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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6일 00시 41분 등록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고객(Customer)만큼 중요한 사람들은 없다. 고객이 있기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니, 고객은 위대한(?) 밥벌이의 원천이요 경제활동 주체들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언론기관, 시민단체 등 모든 조직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조직,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린 조직은 존재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고객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설 자리를 잃고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

내가 일하는 국민연금도 예외는 아니다. 조직의 모든 역량을 고객서비스 개선에 쏟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고객만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고객들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정부에서는 매년 80여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몇 년 동안 국민연금의 고객만족도는 계속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실시하는 만족도 조사에서도 형편은 비슷하다. 직장인을 상대로 하는 조사에서 ‘월급에서 공제되는 항목 중 가장 아깝게 생각되는 것이 국민연금’ 이란 기사를 대하는 것이 이젠 생소하지 않다. 그만큼 국민연금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은 누적되어 있고, 불신의 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일반 사기업이 이렇게 지속적으로 낮은 고객만족도 평가를 받았다면 그 기업은 벌써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을 것이다. 국민연금이 이렇게 낮은 고객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연금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국민연금의 고객은 약 2천 5백만 명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있는 1,850만 명, 연금을 받는 250만 명, 여기에다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 가입대상을 400만 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50퍼센트 정도가 고객이란 이야기다. 그러다 보니 국민연금 고객들은 아주 다양한 분포를 하고 있다. 소득수준, 직업, 연령층, 정치적 성향, 지적수준 등에서 다양한 고객들이 국민연금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개인들이 처한 경제적 상황도 많이 다르다. 고객 중에는 돈을 잘 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직장을 잃은 실직자도 있고, 부도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 사업에 실패한 사업가도 있고, 또 다른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 대개 그렇지만, 이렇게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상황에 있는 고객들을 두루 만족시켜주는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고객들을 국민연금에 대해 반응하는 태도를 기준으로 구분하면 대체로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국민연금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안티(Anti) 고객이 있다.  주로 2, 30대 젊은 층들인 이들은 국민연금의 존재 자체를 거부한다. 국민연금은 차라리 없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인터넷 안티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국민연금에 관한 사회적인 이슈가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반대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인터넷 상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세력이고, 요즘은 국민연금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않아 활동이 눈에 띄지 않지만, 기회가 되면 전면에 나서서 활동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둘째, 국민연금에 대해 무관심한 고객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이 국민연금에 의지해서 노후를 살아가리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신경 쓸 일이 많은데, 앞으로 30년 후에나 받게 될 국민연금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2, 30대 연령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셋째, 불만은 있지만, 그래도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 믿어보자며 따라가는 고객이다. 언론에 나타나는 국민연금 관련 내용을 보면서  ‘왜 그렇게 밖에 하질 못하는 지’ 답답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적극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 조용한 다수인 이들은 주로 30대, 40대 중반까지의 직장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넷째, 국민연금에 관심도 있고, 우호적인 고객이다. 국민연금이 있어 마음 든든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다.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지만 연금제도가 성숙돼 갈수록 그 수가 늘어갈 것으로 생각되는 유형이다. 40대 중후반부터 이런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한다. 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 중에 특히 많은 편이다.


오랫동안 국민연금에 종사하다보니, 국민연금 고객의 성향은 고객의 나이에 따라 변해간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무관심 고객, 불만이 있지만 억지로라도 국민연금을 납부하던 젊은 고객들이, 관심 있고 우호적인 중장년층 고객으로 바뀌는 사례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일하는 보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변해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 오늘도 또 다시 물어보게 된다. 국민연금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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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1.08 10:35:40 *.160.33.149

 정산아,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우화와 이야기를 모아 보도록 해라.  우리시대의 우화집을 20권 쯤 보도록 해라. 
이야기로 풀어 가보자.  
칼릴 지브란 우화집,  라 퐁텐, 탈무드,장자,끄르일로프, 조현열의 어른을 위한 우화집등을  보고 국민연금의 어떤 특성들을 연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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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2009.01.09 08:58:56 *.97.37.231

넵. 알겠습니다.... ^)^........ ^_^
감사합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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