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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8일 11시 48분 등록

7월 오프모임 후기

 

43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다. 좋은 경험, 나쁜 경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등 이루 셀 수 없는 그런 경험을 해왔다. 이번 과제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3가지 경험을 적어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뭐가 이리 쉬워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과제 제출이 다가오자 기존 과제보다 오히려 더 힘이 들었다. 어릴 때는 기억이 너무 어렴풋하고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단편적인 것들만 떠올랐다. 기억을 해보려고 노력을 해보았지만 나의 삶에서 유년기, 청소년기 시절의 기억은 그닥 잘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만큼의 강렬한 기억으로 다가오질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평범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아주 좋은 경험이나 나쁜 경험 만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인데 그런 것이 없는 걸 보면 그 시절 나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낸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남들에 비해 부유하지는 않아 친구들의 넓고 깨끗한 아파트, 고급 장난감, 따뜻한 보온도시락 이런 것들을 가지지 못해서 부러워 한 적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만 왜 그래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 없었고 그런 부유한 친구들조차도 나를 잘 대해주었기 때문에 억울해 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주제를 구분해서 , 사랑, 행복에 대해 접근을 해볼까 했다. ‘사랑, 행복에서 경험을 떠올려 보다가 그것은 너무 개인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과제를 과제로 다가오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과제는 과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3가지 질문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2, 3번째 질문인데 자기의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자기 기질과 성향, 그리고 이로 인한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하는 것에서 사랑, 행복이란 키워드는 맞지 않겠구나 생각을 했다. 즉 답을 먼저 생각을 하니 문제 풀이과정에서 사랑, 행복은 두 번째로 밀려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번 수업에서 창 선배가 얘기를 했듯이 사랑에 대해 적은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인간미 없는 사람들 같으니라고....

 

결국은 내가 적을 수 있는 것이 결국은 군 생활과 관련된 일 밖에 잘 떠오르질 않았다. ‘내가 정말 군인이긴 군인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3가지 경험을 적고 서울로 향했다. 이번에는 나의 공헌물을 잊어버리고 가져가긴 했는데 삼각지 역에 도착하고 나니 역시 나의 두 손에 공헌물이 없었다. 그제서야 기차 선반에 두고 온 게 기억이 났다. 다행히 서울역 유실물센터에 있었고 수업시간에도 늦이 않게 가져올 수 있었지만 이거 좀 심각한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엔 뭘 두고 내릴지 걱정도 되긴 한다. 긴장 좀 하고 살자!

 

한달 만에 만난 얼굴들이지만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교육팀 선배들과의 만남도 이젠 그리 어색하지 않다. 아마 지난번 경주여행이 우리를 더욱 더 가깝게 해준 것이다. 명색이 그래도 하룻밤을 같이 보낸 사이니까. 오프과제는 사실 할 때마다 칼럼과 북리뷰보다 힘이 배가 들지만 오프 과제를 하면 할수록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1주일의 책과 칼럼도 소중한 것이지만 오프 과제야말로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되고, 내가 모르는 나를 만나게 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해준다. 과연 다음 과제의 주제는 무엇일까?하고 궁금해 한다.

 

첫 스타트는 리아누님이었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그런 경험을 들으면서 앞으로의 누나의 인생이 기대된다. 그리고 이 변경연의 과정은 누나에게 큰 역할을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자유주의적 기질과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보면서도 을 손에서 놓지 않는 속물주의의 결합이 무언가 일을 낼것 같다.

 

수정누나는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완벽한 외모와 능력까지 겸비했으니 그랬을 것이다. 꽃들에게 희망에서의 애벌레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안티구아의 삶은 그녀를 바꾸어버린 것이다. 인생에서 더 소중한 것을 알게 해주었다고 한다. 나는 누나가 사회에서 더 큰 성공을 통해 더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이 옳고 그름은 없는 것이고 누나가 결정하는 삶에 후회가 없으면 되는 것이고 지금 누나의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그 힘들다는 쿠키와 빵을 이번에도 준비해준 것을 보면 이것은 행복하지 않으면 이렇게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진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며 애벌레들에게 나비로 태어날 수 있는 길을 알려줄 것 같아 역시 기대가 된다.

 

의섭형님은 역시 지금 직장에서의 경험과 나비커리어 맵, 변경연 과정에 대한 것이었다. 직장을 이렇게 사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려운 경험을 같이 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이다. 형님이 가는 길이 형님이 좋아하는 일이고 잘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나비커리어의 경험이 한쪽 날개를 달아주었다면 이 변경연이 나머지 날개를 달아주고 높은 곳을 날아가게 할 수 있는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성한이 역시 비교적 최근 것을 경험으로 들었다. 정말 아픔을 겪지 않을 것 같던 녀셕이 이렇게 큰 아픔을 겪었다는 것이 아픔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일찍 겪음으로 인해 앞으로의 인생은 더욱 더 환하게 빛날 것 같아 다행스럽다. 내면의 진정한 모습은 우리가 알수는 없지만 희화화의 경지까지 다다르렀다고 얘기하는 걸 봐서 이제는 안심이 되고 그렇게 걸어가는 그 길이

 

정학형님은 그동안의 보여줬던 행보와는 다르게 억울함이 많이 드러났다고는 사람들은 얘기하지만 글쎄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중고등학교의 방황이 아니었다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형님의 말에 공감을 한다. 억울한 부분을 당하셨는데 나도 당해본 사람으로서 꼭 명예회복을 하고 형님의 진가를 발휘하시길 응원합니다.

 

승훈누나는 모든 것이 선명하다. 무엇을 잘하는 지도 알고,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알고 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나는 아직 어렴풋하게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안개속에서 걸어가고 있는데 누나의 이런 모습들이 부럽기만 하다.

 

정욱이는 이번에도 나를 놀라게 했다. 동기들의 글을 하나씩 하나씩 분석해서 코멘트를 해주었다. 이 녀석 언제 이런걸 준비했지. 그의 경험도 놀라웠다. 언제나 나이답지 않은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마지막 주자는 나였다. 나는 군인의 모습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보는 사람은 아닌가 보다. 3년을 쉬라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직업을 가지지 않고 이렇게 하는 것이 쉬는 것인데 이것도 하지 말라니. 그래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다. 그렇지만 이 변경연만큼은 지금 기회가 아니면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게는 그 무엇과도 포기할수 없는 것이니.

 

수업 중간에 참석해주신 연대님의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우리들의 수업도 즐겁게 마무리 지었다. 연대님 감사합니다.

 

쌍팔년도의 전설을 가진 리아누나는 아무일 없듯이 그렇게 꿋꿋이 과제를 시작했지만 아직 마음에 다 누그러지진 않은 것 같다. 일촉즉발의 위기가 오고 무사히 넘어갔지만 중간에 이런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나도 괴롭기만 했다. 오프과제 마지막에 그래도 용기를 내어 준 누나에게 고맙다. 그리고 이어진 자리에서 합석을 하면서 오고간 얘기속에 없던 것 처럼은 안되겠지만 상당부분 많은 부분이 풀어진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다음 달에는 더욱더 행복한 모습으로 보자며 그렇게 자리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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