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뚱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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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을 홍보하기 위해 동료와 길을 나섰다.
교육내용은 폐업을 하셨거나 폐업 예정인 소상공인분들의 재기를 위한 희망리턴패키지다.
새 출발에 대한 흥분과 감사함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리플릿이 잔뜩 실린 가방의 무거움은
가슴에서 소멸되었다.
주민센터, 구청, 고용센터 등을 방문하며 리플릿을 비치했다.
희망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마음도 함께 놓고 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4~5시간을 쉬지 않고 걸었다.
힘이 들었다. 오락가락 하는 비, 후덥지근한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리플릿이 줄어든 공간에 태만함이 채워졌다.
자기합리화라는 추악한 꽃이 피었다.
그 순간,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아닌가?
누군가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닌가?
나의 한 걸음이 누군가에게는 10년, 아니 평생의 걸음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는 가방의 무게에 눌렸지만, 누군가는 삶의 무게에 절망했을 것이다.
나는 다리가 아팠지만, 누군가는 가슴이 찢어졌을 것이다.
나는 땀을 흘렸지만,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멈출 수 없었다. 머무를 수 없었다.
나의 삶은 희망을 잃은 많은 소상공인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었다.
내가 멈추면, 그들은 쓰러진다.
내가 머무르면, 그들은 뒤처진다.
내가 한 걸음이라도 더 걸어야 그들은 간신히 일어날 수 있다.
다시 일어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 걸음마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안다.
그래서 나는, 내일도 모레도 한 걸음 더 걸어 나갈 것이다.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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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이젠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나이를 너무 먹어서 가물가물 하네요.
나는 엄마와 강제로 헤어졌어요.
엄마와 헤어지며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낯선 아저씨들이 나를 차에 태워
어딘가로 데리고 갔어요.
거기에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먼저 와 있었어요.
우리는 그렇게 함께 커갔어요.
영문도 모른 체 그저 밥을 주면 밥 먹고
햇살을 쬐라면 쬐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커갔어요.
엄마가 보고 싶고 고향이 보고 싶었어요.
갇혀 있는 삶은 너무 답답했습니다.
그러다 지금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늙어 버렸어요.
숨쉬기도 힘들고, 서 있기도 벅차네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지만,
오랜 시간 나는 이렇게 있어야 했어요.
고향으로 가고 싶어도 이젠 늙어서 가지도 못합니다.
돌아 갈 곳이 없어요.
내 이름이요?
나의 이름은 가로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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