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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1일 11시 20분 등록
 

난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사람들에게 과거지향, 현재지향, 미래지향의 세 가지 사고방식이 있다. 우리는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서 배웠다. 그러면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말도 익히 들어왔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지향적인 말이 아닐까 싶다. 사라노게이트는 우리 인간이 가지는 시간의 심리에 대해서 3가지로 분류해놓았다.

    첫째는 현재지향적 시간관이다. 현재지향적 시간관을 가진 사람은 미래의 결과나 과거의 정보를 고려하기보다 현재 상황의 눈에 보이는 측면들을 이용해 ‘지금 여기’속에서 결정을 내린다. 이들은 상점에 갔다가 판매조건이 눈에 띄는 물건을 보면 그것을 취우선 순위로 기억에 담아 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파는 60인치 평면 TV같은 것’을 보면 인생은 어차피 한 번 뿐이라면서 그것을 취우선 순위로 기억에 담아 두는 것이다. 그 대신 대출금 상환이 몇 달재 밀렸다는 사실은 무시하는 사람들이다.

   현재지향적 시간관은 다시 두 하위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쾌락추구형과 숙명론형이 그 둘이다. 내일은 없으며 현재에 충실한 것이다. 지금의 내 인생에 대해서 약간 방관자적인 태도이며, 운명이라 어쩔  수 없다고 자포자기하는 쪽이다.

   둘째는 과거지향적인 시간관이다. 과거지향적인 사람들은 주로 과거를 먹고 산다. 과거지향적으로 산다는 것은 위험을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한다. 현재보다 좋았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위안을 받기도 하며 빛나는 과거의 인생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셋째는 미래지형적인 시간관이다. 미래지향성이 강한 사람에게는 무엇보다도 성취가 중요하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행위가 가져올 미래의 결과를 중시하며 훗날의 만족을 위해 현재의 소소한 즐거움과 유혹을 멀리한다. 또 이들은 끝없이 유능해지기를 원하는데 이에 따라 높은 사회, 경제적 지위, 우수한 학업성적 등의 다양한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 유능해지는 데 치중한 나머지 극단적인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조차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한다. 어떤 사람이 시간적으로 어느 쪽을 지향하는 가는 그 사람의 판단과 결정, 행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사라노게이트의 글을 정리하자면 과거지향, 현재지향, 미래지향의 세 가지 사고방식 중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가장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며 권장할 만한 시간관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은 미래를 꿈꾸고 미래를 설계하고 그 목표를 향해서 열심히 노력한다.

  사라노게이트는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도교와 유교 관습을 지키는 사람들은 미래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했다. 도교와 유교 관습을 지키는 중국 등의 지역에서는 시간을 사람과 자연 사이의 공시성(共時性)을 증진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조화로운 시간’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사고는 미래지향적이다. 나중에 태어날 손자 소녀를 위해서 나무를 심는 등의 의식은 이런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령 딸아이가 태어나면 시집갈 때 옷장을 만들어주겠다면서 오동나무를 심었다. 도교와 유교 관습을 가진 사람들은  먼 훗날을 보고 기초를 세우는데 가치를 두고 있으며, 미래가 있기 때문에 절망하지 않고 수신(修身)하면서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약물 중독자들은 보통 사람과 다른 시각지평을 가지고 산다. 약물 중독자들은 일반인 비교 집단에 비해 미래지향성 점수는 낮고, ‘현재 쾌락 추구형’ 점수와 현재 숙명론형 점수는 높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약물중독자들이 현재 속에서 살고 있으며 자신의 미래가 짧다고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미래지향적인 시간관을 가진 사람들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시간의 심리학>을 읽으면서 현재지향적인 시간관을 가진 것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해놓아서 많아 놀랐다.

  사라노게이트는 ‘짐바르도’가 동료들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를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재지향적인 사람들이 음주와 흡연, 약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지향성이 높으면 위험한 운전습관을 가지거나 도박을 할 확률이 높고 정신 건강상 문제를 보이거나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매우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떤 행위를 할 때 건강을 잃는 것이나 면허증 취소, 사고, 사망, 부채, 친구를 잃는 것 등 미래의 부정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를 지향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에 대해 좀 충격적이다. 나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현재에 충실한 사람들은 이성적이며 현실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길을 갈 때는 하늘도 보지 말고 네 발밑을 조심해서 걸으라는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을 귀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실지향적인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한다는 의미인가?

현실감각이 없는 사람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사라노게이트는 ‘지금 이순간’에 대해서도 약간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불교나 힌두교 관습을 가진 사람들은 ‘현재의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언급했다.

   “불교나 힌두교 관습을 지키는 지역에서는 다음에 일어난 일을 되돌아보는 데 덜 집착하는데 이런 문화를 탈시간문화라 한다. 시간의 단위는 시계보다는 사건에 의해 규정된다. 시간은 물리적 의미보다는 주관적 체험과 개인적인 의식의 대상이다. 시간에 대한 이런 접근법은 ‘현재의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는 특징을 지닌다. 예컨대 직장에서 동료와 대화를 시작했다면 그 대화를 끝까지 잘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기본 모드이기 때문에 하던 대화를 중단하고 다른 사람과 새로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시간의 개념을 시계의 바늘이 가리키는 것에 맞추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사람들이 정한 물리적인 시간에 억매이지 않고 자기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사건시간 속에 사는 사람들은 탈시간문화라고 칭한다. 이런 사람들은 ‘지금 이순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그 대화를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를 지향하기 보다는 한순간 한순간을 중요시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인생에 커다란 그림도 없이 그저 순간순간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보는 것도 미래지향적인 사고 속에서 사는 그들의 비뚤어진 시각이 아닐까 싶다.

요즈음 명상가들은 ‘지금 이순간’을 중요시한다. 물론 그 말 속에는 미래를 설계한다든가 그런 인생의 큰그림을 잡아주는 것이 아닐 마음이 아플 때, 화가 날 때 어떻게 다스리는 가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가르침을 받다보면 미래도 과거도 생가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의미로만 여겨진다.

앞으로 별 일 없으면 백 살까지 산다는데 어지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의 미래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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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9 09:59:07 *.154.223.199

저는 현재지향적인 사람인 듯 해요. 약물중독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중독이 있고, 또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한다는 점에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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