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알로하
  • 조회 수 1003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17년 11월 6일 11시 20분 등록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에제(Eze)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프랑스인들에게는 꿈의 휴양도시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니스(Nice)와 모나코(Monaco) 사이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한쪽은 지중해이고 다른 한 쪽은 언덕 또는 산처럼 높이 솟은 특이하고 아름다운 지형과 풍광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드디어 지난 10년간 꿈이었던 샤토 에자 (Chateau Eza) 호텔에서 한 달간 머물며 매일 아침 레스토랑의 조식을 즐길 기회를 갖게 되었다그런데 2014년에 에제(Eze)를 여행할 때 묵었던 에어비앤비 하우스의 호스트인 미리암(Miriam)이 에제에 오면 꼭 본인의 집에서 지내야 한다고 난리였다

샤토 에자 호텔보다 더 높은 곳에 새로 지은 집에서 훨씬 좋은 지중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내게 이 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다그래서 결국 미리암의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 대신에 샤토 에자 호텔은 매일 브런치를 먹으러 가야겠다.

 

사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영화에서처럼 니스에서 모나코까지의 절벽 해안을 페라리로 드라이브 한 후 몬테카를로 호텔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거다. 10년 전 나의 버킷 리스트에는 피어스 브로스넌과 함께 본드 걸처럼 모나코까지 해안 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것이 있었지만제임스 본드는 며칠 전 칸느에서 본 걸로 만족해야겠다.

브런치를 먹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느덧 니스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다서둘러야겠다.

 

요트에서 내리는 친구는 구리빛으로 선탠한 아름다운 모습이다누가 저 여인을 50대로 볼까그녀는 나를 보자 마자 요트에서 아들 뻘 되는 멋진 청년이 등에 선크림 바르는 걸 도와줬다며 즐거워 한다참 쉰이 넘도록 변치 않는 모습이다.

미리 예약한 페라리를 픽업하고 해안 도로에 들어서니 저절로 본드 걸과 그레이스 켈리가 된 기분이었다비싼 차라 조심해서 몰아야 한다고 이것 저것 주의사항을 들었지만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그저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중해가 눈 부시게 아름다울 뿐이었다.

 

몬테카를로에서는 저녁을 먹기 전에 잠깐 룰렛을 하기로 했다그런데 한 쪽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피어스 브로스넌 같다어떻게 말을 걸어볼까 기웃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환호성이 들렸다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베팅한 번호가 5,000 유로를 땄다고 했다기대했던 잭팟은 아니지만 오늘 저녁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금액이다먼저 제임스 본드에게 마티니 한 잔을 보낸 후 나머지는 유니세프로 보내야겠다

그렇게 마음 먹고 마티니를 홀짝이는데 이번에는 어디선가 신나는 음악이 들려온다. 자주 들어본 듯 익숙한 음악이다.

어서 일어나~, 지각 할거야~~” 아 꿈이었구나.

지금은 비록 꿈이지만 10년 내에 꼭 이루고 싶은 나의 미래의 한 장면이다.



 

IP *.222.255.24

프로필 이미지
2017.11.07 11:35:40 *.223.2.87
ㅋㅋ
더 일찍해도 될 듯.
더 나이들기 전에~
프로필 이미지
2017.11.08 14:58:07 *.18.187.152

수정씨 소설도 쓸 수 있겠는데요? :) 나도 소설 쓰고 싶다는 로망이 있는데 감성과 상상력 부족으로...

프로필 이미지
2017.11.10 05:54:42 *.106.204.231

낚였네요. ㅋ

우와 부럽다. 나도 가봐야겠다 이랬는데. 근데 이미 여행하셨네요. 돈 한푼 안들이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32 칼럼#26 학교폭력 상담 자원봉사를 시작하다.(정승훈) [3] 정승훈 2017.11.26 931
4831 (보따리아 열전/조창인) 길 위의 작가가 내게 묻는다 file [6] 보따리아 2017.11.25 934
4830 11월 오프수업 후기 ggumdream 2017.11.21 1070
4829 11월 오프모임 후기_설레임을 기다리겠지... [1] 뚱냥이 2017.11.21 931
4828 11월 오프모임 후기_이정학 모닝 2017.11.21 937
4827 11월 오프 수업 후기_이수정 알로하 2017.11.21 926
4826 11월 오프수업 후기 [1] 윤정욱 2017.11.21 934
4825 11월 오프수업후기 file 디오니송스 2017.11.20 947
4824 11월 오프수업 후기 (정승훈) 정승훈 2017.11.19 932
4823 11월 오프수업 후기: 돌아온 뚱냥 외 [1] 보따리아 2017.11.19 928
4822 <뚱냥이칼럼 #24> 뚱냥이 에세이-'담다' 등 2편 [1] 뚱냥이 2017.11.13 920
4821 #25 나를 돌아보고 성장시키는 글쓰기_이수정 [1] 알로하 2017.11.13 925
4820 이유없이 떠나야 겠습니다 file [1] 송의섭 2017.11.13 926
4819 #25. 군 문제 개선을 위한 제언 [1] ggumdream 2017.11.13 919
4818 칼럼 #25) 개인이 즐거워야 회사도 즐겁다 (“개인” 편)_윤정욱 윤정욱 2017.11.13 951
4817 칼럼#25 학교는 사건을 축소시켜요 (정승훈) [1] 정승훈 2017.11.12 938
4816 (보따리아 열전/김철수) 연어의 꿈 file [1] 보따리아 2017.11.11 940
4815 #24. 폭력에 관한 고찰 [2] ggumdream 2017.11.06 983
» #24 꿈, 환상 그리고 여행_이수정 [3] 알로하 2017.11.06 1003
4813 과거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 [2] 송의섭 2017.11.06 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