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송의섭
  • 조회 수 96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7년 11월 6일 10시 59분 등록

제가 만나는 몇몇 분들중에는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있거나, 과거의 상처로 분노에 가득찬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은 현재를 살고 계시지만 생각의 시점은,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아직도 과거의 한 부분을 넘어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그때보다 못하기 때문이고, 지금 이렇게 된 이유는 그때 잘못된 선택인데 그게 다 그 사람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때 그러지만 않았어도…’라는 내용이 공통된 이야기의 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결국 현재가 이렇다는 것인데, 이해가 가면서도 지나간 과거를 그렇게까지 연연해 하는걸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자리에 나가 그런 이야기를 듣노라면 정말이지 곤혹스럽고 귀찮기까지 합니다. 화제를 아무리 돌리려 해도 결국 그리로 돌아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대화는 참 힘들고 난감합니다.

 

최근들어 아내와 즐겨보는 드라마가 하나 생겼습니다. 장나라씨와 손호준씨 주연의 고백부부인데요. 드라마의 배경적 설정은 이렇습니다. 의식이나 가치관, 경험은 그대로인데 20여년전의 대학생의 몸으로, 다시 그때를 현실로 살아간다는 설정입니다. 백투더퓨처와 응팔을 적당히 섞어놓은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은 은근 중독성이 있습니다. 거창한 멋진 성공스토리, 한번쯤 꿈꿔보는 사랑의 이야기가 없는 일상에서 바라보지 못했던 아내, 부모, 친구의 이야기와 이렇게 저렇게 엮이는 사랑의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자꾸만 그쪽에 마음을 빼앗겨 책도 제대로 못읽었습니다. 중독성을 쉽게 끊지 못하겠더군요. 향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지난주에는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첫번째는 땅을 사두는 일과 몇몇회사의 주식을 사 두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전공을 국문과로 바꾸고 몇년동안 문학과 책속에 푹 빠져 지내고 싶더군요. 대학때부터 열심히 책을 읽고 글도 썻더라면 지금하고는 비교가 안됐을 테니까요. 세번째는 지금의 아내를 빨리 만나 빨리 결혼하고 아이도 일찍 낳았을거 같습니다. 그래야 여유안에서 아이도 키우고 여행도 참 많이 다닐 수 있었을거란 생각을 했으니까요. 허황된거 같았지만 생각을 찬찬히 들여다 보니 앞으로 해야 할들에 관한 정리가 은근 다가왔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이루어질 수 없는 과거의 그냥 상상, 두번째 부분은 지금이라도 열심히 해야 할일, 세번째 부분의 여행은 앞으로의 계획안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일로 말이지요.

 

이렇게 생각정리를 해본다면 내가 바라는 미래를 조금은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모르는 일로 양분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짚어본다면 가능 할 거 같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그 시점에 둘러쌓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과거를 미래와 견주어 보면서 한걸음씩 나아가는 사람, 어느쪽이 생산적일지는 비교해 보나마나 입니다. 행복한 삶 또한 마찬가지 일테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그렇게 연연해 하는 것은 무슨 까닭에서 일지가 궁금합니다. 풀지 못하는 사슬과 같은 것일까요?

이번 주 지정 도서인 「카를 융, 기억 꿈 사상」이 약간의 단서를 줄법도 한데, 생활전선이 바빠 제대로 책도 못 읽었습니다. 과연 과거의 기억과 꿈과 사상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 행복한 삶으로 가는 기억과 꿈과 사상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사뭇 궁금해 지는 11월의 아침입니다. 궁금증을 책의 내용과 잘 대입해 보면서 알아보고 다음주에 펼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IP *.226.22.184

프로필 이미지
2017.11.07 11:28:14 *.223.2.87
드라마가 적(!)이군요.
그래도 칼럼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근데 "바쁘다"는 단어는 송연구원님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17.11.08 15:02:35 *.18.187.152

생활전선이 바빠 융을 못읽었다고 마무리 하셨네? 앞에는 드라마에 중독되어 그렇다고 고백해놓구선 ㅋ 치밀함이 덜해서 거짓말은 못하고 살겠습니다. 송이사님 ㅎㅎ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부터 만들어갈 '현재의 기억'과 꿈 그리고 사상이란 화두 좋네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32 칼럼#26 학교폭력 상담 자원봉사를 시작하다.(정승훈) [3] 정승훈 2017.11.26 950
4831 (보따리아 열전/조창인) 길 위의 작가가 내게 묻는다 file [6] 보따리아 2017.11.25 940
4830 11월 오프수업 후기 ggumdream 2017.11.21 1084
4829 11월 오프모임 후기_설레임을 기다리겠지... [1] 뚱냥이 2017.11.21 938
4828 11월 오프모임 후기_이정학 모닝 2017.11.21 954
4827 11월 오프 수업 후기_이수정 알로하 2017.11.21 941
4826 11월 오프수업 후기 [1] 윤정욱 2017.11.21 944
4825 11월 오프수업후기 file 디오니송스 2017.11.20 965
4824 11월 오프수업 후기 (정승훈) 정승훈 2017.11.19 947
4823 11월 오프수업 후기: 돌아온 뚱냥 외 [1] 보따리아 2017.11.19 939
4822 <뚱냥이칼럼 #24> 뚱냥이 에세이-'담다' 등 2편 [1] 뚱냥이 2017.11.13 940
4821 #25 나를 돌아보고 성장시키는 글쓰기_이수정 [1] 알로하 2017.11.13 940
4820 이유없이 떠나야 겠습니다 file [1] 송의섭 2017.11.13 938
4819 #25. 군 문제 개선을 위한 제언 [1] ggumdream 2017.11.13 938
4818 칼럼 #25) 개인이 즐거워야 회사도 즐겁다 (“개인” 편)_윤정욱 윤정욱 2017.11.13 971
4817 칼럼#25 학교는 사건을 축소시켜요 (정승훈) [1] 정승훈 2017.11.12 948
4816 (보따리아 열전/김철수) 연어의 꿈 file [1] 보따리아 2017.11.11 961
4815 #24. 폭력에 관한 고찰 [2] ggumdream 2017.11.06 995
4814 #24 꿈, 환상 그리고 여행_이수정 [3] 알로하 2017.11.06 1017
» 과거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 [2] 송의섭 2017.11.06 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