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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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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21일 01시 09분 등록

창의력과 개념

 

아니타 로딕은 기업가가 되기 위한 특성을 10가지 들면서 창의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창의력, 물론 창의력에 대해서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창의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끊임없이 인간의 창의력을 예찬하지만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들어보지도 못했고, 책으로 읽어보지도 못했다. 아인슈타인은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댈리는 체계적으로 혼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창의력을 해방시킨다고 주장했다. 창의력은 어쩌면 마술일지 모른다.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인지도 모르고, 그냥 기회주의를 윤색해서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창의력이 무엇인지 죽을 때까지도 모를 것 같다.”

 

그녀는 비극적으로 이야기 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녀는 창의력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말로 설명이 잘 되지 않을 뿐인 것 같다. 

 

창의력의 본질은 개념의 재구성이다. 

개념은 눈으로 들어오는 현상 속에서 일부를 분리해서 하나의 상으로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다른 말로 어떤 경험에 대한 생각이다.  그것은 구체적인 사물,사람, 추상적인 상황이나 사건을 포함하는 하나의 상으로 떠올리기 때문에 심리학에서는 표상이라고 한다. 개념에는 반드시 범주화와 쌍을 이루게 된다. 그러면서 개념은 구체적인 사실에서 복잡한 추상적인 형태 즉 군집화(chunking)되어 상위의 개념으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국광, 부사, 인도사과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 개념이지만 사과는 이러한 사실적인 개념이 발전하여 형성된 상위개념이다.  그리고 사과, 바나나, 수박은 과일의 하위 개념이다. 

과일이라는 개념은 구체적인 개념이 모여서 만들어진 추상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위계들은 복잡하고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원형 또는 전형(proto type)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모성(母性)에 대한 우리의 개념은 따뜻하고 포근하며 안식이 될 수 있는 일반적인 원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이 발달하면 반대로 상위의 개념에서 하위의 개념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창조성과 연관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컨셉을 어떻게 갈 것인가?’ 라는 의미의 개념이다. 

예를 들어 스타일같은 것이다.  전통한옥, 전통초가, 이태리풍, 스위스풍, 같은 것이다.

집의 구조나 구성요소들은 동일하지만 그 모양이나 크기, 배열위치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는 것이다.  즉 상위개념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하위 개념의 구성이다. 집의 건축을 예로 든다면  미적감각인가, 실용적인가 아니면 양자를 모두 충족시키는 하위 개념들의 구성형태를 말한다. 

창조적이란 개념은 이러한 차원에서 상위개념을 충족시키는 하위개념의 재구성을 말한다.

창조적이란 말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지식보다는 상상력을, 그리고 다양한 일반적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구조를 형성하므로 체계적인 혼돈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녀의 바디샵 경영은 충분히 창조적이었다.

 

더 추상적으로 동양에서는 개념을 거울에 비친 상으로 비유한다.  개념은 경험과 학습에 의해서 형성되어 있으므로 동종, 동질, 동형의 유사성을 통해서 범주화된 것이기 때문에 본질 자체는 아니다는 것이다. 마음이라는 거울에 비쳐진 내용들은 모두가 학습과 경험에 의해서 임의적으로 명명된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관점과 법주화를 바꾸어 창의적으로 그것들을 해석해 낼 수가 있다.

 

이성계는 무학대사에게 함흥에서 돌아와 심심해서 농담을 하자고 한다.

대사가 대답하자 이성계가 대뜸

에이, 이 돼지 같은 허상아!”

이에 무학은 대답한다.

아이구 부처님 어인 일이십니까? ‘

무안해진 이성계

아니 농담을 하자는 데.. 그러시면 어떻합니까?”하고 하자

무학이 답한다.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라고

농담을 마무리한다.

 

일본의 임제종 선사 다쿠앙은 선의 대가로 유명한 스님이다.

젊은이 스님을 시험하기 위해서

족자를 하나 가지고 와서 게송을 적어 달라고 한다.

그 족자는 화려하게 채색된 벌거벗은 창녀의 나체화였다.

스님이 좋다, 좋아, 내 곁에 두면 참 좋겠다면서 찬()을  달았다.

나는 부처를 팔고
그대는 몸을 팔고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고
……
밤마다 물 위로 달이 지나가지만

마음은 머무르지 않고 그림자 남기지 않는도다

 

다른 문헌에는 이렇게도 나와 있다.

부처는 진리를 팔고 조사는 부처를 팔고, 말세의 중생은 조사를 파는데,

그 대는 두 척의 몸을 팔아서 일체 중생의 번뇌를 편안케 하는 구나.

내용을 읽은 젊은이가 부끄러워했다.

 

동양의 전통적인 창조적 사고는 우문우답, 동문서답과 같은 일반화된 범주의 인과적 논리로는 해석이 되지 않지만 다른 차원의 범주화를 통해서 설득력있는 목적 달성을 하는 것이다.  기가 막히게 창조적이다.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인지적인 이해와 함께 기능적인 수행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개념은 일반적으로 용어로 정의되어 진다.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지고 상황이 복잡해지면 감각적으로 구분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형성한다. 움직임의 속도, 동작의 크기, 기회의 포착에 있어서 다양성과 함께 기습, 정공, 지공 등과 같은 추상적이고 통합적인 구조적 개념을 형성한다. 그 속에서 임의적으로 세부적인 기술 행동들을 선택하고 수행한다. 기술과 전술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  상황파악 능력 그리고 의사결정능력에 따라 이러한 경기운영의 행동들이 나타나는 데 우리는 이를 전술이라고 말한다.

선수들은 기술적인 기초 개념들인 자세와 동작들을 몸으로 습득한다. 그런 다음 이러한 기본적인 자세와 동작을 통해서 상위의 개념인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을 상황에 따라 임의적으로 선택하여 수행하는 전술을 습득해 나간다.

전략은 일반화되어 있는 기술적인 구성요소들을 상대와 상황에 맞게 임의적으로 틀을 구성하는 것이다.곧 창조적이다.  이것이 개인화 되면 누구누구의 스타일이며 집단적으로는 한국 스타일이다.    

 

나는 운동을 가르칠 때, 혹은 일을 할 때, 자주 이 개념에 대한 이해를 강조한다. 그것이 곧 창조적으로 경기와 삶을 운영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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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9.21 22:58:15 *.160.33.197

젊은 날 깡소주에
중국집 춘장 꾹찍어
다꽝도 좋은 안주였으니
두척 몸이 붉어서구나

라면에는 다꽝이 대길하니
이놈저놈에게 다 어울리누나
밤깊어 가을비 그치고
 달은 다녀간 흔적을 남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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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09.24 12:40:45 *.94.31.26
 
  아직 젊어서   피가 팍팍 끓을 때,
  아,  거 ... 손가락만 빨아도  즐거웠던 것은, 
 시방 생각해본께... 
 사람이 안주였구만이라우... ..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머리가 팍팍 돌아갈 때,
근께,, 거..  배짱맞은 친구하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던것은. 
시방 생각해본께....
사람이 술이 였구만이라우... 

 인자사 알고 본께...

   사람이 고플 땐 술이 없고  
   술이 고플 땐  사람이 없어부네유...  

 디게...   거시기 하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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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09.23 01:53:15 *.12.21.33
'창조적이란, 체계적인 혼돈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 애매하고 비논리적인 개념을 멋진 예시로 이해시켜 주시는 군요.  저도 로딕의 창조성에 대한 개념에 동감했었는데 오라버니의 설명으로 완전 창조적 혼돈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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