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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13일 18시 01분 등록
글로벌 브랜드, 이렇게 이겼다
사례 : 롯데리아
우리 재료로 만든, 우리 입맛에 맞춘 햄버거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전세계 패스트푸드업계의 거인 맥도날드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필리핀과 한국, 두 나라뿐이다. 한국 최초의 패스트푸드 업체이자 프랜차이즈 업체인 롯데리아가 거대 다국적기업의 도전 앞에서 업계 선두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의 입맛을 반영하고 고유의 음식을 도입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기울인 지속적인 노력이 그 답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맹점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교육 지원으로 누구보다 빨리 전국 점포망을 구성해 낸 노력 또한 돋보인다.

다국적 기업인 맥도날드는 엄청난 마케팅 활동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전세계 패스트푸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진출한 각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맥도날드에 맞서 자국 시장에서 최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패스트푸드업체는 필리핀의 졸리비 푸드와 한국의 롯데리아 뿐이다. 그렇다면 그 성공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1979년 10월 25일, 롯데리아는 제1호 소공점 개점 행사를 가지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포문을 열었다. 롯데리아에서 발행한 「 롯데리아 20년사 」 에 따르면 당시 첫날 하루 매출은 17만8천80원. 당시에는 생산 시스템이 취약해 소공점 개점 후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인 패티를 하룻밤 꼬박 새우고 작업해 약 300개를 만들 수 있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국내 경제 규모나 국민소득을 따져볼 때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사업을 전개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롯데리아 소공점은 개점 한달 만에 일일 매출 200만 원을 훌쩍 넘기며 급성장을 이루었다. 이렇게 한국 최초의 패스트푸드이자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롯데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정상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장기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업계 최대 점포망 구축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다점포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각 지역과 점포 특성에 따라 다양하면서 즉각적인 영업 전략이 매우 중요해졌다.

따라서 롯데리아의 각 지점은 종전의 지점 개념이 아닌 지역 본부의 개념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영업과 지역 특성에 따른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가맹점과의 공존공영은 롯데리아 발전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가맹점이 알차게 발전할 수 있는 정책마련과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 1위의 저력은 가맹점 관리와 교육으로부터
효율적인 관리 방법의 하나로 롯데리아는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POS(Point of Sales)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POS 시스템은 판매시점 정보관리로서 전자식 금전 등록기, 정찰 판독장치, 신용카드 자동판별장치를 컴퓨터에 연결시켜 상품 데이터를 관리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POS 시스템을 이용하면 상품의 종류와 가격 등을 바코드로 표시해 두고 자동적으로 판독케 함으로써 판매시점에서 즉시 판매관리에 따른 각종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OS 시스템 도입 및 시장여건의 급변 등으로 인한 경쟁 가열로 점장의 업무 및 관리영역 전반이 변화함에 따라 전국 점장을 대상으로 관리 능력 및 판매 기업에 대한 새로운 첨단관리교육이 실시되었다. 점장교육 이후 롯데리아 본사에서는 매달 전국 점포 점장, 부점장 및 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는 패스트푸드의 성공 여부는 프랜차이즈의 성공적인 교육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1979년 10월 제1호점인 소공동점 개장에 이어 1980년 7월 명동점이 가맹점 1호점으로 출발해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에 점포 개점 포상제도를 실시하면서 직영 및 가맹점들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수도권과 전국 주요도시로 점포망이 확산돼 나가며 상대적으로 진출이 늦었던 호남지역 진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 보다 지방의 점포개발이 주를 이뤄 향후 지방진출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특히 1984년 전남의 중심지인 광주점이 문을 열며 비로소 전국 점포망 구축의 뼈대를 완성했다. 또한 죽전점과 죽암점 개점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진출한 것도 고객과 늘 가까이 있다는 기업이미지 제고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렇듯 롯데리아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지역밀착 영업전략을 전개하면서 전국 주요도시의 직영점 개발 확대를 위한 노력과 함께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였다. 그 결과 1992년 맥도날드, 버거킹 등이 20개점의 점포망에 불과할 때 롯데리아는 업계 최초로 100호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또한 미진출 지역으로 남아있던 제주지역에 패스트푸드업체 최초로 점포를 개설함으로써 실질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업계 최초로 전국 점포망을 구축했다.

롯데리아는 1992년 3월 100호점을 돌파한 이래 불과 3년여 만인 1995년 인천 월미점을 개점하면서 200호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현재는 880여개 점포망을 구축해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미래형 점포인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점을 선보이는가 하면, 지역상권에 밀착된 새로운 점포개발 형태로 위성 점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최대 점포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롯데리아가 꾸준히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쌓아가면서 꾸준한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매년 매출을 끌어올리고, 가맹점의 번영은 곧 본사의 발전이라는 공동번영 정신에 입각해 가맹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입맛 맞춘 메뉴, 건강 트렌드도 반영
롯데리아의 제품 변천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단계는 서구식 패스트푸드를 처음 도입해 국내에 소개하던 시기로 창립기인 1979년 말부터 일반인들 사이에 패스트푸드가 널리 퍼지기 전인 1980년대 중반까지이다. 이 시기는 서구식 패스트푸드에 대한 기술 축적을 시작하던 시기에 해당한다.

두번째 단계는 1980년대 중반 이후로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패스트푸드 산업이 신장세를 보이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시기이다. 이 무렵을 전후해 패스트푸드에 친숙해진 소비자들이 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요구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뿐 만 아니라 후발업체인 외국계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상당한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패스트푸드의 토착화라는 명제 아래 우리 입맛에 맞는 한국적 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시기이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팥빙수이다. 팥빙수 도입에는 패스트푸드 업체라는 기업이미지가 손상될 위험성과 위생의 문제가 제기되는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으나 롯데리아는 한국적 패스트푸드의 개발이라는 명제 아래 위생적인 팥빙수 개발에 성공하였다. 팥빙수는 첫선을 보이자마자 고객들로부터 대호평을 받았다. 1986년에는 12만2천6백 여 개가 팔렸으나 다음 해 1987년에는 판매량 115 만4천2백개를 돌파하였다.

세번째 단계는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청소년 및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패스트푸드가 일상화되어 서서히 식사대용으로 자리잡은 시기이다. 이 시기에 이르러 롯데리아는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불고기버거를 업계 최초로 선보여 패스트푸드의 토착화에 한획을 그었다.

앞 시기의 팥빙수가 우리 고유의 제품을 패스트푸드로 융합시킨 제품이었다면, 불고기버거는 서구식 햄버거를 완전히 우리 고유의 입맛에 맞는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의미를 갖는다. 불고기버거의 누적 판매량은 2억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하루 24시간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초당 2개씩 3년간 판매된 것과 같다.

네번째 단계는 우리 입맛에 맞는 한국적인 제품 기술력을 확보한 뒤 이전 품질보다 고품질이면서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한 1990년대 중반 이후이다. 이 시기에는 소비자들이 건강식을 추구하는 욕구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햄버거에 우엉을 첨가한 제품인 우엉버거를 출시하였다. 불고기버거의 인기를 토대로 새롭게 개발된 불갈비버거도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은 제품이다. 불갈비버거는 기존 햄버거 형태와는 달리 쇠갈비처럼 길쭉한 모양으로 갈비부위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어 한끼 식사 대용으로 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1999년에는 라이스버거를 탄생시켰다. 라이스버거는 출시한지 한달 만에 약 80만개가 판매되어 23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히트를 기록했다. 「 햄버거는 빵으로 만들어야 한다 」 는 고정관념을 깨고 쌀을 재료로 햄버거를 만든다는 기발한 발상은 밥을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에서부터 밥 없이 못 사는 어른들까지 만족시켰던 것이다. 불고기, 불갈비, 라이스버거로 이어온 한국형 퓨전 메뉴시리즈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김치 없이는 못 배기는 한국인들을 위해 김치버거를 선보인 것이다. 김치 패티와 깔끔한 김치소스가 조화를 이룬 김치버거는 명실공히 한국형 신개념 햄버거였다. 라이스버거와 김치라이스 버거를 통해 연간 2천4 백여톤의 쌀을 소비하며 국가적인 문제인 쌀 재고 해소와 농촌 소득향상에까지 기여하여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해산물을 즐기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도록 개발한 새우버거와 꽃게. 홍게로 맛을 낸 크랩버거를 출시 하기도 했다. 이처럼 롯데리아는 새롭고 독특한 소재로 한국적 맛을 내는 상품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으로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기도
국내 최초로 패스트푸드를 도입해 정상의 자리에 선 롯데리아는 맥도날드 등 세계적인 기업과 맞서 국내 시장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새로운 식생활 문화와 고객 만족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우리 입맛에 맞는 다양한 햄버거 제품을 개발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통감자, 고구마 스틱, 감자볼 등 건강을 지향하는 제품을 선보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대중의 사랑을 받는 패스트푸드 산업의 대표 주자로서 1998년의 「 결식 아동 돕기 」 캠페인을 시작으로 현재의 「 좋은 세상 만들기 」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올해 「 클린 (Clean) 」 캠페인을 통해 위생과 청결 관리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실행함으로써 업계의 리더로 또 한번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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