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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9일 06시 00분 등록
다른 연구원들이 본 각각의 강점 짐작은 흥미진진하다. 나도 써보고 싶다. 하지만 이번 달 주제가 ‘나는 누구일까?’인 만큼 지금은 그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너무 자신의 이야기만 하게 돼서 독자들은 흥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strengthfinder 로 본 나의 5가지 테마를 좀 들여다보련다. 2006년 여름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생활에 연결시켜 보려 한다.

① 분석가 (analytical)
가치 중립적인 자료를 좋아하며, 이 자료에 근거하여 일정한 경향이나 연관을 발견하려 한다. 특히 경향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것들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지, 결과는 제시된 이론과 맞는지 상황과 대립되는지 등의 질문을 한다. 무질서하게 흩어져있는 데이터를 보면 패턴화하여 묶으려 한다.

② 신중함 (deliberative)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오만가지를 다 따지려고 든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다 생각하려 한다. 나도 내가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러한 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데 에너지 소비가 심하여 정작 행동에 옮길 때에는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시간제한이 있으면 잘 쫓긴다. 그래서 나는 여러 일이 동시에 닥치면 시간과 에너지의 배분에 주의한다. 물론 항상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③ 복구자 (restorative)
문제 해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증상을 분석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에 기쁨을 느낀다. 잘못되어 있는 것을 바로 잡고, 어긋나 잇는 위치에서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을 즐긴다. 전에 교사나 의사가 되고 싶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내가 만약 의사라서 누구를 치료해 줄 수 있다면, 나의 손을 거쳐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기뻐했을 것 같다.

④ 중요성 (significance)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특히 자신의 독특한 특징인 여러 가지 고유한 강점을 사람들이 알고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일이 직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생활 방식이기를 원한다. 구속받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열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⑤ 조화 (harmony)
갈등 관계를 싫어하여 피하려 함을 이른다.
내가 그런가? 이건 좀 의외다. 갈등 관계를 안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굳이 피해 다니지도 않는다. 오히려 어느 정도의 갈등이 발생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논쟁적 토론을 피한다고 하는데, 나는 즐기는 면도 없지 않다. 사소한 의견 다툼으로 번지는 것이 싫어서 타인의 의견을 많이 맞춰주는 편인데, 이 테마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의문이다. 어떻게 이것이 5 강점 안에 들어갔는가.




‘분석가’ 이 테마를 보고 ‘역시 그렇구나’ 했다. 나는 내가 이 방면에 강한 면이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낯선 것이 있으면 구조를 파악하고 인과 관계를 파헤치려 한다. 기차나 비행기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좌석 배치를 눈에 집어넣고 있고, 호텔 방에 들어가면 각 가구의 위치와 서랍에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게 되는 것도 이런 맥락인가 싶다 하면 지나친 뛰어넘기인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가 먼저 궁금하다. 그리고 그 의문이 해결되어야 시원하다. 그때까지 쪼개기와 다시 합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그런 것은 아니고, 관심이 가는 경우에만 그렇다.

이번 북리뷰를 쓸 때에도 34가지 강점 테마가 도대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너무나 궁금했던 점, 알았다면 그 다음에 개발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어떻게 나아지라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의 부족함이 눈에 크게 들어왔음은 ‘분석가’와 ‘복구자’ 테마가 작용한 것은 아닌가 한다.


지난 겨울에는 어느 물류 관리 프로그램 초안 수립에 참여하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짤 경우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겠는지도 예측을 해봐야 했다. 여러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어떻게 해도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같이 일하던 어떤 다른 분은 일단 돌려 보고 다시 이야기 하자 했지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뻔히 눈에 보이는데 왜 다른 분들은 그걸 그냥 넘기려 하는지, 일단 해보아서 무엇하겠느냐는 것이 당시 나의 생각이었다.

나의 전 직무는 영업이었다. 하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왜 그랬을까. 영업도 아이템에 따라 직장에 따라 성격이 다르겠지만, 우선 즉각적인 결정을 하고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상황이라는 것도 여러 가지가 얽혀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따지고 확실한 결론에 이르러 행동으로 옮길 여유가 허용되지 않았다. 신중함이 테마로 있는 나에게는 몹시나 불편한 상황이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 또는 친하지 않은 사람과 친한 척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야 하며, 목적한 바를 얻기 위해 아쉬운 부탁하고, 웃으면서 속으로 계산하는 모습들이 어색하고 편치 않다. 사실 그렇게 까지 안 좋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데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보면 나에게 ‘매력’이나 ‘관계자’ 테마는 부족한 듯 하다.

‘중요성’. 나는 이 테마를 보고 속으로 뜨끔했다. 마치 내 치부가 드러나기라도 한 듯한 느낌이었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내심 창피하게 여기고 있던 것이다. 중요하게 보이고 싶어 하는 것,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 마치 겸손하지 못하고 잘난 척 하려 한다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안으로 충만하지 않으면서, 속 실력도 없으면서 자랑하려 하는 안 좋은 습성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억압하려 했다. 누구에게 인정받으면 속으로는 기쁘면서 겉의 반응은 그 반대였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접기로 했다. 외부의 힘에 기인하지 않고도 자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가 발전 동력기를 스스로 갖추고 있는 셈 치기로 했다. 어느 분의 조언이었다.


자기 강점이라고 프로필된 것들을, 정작 당사자들은 전혀 강점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자신에게 발현된 것이라 당연하게 여기기 쉽고, 다른 사람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의 오류를 잘 범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이 너의 강점이다’라고 환기시키고 일깨워주는 것, 강점 개발의 시작이다. 어떤 면은 공감하기도 할 것이고, 어떤 면은 흐뭇하기도 할 것이며, 별로 안 좋아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주요 특질들이기 때문에 테스트에서도 돌출된 것일 것이고, 바로 내가 강점으로 키울 만한 재능들일 것이다. 내가 안아야 할 것 들이다.

각 재능 테마에 대한 설명들에 대해서 ‘나에게 이런 면이 있더라’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기 생활에도 주의 깊게 적용해보고 개발 방안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개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아직 난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strengthfinder 통한 검사에서는 테마 5가지와 그에 대한 설명만 덜러덩 나올 뿐 그 밖의 다른 자료는 없다. 나는 나머지 29가지 테마가 나를 얼마나 나타내 줄지가 매우 궁금했다. 앞의 5가지가 1위부터 5위라면 6위부터의 순위의 테마도 알고 싶다는 말이다. 저 밑에 있는, 내 약점이라고 할 만한 것의 테마도 알고 싶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나와 맞는 면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몇 가지 뽑아보았다. ‘공평’, ‘맥락’, ‘사고’, ‘학습자’, ‘탐구심’ 등등은 아깝게 5위 안에 들지 못했거나 10위권 안팎에 있을 것 같다.

처음 테스트를 한 지 약 1년이 지났다. 그 때 했던 테스트의 내용은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 다시 해볼 것이다. 이번엔 어떻게 나올 것인가. 아주 궁금하다.

- To Be Continued S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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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09 06:47:24 *.72.153.12
회사에서 업무가 많은 이유가 있었구먼. 문제가 많아도 거기서 잘 해결책을 찾아서 해내니 많이 맡기나 보다.

공부 힘들지만 잘 해낼거라 믿는다. 우리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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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7.09 21:17:36 *.142.243.87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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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11 15:57:28 *.70.72.121
그랬구나 너와 내가 중요성(3) 테마가 같았네, 뭔가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니까. 정화랑은 명령(5) 근데 갸는 아니라니 원...
강점이 제 자릴 잡고 있지 않으면 약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경우에는. 중요해 아주 중요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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