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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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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3일 11시 47분 등록

[출근시간 변천사]

역사란 지나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실이다. 역사는 기록에 의해 후세에 읽혀져 선조의 사상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위인의 역사는 대부분 후세작가들에 의해 기록되고 남겨져 읽혀지게 되고 그럼으로써 후세들의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잊혀지지 않은 채 각인되어 살아남는다. 하지만 평범한 개인의 역사는 그렇지 못하다. 일기나 메모란 이름으로 남겨지는 것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잘 기록되지 않거나 또는 보관잘못으로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 아쉬운 일이다.

하루의 기록은 개인에 대한 하루 역사의 흔적이라 하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 또한 이순신 개인의 역사를 기록한 일기인 것이다. 우리는 <난중일기>를 통해 개인 이순신의 고뇌, 번민, 효성과 장군 이순신으로서의 용맹, 절제, 규율 등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보통 사람들 또한 기록을 남겨야만 한다. 쓰는 것이 곧 남겨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역사,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역사, 나의 이야기를 써야만 한다. 나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앞날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써야만 하는 것이다.

서두가 다소 거창해졌다. 지금 쓰고자 하는 내용은 별게 아니다. 출근시간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 변해온 흐름을 짚어보고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뀌어 가야할 것인지 조망해보려는 것이다. 기록을 통해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보다 더 좋은 점을 찾아 시도해 보기 위한 것이다. 이 또한 나의 기록이자 역사인 것이다. 되돌아봄을 통해 다가올 앞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이 역사를 기록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① 2004년 10월 이전
- 오전 5시 30분 기상 → 6시 지하철 승차 → 7시 영어학원 수강 → 8시 30분 회사 도착 → 9시 근무
- 서울 신림동에 살았다. 영어회화 공부를 위해 매일아침 영어학원을 다녔었다.

② 2004년 10월 ∼ 2006년 2월(1년 5개월)
- 오전 5시 50분 기상 → 6시 20분 버스 승차 → 7시 10분 회사도착 → 1시간 운동(회사 헬스장) → 9시 근무
- 2004년 10월에 지금 살고 있는 용인으로 이사를 왔다. 용인은 지역 특성상 7시가 넘어가면 서울가는 모든 길이 밀리기 때문에 서둘러 출근해야만 한다. 또한 사람에 비해 버스수가 적기 때문에 앉아가기 위해서는 일찍 서둘러야만 한다. 영어공부를 그만 둔 대신 저녁에 하던 운동을 아침시간으로 돌렸다. 대신 저녁시간 활용을 위해 2005년 3월 ∼ 9월까지 6개월간은 그전에 배우고 싶었던 제과제빵학원(저녁 6시반 - 9시반)을 다녔고, 같은 해 12월에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③ 2006년 2월 ∼ 2007년 5월(1년 4개월)
- 오전 5시 30분 기상 → 6시 버스 승차 → 6시 50분 중국어학원 수강 → 8시 회사 도착 → 30분 운동 → 9시 근무
- 부서변경으로 인해 저녁시간 활용이 어려워졌다. 다시 아침시간을 활용하여 중국어공부를 시작했다. 기초반 중국어강사가 너무 예뻤다. 중국어 배울 맛이 절로 났다. ^^ 강사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만큼 실력도 늘었다.

④ 2007년 6월 ∼ 8월(3개월)
- 5시 기상 → 5시 30분 버스 승차 → 6시 20분 회사 도착 → 1시간 운동 → 1시간 독서 → 9시 근무
- 부서 사정에 의해 아침 일찍부터 일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 아쉽지만 중국어 공부를 접었다. 대신 운동과 독서시간을 확충하였다.

⑤ 2007년 9월 ∼ 10월(2개월)
- 4시 기상 → 1시간 30분 글쓰기 연습 → 5시 50분 버스 승차 → 6시 50분 회사 도착 → 1시간 운동 → 30분 독서 → 9시 근무
- 8월부터 새벽 글쓰기 연습을 시작하였다. 사부님처럼 새벽 4기에 기상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아무리해도 4시기상이 안되었다. 담배가 문제였다. 담배를 끊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래서 13년지기 친구인 담배와 절교했다. 담배를 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생기니 금연이 마음에서 받아들여졌다.
- 금연을 하니 4시 기상이 가능해졌고, 본격적으로 새벽 글쓰기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기상시간이 앞당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취침시간이 그대로다 보니(11시반 ∼ 12시반) 수면시간이 평균 4시간도 되질 않는 것이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정상적인 회사생활이 좀 힘들어졌다.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하루가 힘들었다.

⑥ 2007년 11월 ∼ 2008년 2월(4개월)
- 4시 30분 기상 → 1시간 30분 글쓰기 연습 → 6시 20분 버스 승차 → 7시 10분 회사 도착 → 1시간 운동 → 9시 근무
- 사부님과의 대화(10월 20일)를 통해 해결 포인트를 찾았다. 수면시간 최소 4시간 이상 확보를 위해 출근 시간을 다소 늦췄다. 그러자 회사 생활도 편안해지고 글쓰기 시간도 보장 되었다. 다만 버스의 좌석이 없어 서서 출근해야만 했다. 여기서 생각의 전환을 시도했다. 버스에서 서서가는 약 40∼50분간 나만의 Night Club을 만들기로 했다. 버스안에서 MP3 Player를 통해 댄스곡을 들으면서 춤추면서 가는 것이다!! 그 시간 버스 안의 사람들은 대부분 잠을 잔다. 그러므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좀 흔들면서 간다해도 나에게 눈길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서서 가는 힘겨운 시간이 춤추면서 가는 신나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생각의 전환, 간단하지만 힘겨움이 즐거움으로 변화되었다.(그래도 춤실력과는 전혀 상관없다. 건들건들 막춤이니까...^^)

⑦ 2008년 3월 ∼ 현재
- 4시 30분 기상 → 1시간 50분 독서 또는 글쓰기 연습 → 6시 40분 버스 승차 → 7시 10분 지하철 승차 → 8시 20분 회사 도착 → 9시 근무
- 변경연 4기 연구원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권의 책을 읽고 북리뷰와 칼럼을 써야하므로 절대적인 독서시간이 필요했다. 독서시간 확보를 위해 책을 읽기 힘든 버스를 포기하고 시간은 더 걸리지만(약 50분 정도 추가소요) 지하철을 이용하여 출근하기로 했다. 편도 1시간 정도(왕복 2시간)의 독서시간이 확보되었다. ^^ 하지만 다른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 운동시간이 없어지니 살이 찌기 시작했다. 금연으로 인한 살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살이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무시무시한 베둘레햄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_-;; 헉,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궁둥살과 베둘레햄의 합동공격이라... 또한 얼굴은 찬란히 빛나는 대형 보름달빵이다. 현재 정상회귀를 위한 대책을 강구중이나, 뚜렷한 묘책이 보이지 않는다. 안타깝다.


이상 출근시간 변천사를 살펴 보았다. 생각보다 소소한 변화가 많았었다. 이러한 변화가 말해주는 것은 결국 이상적인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즉 상황에 따른 계속적이며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정화된 습관만큼 편한 것은 없다. 본능 또는 무의식적 행동에 의해 스스로 노력하지 않아도 거의 자동적으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역사를 편하게 쭉 나열해보자. 그리고 어떻게, 왜, 어떤 이유에 의해 변화 되었는지 잘 살펴보자. 과거 시점에서의 당위성이 현재의 시점에서는 불합리한 이유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현재를 살펴보자. 현재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거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개선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보자. 앞으로 자신이 서 있을 미래를 자신의 역사를 표본 삼아 새롭게 만들어 가 보자.

IP *.122.14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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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2008.05.13 14:13:40 *.84.240.105
오라버니는 취미도 다양하셔...언제 영어에, 중국어에, 제과제빵도 배우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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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5.13 14:46:53 *.248.75.5
와, 인간드라마인 girl. 그대는 이미 성공한 인생(=좀 피곤한 인생) 인 girl.
버스 에서 막춤 추며 가는 것, 그거 괜찮은 girl.
나는 강남에서 출퇴근 시간에는
집에 오는 버스를 타볼 생각도 못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힐 신고 버스에 1시간 이상 서있는 건 죽음이야.

재우씨 대단한 gril!. 그대는 꼭 성공할 girl!(이미 성공했지만, 남들도 그렇다고 인정해주는 외적인 성공까지)

방금 문자로 서로 웃어본 girl 시리즈,
재밌는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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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8.05.13 15:39:12 *.97.37.242
부럽다 부러버.
제과 제빵 기술에, 영어, 중국어에
새벽 글쓰기, 금연에, 막춤까지...
재우, 지금 처럼 1년간 하면 성공은 땋놓은 당상이다.

그리구 궁둥살과 베둘레햄의 합동공격만 잘 방어하면...
그땐 정말 환상적인 성공이 될거야. 축하허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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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16:44:34 *.64.21.2
대단하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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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5.14 08:48:00 *.244.220.254
변곡점을 통한 변화의 과정에 대해 박수를~
형님의 창조적 아이디어를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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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5 02:42:57 *.41.62.236

이케 열씨미 사는 모습 자랑하지 말라고 내 누누이 일렀거늘.
쯧쯧쯔

근데 나는 왜 이케





지.

그니까 자랑하지 말랬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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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05.15 07:28:28 *.39.173.162
형 덧글 멋지게 썼는데...
다 나라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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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8.05.15 12:11:36 *.145.231.77
자랑할 만 합니다.
엉덩이살의 두께만큼 배움의 과정도 깊어질 것이라 생각해요.
멋진 일기를 내년 이맘쯤 기대해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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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2008.05.15 13:00:59 *.235.31.78
와! 정말 열심히 사시네요. ㅎ

근데, 배둘래헴이 문제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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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06 11:21:10 *.36.210.11
미치겠다. 읽으면서도 숨이 막혀서 억지로 끝까지 읽었다. 나는 이게 가장 게으른 사람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돌 맞을까? 과거의 내 강박증을 보는 것 같아 몹시 싫다 싫어.

아우님, 다 버려보는 것은 죽음일까?

그리고 확 치워버리고 간단하게 살아보는 것은 어떠신가?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책 읽거나 글 쓰고, 회사가 회사 일 하고, 저녁에 이따금 삼삼한 유혹을 뿌리치며 억지로라도 늦도록 과제하며 살아간다. 이케 적으면 어디 덧나냐?ㅋ

어느 후배 이야기가 생각나네. "내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지는 거에요" 하던. 다른 벗들도 그렇지만 자네 연구원 되길 정말 잘했다. 잘 했어. 나처럼 될 듯 싶다. 알마 맞춰 보시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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