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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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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9일 17시 37분 등록

[뱃살나라 이야기]


안녕, 여러분. 방가방가, 띵호와~!! 저 호우화(好寓話)예요. 제 촌스런 이름 기억하시죠? 못한다고요? 이궁.. 그렇게들 기억력이 감퇴되셔서 그 무거운 뇌는 어따 쓸려고 받치고 다니시나... 자고로 목(Neck)들이 말하길, 뇌 잘 만나야 한평생 불치병(목디스크)없이 산다고들 하데요... 목건강을 위해, 그리고 먹기만 밝히는 몸뚱아리를 힘겹게 받치고 살아가는 다리들의 건강(특히 발!)을 위해 현명한 삶을 살아가시길.. 그왜, 있자나여.. 유명한 맞을래 칠래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그는 자서전에서 이성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자나여..

광기와 시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이성적인 사람은 시인이 되기가 무척 어렵듯이 시인 또한 이성적인 사람이 되기가 무척 어렵다. 물론 이성이 우위를 점해야 하며 정의의 근간인 이성이 세계를 다스려야 한다. 칠레를 매우 사랑한 우나무노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이성 또는 힘으로’라니. ‘이성으로, 항상 이성으로.’ 이렇게 말해야지.”

이성으로 사세요. 아무 생각없이 혹은 탐욕으로 점철된 삶을 살지 마시고, 네? 아마도 99.99%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그런 분들이 없으리라 생각해요. 그쵸? 그러고보니 쬐까 우울해 지네요. 결국 정신을 좀 차려야 할 인간들은 이런 글을 안 읽고 정신을 차린 인간들만 읽는다고 생각하니 앞뒤가 잘 안맞는다는 느낌도 드네요. 변경연에 찾아와 쓰잘데기없는 양모시기 인턴연구원의 칼럼까지 읽을 정도면 머리에서 발끝까지 발효되고 숙성되어 진한 국물맛이 우러나고 있는 그런 인간이라 판단이 되네요. 그런데 정작 번개라도 맞아, 그것도 2번, 3번 연속으로 맞고 정신을 퍼뜩 차려야만 할 수많은 인간들은 그런 사실조차 뭐가 뭔지 모른 채 오늘도 거리에서, 술집에서 목고생, 다리 고생 시키고 있네요. 아~ 안타까워요. 그리고 아까워요. 그런 인간들에게 남는 혹은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들을 빼앗아 정작 하루 24시간도 모잘라 정신없이 바쁘게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어때요, 제 생각 괜찮죠? ^^;;

지난번 가면나라이야기가 쪼까 괜찮았나 보네요. 반응이 은근 우왕ㅋ굳ㅋ였지요. 그/래/서~ 오늘은 중년남자들의 덕(德)의 표현, 뱃살에 대한 이야기를 싸들고 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님! 솔직히 말씀 해 보세요. 덕이 철철 넘시는 분이시죠? 예? 아니라고요? 덕을 뱃살 안에 고이 간직하고 계신분이라고요? 흠.. 그게 과연 덕인지 기름끼인지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인지 다음 우화를 통해 알아보지요. 자, 준비됐나요? 그럼 가 볼까요? 오우예~ 스타투투투~!!!!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그 뭐냐 뱃살나라가 있었데요. 이 나라는 먹을 것도 풍부하고 사람들의 성격도 유순하고 착해 아주아주 평화로운 나라 였다네요. 이 뱃살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였던 뱃살조아왕 또한 후덕한 인격의 소유자로 백성들에게 많은 인기와 함께 소신있는 정치로 이 나라를 어느 시대보다도 더욱 평화롭게 이끌고 있었다고 합니다. 모든 백성들은 맘껏 먹고 놀고 편하게 지내다 보니 누구하나 빠짐없이 넉넉하고 스마트하며 한손도 모자라 두손으로 받쳐야만하는 뱃살을 지니게 되었고, 이 뱃살은 처지면 처질수록, 늘어지면 늘어질수록, 연하면 연할수록 그 사람의 여유로움, 편안함 그리고 넉넉함을 상징하는 마스코트가 되었답니다. 역시나 후덕한 뱃살조아왕이 가장 뛰어난 특질의 뱃살을 보유했겠지요?

워낙 법이 없어도 될 정도로 평화로운 나라이긴 했지만 뱃살조아왕은 다른 것은 용서해도 ‘뱃살 없는 놈’만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굳은 신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딱 하나의 법만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바로 ‘뱃살유지강제법!’ 이유인 즉슨, 뱃살조아왕의 선조 중에 한 분이 워낙 가난하여 돌아가실 때 이런 유언을 했다고 하네요.

“내 평생 소원은 뱃살이었다. 살면서 오직 한가지 바라고 또 바란 것은 나의 뱃살이자 전 백성들의 뱃살이었다. 뱃살은 희망이요, 우리의 삶이었다. 내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떠남은 천추의 한으로 남을 것이다. 아들아, 너는 나의 소원을 이어받아 멋드러진 '뱃살왕국‘을 건설해다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뱃살을 보며 흐믓해 하는 백성들의 모습을 나에게 보여다오. 뱃살이 곧 우리의 갈길이요, 우리의 꿈임을 명심하고 진실된 뱃살의 길을 걸어다오. 내 단 하나의 부탁이다... 나,.. 이제 죽는다... I'll never be back... 뿅~!!”

뱃살조아왕은 선조와의 약속을 지킨겁니다. 전 백성들이 뱃살을 가지게 만들었고, 뱃살조아왕은 그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게 되었죠. 하지만 뱃살을 유지못하는 백성들이 있을까봐 노심초사하여 강력한 법인 ‘뱃살유지강제법!’을 만든 것이죠. 이 법에 의하면 백성들은 매년 뱃살의 기름끼 정도를 체크하여 전년보다 그 수치가 떨어질 경우, 5% 이하는 곤장형, 10% 이하는 징역 1년, 20%이하는 징역 5년, 30% 이하는 징역 10년을 구형하였답니다. 만약 50%이하가 될 경우는 사형에 처하였지요. 고로 백성들은 끊임없이 먹었습니다. 살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먹어야만 했던거죠.

하지만 이 나라 지하세계에서는 뱃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원래빼빼족’ 사람들로, 이 사람들도 본래는 뱃살나라의 백성들이었지만 아무리 먹고 또 먹고 싸고 먹고 또 먹고 하여도 뱃살이 생기지 않아 법에 의해 죽음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죽음을 피해 지하세계로 숨어들어와 살기 시작하였고, 한명 두명 씩 모여 지금은 수천, 수만명의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게 된거죠. 그들은 사람들이 많아지자 지도자를 선출하였는데, 바로 뱃살조아왕의 서자인 뱃살시러왕자였습니다.

모월모일모시. 드디어 뱃살시러왕자는 자신의 아버지인 뱃살조아왕이 살고 있는 조아궁으로 쳐들어갔습니다. 그날도 역시나 푸짐한 음식과 술로 깊이 떨어진 뱃살조아국 병사들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만 나라를 ‘원래빼빼족’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말았답니다. 뱃살조아국의 왕이 된 뱃살시러왕자는 나라이름을 ‘뱃살시러국’으로 고치고 자신의 아버지였던 뱃살조아왕을 황무지가 대부분인 변방의 자그만 땅으로 추방하였답니다. 뱃살조아왕은 자신을 따르는 소수의 백성들을 데리고 그 보잘 것 없는 곳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지요. 왕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흘렀고 뱃살 또한 슬픔에 못이겨 기름기를 줄줄 흘렸답니다. 아~ 아래 위로 슬픔이 넘쳐나는 장면이란...

왕이 된 뱃살시러왕은 왕이 가지는 힘과 권력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게을러지고 백성들인 ‘원래빼빼족’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게을러지고 말았답니다. 그러자 원래 살이 안찌던 그들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생겼지요. 전체적인 살은 안찌는데 이상하게도 아랫배 소위 ‘동배(Dong Bae)’만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원래는 옆 l 자 라인이였는데 이제는 옆 b 자 라인이 되고만거죠. 그래도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뱃살유지강제법’에서 해방되어 아무 걱정없이 편하게 살 수 있었으니까요.

한편 뱃살조아왕은 당장 먹을 걱정부터 해야만 했습니다. 백성들은 먹을 게 없어 점점 홀쭉해져만 갔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선 황무지 땅이라도 가꾸는 방법방엔 없었습니다. 그들은 피땀을 흘려 황무지를 개간해야만 했습니다. 먼 강에서 물을 길어와야 했고 자갈밭을 스스로의 힘으로 갈아야 했습니다. 이제는 법이 무서운 게 아니라 삶이 무서운 것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근면해져야만 했고 더욱 열심히 일해야만 했습니다. 게으름? 그것은 <굿바이 게으름>이었죠. 흐흐.

시간이 흐르자 그들의 몸매는 뱃살이 다 빠지고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가 되었습니다. 햇빛에 그을린 구릿빛 피부와 왕이 울다갈 복근이 영화 ‘삼십’의 스파르타군처럼 탄탄하게 새겨졌습니다. 그리하여 배부르게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굶지 않고 살 정도는 되었습니다. 뱃살조아왕 또한 백성들과 함께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멋진 근육질 몸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강력한 정신력을 가지게 된거죠. 지금과 같은 정신력이라면 히말라야 깊은 산속에 아무 것도 없이 떨궈놓는다 하더라도 죽지 않고 몇 날 며칠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겁니다. 대단하죠?

뱃살조아왕은 이름을 바꿨습니다. ‘근육조아헐크왕’으로요. 나라의 이름도 근육조아헐크왕국으로 바꾸고 드디어 자신의 땅을 되찾기 위해 백성들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습니다. 뱃살시러왕은 똥배가 튀어나온 채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원래빼빼족’ 사람들 또한 b자형 몸매를 힘겹게 끌면서 예전의 지하세계로 숨고 말았습니다. 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근육조아왕은 모든 법을 폐지하였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이 고생한 것을 잊지 않도록 각 집의 대문에 한글로 ‘왕’자를 새겨놓았습니다. 자나깨나 한글 ‘왕’자를 보면서 왕을 생각하고 멋진 근육을 유지하도록 한거죠. 백성들은 결코 힘들었던 시절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항상 근면하고 깨어있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뱃살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만 지하세계 어딘가에서는 아직 ‘똥배’란 것을 볼 수는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것 또한 점점 줄어들어 이제는 웬만해선 구경하기도 힘든 것이 되고 있다 하네요. 그리하여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하죠. 뭐라드라, 제목이.... ‘잃어버린 동배를 찾아서...?’



여러분, 여러분들은 예전의 뱃살조아왕국에 살던 분들이 아니시죠? 근육조아헐크왕국에 살고 계신 분들이시죠? 뱃살은 흘러간 유행입니다. 뱃살은 참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근육의 침착을 방해하는 기생충같은 놈이랍니다. 과거는 버리세요. 이제는 근육의 시댑니다. 뱃살나라는 없어졌습니다. 어서 살기좋은 근육조아헐크왕국으로 들어오세요. 전신거울을 보며 흐믓해 하는 자신을 만나러 오세요. 바로 지금이요. 알았죠? 저도 시민증 따러 곧 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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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환
2008.06.29 22:45:45 *.34.17.28
"유명한 맞을래 칠래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

이게 무슨 말인지 한참을 생각해 봤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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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6.30 14:55:47 *.244.220.254
형님의 어린아이와 같은 상상력이 부럽습니다.
그런데 너무 귀여운 척 하는데? 누가보면 불혹 넘긴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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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웅
2008.06.30 18:38:49 *.117.68.202
형~~ 올해는 배둘래햄 줄이긴 임든거 아닌감유~~ㅋㅋ
난 약간 빠졌다. 다시 원상회복중임다..ㅠㅠ
나도 근육조아헐크왕국으로 이사 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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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02:37:29 *.41.62.236

그럼 저는 뱃살 시러 공주 할래요. 담에 배역을 주고 연극을 해보면 어떨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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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12:24:01 *.64.21.2
부러운 뱃살
그 아까운 뱃살을 왜 빼려고 한담.
뱃살나라로 이민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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