.30.254.21
널 보면, 거미가 생각난다.
ㅎㅎ ..갑자기 웬 거미?

동서남북으로 관심의 거미줄을 쳐 놓고, 
너의 영역에 들어 온  세상의 콘텐츠를 
이리저리 요리하는 모습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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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11.08 23:22:56 *.129.207.200
저도, 한곳으로 침잠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어설프게 할 줄 아는 것만 많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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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2010.11.09 10:37:04 *.203.200.146
마음을 내어 올인해야지 하면서도 정작 상황이 닥치면 그리고 맛을 좀 보게 되면 이리저리 재고 살짝 발만담그고 있다가 이건 내스타일이 아냐하면서 슬쩍 빼버리고 뭐 이런 식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더랬죠. 연구원을 하면서 진정 내가 침잠해야될 장소를 찾아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주의 원리에 따르면 깨달음도 고통도 모두 찰나일 뿐이죠. 그 찰나에 충실하고 집중하는 것이 후회없는 生을 살아가는 것이겠죠. 당장 지금은 11월 과제에 집중해야할 때이죠 ㅎㅎ
주말에 광주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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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2010.11.09 12:44:17 *.10.44.47
다 다른 책을 읽었는데..
신기하게도 비슷한 주파수로 수렴되고 있는 느낌이네..  ^^

연주말처럼 우주를 개발하는 마음으로
11월 과제에 집중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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