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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9일 02시 57분 등록
1. 지금까지의 나를 만들어 온 중요한 3가지 경험


1) 미술에 대한 재능 발견, 전공 선택

   재능에 대한 초점을 잃지 않음


2) 직장생활

   재능 발휘, 전문지식과 기술 습득, 자신감을 얻은 시기


3) 2년간의 작업을 놓아 버린 것



2. 3가지의 큰 경험 중에서 하나를 골라 자세히 묘사


2년간의 작업을 놓아 버린 것

그림, 사람을 모두 놓아버렸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저는 마음을 크게 다쳤습니다. 선생님의 어떤 권유도 친구, 선후배의 어떤 위로도 제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고, 한동안 초점을 잃고 방황했습니다. 살면서 제게 그렇게 실망한 적이 없었고, 제가 미웠고, 정말로 후회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꽤 오래 동안 계속 되었고, 밤이면 흐르는 눈물로, 때로는 가슴으로 울다 지쳐 잠이 들곤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아니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기를 1년여, 어느 날 침대에 누웠는데 문득 떠오른 생각이 “버리자” 였습니다. 제 방 한 쪽 벽면을 겹겹으로 가득 채운 그림들, 그 그림들이 쓸데없는 미련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에 깨끗이 버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그림들이 제 눈앞에서 사라져야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저에게 휘몰아 쳤습니다. 이제는 놓아야 할 때임을 감지했던 것 같습니다.


식구들이 모두 나가고 없는 사이, 경비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해 제 손으로 그림들을 모두 밖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그림들이 트럭에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면서 저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마음을 다해 공들여 작업한 나의 2년간의 흔적은 그렇게 떠나갔습니다.


소중한 것을 버리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고, 선배는 흔쾌히 이를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2년 후 저는 독립을 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3. 이 경험을 통해 ‘나’라는 세계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었나


저는 제가 맡은 일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가 가장 부끄럽고 만족하지 못하는 순간입니다. 남들의 눈에 띄지 않는 티끌 같은 부분도 제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면 그것은 커다란 구멍이 되어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고, 부끄러움에 심장이 방망이질을 치기도 합니다. 왜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그 부족함을 메우지 못했는지 후회하고 또 후회하곤 합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흡족하지 않게 어떤 일을 마감하게 되거나 스스로 확신이 없는 작업을 내놓게 되는 일을 반복하게 되면 제 자신을 질책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것이 저의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합니다.


사고와 발상 과정에 있어서도, 작업의 진행 과정에 있어서도, 저의 작업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저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있어서도 매사에 계획하고,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습관을 체질화 해야겠습니다.


저는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배움의 결과보다는 탐구하고 학습하는 배움의 과정에 더 매력을 느끼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직접 다 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책과 자료를 통해 더 넓은 범위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 다양한 변화를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지금은 당장 쓰이지 않는다 해도 수집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배움을 사랑하는 태도는 저에게 자신감과 방향성을 찾게 해주었습니다. 평생 배우며 살겠습니다. 


저는 혼자 있기를 즐기는 편입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도 좋아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그 적극성이 하늘을 찌르기도 하지만 모든 일에 결국은, 최종적으로는 혼자 대처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이 움직여야 비로소 모든 것을 행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하는 소리에, 제 가슴이 전하는 소리에 더 귀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은, 제가 양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은 모두가 연결 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것들로 하고 싶은 일은 많았지만 그것을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늘 고민했지만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해나가야 할지,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한 눈 팔지 않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며 저의 재능과 일에 초점을 맞춰 집중해 왔습니다. 큰 그림 안에서 각각의 소재들이 연결 고리를 가지면서 다양한 레이아웃과 변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제 책이 그 통로와 소통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참 동안 저의 관심은 제게만 향해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저는 저만 보지 않고 부모님,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리 떼를 써도 부모님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음을, 부모님은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저에게 갖는 무한한 낙관주의를, 그칠 줄 모르는 사랑을, 부모님과 똑같은 말을 하는 제 자신을 깨닫는 순간도 반드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비로소 저 자신에 대해 겸손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종종 사람들은 애정의 대상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곤 합니다. 직접 말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선생님은 마음으로 저를 아끼셨고, 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잘 받지 못한 저의 탓이 제일 컸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잘 주고 잘 받으면서 용기 내어 표현하며 살겠습니다.


돌이켜 보면 힘든 그 때의 경험이 제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 때의 경험 덕분에 저는 살면서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굉장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일, 가족 그리고 제 삶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제 삶에 있어 가장 큰 재산은 제가 제 자신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제는 저의 단점을 받아 들이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장점이 더 커 보이고, 주어진 상황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부지런히 잘 가꾸면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분야를 선점하는,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내는 열매를 맺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내기 위해 전력을 쏟을 것입니다.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IP *.230.9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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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향
2009.07.19 12:14:30 *.12.130.72
죽어야만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하시잖아..
잘 했어. 잘 울었고, 잘 버렸고...
그랬기에 오늘의 네가, 단단하고 야무진 네가 새로 태어날 수 있었음을 너무 잘 알 것 같아.
사부님 말씀처럼 넌 너의 길에서 진정한 장인으로서 거듭거듭 태어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아.
행운... 늘 너와 함께 할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너라는 존재 자체가 네 스스로에게도, 우리들에게도 이미 축복이고 행운이야, 공감아...
고맙다. 그리고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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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9 12:56:53 *.230.92.240
언니~ ^^

언니에게는 무슨 말이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구..
기냥.. 마음이 화~악 열리는 것이.. 알져?^^
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꽈~악 차오른다는 거..
언니가 바로.. 이미.. 나의 행운이라는 거.

느~무 진했나??? 사귀는 거 맞네.. 우리 사겨여~~~^O^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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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9.07.19 13:28:44 *.251.224.83
공감이라는 닉네임이 참 좋아요.
공감님은 그처럼 직업화할 만한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배움을 좋아하는 기질이 공감님을 이 곳까지 오게 했을 테니,
멀지않아
자신의 책을 통해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 믿어요.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 일에 매진할 수 있고,
언젠가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니
산다는 것이 너무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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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07:46:08 *.230.92.240
명석 선배님~ ^^

네~, 산다는 거이는 마이  멋진 일인거이 같아여..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거이로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설램에..

요즘 마이 바쁘신가여? 자주 뵐 수? 읍써서여..(ㄲㅍ에서)
책 때문? 이신가여? 몰입과 마무리의 시간?

언제나 힘을 주시는 썬배님~, 공감이의 하트를 담아..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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